문과생도 알아두면 쓸모있는 반도체 지식 - 세상에서 가장 작은 정보의 바다를 탐험하다
이노우에 노부오.구라모토 다카후미 지음, 김지예 옮김, 박완재 감수 / 동아엠앤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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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반도체의 기본 기술과 배경을 다룬다. 두 명의 저자는 일본인으로 25년 넘는 시간 동안 디지털 통신 기술을 연구한 학자와 반도체 기업에서 일한 엔지니어다. 제목(의역된 것이겠지만)에 맞게 반도체 기술의 개념, 원리, 역사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책은 총 5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는데 프롤로그와 첫 번째 챕터에서는 반도체의 역할, 종류, 특성에 대해 설명한다. 전기전도도, 자유전자와 정공, n형과 p형 반도체 등 물리 시간에서 모두들 어렴풋이 들어봤던 내용들을 더 자세하게 다룬다. "다이아몬드는 반도체인가?"라는 글에서는 다이아몬드가 반도체가 될 수 있음을 말하는데, 다이아몬드는 고온, 고전압에 견딜 수 있고 열전도율이 실리콘의 약 13배(방열성이 높음)이기에 궁극적인 반도체라고 한다. 검색해 보니 차세대 반도체로 불릴 만큼 기초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재료였다. 다른 것도 아닌 다이아몬드라니,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챕터가 끝날 때마다 "반도체에 대해 더 알아봅시다"라는 제목으로 해당 챕터에서 다룬 내용과 관련한 역사 이야기나 실제 산업에서의 이야기를 다룬다. 우리가 막연하게 알고 있던 인텔의 역사라든지, 반도체 산업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클린 룸에 대한 이야기 등이 있다. 아무래도 단순 이론보다는 어떻게 응용되는지를 말하는 부분이기에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나라의 현재 주력 산업은 반도체 산업이다. 이 책에는 해당 산업과 크게 연관이 없는 사람이라도 교양 측면에서 알아두면 좋을 내용이 많다. 특히 국내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라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반도체 업종의 비중이 상당한 만큼 직접 투자하지는 않더라도 기본적인 내용은 알아야 할 것이다. 반도체 산업 리포트를 읽기 위한 기초 상식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보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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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무드 - 유대인 지혜의 원천
탈무드교육 연구회 엮음, 김정자 옮김 / 베이직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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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유대인들의 율법서인 탈무드를 간추린 책이다. 탈무드 교육연구회라는 곳에서 편저를 맡았다. 탈무드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책을 읽어본 적은 처음이었다. 단순히 우화집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책에 따르면, 탈무드는 위대한 배움이라는 뜻으로 유대인의 삶과 생각을 규율하는 율법서이자 정확히는 법전의 판례집에 가깝다고 한다. 현재도 계속해서 내용이 추가되고 있다고 한다. 책은 5장으로 되어 있는데 각 장에서도 내용들이 파편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기에 목차를 보고 궁금하거나 흥미로운 내용들부터 먼저 봐도 무방하다.

 책을 읽다 보면 유대인들의 책이지만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 삶의 태도는 '중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을 대할 때도, 인생을 살아갈 때도, 삶을 바라볼 때도 극단적으로 치우치지 않을 때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음을 말한다. 죽음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오는데 인간에게 가장 큰 불행인 죽음 앞에서는 그 어떠한 불행도 의미가 없다.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면 가장 큰 고난은 아닌 것이다. 이를 통해 좋은 상황에서는 흥분하거나 자만하지 않고, 불행한 상황에서는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아야 함을 이 책은 말한다. 또 "공부에 늦은 나이는 없다"라는 제목의 글도 인상적이었는데, 책 속 이야기에서 한 남자는 지금 공부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아내의 말을 듣고 자신의 나이가 마흔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사람들의 비웃음만 살 것이라는 말을 한다. 이에 아내는 등에 상처가 난 당나귀를 남편에게 부탁해 시장에 끌고 나갔다. 첫째 날은 사람들이 그들을 보고 크게 웃고, 그 다음 날은 웃음소리가 잦아들고, 마침내 셋째 날이 되자 그들을 보고 웃는 자가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무언가를 하는데 나이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전한다. 이야기에서 말하는 것은 공부였지만 진정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언가를 하는데 나이는 걸림돌이 되지 않고, 사람들의 시선 또한 오래가지 않으니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상적인 내용이었다.

 탈무드라면 일반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있겠지라는 생각들을 한다. 그러나 이를 벗어난 성격들의 글이 많다. 전반적으로 종교적 색채가 강하게 묻어난다. 또 읽어보면 제목과 내용이 사실 별 연관이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고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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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삶이 꼰대라면 나는 그냥 꼰대할래요
임현서 지음 / 마인드셋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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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부터 눈에 확 띄는 이 책은 임현서 변호사가 쓴 것이다. 저자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굿피플이라는 TV 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로스쿨 재학생들이 실제 법무법인에서 인턴을 하며 겪는 일들을 담은 프로였는데, 당시 저자는 굉장히 침착하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피력할 줄 아는 인상적인 참가자였다. 그랬던 저자가 현재는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이 되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저자의 경력, 이력을 보면 다소 특이한 부분들이 많다. 당시에는 알지 못했지만 오디션 프로인 슈퍼스타 K에도 나오고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에도 나왔다고 한다. 흔히들 말하는, 놀때 놀고 공부할 때 공부할 줄 아는 엘리트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책은 그의 두번째 책이다. 첫번째 책은 공부법을 담은 책으로 이전에 읽어본 기억이 있다. 공부를 잘하려면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해야한다는 그의 주장이 담긴 책으로 기억한다. 그 후 이번에 그가 내놓은 책은 공부법이 아닌 인생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조언을 담고 있다. 요즘은 조언이라 하면 긍정적 이미지보다는 꼰대를 떠올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나이는 젊지만 다양한 활동을 해왔으며 이를 통해 체득한 삶의 지혜를 전하고 싶으며 자신의 자식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고 한다.

 다양한 주제의 내용들이 있어 모두 다루기는 어렵고, 그 중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꼽자면 "불편한 감정을 그대로 수용하라"였다. 그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사회적 갈등과 이에 대한 논쟁 자체를 꺼리게 되는 사회 분위기에 대해 말한다. 이른바 '불편한' 사람들이 많아지는 원인으로 저자는 삶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을 꼽는다. 개인의 삶이 불행하니 사회의 여러 문제에도 쉽게 열을 내고 극단적인 감정을 표출한다는 것이다. 객관적 삶의 질은 높아졌음에도 불행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뭘까. 저자는 타인과의 비교에서 오는 것이라 말하며 이는 사회문화적인 현상보다는 인류가 적응하고 진화하는데 필요했던 유전적 요소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니 타인과의 비교를 거부해야한다는 생각보다는 이러한 습성이 본능임을 받아들이고 한발짝 떨어져 적절하게 이용할 줄 알아야 함을 주장한다. 타인과의 비교라는 말은 흔하게 듣는데 이에 대한 원인을 보는 관점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이렇듯 통념과는 다른 그만의 독창적인 시각을 볼 수 있는 부분들이 이 책에 여럿 있었다.

 책을 읽다보면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장을 쉽고 간결하게 구사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끝까지 놓지 못하는 것은 인간관계, 자기계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등에서 묻어나오는 그만의 흥미로운 관점때문이라 할 수 있다.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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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유고집 복각본 - 윤동주가 직접 뽑은 윤동주 시 선집
윤동주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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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민족 시인 윤동주의 유고 시집을 복각한 것이다.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며 자신이 쓴 시들 중 직접 고른 19편을 묶어 시집으로 내려 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였던 당시에 그의 항일 정신이 서려있는 시를 출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스승의 뜻을 따라 출판을 보류하게 된다. 그는 이후 3부를 필사해 한 부는 자신이, 한 부는 스승에게, 나머지 한 부는 후배인 정병욱에게 맡도록 한다. 윤동주 시인의 옥사와 스승의 분실로 인해 두 부는 사라지고 정병욱 교수가 보관하고 있던 한 부가 남게 되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시집에는 총 31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가 직접 고른 19편의 시, 나머지는 그가 쓴 시 12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 시집을 많이 보는 편이 아니었기에 복각판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몰랐다. 책을 받아보고 처음에는 적잖이 당황했다. 내용 곳곳에 한자가 있던 것이다. 복각판이란 당시의 시집 원본을 최대한 살려내 그대로 실은 것이었다. 최초의 가로쓰기 시집이라고 하니 전문이 한글인 것은 바랄 수도 없는 것이었다. 그래도 한글을 사랑하는 시인답게 대부분 한글로 쓰여있다.

 국민이 사랑하는 민족 시인이지만 사실 교과서에 실린 시들을 제외하고는 그의 작품을 잘 알지 못했다. 이 시집을 보며 처음 보는 시들 중에서도 인상적인 작품들이 많았다. 그 중 하나가 <돌아와 보는 밤>인데, 어두운 방 안, 비를 맞고 온 길, 그리고 씻을 수 없는 울분이라는 표현 등을 통해 당시 어두웠던 시대 상황 속 그가 겪었던 울분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무력감에서 오는 괴로움도 그의 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정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독립을 향한 갈망을 시를 통해 지속적으로 드러낸다. 이토록 조국의 독립을 바랐던 시인이 광복을 보지 못한 채 감옥에서 죽음을 맞이 했다는 것은 참 가슴 아픈 사실이다.

 복각판이기에 한문에 익숙한 이가 아니라면 읽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검색을 통해 현대어 풀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당시의 시집을 원본 그대로 접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보면 좋지 않을까. 시대의 아픔을 노래한 시인 윤동주의 시집을 통해 당시 그가 겪었던 고독감과 괴로움과 저항의 정서를 느껴보기를 권해본다.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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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
송길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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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현재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시대를 예측한다는 의미에서 시대 예보라는 제목이 붙었다. 저자는 빅데이터 전문가로 유명한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이다. 빅데이터의 의미가 그것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내는 것에 있는 만큼, 전문가라 불리는 그가 내놓은 시대 예보는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책의 부제는 핵개인의 시대이다. 우리나라는 오랜 시간 수직적 권위 구조를 보여왔다. 서열이 분명하고 그에 따른 권위가 상위에 있는 몇 명에게 집중되는 구조였다. 시간이 흐른 지금,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한 개인이 가질 수 있는 권위는 이전과 달리 현저히 줄어들었다. 한 분야에서 지식을 습득해 오랜 시간 지식인으로서 권위를 유지해왔던 이들도 전 세계의 지식이 실시간으로 유통되는 현시대에서는 그 힘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자신만의 고유한 무언가를 갖고 있지 않으면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며 종국에는 그 누구도 찾지 않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그러한 수평적 권위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곧 핵개인이라 할 수 있다.

 책을 읽은 이들이 저마다 모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내가 뽑은 이 책의 키워드는 '존중'이다. 예전처럼 하나의 집단에서 소수가 권력을 갖고 휘두르며 나머지가 그들을 떠받드는 시대는 지나고 있으며, 그 흐름에 저항하고 있는 집단들도 결국 살아남기 위해 변화할 수밖에 없다. 핵개인으로서 모두가 잠깐의 권위를 가질 수 있으며 또 잃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고 저자는 본다. 그 순간순간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협업하고, 또다시 만날 순간까지 안녕을 고하는 것이다. 이전의 관습에서 크게 벗어나는, 골치 아프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현시점에서 자신의 가치를 어디에 두고, 어떻게 자아를 발현시켜야 하는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지점들이 이 책에 있었다. 새로우면서도 어색한, 누군가는 섬뜩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는 시대 예보에 맞춰 살아나갈 채비를 하는 것은 독자인 우리, 핵개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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