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유고집 복각본 - 윤동주가 직접 뽑은 윤동주 시 선집
윤동주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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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민족 시인 윤동주의 유고 시집을 복각한 것이다.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하며 자신이 쓴 시들 중 직접 고른 19편을 묶어 시집으로 내려 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였던 당시에 그의 항일 정신이 서려있는 시를 출판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스승의 뜻을 따라 출판을 보류하게 된다. 그는 이후 3부를 필사해 한 부는 자신이, 한 부는 스승에게, 나머지 한 부는 후배인 정병욱에게 맡도록 한다. 윤동주 시인의 옥사와 스승의 분실로 인해 두 부는 사라지고 정병욱 교수가 보관하고 있던 한 부가 남게 되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시집에는 총 31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는데 그가 직접 고른 19편의 시, 나머지는 그가 쓴 시 12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 시집을 많이 보는 편이 아니었기에 복각판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몰랐다. 책을 받아보고 처음에는 적잖이 당황했다. 내용 곳곳에 한자가 있던 것이다. 복각판이란 당시의 시집 원본을 최대한 살려내 그대로 실은 것이었다. 최초의 가로쓰기 시집이라고 하니 전문이 한글인 것은 바랄 수도 없는 것이었다. 그래도 한글을 사랑하는 시인답게 대부분 한글로 쓰여있다.

 국민이 사랑하는 민족 시인이지만 사실 교과서에 실린 시들을 제외하고는 그의 작품을 잘 알지 못했다. 이 시집을 보며 처음 보는 시들 중에서도 인상적인 작품들이 많았다. 그 중 하나가 <돌아와 보는 밤>인데, 어두운 방 안, 비를 맞고 온 길, 그리고 씻을 수 없는 울분이라는 표현 등을 통해 당시 어두웠던 시대 상황 속 그가 겪었던 울분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무력감에서 오는 괴로움도 그의 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정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독립을 향한 갈망을 시를 통해 지속적으로 드러낸다. 이토록 조국의 독립을 바랐던 시인이 광복을 보지 못한 채 감옥에서 죽음을 맞이 했다는 것은 참 가슴 아픈 사실이다.

 복각판이기에 한문에 익숙한 이가 아니라면 읽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검색을 통해 현대어 풀이를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니다. 오히려 당시의 시집을 원본 그대로 접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보면 좋지 않을까. 시대의 아픔을 노래한 시인 윤동주의 시집을 통해 당시 그가 겪었던 고독감과 괴로움과 저항의 정서를 느껴보기를 권해본다.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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