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초보 워드프레스 하루만에 끝장내기 - 홈페이지 제작부터 활용, 수익창출까지, 한 권에 모두 담았다
이상원 지음 / 라온북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초보 워드프레스 하루만에 끝장내기>를 처음 손에 들고 제법 두꺼워서 놀랐습니다. 평소처럼 표지를 살펴본 후에 프롤로그 '오지라퍼의 워드프레스 입문서'를 읽어봤습니다. 저자는 고등학생 때 나모웹에디터와 드림위버로 홈페이지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후에 웹개발에 종사하면서 웹페이지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워드프레스를 만난건 몇 년 전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책을 홈페이지를 만들기 위해 가장 최적화된 워드프레스 설명서라고 소개합니다.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나모웹에디터와 드림위버라는 익숙한 프로그램 이름에서 예전 생각이 났습니다. 저자처럼 개발자가 되지는 않았지만, 워드프레스도 잠시 공부해보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개인에게 홈페이지가 꼭 필요한지 의문도 들고 해서 블로그로 선회를 했고, 최근에 다시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올리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저자의 말처럼 누구나 홈페이지를 가지면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고 꼭 개인에게 홈페이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홈페이지가 필요하다면 설치형 워드프레스가 최선이라고 생각하기에 <새초보 워드프레스 하루만에 끝장내기>를 읽었습니다.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의 제목은 아래와 같습니다.


1장 왜 워드프레스 홈페이지인가?

2장 워드프레스 Warm up

3장 워드프레스 설치하기

4장 워드프레스 개념 이해하기

5장 홈페이지 제작하기 응용(플러그인 100% 활용)

6장 유지보수 및 운영 노하우 Q&A

7장 검색엔진 최적화

8장 수익화 노하우


 각 장들을 내용으로는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워드프레스 소개와 설치방법, 홈페이지 제작방법 등 워드프레스와 직접 관련된 부분인 1장부터 5장까지 하나로 묶을 수 있고, 홈페이지 운영과 관리에 대한 내용을 알려주는 6장부터 8장까지를 또다른 하나로 묶을 수 있습니다. 내용과 분량을 함께 고려한다면 세 부분으로 나누고 싶습니다. 홈페이지의 필요성과 워드프레스에대한 소개를 해주는 1,2장을 전반부로 하고, 홈페이지 운영과 관리에 대한 6,7,8장이 후반부가 됩니다. 그 사이에 있는 3,4,5장은 분량으로 보면 책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중반부 입니다. 그 내용은 워드프레스를 설치하고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하나씩 직접 보면서 따라할 수 있도록 설명된 부분입니다. 제작을 하는 입장에선 중요한 부분이지만, 당장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가볍게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책을 통틀어서 가장 좋았더 부분은 2장입니다. 과거에 워드프레스를 접했지만 블로그형만 잠시 써보고 본격적인 사용을 못했었습니다. 블로그형 워드프레스만 사용하면 국내 블로그 서비스와 차별점이 없고, 설치형을 사용하는건 생각보다 번거로웠습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번거롭다기보다 설치형 워드프레스를 사용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도메인과 서버 등을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블로그처럼 무료로 가능한 부분이 아니고 유료 서비스가 필요한데, 꼭 필요한지 아닌지도 모르는 홈페이지를 위해서 잘 모르는 선택지 중에 선택을 한다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저자는 호스팅케이알과 클라우드웨이즈라는 선택지를 추천해줍니다. 물론 도메인과 서버 양쪽에서 다양한 서비스와 방식을 장단점과 함께 각각 여러가지 서비스를 장단점과 함께 잘 설명해주기도 합니다.


 3,4,5장은 앞서도 언급했던것처럼 워드프레스 설치와 설명 그리고 홈페이지 제작을 한단계 한단계 그림과 함께 알려주는 내용입니다. 그림이 많이 들어가다보니 분량도 책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합니다. 개념 이해하기라는 제목이 붙은 4장을 제일 유심히 읽었는데 설명이 잘 되어있음은 와닿았지만, 당연하게도 직접 실행해보면서 진행해봐야 확실히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내용입니다. 또한 기본 개념이 변하진 않겠지만, 실행화면 등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른 후에는 완전히 같은 화면이 아닐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6,7,8장은 읽기 전에는 확 와닿지 않았지만, 읽은 후에 다시 살펴보니 책을 보고 홈페이지를 만들고 나면 가장 오래도록 다시 찾아볼 내용이 바로 6,7,8장이었습니다. 6장의 유지보수 및 운영 노하우 부분은 분량 자체는 아주 적지만, 실제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운영하는 저자에게 한 번쯤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잘 수록되어있습니다. 7장 검색엔진 최적화 부분은 홈페이지건 블로그건 인터넷 상에 무언가 공간을 만들었고 혼자서만 쓸 생각이 아니라면 꼭 필요한 내용입니다. 8장의 수익화 관련 부분은 홈페이지 자체로 수익화에 대해 크게 의지가 없는 저같은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이런 내용이 가장 큰 도움이 되는 사람도 분명 있을껍니다.


 앞서 언급한것처럼 책이 제법 두껍습니다. 하지만, 전체 분량의 절반쯤을 차지하는 3,4,5장은 당장 워드프레스로 홈페이지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꼭 필요한 부분만 확인하고 빨리 넘길 수 있는 부분이라서 실제로 책을 읽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습니다. 관건은 책만 읽고 끝내지 않고 우선 불완전한 상태라도 홈페이지를 만들어보는데 있을텐데, 책을 다 읽은 지금도 제게 홈페이지가 꼭 필요한지 확신이 없습니다. 분명한건 홈페이지가 필요하다면 책에서 말한 것처럼 설치형 워드프레스가 최선입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간 실격 열림원 세계문학 3
다자이 오사무 지음, 이호철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쓰메 소세키 이후로 참 오랜만에 일본 작가의 소설을 읽었습니다. 일본에서 출간된 실용서의 번역서는 많이 읽는데, 소설은 원체 잘 안읽는 편이기도 하거니와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일본 소설은 영 읽고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아서 더 안읽었습니다. 오히려 일본 소설 중에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작품들은 고전이라고 할만한 소설들인데, 원체 고전이라는 자체가 읽어보고싶은 마음은 있어도 잘 시작하기 힘든 대상이다보니 일본 작가의 소설을 읽은지 오래 되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역시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작품입니다. 앞서도 말씀드린것처럼 고전이다보니 쉽사리 시작하기 못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또한 읽지도 않고 아는 체 하는것도 싫었던 이유로 어떤 작품인지 찾아보지도 않았기에 이번에 처음으로 '인간 실격'이라는 작품에 대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 실격'은 작품 속에서 소설가로 나오는 인물이 쓴 서문과 후기가 있고, 그 사이에 요조라고 알려진 인물이 쓴 세 개의 수기가 있습니다. 소설의 주인공에 해당하는 요조라는 인물은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소위 사회에서 용납할 수 있는 인간의 삶을 살아가는데 실패한 인물입니다.


 그런 주인공의 심정을 잘 대변하는 대목이 바로 첫 번째 수기 맨 앞부분입니다.


부끄러움 많은 삶을 살아왔습니다.

저는 인간의 생활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습니다.

恥の多い生涯を送ってきました。

自分には、人間の生活というものが、見当つかないのです。


 첫 문장이 워낙 유명하고 널리 알려져있지만, 주인공인 요조가 정말 하고싶었던 말은 두 번째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여기에 서술된 부끄럽다는 문장 조차 주인공은 남들이 그렇게 여길꺼라고 생각할 뿐이지 본인이 실제로 느낀 감정이 아닐꺼라고 봅니다.


 원체 유명한 수기의 첫 문장 만큼이나 소설을 읽는 내도록 제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던것은 서문의 첫 문장입니다.


나는 그 사내의 사진을 세 차례 본 일이 있다.

私は、その男の写真を三葉、見たことがある。


 이 문장을 읽고 저는 당연히 서문의 화자인 소설가가 수기의 화자인 요조의 사진 세 장을 세 차례에 걸쳐서 한 장 씩 봤을꺼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세 개의 수기를 다 읽고 후기에 가서야 사실은 소설가가 마담에게 세 장의 사진과 세 개의 수기를 한꺼번에 받았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다른 번역본을 찾아보니 다른 번역본에선 '나는 그 사내의 사진 세 장을 본 적이 있다.'라고 되어있다는걸 알았습니다. 사실 일본어는 기초적인 지식도 거의 없는터라 어느쪽이 더 적합한지는 알지 못하지만, 세 차례에 걸쳐서 보는 것과 세 장의 사진을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여졌습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국내에도 여러 판본이 나와있는터라 번역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는데, 앞서도 말씀드린것처럼 일본어 원서를 놓고 뭐라고 할 능력도 없고 생각도 없습니다. 하지만 번역 관련해서 아쉬운 점이 있긴 합니다. 책에 안내되어 있기로는 번역가가 작가 이호철 선생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책 날개에 소개되어 있기로 1955년 등단이라고 되어있어서 처음에는 잘못 인쇄된게 아닐까 했습니다. 55년이면 지금부터 거의 70년 전인데, 55년에 작가로 등단을 했다면 나이가 너무 많으셔서 번역을 할 수 없을꺼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찾아보니까 이호철 선생은 1932년에 태어나셔서 1955년에 등단을 하셨고 지난 2016년에 작고하셔셔 무인들 중에 세 번째로 문인상으로 장례를 치르셨다고 합니다. 결국 실제로 55년에 등단한 이호철 선생이 번역하신게 맞는거 같은데, 이 책은 2023년에 초판이 인쇄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2016년 이전에 번역이 되었을것이고, 이호철 선생의 나이를 생각하면 훨씬 이전에 번역된 것으로 보입니다. 오래 전에 번역한 책을 다시 출간하는게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언제 번역되었고 혹시 그 뒤에 수정이 되었다면 그건 언제인지 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에 새로 출간되는 열림원 세계문학 세 번째 책인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을 읽었습니다. 국내에 처음 번역된 책도 아니고, 특별히 다른 번역본들과 차별점을 내세우고 있는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마음은 있는데 선뜻 손에 들기 힘든 '고전'이라는 존재를 손쉽게 펼쳐들게 해줬습니다. 우선 손에 들기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의 판본이 좋았고, 책 내용과 어울리는 분위기의 녹색 계통의 바탕에 작가의 얼굴 그림이 적절하게 들어간 책 표지 또한 마음에 들었습니다. 부담스럽지 않아서 펼치게 되는 시리즈가 되길 기대합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시우행 2023-09-15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국출판물의 번역에 있어서 오역이 많음을 지적한 내용에 공감이 갑니다.
 
위대한 개츠비 열림원 세계문학 2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위대한 개츠비'라고 하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한 손에 술잔을 든 채로 카메라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는 장면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가 쓴 위대한 개츠비를 바탕으로 2013년에 만들어진 동명의 영화에 나오는 장면입니다. 위대한 개츠비가 고전이라고 하는데 학창시절에는 딱히 들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학창 시절에 읽어야 한다고 하는 고전이 워낙 많았으니 들어봤는데도 기억을 못하는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확실한건 많은 사람들이 '위대한 개츠비'하면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먼저 떠올릴꺼라는 사실입니다.


 이번에 열림원 세계문학을 통해서 '위대한 개츠비'를 글로 처음 접했습니다. '위대한 개츠비'는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가 역사에 남는 장편을 쓰겠다는 열망을 가지고 시간을 투자해서 쓴 작품이라고 합니다. 소설이 1925년에 출간되었는데 출간 후에 평가가 나빴던 것은 아니지만 작가인 피츠제럴드가 1940년에 죽을 때까지 2만5천부 정도만 팔릴정도로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작가의 사후에 인기가 급상승 하면서 평가 또한 훨씬 좋아졌다고 하는데, 재미있는건 소설이 처음 출간된 1925년 바로 다음 해에 이미 영상화가 된 적이 있다는겁니다. 1926년, 1949년, 1974년, 2000년, 2013년 등 출간된지 100년이 조금 안되는 기간 동안 5번이나 영상화 되었습니다. 위대한 개츠비가 미국의 위대한 소설로 꼽히고, 미국을 상징하는 문화가 바로 영화 사업이라는걸 생각해보면 무언가 어울리는 행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소설을 영상화 하는데 큰 거부감이 없는 편이고 소설과 영화를 각각의 매력으로 느끼는 편이지만, 이번에 위대한 개츠비를 글로 접하면서 영화를 미리 보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겠다 싶었습니다. 영화를 통해서 이미 생겨버린 이미지 때문에 소설을 읽는 동안 상상할 수 있는 범위가 좁아졌다는게 못내 아쉬웠기 때문입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모습이 너무 인상깊다는게 영화 입장에선 장점이었을지 모르겠지만, 글을 통해서 작품 자체에 빠지고 싶은 입장에선 극복하기 힘든 단점으로 다가왔습니다.


 위대한 개츠비 하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얼굴 다음으로 많이 떠오르는게 왜 하필 제목이 '위대한 개츠비'인가 하는겁니다. 제목의 '위대한'이 오히려 개츠비를 돌려까는거라는 주장도 있다고 알고있는데, 소설을 읽으면서 절대 그런게 아니라는걸 알았습니다. 위대한 개츠비의 배경인 1920년대 미국에서 개츠비처럼 사는건 절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이 끝나고 누구나 흥청망청하는 시절에 비록 그런 이들을 통해서긴 했지만, 개츠비만큼 이뤄낸 것은 결코 비아냥을 받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책 말미에 있는 번역자의 작품 해설 부분에서 저자인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가 이 소설의 제목을 뭘로할지 고민을 많이했다는걸 보고, 개츠비가 위대하다는건 인정하지만 제목이 꼭 위대한 개츠비여야 하는지는 여전히 갸우뚱하는 제가 이상하지 않다는걸 알게되어 기뻤습니다.


 열림원 세계문학 두 번째 책인 '위대한 개츠비'는 손에 딱 잡히는 크기라 펼치기 부담이 없었습니다. 누구나 고전이라고 말하는 작품이지만 '위대한 개츠비'의 배경이 되는 100여년 전 미국이라는 환경이 지금과 같은 시대는 아니지만 정신적인 부분은 우리 시대와 통하는 부분이 있어서인지 어렵게 다가오지도 않았습니다. 작품을 읽는동안 계속 제목의 의미를 떠올리게 되었는데, 그런 면에선 참 잘 지은 제목이라는 생각과 함께 책을 덮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미안 열림원 세계문학 1
헤르만 헤세 지음, 김연신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갖가지 OTT 서비스가 많습니다. 몇 달 전 우연히 시작하게 된 OTT 덕분에 오래 전 드라마를 몇 개 챙겨봤습니다. 그렇게 본 드라마 중에 작품 속에서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이 쓰였습니다.


새는 힘들게 싸워 알을 깨고 나온다. 그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한 세계를 부숴야만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드라마 속에서 유명 가수이자 배우인 여자주인공이 신입PD인 남자 주인공에게 인용된 구절의 뜻이 무엇인지 물어보았습니다. 구절이 궁금해서기도 했지만, 사실 남주 주인공에 대한 자신의 관심을 그런 식으로 표현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여자주인공은 소속사라는 그 때까지 쌓여있던 알을 성공적으로 깨고 나왔습니다. 한 세계를 부수는데는 성공했지만, 신을 향해 날아갈 수 있을지는 앞으로 어떡하는지에 따라 달라지겠죠. 그래도 그런 과정에서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의 마음을 알게 되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여자주인공은 만족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드라마에서 데미안이라는 작품을 가져다 쓴걸 보면서 그리고 인용구를 보면서 성장하려는 누군가에게 참 어울리는 소설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러면서 데미안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열림원 세계문학 시리즈 첫 번째 작품으로 나온 데미안을 다시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어릴 때 읽은 헤르만 헤세의 작품 중에 저는 데미안보다는 수레바퀴 아래서가 더 좋았습니다. 아마도 작품을 읽을 때 쳐해있는 상황이 데미안의 주인공 보다는 수레바퀴 아래서의 주인공과 더 비슷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쩌면 데미안이 워낙 유명하다보니까 이상하게 데미안 보다는 수레바퀴 아래서가 좋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좀 더 직관적인 성장소설은 누가 뭐라해도 데미안입니다.

 

 열림원에서 이번에 나온 데미안은 서강대학교 유럽문화학과 김연신 교수가 2013년에 suhrkamp에서 출간된 책을 대본으로해서 새로 번역했다고 합니다. 책 말미에 번역가인 김연신 교수가 직접 쓴 작품 해설이 있습니다. 데미안 작품의 해설에 그치지 않고, 우리말로 번역된 데미안의 역사에서부터 새로운 번역에서 지향한 점 등을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최신 번역이 무조건 더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작품 번역으로 끝나지 않고 어떤 점을 지향했는지 알려주는 이런 번역가의 글이 번역이라는 통로를 통해서 작품을 접할 수 밖에 없는 독자들에게 큰 장점으로 다가옵니다. 이런 장점을 알아주는 독자가 많아지길 바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네는 딱 노력한 만큼 받을 팔자야 - 흙수저의 서울 아파트 입성 발품 임장 에세이
강성범 지음 / 글라이더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네는 딱 노력한 만큼 받을 팔자야'는 부제인 '흙수저의 서울 아파트 입성 발품 임장 에세이'가 가장 책을 잘 설명해주는 문구입니다. 책의 주된 내용은 서울 여러 지역에 임장을 다닌 내용입니다. 그냥 나열식으로 서울 곳곳의 정보에 대한 이야기만 써놓으면 읽어나가는 재미가 덜했을텐데, 각 지역마다 저자가 직접 겪은 경험담이나 아는 사람과의 이야기를 엮어져있어서 읽어나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저자는 서울 독산동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책 내용 중에도 있지만, 독산동이면 남서쪽 끝에 해당하는터라 아무래도 서울 치고 부동산의 혜택을 받은 지역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부모님의 재산도 많은게 아니기에 저자는 스스로 흙수저라고 칭하고 있습니다. 카드사와 은행 등에서 25년을 근무한 저자는 이미 여러 권의 책이 있고, '자네는 딱 노력한 만큼 받을 팔자야'는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면서 출판이 된 책이라고 합니다.


 책의 주된 내용은 앞서도 밝힌 것처럼 서울 여러 지역에 대한 임장 리뷰입니다. 총 320여 쪽의 전체 분량 중에서 250여 쪽이 할애된 1부는 강남을 시작으로 압구정, 반포, 여의도 등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서울 곳곳 임장기 입니다. 하나의 글마다 접근하기 좋을만한 에피소드로 시작해서 동네 임장기를 풀어놓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질만한 지역은 글 하나에서 다루는 범위가 직접 걸어서 하루만에 다니기에 충분할 정도 넓이이고, 관심이 조금 떨어질만한 지역이라면 걸어서 다니기엔 좀 범위가 넓다싶은 정도를 글 하나에서 다루고 있기도 합니다.


 직접 임장이라는걸 다녀본 적이 없는 제가 임장기 자체를 뭐라고 얘기하긴 힘듭니다. 애초에 제가 잘 모르는 동네인 경우에는 저자가 하는 말을 믿는 방법 밖에 없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직접 살아본 동네에 대한 꼭지들을 읽으면서, 오래 살아서 잘 아는 동네라고 생각했는데 임장을 다니면 이런 관점으로 살펴봐야 하는구나 하면서 깨닳은 바가 많았습니다. 몇몇 꼭지는 아내에게 함께 읽어보자고 할 생각입니다.


 250쪽 이후에 나오는 책의 2부에서는 부동산 투자를 위해서 필요한 기초적인 내용이 정리되어 있습니다. 2부 제목에 언급된 부분이 '서울핵심부동산/청약/신도시/담보대출'이렇게 네 가지인데, 이 네 가지 말고도 청약이나 부동산 공부에 유용한 사이트 소개와 대출 후에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준비를 어떻게 해야할지 등 저자의 조언이 담겨있습니다.


 혼자 산다면 모르지만, 가족과 함께 한다면 가족이 함께 모일 보금자리는 꼭 필요하다는 말이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주공아파트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던 시절처럼 나라에서 임대아파트 공급을 늘려주면 부동산에 목돈이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시기가 빨리 오기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한 가정을 책임져야할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부동산에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게 현실입니다. '자네는 딱 노력한 만큼 받을 팔자야'는 저처럼 아는게 없는 가장이 부동산을 접하기 참 좋은 책이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