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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훔친 부 편 - 있어 보이는 척하기 좋은 돈의 문법 ㅣ 세계척학전집 3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3월
평점 :
세계척학전집을 처음 만난건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인 '훔친 심리학'이었습니다. 훔친 심리학에서 앞부분에서 세계척학전집 시리즈로 세 권의 책이 더 나올꺼라고 하면서 각각 사회학, 게임이론, 동기부여에 대해서 다룬다고 저자가 말했었습니다. 세계척학전집 시리즈 첫 번째 책인 '훔친 철학'에서는 생각하는 법을 말했다고 하고, 두 번째 책인 '훔친 심리학'에서는 나와 타인을 다루는 법을 이야기했습니다. 사회학에 대해서 다룬다고 얘기한 세 번째 책에는 어떤 내용이 담길지 궁금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세 번째 책이 나왔는데 제목이 '훔친 부'였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할지 너무 궁금해서 읽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세 번째 책인 '훔친 부'편은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근간이되는 돈이라는 게임의 규칙을 다룹니다. 책 제목에 '부'를 내세우긴 했지만, 세계척학전집의 이전 두 책의 내용을 고려할 때 단순히 돈 버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는 않을꺼라고 생각했던대로였습니다. 저자는 톨스토이의 소설로 시작하는 프롤로그에서 돈을 매개로 살아가는 우리가 '규칙은 들었지만 구조를 보지 못한 채 뛰고 있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외국어를 들을 때 그 문법을 모르고 각각의 단어 뜻만 아는 상태에서는 소리만 듣게 되지만, 문법을 알면 그제서야 문장의 의미가 들리는 것처럼 규칙이 아닌 구조를 볼 수 있어야 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단언합니다.
Part 1 돈이라는 게임 : 돈은 실체가 아니라 규칙이다
Part 2 처음부터 진 게임 : 불평등은 시스템이었다
Part 3 판을 읽는 눈 : 보이지 않는 것이 게임을 결정한다
Part 4 얼마면 충분한가 : 부의 최적점은 존재하는가
Part 5 게임 너머 : 당신에게는 무엇이 남는가
이전 시리즈들처럼 이번 책도 하나의 챕터마다 한 사람의 사상가와 그의 대표적인 주장이나 이론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책에 다섯 개의 파트가 있는데 각 파트별로 적게는 4명 많게는 7명이 나옵니다. 각 파트는 '돈이라는 게임, 처음부터 진 게임, 판을 읽는 눈, 얼마면 충분한가, 게임 너머'라는 제목 아래 다양한 시각에서 돈을 매개로 하는 우리 사회를 어떻게 이해햘지에 대해서 말합니다.
시리즈의 다른 책처럼 한 챕터마다 한 사상가를 다루기 때문에 목차를 살펴보면 책에서 어떤 사상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스미스·마르크스·케인스처럼 경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면 빠지면 안될 사상가들이 우선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라보기에 따라선 베버나 피케티도 이런 분류일 수 있습니다. 결은 조금 다르지만 멍거·소로스까지는 경제와 관련된 인물이라고 수긍이 되었습니다. 백 번 양보해서 소로나 예수가 들어간 이유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훔친 부'편이 하라리로 시작할 줄도 몰랐고, 벤야민·촘스키·아렌트까지 등장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한편으론 이렇게 다양한 사상가가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나니 '사회학'에 대해서 다룰꺼라고 했던 책의 제목을 '훔친 부'라고 지은 저자의 의도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훔친 심리학'과 '훔친 부' 모두 책 앞표지에 '그들은 평생을 바쳤지만, 당신은 이 책 한 권을 읽을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는 문구가 있습니다. 반만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저자는 책 프롤로그 바로 뒤에 '이 책을 읽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효과 극대화를 위한 실전 가이드를 제시하는데, 거기 나오는 세 번째 조언이 '15분 읽고, 한 달 관찰하라'입니다. 한 챕터를 읽는데 15분이면 충분하지만 그 15분 동안 읽은 내용을 한 달 동안 머릿 속에서 계속 되내여보라는 뜻일터입니다. 책이 어렵지 않아서 술술 넘어가긴 하지만, 그렇게 한 번 읽고 끝내기엔 아쉬운 책입니다. 단순히 읽어내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지만, 제대로 이해하는데는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훔친 부'에 앞서 읽은 '훔친 심리학'도 한 번 읽고 치워두지 않았습니다. 매일 아침 한 챕터씩 그러니까 한 사상가가 말한 내용씩 읽어나가고 있습니다. 그 날 아침에 읽은 사상가에 대해서 하루종일 생각하면서 지냅니다. 한 챕터를 사흘 씩 읽고 있는데, 확실히 첫날과 셋째날은 차이가 납니다. '훔친 부' 편도 비슷한 방법으로 천천히 읽어볼 생각입니다.
책의 마지막 에필로그 '프랭클린에게 훔친 한 문장'에 나오는 프랭클린이 한 말과 그에 이어지는 저자의 글로 짧은 이 글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시간은 돈이라는 것을 기억하라 Remember that Time is Money.-프랭클린
시간은 당신의 삶이다. 그리고 삶은 돈보다 비싸다. 프랭클린에게 훔친 한 문장을 뒤집어 돌려준다. 시간은 돈이 아니다. 돈이 시간이다. 당신의 시간은 지금도 흐르고 있다.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서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