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분 철학 사전 - 일러스트로 만나는 3천 년 서양 철학 로드맵
다나카 마사토 지음, 사이토 데츠야 엮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0월
평점 :
인간사회에서 언어가 발달하고 문자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단순히 눈앞의 욕망을 넘어선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인간이란 무엇이고 어디에서 왔으며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와 같은 존재론적 생각들이다. 이러한 생각들은 인간 개인의 정신 내면에 대한 고찰 뿐 아니라, 인간들이 모여살고 있는 사회의 구조에 대한 생각, 그리고 그 너머의 신과 자연에 대한 세계관까지 아우른다. 고차원적이고 이성적인 생각들이 출현하기 시작한 것이다.
서구문명의 르네상스 시대 이후 인류는 비약적인 속도로 발전하여 현대에 와서는 스스로도 발전의 속도가 버거울 정도의 엄청난 가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발전의 시작점에 철학이 있다. 고대에는 오히려 동양에 뒤쳐졌던 서구사회가 빠른속도로 발전하게 된 계기는 다름아닌 인간 중심의 이성적 사고를 하기 시작한, 사고방식의 전환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전환 너머에는 고대에서부터 쌓아온 철학들이 자리하고 있다.
서양에 기독교 세계관이 뿌리깊이 자리하면서 잊혀졌던 그리스 철학의 이성적 사고는, 이슬람 세계에서 보존되다가 십자군 전쟁을 통해 다시 중세유럽에 역수입되었다고 한다. 초기에는 철학과 신학의 관계를 정립하려는 노력들이 도드라지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철학적 사고와 신학이 완전히 분리되어지면서 모든 사물을 합리성에 기대어 해석하려는 생각들이 강해진다. 그 결과 생각하는 자신이 중심이 되는 근대철학이 나타나게 되며, 이때부터 사회와 문화, 과학, 기술 등 모든 면에서 비약적인 진보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철학에 대한 지식들을 접할 때 특정한 철학에 집중하여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일단은 인류가 가진 생각의 변천을 큰 시각에서 파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생각의 발전이 곧 인간 사회의 변화였고, 그것이 문명의 발전으로 현대 문명의 이기를 누리고 사는 현재의 우리에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곧 역사인식과 현재의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과도 연결된다. 단지 개인의 실존적 고민 뿐 아니라 자본과 노동의 관계, 공산주의 이념의 출현, 젠더갈등 등 현대사회가 닥친 많은 갈등들이 모두 사회로부터 비롯된 이 생각들에 근원한다.
넓은 시야로 생각의 변화를 바라볼 수록 세상과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1분 철학 사전>은 서양철학사를 간략하게 요약하여 전체적인 흐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연표와 주요인물 정리, 각 사상마다 삽화 위주의 한장 요약으로 의미를 직관적으로 빠르게 인식할 수 있다. 철학에 대한 최소한의 교양으로서는 최적인 책이다. 철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전에 흐름을 잡는 측면에서 읽어도 좋을 듯.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