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 일본에서 찾은 소비 비즈니스 트렌드 5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
정희선 지음 / 원앤원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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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빠르게 발전했던 일본사회는 버블경제 붕괴 이후, 기나긴 저성장시대에 들어섰다. 한국의 경우 뒤늦은 출발을 하였으나 극단적일 정도로 빠른 속도로 발전하였으며, 또 그만큼 빠른속도로 세계에서 유례없는 저출산과 인구소멸 현상을 보이며 저성장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일본의 초 장기 디플레이션 경험은 앞으로 한국사회가 마주할 미래에 대해 어느정도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저자 정희선은 도쿄에서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있는 애널리스트로, 저성장 사회의 소비에 주목하여 일본 현지의 트렌드를 전달한다.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는 저성장 사회, Z세대, 고령화시대의 에이지테크, AI와 다양성, 절약과 친환경, 다섯가지의 테마로 전개된다. 사실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을법한 키워드 같지만, 막상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전과는 많은 부분이 달라지고 있는 양상 에 놀라게 된다.

저성장시대인 만큼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비해 높은 만족도를 얻을 수 있는 이른바 가성비 위주의 소비가 부각되는 것만큼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경향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가성비의 기준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점. 단순히 저렴한 가격만이 포인트인 것이 아니라, 가격이 조금 더 높더라도 훨씬 오래 쓸 수 있고 월등한 성능을 갖고 있는 제품을 더 높이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가성비의 "일할 계산"이다.

새로운 소비 세대인 이른바 Z세대는, 서비스에 소비할때에도 저렴한 가격이 1순위가 아니라, 나의 문화적 소양 또는 건강 등 나 자신에 대한 투자의 개념으로 조금 비싸도 더 좋은 것을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이는 물건의 소유보다도 소비의 순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나의 라이프스타일에 가치를 부여해줄 수 있는 소비를 하는 행태이다. 개개인의 취향이 다양화되고 파편화되면서도 그것을 적극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디지털 소통이 당연시되는 사회이므로, 자신만의 특별한 스타일을 만들고 인정받길 원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필수적인 지출에서 극한의 가성비를 따지다가도, 순간의 소비에 꽤나 큰 돈을 지출하는 얼핏보면 모순된 행동이 발생하고 있는 배경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가심비(가격대비 심리적 만족도의 비율)라는 말이 쓰이는 것을 보면 역시나 같은 경향이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자신만의 취향과 스타일이 확고하게 드러나길 원하는 만큼, 다양성이 높아지면서 중소 브랜드들이 수없이 생겨나고 또 소비된다. 또 때마침 발전한 AI기술은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개인의 취향을 수집하고 분석하여 그에 맞는 제품을 추천할 뿐 아니라, 그를 반영한 신제품 개발까지 한다는 것이다. 데이터를 활용하여 AI가 자동으로 분석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이 기존의 전문가가 분석하던 것에 비해 절반 이상의 높은 효율을 내고 있다고 한다. 데이터와 AI기술의 발전으로 생산과 유통 전반에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것.

우리 일상의 디지털화가 점점 심해지면서, 인간은 숏폼 콘텐츠에 길들여지고 호흡이 긴 매체들에 점점 어려움을 느끼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젊은 세대로 갈수록 그러한 경향이 극단적으로 심해지고 있는데, 그에 따라 사회 전반적인 소비유행 자체도 상당히 짧고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일본은 사회 전반적으로 보수적이고 문화와 유행이 상당히 길게 지속되는 사회인데도, 이 책에서 빠른 소비를 지적하고 있다는 점이 새삼스럽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통문화가 파괴되면서 개화가 진행되었고, 미국과 일본 같은 타문화를 적극 수용/모방하며 발전한 사회이기에 일본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유행의 지속이 짧은 것이 특징이다. 일본에서 빠른 유행이 나타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그것보다도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빠른 소비패턴 역시 데이터와 AI, 소량생산과 소형 브랜드를 발전시킨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새로운 세대의 소비는 더욱 파편화된다. 동시에 노년층의 소비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으며 이제는 디지털과 테크기업들도 이러한 부분을 공략하고 있다. <도쿄 트렌드 인사이트>를 통해 이러한 현 세대의 특징적인 경향을 읽을 수 있다. 한국 사회가 앓고있는 사회현상들을 앞서 경험해 온 일본사회의 소비 트렌드 분석을 통해 우리 사회의 변화를 읽고 발빠른 대응을 가능케하는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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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 - 하 - 고려의 영웅들
길승수 지음 / 들녘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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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의 원작 소설이다. 문학 전공이 아닌 역사 전공의 작가가 마치 당대 전쟁사를 재구성하듯, 철저한 사료 고증에 기반하여 써내려갔다. 26년간 3차에 걸쳐 지속된 여요전쟁중에서도 거란의 2차 고려 침공을 다루고 있는데, 하편에서는 고려의 반격과 처절한 막바지의 전투를 그린다.

우리는 고려와 거란의 전쟁을 배울때, 1차 침공시 서희가 담판을 통해 그들이 원하는 것을 형식상 들어주면서 대군을 물러가도록 합의하였고, 3차 침공시 강감찬의 귀주전투가 대첩이라 불릴 정도의 통렬한 승리를 거두며 거란을 영영 격퇴하였다는 것을 주로 이야기한다. 반면 소설 <고려거란전쟁>에서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언급이 적었던 2차 전쟁을 다룬다.

사실 이 2차 전쟁은 매우 처절한 싸움이었다. 외교로 승부를 본 1차, 상당한 병력이 준비되어 있었던 3차 전쟁에 비해서 매우 혼란스럽고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고려 내부의 정치적 혼란으로 왕이 교체되고 권력층이 뒤바뀌는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맞이한 침공이었으나, 거란측에서는 황제가 직접 현지의 군대를 압도하는 대군을 이끌고 내려왔다.

준비가 안된 상황에서 적을 맞이하자 고려는 초기에 급파된 부대가 대패하는 바람에 개경을 방폐하고 후퇴하였으며, 주력군이 대파되어 전쟁 내내 전면전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맞이한다. 시작부터 이미 함락될 위기에 빠져버린 것이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서경 유수가 항복하려다 뒤늦게 도착한 부대에게 처단을 당하고, 맞서싸우려던 장군이 도망치는 등 더 큰 혼란이 연속하여 일어났다. 급기야는 신하들과 장수들이 수도를 두고 후퇴하는 왕의 곁에 남아있지 않아 왕 일행은 50명도 채 안되었다고 한다. 심지어 왕의 일행과 거란군의 거리가 십몇리까지 가까워지는 사태를 맞이하기도 했다.

이렇듯 2차 전쟁은 거의 고려 함락 직전까지 갔던 대사건이었다. 상상 이상으로 처절한 고난이었기에 오히려 우리가 역사를 배울때 덜 언급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서도 결과적으로 고려가 살아남은 것은, 왕이 잡히지 않고 피난하는 동안, 고려의 정예 기병대가 거란군을 쫓아다니며 보급로와 후방을 끊임없이 공략한 탓이다.

그 게릴라를 이끌며 성공시킨 이가 바로 "양규"이다. 2차 전쟁만큼 생소한 이름이겠지만, 사실상 고려의 함락을 막아낸 장본인이라 할 수 있는 영웅이다. 마치 임진왜란의 이순신과 같은 역할을 해냈다. 전면전으로 상대가 안되는 압도적인 병력차 앞에서, 본진 지형의 이점과 기동력을 살려 거란군의 후미를 끝없이 쳐내 수많은 인질을 구출했다. 대부분의 기습타격에는 고려의 포로구출이 동반되었다고 한다. 그 규모조차 알 수 없는 치명적인 기습부대에게 상당한 타격을 입은 거란군은 친조 조건을 마지못해 수락하며 회군하기에 이르렀고, 말로만 친조를 약속한 후 행동하지 않는 고려에게 한동안 재침공을 하지도 못했다. 심지어 고려군은 철군하는 거란군을 타격하여 압송하는 포로들을 구출하고 상대의 병력을 줄이기도 하였다고 한다.

<고려거란전쟁> (하)편에는 이러한 고려군의 처절한 반격이 아주 잘 드러난다. 책 띠지에 나와있는 40만 vs 7백은 바로 양규가 첫 게릴라 타격을 가할때의 정예기병 결사대 숫자이다. 하편 후반부에 들어서면 양규의 부대가 연승하며 기세를 올리고 포로들이 탈출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사실 전투 장면의 한 단면마다 비중을 들인 묘사를 하는 작품은 아니고,(아마 그랬으면 두꺼운 상하권 분량으로 끝나지 않았을 것) 마치 실제 전쟁기록을 읽듯 고증과 사료에 기반한 내용과 빠른 전개를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Kbs와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되는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에서 장렬한 전장의 모습을 만나 보기 전에, 원작소설 <고려거란전쟁>을 톺아보며 고려의 영웅들을 먼저 만나본다면 드라마의 감동은 더욱 배가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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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종 박사의 경제대예측 2024-2028
곽수종 지음 / 메이트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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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냉전의 시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으며, 정확히 그 사이에서 이득을 얻어야 하는 한국에게는 난감한 상황이 지속된다. 그러나 밀튼 프리드먼은 진정한 변화는 위기에서 나타난다 했다. 미중 갈등과 경쟁에서 한국은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도 있다.


<곽수종 박사의 경제대예측 2024-2028>은 2023년 현재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짜여진 세계 경제구도를 거시적, 미시적 측면에서 분석하고, 향후 미국과 중국 지형의 변화에 따른 대한민국 경제의 시나리오를 예측해 보는 책이다. 곽수종 박사는 연합뉴스경제TV와 한국경제TV 등에 출연 중이며 유튜브 채널도 운영중인 경제 전문가로, 경제학 박사로 시작하여 연구원과 교수, 방송 등 경제 관련 다양한 길을 걸어왔다고 한다.


긴 시간 세계최강국의 지위를 지키고 있는 미국은 갈수록 점점 그 패권에 대한 도전을 받고 있다. 미국의 패권에 대한 도전은 곧 달러의 패권에 대한 도전이다. 경제가 혼란한 상황에서도 미국은 강달러 기조를 유지하려 애쓸 것이고, 이는 자칫 주변국들의 세계 외환위기를 불러올 위험성 마저 내포한다고 한다. 마치 90년대에 그랬듯이.


위기를 겪는것은 미국 뿐이 아니다. 지난 40년간의 중국의 초고속 성장이 슬슬 피크를 찍고 정체하고 있다는 의견과 최고 권력자인 시진핑이 미국과 세계의 발빠른 전략을 효과적으로 읽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산업규제 등 중국에도 위험요소는 많다. 공산당식 중앙 통제 경제체제가 갖는 태생적인 비효율과 불투명성에 대한 너무나 명확한 한계가 점점 더 치명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중 두 나라는 어느 정도 서로 협력이 필요하고, 그것은 일방적인 힘으로 이뤄질 수 없음을 스스로 이해하고 있다. 물론 양보할 생각이 없어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와중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 대선의 강력한 재도전 후보로 떠오르면서, 그의 당선 현실화가 가져올 수 있는 변화는 더욱 혼란스러운 미래를 예견하고 있다.


책에서는 이러한 배경에서 향후 전개될 수 있는 시나리오인 8가지 경우의 수에 따라 한국 경제 예측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바이든의 재선, 러-우 전쟁 지속, 연준 금리 인상 중단, 미국 GDP 성장률, 트럼프 재선 등 요소에 따른 전개를 예측해본다. 저자는 아무래도 현재 한국이 다가오는 상황에 대한 적절한 해법을 갖거나 모색을 하고 있지 못하다고 판단한다. 마치 부실시공 아파트와 같이 골조가 텅텅 빠져있다는 지적이다. 저자는 1990년에 그랬듯이 2025년 이후 J커브를 그리며 미중 위주의 경제 상승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우리는 그 수혜를 어떻게든 챙겨갈 수 있도록 두 나라 사이에서 절묘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본다. 세계 정치와 경제 구도에 대한 직관적인 파악에 매우 좋은 책으로 핵심적인 내용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미국과 중국 경제 각각의 거시적 측면과 미시적 측면, 그리고 한국 경제 예측이 섹션별로 나뉘어 있어 명쾌하면서도 자세히 각각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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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ART로 한 방에 뚝딱 예술가 되기
진순희.윤종두 지음 / 더로드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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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발달로 미래에는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 한다. 인간의 노동력을 기계와 프로그램이 대체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이미 전산화와 자동화로 많은 노동력 감축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제부터는 그동안의 속도가 무색할만큼 급격하게 변화가 닥쳐온다는 전망이다.


이러한 현상을 가장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생성형 AI서비스이다. 적합한 명령어만 있다면 단순 정보검색을 넘어 마치 사람이 직접 작업한 것과 같은 창작물을 AI가 자동으로 생성해준다. 사용자가 명령어를 적절하게 다룰줄 알고 AI툴이 만들어주는 결과물들을 적절하게 취사선택하여 활용할 수 있다면, 직접적인 기술이 없더라도 타인의 협업 없이 혼자서 창작의 영역까지 커버해낼 수 있다.


<AI ART로 한방에 뚝딱 예술가 되기>는 이러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활용한 창작활동에 대한 완벽 가이드이다. 사실 쉬운 사용을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이지만, 막상 사용해보면 생각보다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요령껏 뽑아낸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에 흩뿌려져 있는 정보들을 조금씩 긁어모아 툴에 대한 숙련도를 올릴수 있겠으나, 잘 정리된 참고서 하나가 있다면 그만큼 든든한 조력은 없을 것이다.


<AI ART로 한방에 뚝딱 예술가 되기>는 챗GPT를 활용한 시쓰기/ 미드저니를 활용한 AI 이미지 만들기 두가지 내용의 합본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실 시를 쓰는 독자가 많으리라 생각지는 않지만, 시쓰기 팁은 결국 창의적 글쓰기 팁과 같다. 이 시쓰기 파트에는 글감 선정부터, 적절한 단어 선정과 뛰어난 문장 구성, 카피라이팅 등 업무를 포함한 다용도의 글쓰기에 활용할 수 있는 팁이 넘쳐난다.


개인적으로 AI 이미지 생성 툴인 미드저니 활용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이 책에도 큰 관심을 갖게 되었다. AI를 통한 고퀄리티 이미지를 만들어 업무에 활용하거나, 스스로 예술활동을 하거나, 더 나아가 상업적인 용도로 이용할 수 있다. 활용할 이미지를 구입하거나 무료이미지를 힘들게 서칭하거나, 혹은 디자이너에게 의뢰하는 것이 아니라, 저작권 문제 없으면서도 내가 100%원하는 느낌에 가까운 이미지를 직접 만들어내서 공식적 업무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AI툴을 정보검색이나 흥미위주 목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많아도, 이처럼 결정적인 생산성 향상에 활용하고 있는 경우는 아직까지 많지 않을 것이다. 사용한다는 사실 자체에도 장벽이 있을뿐더러 활용하는 방법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요령만 깨우친다면 누구나 편리하게 기술의 차이를 극복해낼 수 있는 엄청난 도구이다. 생소해서 선뜻 손이 안간다면, 좋은 가이드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미드저니를 사용하기 위한 디스코드 설치부터, 디스코드 개인 세팅, 미드저니 인터페이스 이해, 프롬프트 구성을 통한 이미지 출력까지, A-Z를 친절하게 다루고 있어 그동안 AI에 대한 이슈는 알았지만 선뜻 시도해보지 못했던 초보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참고하기 쉽도록 작은 사이즈로 제작되었다면 가이드처럼 한손에 들고 편하게 보면서 작업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전공서적과 비슷한 크기의 양장판이라 펼치고 고정하기엔 좋지만 제법 크게 느껴진다. 교과서로 활용하기 좋은 책.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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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50가지 거짓말 - 배신과 왜곡이 야기한 우리가 모르는 진짜 세계사
나타샤 티드 지음, 박선령 옮김 / 타인의사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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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로마제국 다큐를 보다가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이야기를 들었다. 탁월한 정복자로 후세에까지 알려진 그는, 아직 공화국이었던 로마에서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쌓아올리기 위해 전쟁을 벌였고, 그 뛰어난 전쟁술로 얻은 성과로 인하여 결국 로마의 독재관의 자리에까지 오른 후 급기야 황제가 되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이 폭로하는 카이사르의 진실은 자못 충격적이다. 바닥에서부터 신분상승의 계단을 하나하나 밟아 올라온 카이사르는 자신의 야망을 위해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되었고, 그를 해결하기 위해 갈리아 지방의 풍요로움을 약탈하였다는 것이다. 죄없는 갈리아 지방 부족들을 공격하여 자신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데 성공한 그는 이를 일종의 성공방정식으로 이해하고, 이후로 자신의 약탈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갖은 명분들을 꾸며내기 시작하였다.

그것이 바로 정치적 목적으로 조작된 전쟁보고서 "갈리아 전기"라는 것이다. 갈리아 전기로 꾸며낸 거짓말을 통해 그의 사적인 약탈은 정당한 전쟁의 공적인 성과로 인정받게 되었고, 카이사르는 결국 권력의 정점에 오른다. 당대에는 국가적인 인정과 지지를 받아 체제 자체를 뜯어고쳤을 뿐 아니라, 후세에는 길이길이 위대한 정복자로 남았다. 그러나 매우 최근의 연구를 통해 당시 그가 아군의 성과와 적의 규모에 대해 의도적으로 과장하였음이 드러났고, 그를 시작으로 갈리아전기의 의도와 신뢰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고 한다.

시간은 꾸준하고 일관된 거짓말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꾸며주고는 한다. 자신의 경력과 경험에 대해 허풍과 과장을 지속적으로 늘어놓는 사람들이, 현실은 본인의 주장과 10%의 사실만이 일치하고 실은 그마저도 거짓 위에 쌓아올린 성과였음에도, 사회로부터 50% 이상의 인정을 받는 경우도 자주 보인다. 자신이 주장한 100%를 모두 인정받는 것은 아니더라도, 거짓말로 막대한 이득을 거저 챙겨가는 것이다. 책의 소개문구처럼 승자의 기록인 역사가 아니라, 승자처럼 보이고 싶은 사람들이 기록을 남기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 책은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물줄기를 크게 바꾸어버린 결정적인 거짓말들을 소개한다.

특히 유대인들에 대한 거짓말은 멘데빌 여행기에서부터 시온의정서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유럽사회에서 반복된다. 종교적으로 심대한 차이에 기반하여 싹튼 혐오는 세기를 뛰어넘어 불어나고, 그 오랜 세월 누적된 거짓말이 한 국가의 사회적 혼란과 불행에 결합함으로서 인종학살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로 나타나는 과정을 이 책을 통해 잘 이해할 수도 있다.

거짓말의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앞서 카이사르의 이야기처럼,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 누군가가 자신을 정당화한다. 자신의 정당화 명분을 위해서 타자를 혐오의 대상으로 만들고 그는 획득한 명분을 이용하여 이익을 차지한다. 혐오의 대상이 된 이들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끝없이 공격받으며, 심지어 시간이 흐르면서 이 거짓말들은 그 꾸준함에 의하여 마치 사실처럼 기록되고 시간은 기록을 더욱 부풀리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것이 사회적 거짓말의 무서움이다.

영국저자가 쓴 만큼 주로 서양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중간에 임진왜란의 한장면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것이 이 책에서 가장 코믹한 거짓말의 순간이다. 우리에게 위험하고 아픈 역사로 남겨져 있지만, 전쟁의 중간에서 마치 시트콤 같은 상황이 펼쳐진다. 단 이순신이라는 혁신적인 영웅이 23번의 해전에서 단 한번도 패배하지 않고 맞서 싸웠다는 것만큼은 절대 사실이라는 점을 짚어주는 것도 인상적.

영제는 <A Short History of the World in 50 Lies>로, 그만큼 짧은 역사 이야기들이 마치 단편처럼 수록되어 있다. 각각의 이야기가 너무 길지 않고, 핵심적인 이야기들을 꼬집고 넘어가기에 빠른 텐션으로 가볍게 읽힌다.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의 서적을 휴대하며 틈날때 잠깐씩 한챕터를 읽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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