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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에 만약은 없다 - 명리학의 대가 방산선생의 촌철살인 운명해법
노상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11월
평점 :
흔히 운명이라 함은 인생의 방향이 정해져 있다는 의미이다. 부분적으로는 그 운명에 저항하여 잠시나마 돌아가더라도, 결국 운명의 큰 줄기를 따라가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운명론에 따르면 운명을 거스른 자유의지는 자기 스스로 삶의 방향을 꼬아버리는 것이며, 그 결과로 인생의 큰 파도를 겪거나 심한 경우 더 파멸적인 결말을 맞게될 수도 있다.
우리가 흔히 운명이라 부르는 것이 정말 존재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모든 것이 이미 정해진 채로, 그에 순응하기만 하는 삶은, 좋지 않은 운명을 받아든 사람에겐 너무 슬프지 않은가. 하지만 이 책은 운명이 있다고 말한다. 누구나 태어나는 그 시점부터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고 인생을 시작한다고. 누군가에겐 너무나 좌절스럽게 들릴수 있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자. 인생이 불공평한 것이고, 모든 생명은 자신의 선택권 없이 각기 다른 환경과 조건에서 태어난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누구나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실이다. 부모의 재력, 생년월일시, 성별, 국가, 인종, 심지어는 어떤 동물로 태어나는지 조차도 내 의지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이 책에서는 이미 그것부터가 각자 타고난 운명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단지 그것뿐이 아니다. 흔히 사람의 성격을 분석하는 전문가들은 "기질"을 이야기 한다. 한 사람이 가진 기질은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그 사람만의 고유한 특성과도 같다는 것이다. 성격을 결정하는 요소로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와 유년기, 성장기의 경험과 환경 등이 두루 언급되지만, 결국 나의 선택이 아닌 외부요소에 의해 피동적으로 결정되어지는 측면이 강하다. 그리고 쉽사리 바꿀 수도 없다.
여기서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말은 어차피 다 정해져 있으니 아무것도 하지 말고 되는대로 살으라는 의미가 아니다. 이 우주에 태어나게 된 나라는 존재를 이해하고, 내게 그나마 주어진 조건들을 이용하여 진정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말에 가깝다. 반대로 말하자면, 타고난 기질과 맞지않는 남의 것을 욕심내어 봤자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평범한 부모님의 재력을 마냥 탓하거나, 별 배경없는 집안의 덕을 보겠다고 바래본들 아무 소득이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가질 수 없는 것을 무리하게 바라기만 하는 것이 바로 욕심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해한다면,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운명이 있다"라는 말도 어느 정도 수긍이 된다. 내가 가지고 태어난 특정한 조건들이 있고, 그것은 나의 의지와는 상관이 없이 결정된 것이며, 또 개중에는 노력해도 내가 바꿀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그렇다면 바꿀수 없는 부분과 바꿀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먼저 이해하고, 내게 주어진 큰 물줄기 안에서 어떻게 내가 원하는 삶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좋은 삶을 살기위한 우리의 자세 아닐까. 내가 선천적으로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또 후천적으로 어떤 능력이 생겨났는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나의 성향에 대해 자세히 이해하면 삶의 방향 자체를 나라는 사람과 잘 맞는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으며, 그 와중에 조심하고 보완해야할 점에 대해서도 알아둘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운명을 받아들이고 대비하는 태도이며, 이 책의 가장 주요한 메세지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해하면, "운명"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허무맹랑하거나 거창한 개념만은 아닐수도 있다. <운명에 만약은 없다>에서는 사주를 통해 자신의 운명을 알고, 그에 대비하는 것이 명리학의 목적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해서 나를 풀어 설명하고, 그를 통해 나의 미래까지 예측해보는 학문이다. 서양의 심리학에 비견할 정도로 자아를 탐구하는 학문이라 한다. 사람들이 흔히 사주명리에 갖는 의문과 오해, 또 운명과 관상에 대한 이해를 설명하고 있는 책으로, 평소 사주풀이를 미신으로 취급하는 이들조차도 흥미롭게 읽으면서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