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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드 킹 - 채권시장을 뒤흔든 혁명가 빌 그로스와 핌코 이야기
메리 차일즈 지음, 이은주 옮김 / 이레미디어 / 2024년 3월
평점 :
<월가의 영웅>으로 유명한 피터 린치는 “살면서 채권을 소유한 적은 거의 없지만 빌 그로스가 오늘날 채권시장을 선도한 사람이라는 건 안다”고 말했으며, 아마존 베스트셀러 <Our Country Friends>의 저자 개리 슈타인가르트는 “채권왕으로 일컬어지는 빌 그로스라는 인물을 이해하지 못하면 현대 금융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주식시장에 수많은 마법사들이 있지만, 이 채권 시장에는 오직 빌그로스라는 단 하나의 이름만이 있다고 할 정도라고 하니 이러한 묘사만으로도 이 채권왕이라는 인물의 영향력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채권 시장에서 원톱으로 꼽을 수 있는 이름인 만큼, 사실상 채권이 부상하고 활성화되는 현대 금융계의 판도 자체를 빌 그로스가 만들었다고 한다. 그의 인생이 곧 48년간 그가 지배한 채권시장의 역사라는 것. 그래서 채권 시장을 이해하는 것이 즉 빌 그로스를 이해하는 것이라고도 한다.
우리가 대개 주식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반면에, 채권은 너무 어렵게 다가온다. 복잡하고 재미도 없다는 이미지가 있기에 그 채권의 왕이라 불리는 인물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덜 관심을 갖는 듯하다. 그러나 채권시장은 정부와 회사, 기관 등 큰 손들이 움직이는 시장이기에 어떤면에서는 훨씬 더 크고 영향력있는 시장이라 할 수 있다. 금리와 채권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현대 금융시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도 한다. 투자를 공부하려는 사람은 채권을, 그리고 빌 그로스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
빌 그로스는 퍼시픽뮤츄얼이라는 보험회사의 한 부서였던 핌코를 세계최강의 채권 운용사로 만들어나갔다. 이전까지 금고 안에 보관하던 자산이었던 채권을 적극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직접 조성해 나간 것이다. 자신이 마음껏 뛰어 놀 그라운드를 스스로 만들고 지배한 그 모습이 실로 왕이라 부를 만한 것 같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만들고 지배한 그가 말년에는 자신의 회사를 쫓겨나듯 그만두고 복수심에 긴 법적 싸움을 하는 처지가 된다. 시장에서 자랑하던 그 승부욕을 이제는 다른 사회에서 풀게 된 것. 그럼에도 44년생으로 여전히 현역인 그는 아직까지 자기 자신의 역사를 써나가며 나는 아직 괜찮다고 한다. 심지어 말년에 40대의 골프선수와 재혼을 했다.
빌 그로스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이 책은 그가 직접 저술한 것은 아니지만 저자의 세밀한 취재로 인해 그가 마치 직접 쓴 것과 같은 전기처럼 읽을 수 있었다. 빌 그로스라는 인물을 통해 채권시장의 역사를 이해함으로써 현대 금융시스템에 대해 조금 더 이해를 높일 수 있으며, 동시에 소설을 보듯 한 인물의 흥미진진한 일대기를 따라갈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어느 주식투자자의 회상> 만큼이나 실제 인물과 드라마틱한 구성, 그리고 그를 통해 금융과 투자를 배울 수 있다.
*출판사로부터 서적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