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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 장하준 정승일 이종태의 쾌도난마 한국경제
장하준.정승일.이종태 지음 / 부키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 책의 구성
장하준교수, 정승일박사의 한국경제에 대한 토론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이 책이 나온 시기가 작년 초 였는데, 지금 이 책을 읽는 것이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대선을 앞두고 정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책을 만든 것 같은 뉘앙스가 행간에 풍겼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미 대선이 끝난 이후이기에 그런 내용들이 별다른 감흥을 만들지 못한다.
또한 이종태씨가 사회자로 참여한 것 같았다.
책을 읽으며 가끔씩 리듬이 너무 끊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종태씨가 끼어드는 경우였다.
전체적인 방향을 의도적으로 어느 곳으로 몰고 가려는 느낌을 너무 준다. 그렇게 되면 의도적으로 보여서 재미가 없어진다.
재미가 없다는 것은 책에 힘을 잃게 만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 책의 내용
전체적인 내용은 상당수 내 의견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았다.
처음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어떤 블로그에서 이 책에 반대하는 진보쪽 책을 리뷰하는 글을 보면서였다.
그래서 이 책이 괜히 관심이 생겨 읽게 되었는데, 반대할만 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이 책은 상당히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야기하고 있고,
세계적 금융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책이었다.
어쩌면 자신이 생각하는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의견을 이해하기 힘들어 하기 때문이 아닐까.
책의 구절 중에 역사는 역사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던데, 그러한 역사의식이 부족해서 이 책을 비판하는 것은 아닐까.
하긴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우파가 이긴 후,
완전한 자유주의 경제로 운영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을 보았다. 그것이 우파, 보수라는 주장이라는 거다.
그렇지 않다. 그것이 어찌 우파인가. 시대가 바뀌는데 그에 따라가면서 시대를 바라보는 관점을 조금 안정적으로 보는 것이 보수이고, 안보에 굳건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우파이지.
그들은 그렇게 경제적인 면에서 우파를 한정하여 이 책이 말하는 금융 자유주의 경제를 주장하는 것이다.
이 책은 이른바 진보라는 사람들이 정부의 규제가 없는 시장주의 자유경제를 우선시하여
세계적 금융자본에 나라를 망치도록 냅두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대부분의 비판은 진보지식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또한 그런 경향이 더 심한 것이 보수 자유경제 주의자들이라고 하고 있다.
반대로 이명박 정권이 잘한 것은 금융에 대해 규제를 가한 정책들이라고 하고 있다.
여기서 책 내용에 대해 몇가지 살펴본다.
정승일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2008년 시작된 게 아닙니다. 이미 1998년부터 시작된 거예요. 김대중 노무현 정부와 시장 개혁을 주장하는 지식인들이 합동으로 추진한 이른바 경제 민주화 과정에서 명퇴당하고 정리해고된 사람들이 먹고살 길이 없으니까 대거 식당 차리고 통닭집 열면서 공급 과잉 문제가 발생한 거잖아요? 그래 놓고는 2008년 촛불 시위 열기를 등에 업고 모든 것을 '이명박 탓이야, 인위적인 관치 때문이야'로 몰고간 겁니다." (p105)
정승일
"경제 민주화를 주장하는 분들이 원하는 재벌 해체가 결코 공정한 경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 주는 좋은 실례가 쌍용자동차 사태입니다. IMF 사태 이후 쌍용 그룹에서 쌍용차가 분리되어 나오잖아요. 말하자면 재벌 개혁 또는 재벌 해체였죠. 그런데 어떻게 됐나요? 중국 상하이자동차가...(생략)... 오늘날 쌍용자동차는 재벌이 아닌 단독 기업이고, 그 무더기 정리해고는 재벌이 저지른게 아니라 재벌 해체로 인해 불거진 비극적 사태입니다. 이 비극에 대해 경제 민주화를 주장한 분들은 책임을 져야 합니다." (p196)
장하준
"민주화 세력에서 큰 줄기를 이루고 있는 참여연대 등은 당시 재벌 개혁으로 정의로운 사회를 이루자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보기에 이건 한국 대기업들을 외국 자본에 넘겨 자칫 국민 경제가 해체될 수도 있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도박이었어요. 이런 움직임을 신자유주의의 한국판 버전이라고 비판해 온 것이고요." (p217)
이종태
"어떻게 보면 기업집단에 대한 혐오 자체가 주주 자본주의적 시각의 반영이라고 할 수도 있겠군요"
장하준
"'어떻게 보면'이 아니라 바로 그게 결정적인 증거입니다. 주주 자본주의에서는 기존의 잘되고 있는 A사에서 번 돈을 신산업 쪽의 B사에 투자하는 것 자체가 A사 주주에 대한 배임 행위로 규정돼요." (p256)
장하준
"미국 같은 나라의 복지는 시장에서 탈락하여 빈곤의 늪에 빠진 사람들만 골라 겨우 밥 굶지 않을 정도의 혜택을 제공하는 시스템이거든요. 이른바 '잔여적 복지'라고 하죠. 이런 미국식 복지는 생산 그 자체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아요. 그야말로 생산은 하지 않고 분배만 하는 거죠."
정승일
"반면에 우리가 말하는 건 복지와 생산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선순환을 하는 '생산적 복지국가'라고 할 수 있어요. 이런 복지를 하는 나라는 북유럽, 독일 같은 나라들이에요. 여기서는 미국, 영국처럼 일자리 찾기 힘든 극빈자들만 복지 혜택을 받는 게 아닙니다. 버젓이 직장을 가진 현장 노동자는 물론이고 사무직 중산층에서 의사, 경영자에 이르기까지 모두 복지 혜택을 받아요. 이런 걸 '보편적 복지'라고 하는데, 미국식 잔여적 복지에 대비되는 개념입니다." (p.337)
장하준
"보편적 복지와 함께하는 보편적 증세는 사회 정의에도 타당하지만 정치적 측면에서도 필요합니다. 유럽의 복지국가가 지속될 수 있는 이유는 누구나 세금을 내고 그 혜택이 모든 시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에요.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 같은 경우는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어서 극빈층에만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식입니다. 그러니까 '복지는 내 것을 일방적으로 빼앗아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이란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지게 되는 거예요"
박정희를 비판해야 진보이고, 그러면서 사실상 신자유주의를 실행하는 사람들이 자칭 진보라 하고있다.
그들이 노무현정권때 나라를 망쳐놓았다.
완전한 자유주의 경제운용이 진정한 우파정책이라는 의견도 옳지 않다. 정답은 그럴리 없다.
자신들의 주장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감정에 호소해 설파하긴 마찬가지다.
이 책의 내용을 80% 정도 동감한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높은 분율이다. 대부분 동의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또한 이 책은 신자유주의와 몇몇 의견에 대해 굉장히 자연스럽게 과장하고 있다.
그런 것들이 다 틀리다면 그렇게 운영되는 나라는 이미 망해야했고,
그렇게 신자유주의를 주장하는 진보와 보수의 많은 학자들도 다 논리가 다 엉터리일까?
마치며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책도 완전히 옳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경제학의 시간적, 공간적 불확실성에서 기인한 것인지 모든 학문이 그런 것인지 모르겠으나,
예상, 가정, 주장을 확인할 길은 미래에 실제로 발생한 현실 혹은 정답과의 비교 뿐이 아닐까.
스스로 생각하고 분석하고 판단해야 한다.
주위에서 이건 이렇다, 너의 정치성향은 이것이니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라는 주장을
거부하는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