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생각하면 모든 것이 정리된다
무라이 미즈에 지음, 박정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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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생각을 잘 정리해서 발표할 수는 없을까? 대학원생부터 직장인까지 여러 분야의 전문적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하게된다. 예전에 매킨지의 파워포인트 포맷이라는 것을 받아보았던 적이 있었다. 참으로 신기했었는데 이제 그런 그림들을 쉽게 사용하는 입장이 되어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의 여러 생각들이 간명하게 정리되어 도움이 크게 되었다.

 

저자는 일본에서 조리사 공부부터 시작해서 미국과 이탈리아에서 미술과 디자인 공부를 한 이후에 JP 모건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보스턴 컨설팅에서 근무하며 발표자료 작성 기술을 연마했다. 저자는 "그림으로 생각하면 모든 것이 정리된다"에서 단순히 그림을 활용한 노트법이나 문서작성법이 아니라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드는 생각 패턴을 정리하였다.

 

 

 

 

처음 제목과 목차에서 내용을 유추했을 때 그림 활용법이 주요한 내용일 것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책을 펴면 그림은 거의 보이지 않고 글만 가득했다. 그래서 좀 지루하다 생각이 들었고, 또한 일본인 특유의 실용서가 아니라 서양인과 같은 에세이를 쓰고 있어서 왠지 이상했다. 하지만 이는 내가 책을 펴기 전에 먼저 책의 앞뒤를 다보지 않았기에 발생한 오해였다. 4장에서 본격적으로 설명해 주는 핵심적 내용이 위의 책 뒷면 그림에 실려있다.

 

그동안 만들던 여러 도표와 도식들이 저자가 정리한 7가지 생각 패턴에 다 들어 있었다. 어쩌면 책의 내용을 거의 읽지 않아도 발표자료 만들기를 어느 정도 높은 수준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은 7가지 종류의 그림만 보아도 얻을 것은 다 얻었다 생각된다.

 

 

먼저 첫번째 그림은 복잡한 문제를 풀기 위한 것이라는데, 단계별로 연결되어 내려가는 방식이다. 이는 상당히 좌뇌적으로 정리한 형태이고 요새 많이 알려진 마인드맵 그림과 차이가 없다고 보면 된다. 즉 어떤 주제를 놓고 그에 연관된 항목들을 도출하고 다시 그 세부항목으로 연결되는 형식이다.

 

두 번째 그림은 여러 가지를 매트릭스 형태로 놓아 우선순위를 매기기 위함이다.

 

그 다음의 세번째와 네번째 그림은 사실 거의 같다. 그동안 개인적으로 이 두 그림을 동일하게 사용해 왔는데, 이번에 그 차이를 알 수 있었다. 둘의 차이는 '비교 그림'은 X축이 서로 연관된 아이템으로서 비교를 위한 것이며, '표'는 X축과 Y축 인자들이 다 개별적이다.

쉽게 설명하면 '비교'는 비슷한 항목들을 X축으로 나열해 놓고 원하는 목표를 Y축에 놓아 정리한 것이다. 가령 여러 회사 제품(X축)들을 비교할 때 그들의 품질, 특성, 가격 (Y축)을 한번에 평가하기 위함이다. 그와 달리 '표'는 그냥 다양한 것들을 그냥 나열한 것으로 좀 더 구체적인 분석을 하기 위한 잡스러운 표라 생각된다. 아무 때나 마구 쓰면 될 듯 싶다.

 

다섯 번째 컨셉트 그림은 한가지 형태가 아니라 다양하게 존재하며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예술 같이 보이는 전형적 모양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사각형, 삼각형, 원, 선, 화살표, 홈베이스 화살표'의 여석 가지 기본 도형이 다양하게 겹쳐지거나 연결되면 쉽게 만들어 진다고 한다. 말로 설명하자면 너무 긴데, 실제로 다양한 형태를 접해보며 익숙해 져야하는 부분이다.

 

여섯 번째는 전형적인 일정 관리를 위한 것으로서 각 항목이 시간 순서에 따라 오른 쪽으로 화살표가 선이 그어진 형태이다.

 

일곱 번째는 홈베이스 모양이 연결된 것으로 프로세스에 대한 개념적 설명을 위하여 사용된다.

 

나는 그동안 이런 형태를 그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었다. 단순히 도표이거나 표에 선을 그은 형태라 생각했다. 가령 1번, 5번 형식이 들어가야 뭔가 멋진 발표자료가 아닌가 오해도 했었다. 하지만 다른 도표적 형식이 훨씬 중요하고 많이 사용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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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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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상을 어떤 방식으로 바라보고 이해하는가?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책들이 일관되게 알려주는 방식은 바로 패턴 인식이다. 국내 심리학자가 쓴 "프레임"에서 저자는 세상을 바라보는 창문 틀로서 프레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은 단순한 숫자의 산수를 하지도 않으며 글자 하나씩으로 읽기를 하지 않고, 의미 중심의 단락으로 읽고 이해한다.

 

 

우리는 '패턴 인식, 이미지, 은유, 필터링, 프레임'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한다. 이렇게 우리는 속에 가지고 있는 자신만의 지도를 바탕으로 행동한다. 지혜는 여러 의미 속에 새겨진 패턴을 인식하는 능력에 있다.

 

 

저자는 인지심리학 측면에서 세상을 보는 도구로서 프레임을 알려준다. 또한 어떤 종류의 프레임이 있으며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지 조언한다. 가령 가장 먼저 '의미 중심'의 선택을 하라고 이야기한다. 자신의 일을 단순히 숫자, 단어적으로 생각지 말고, 하나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야 그 일이 즐겁고 기쁘다고 한다. 이렇게 중요하게 언급하는 것들은 '자기, 현재, 이름, 변화'이며, 이들이 각 장의 제목이다.

 

 

몇가지 기억에 남는 것으로 지혜'와 '심리적 면역기제'가 있다. 지혜는 사람이 타고난 특징이 아니라 사람이 해야하는 적극적 훈련의 대상이라 한다. 지혜는 지식이 아니며 세상과 자신과 타인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훈련에 달려 있다. 올바른 심리적 방어기제를 갖기위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여러 연습을 해야하듯이, 지혜도 그런 훈련이며 이는 "지혜의 본질이 우리 마음의 한계를 지각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심리적 면역기제'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걱정이 무서운 것이지 실제로 그 일이 내게 나타나면 생각 이상으로 쉽게 이겨낼 수 있다. 우리가 병균에 면역기능을 가지듯이 심리적으로도 면역이 생긴다고 한다. 다만 그런 면역기능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올바른 '방어기제, 인식체계. 신념체계, 믿음, 프레임'을 가져야 한다.

 

 

마지막 장에서 저자는 '지혜로운 사람의 10가지 프레임'을 정리해 주고 있다. 이들을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면 삶은 훨씬 즐겁고 기쁨이 넘친다. 이중에 상대적으로 잘 알고 있는 것들로는 '긍정의 언어, 닮고 싶은 사람을 찾아라, 누구와, 위대한 반복'의 프레임이 있다.

 

 

10가지 프레임에는 위에서 말한 4가지 외에 가장 먼저 언급되는 '의미중심'을 포함하여 다양한 것이 있다. 이것들 중에 자세히 알고 있는 위의 4가지만 하더라도 매우 중요하며 위대한 개념이다. 이들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하면 매우 기나긴 내용이 된다. '언어'와 '모델링'과 '인격적 관계'와 '믿음과 노력'에 대한 이야기는 다양한 분야의 수많은 서적에서 알 수 있다. 이렇게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한계를 인정할 수 있다면 조금 더 지혜로워지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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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ice Book 오피스북 - 회사 몰래 보는
클로이 로디스 지음, 이재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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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만화책도 아니고 유머집도 아니다. 기상천외한 일들을 늘어놓은 책을 읽으며 엄청 웃었다. 앞부분에서 괴상한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소개해주며 시작하고 있는데, 황당하면서도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사무실에서 하는 게임과 병가 요령, 수면법과 심지어 음주법에 대한 진지한 분석을 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런 내용은 일정 부분은 농담 같고 어느 정도는 실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구체적이고 치밀한 병가법이나 여러 수면 방법은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놀랐다.


직장인의 가장 대표적 시간소모 방법인 인터넷 이용과 갖가지 황당한 공개망신 사례도 재미있었다. 한마디로 "회사 몰래 보는 오피스북 office book"은 사무실에서 생길 수 있는 갖가지 일들을 유쾌하면서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결론적으로는 조직에서 살아남고 즐겁게 일하는 방법을 알려주려는 목적을 가졌겠지만, 책 전반은 위트와 즐거움으로 가득차 있었다.






입사 전부터 뻔뻔한 인간들이 있음을 자기소개서와 면접부분에서 읽었지만, 그들은 용하게 입사를 하기도 한다. 황당한 경비 청구의 모습은 비리직원의 모습에서 보던 것인데 생각 이상으로 많은가 보다.


그외에 송년회식, 업무공간 인테리어 요령, 공포 이메일 등도 눈여겨 볼만 하다. 이메일과 말을 함부로 하느니 저자가 추천한 머그컵 칼싸움이 더 낫다. 사방에 세라믹 파편이 튀고 손에 피가 나는 것 만큼 함부로 보낸 이메일은 위험하다.


그 외에 회사시간을 낭비하는 방법, 점심시간 활용하기, 시원하게 사직서 쓰는 법, 화끈하게 잘리는 법 등도 황당하고 놀라운 주제이긴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저자의 모든 이런 역작들은 결국 마지막 장의 말을 하기 위한 복선이겠다.


정말로 회사 관두려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그냥 조용히 그만 둔다. 시끄럽게 복수하며 떠나는 방법을 읽고 있는 사람은 대개 떠날 마음이 없다. 그만두지 못하니 대신 스트레스를 푸는 목적으로 즐겁게 읽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직장인을 위한 마지막 당부라면서 "개똥밭에 굴러도 사무실이 낫다(?)"는 위로를 하고 있다.


어떤 부분은 상상으로만, 어떤 부분은 실제 소심하게 적용가능한 내용을 담고 있다. 쓰레기 같은 인간의 모습에선 자신의 경계로 삼고, 정말로 도움이 되는 조언은 직장생활에 적용하겠다며 읽을 수 있었다. 유쾌하고 즐거운 직장 안내서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읽으면서 자주 웃게된 재미있는 책이라 너무 즐거웠다. 특이하면서도 유치해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매우 내용이 치밀하고 농축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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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씽커스 - 경쟁의 차원을 뛰어넘은 자
카이한 크리펜도프 지음, 김태훈 옮김 / 생각정원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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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병법서 '36계'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책 "아웃씽커스"는 뛰어난 사람과 조직을 분석하겠다는 목적을 가졌다. 그러한 "아웃씽커스"들과 그들의 행동전략을 '36계'를 바탕으로 해석하였다. 동양인이 글을 썼다면 '36계'에 촛점을 맞추었을 가능성이 큰데 비해서, 저자는 서양인으로서 일반적 경영서적의 입장을 취하면서 내러티브 즉 스토리텔링의 방편으로 이를 이용하고 있다.

원서 제목이 "Outthink the Competition"이며 많은 내용을 자신의 세미나와 워크샵에서 강의했던 부분과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물론 근간에는 여러 기업에 대한 경영 연구와 분석을 두고 있다. 실제 컨설팅 경험까지 참조하여 전략수립법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가 먼저 중요시하는 것은 다음의 두가지이다.
1 무의식적인 통찰력
보이는 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향후 펼쳐질 미래를 예견하고 대처하는 무의식적 통찰력이다. 이는 보이는 형상에서 보이지 않는 결과나 징조를 보는 능력이라고 한다.

2 이야기 narrative
내러티브, 스토리텔링은 전략수립에 직접적 연관은 없으나, 조직의 정체성과 전략을 자신의 조직이나 외부에 전파하고 광고할 때는 가장 기초가 되는 수단이겠다.


*


'핵심적인 습관'으로 다음을 제시하고 있다. "정신적 시간 여행, 상호 연결된 시스템에 대한 공략, 프레임 전환, 단절적 사고방식, 인식 형성" 이런 개념들은 위의 용어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아무튼 관련된 책의 내용들은 알기 쉽고 알찼다.

강조된 내용을 몇몇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규모의 경제 시대가 분산 자본주의distributed capitalism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얻게된 새로운 인식의 하나였다. 참으로 놀라운 진술이라 생각된다.

"현재와 미래, 동시에 집중하라"
"조정되지 않은 것을 조정하고 다음 전장으로 재빨리 이동하라"
이런 내용들은 일반적 전쟁 전략서에 나오는 말이겠다. 기업경영에서의 실제 적용예를 살펴보면서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았다.


*


아래에는 몇가지 북마크한 내용을 가져와 보았다.
"다른 사람들이 간과한 전략적 대안을 보는 능력이 타고난 지능이나 창의성과 관계가 없음을 말해준다. 그 능력은 단지 게임에 임할 때 가져가는 프레임 (덩이 혹은 전략적 내러티브)의 수와 다양성에 좌우될 뿐이다.
마찬가지로 팀이 비정통적인 전략적 대안을 보는 능력은 다양성에 좌우된다. 각자 자연스럽게 인식하는 패턴의 레퍼토리가 다를수록 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 단 효율적인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

읽고 있는 다른 책은 프레임을 다루는데 여기서도 동일하게 언급되고 있다. 그리고 패턴에 대한 언급도 나온다. 인간 인지능력의 핵심인 패턴인식은 아주 중요하다.

"혁신 능력을 증명한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 비밀을 안다.
그 비밀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반응한다는 사실이다. 아웃씽커스는 원하는 반응을 초래할 올바른 이야기들과 사실을 연계시킴으로써 이 점을 유리하게 이용하는 법을 안다."
"아웃씽커스는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사람들의 머릿속으로 들어간다. 그들은 언어(상징, 이야기, 프레임)를 바꿔서 정확하게 옳은 단어들을 고른다."

인간 이해능력과 소통의 전부라 할 수 있는 언어의 핵심을 다루고 있다. 인간은 은유, 메타포로 이해하기에 우리는 이미지, 심볼, 스토리에 관심을 가진다. 다른 이의 생각의 지도, 프레임을 바꾸는 유일한 수단이다.

그런 면에서 악질 사기꾼(우리는 이들만 걱정하는 경향이 있다)과 가짜 종교인(이단과 폭력배 출신 도적들)과 선전선동가를 주의해야 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진실하지 않다는데 있어서 속고 있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팩트를 보여주어야만 최면에서 구해줄 수 있다.


*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다룬 전략적인 의사소통 방법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 기회가 있었다. 저자는 조직 내에서 게임 플랜을 효과적으로 공유하려면 영향력 부문과 관계된 두 가지 이슈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 누구를 설득해야 하는가?
2. 당신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여기서는 이해관계자 지도를 그리고 관리하라는 조언은 참으로 현실적이면서 필수적인 일이겠다.

조직 내에서와 외부로의 경쟁에 대해 다룬 이 책은 읽으면서 점점 더 집중하게 되었다. Ebook으로 읽었기에 편하고 건성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갈수록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들어 집중하게 되었다. 사실 몇몇 예를 든 기업은 별로 공감되지 않았다. 저자의 개인적 경험에 기초해 골랐기 때문이겠다. 더구나 그 예를 몇번이나 반복해 사용하기에 식상해지기도 했다. 이런 단점에도 저자가 제시하는 안목과 전략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은 분명 가치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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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화성행차 - <반차도>로 따라가는
한영우 지음 / 효형출판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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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정조와 화성행차에 대해 여러 책을 내었고 그외에도 한국사에 대해 많은 책을 쓰신 분이다. 정조에 대한 그의 평가는 아주 호의적이며 교과서적이다. 나로서는 정조가 세종과 함께 조선시대의 위대한 왕이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으나, 근대 발전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이는 최근 읽었던 고종의 얼치기적인 사고방식에 대한 글과 달리 저자가 고종에 대해서도 좋게 평가하고 있는 것에서도 마찬가지로 이견이 드러난다. 아무튼 이런 역사적 평가는 이 책의 주된 내용은 아니다. 다만 정조시대의 위대한 일면을 알려주는 것이 주목적이며, 독자도 이에 대해 살펴보는데 집중해야 하겠다.

 

 

"반차도로 따라가는 정조의 화성행차"는 반차도에 그려진 8일간의 화성 방문기를 설명하고 있다. 1장에서 정조에 대한 기본적 설명이 나온 후에, 2장에서는 반차도 그림들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다. 왕부터 혜경궁과 채제공을 포함한 사람들과 병졸에 이르기 까지 세세히 그린 그림을 바라보다 보면 정말 기분이 좋아진다. 왜 좋아지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그림을 이용하여 선물을 만든다는 말에 참으로 매력적인 물건이겠다 생각이 들었다.

 

 

 

3장은 8일간의 행사를 위한 준비사항, 4장은 8일간의 일정을 하루씩 설명하고 있다. 모든 일정은 새벽 해가 뜬 시점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아침과 오전에 가장 중요한 일이 있고, 오후에 추가적 행사가 있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가고 오는데 걸린 4일 정도는 수많은 인원이 이동한 것에 대해 설명하며, 나머지 기간에는 그 지방에서 실시되는 과거시험와 장용영의 군대 훈련, 어머니의 환갑잔치 등이 이어진다. 환갑잔치의 예행연습으로 춤추는 것을 살피는 것도 특이하다 생각이 들었다. 반대로 그러한 예행연습은 우리도 하는 일이니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것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왕도 일이 잘못될까봐 연습을 시키고 확인을 하고 있었다. 재미있는 일이다.

 

 

이와 같이 많은 그림들이 같이 설명된 품격있는 책을 보면서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런 책 자체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큰 즐거움이라 생각이 들었다. 리뷰를 쓰면서 저자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우리나라 문화와 역사의 고급스런 단면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였다. 꽤나 품격 있는 왕가이며 정부였다고 봐야하겠다. 물론 당시 시대가 세계적으로 아주 결정적인 시기였기에 이후 우리나라가 완전히 급하강의 길로 가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어쩌랴 이제부터 우리가 좋은 나라로 만들어 가면 된다.

 

 

8일간의 행차를 위해 1년간 도로공사, 성곽공사 등으로 준비에 준비를 거듭했다. 가는 길마다 미리 음식을 준비해서 수천명의 사람에게 먹였으며, 모든 길에서 8일 동안 군인들이 감시를 했다. 숙박할 곳이란든가 가야할 곳에는 미리 현감 등을 보내 점검하게 하였다. 이 시대에도 이런 모든 수고와 열정으로 살았다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 조선시대라 모든 것이 엉망이었을 것 같은 선입견이 있었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나중에 좋지 못하게 나라가 마무리 되었다 하더라도, 당시로서는 분명히 아주 훌륭한 문화를 가졌음은 분명하다. 자랑스러운 면이 분명히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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