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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한민국의 교사다 - 새 시대 교육자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생존 전략, 개정판 ㅣ 희망의 교육 5부작 1
조벽 지음 / 해냄 / 2010년 12월
평점 :
조벽 교수님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가신지 오래되셨는데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현재 한국의 교육제도에 대해서 잘 이해하시고 계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교육현황과 비교를 잘 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무조건 미국의 교육이 한국의 교육보다 우월하다는 약간의 이상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조벽 교수님이 꼭 미국의 교육제도가 최고라고 말 할 수는 없고, 한국만의 실정에 맞는
특성화된 교육제도를 찾아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제가 어렴풋이 갖고 있던 우리나라 교육계에
대한 저만의 생각이 맞다는 것을 재확인 시켜 주셨습니다.
왜 조벽 교수님은 미국에서 한국의 교육환경을 얘기하시는
걸까? 하고 스스로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제가 스스로
얻은 결론은 아마도 지금 한국의 교육현장에 있는 분은 이렇게 조목 조목 현황과 문제 제기와 잘하고 있는 부분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미국에 계시기 때문에 조금 더 객관적인 의견을 쓰실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미국의 중/고등학생에게는
있으나,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다양한 문제들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한국에서만
있는 문제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중/고등학생들에게는 10대의 교통사고, 마약, 출산
등의 많은 문제가 있겠지만, 한국의 중/고등학생의 경우, 치열한 입시 경쟁으로 인한 자살 등이 있습니다.
교사는 수동적으로 교육계와 행정만을 탓하지 말고, 능동적으로 자신을 던지라고 말씀하신 조벽 교수님께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한국의
교육현실만을 탓하면서 앉아 있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습니다. 또한 아이들은 하루 하루 자라나고, 매년 선생님들께 맡겨진 아이들은 모든 학년이 너무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아는 한국계 호주 계리사가 있습니다. 어느 날 제가 물었습니다. 어떻게 호주에 살면서 계리사라는 직업을
알고, 도전하게 되었냐?고요. 그 분께서는 저에게 너무나 당연하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고등학교
때, 수학선생님께서 저의 수학 실적을 보시고, 계리학과를
추천하셨습니다.”라는 것입니다. 그 분의 고등학교 수학선생님의
제안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불려 다니는 그 한국계 호주 계리사는 없었을 것입니다.
제 어머니는 4명의
자녀를 둔 초등학교 선생님이셨습니다. 그러니, 항상 바쁜
분이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 4명을 모두 4년제 대학에 보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열심히 저희를 뒷바라지
해주셨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머니의 지시에 따라서
가끔 사교육도 받았고, 학원도 다녔습니다. 저와 제 친구들의
나이가 벌써 40대에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나이에 저희는 중/고등학교때 부모님께 서운했던 이야기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친구들 중에는 부모님이
조금만 교육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조금 더 나은 대학을 갈 수 있었을 것 같다고 푸념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벽 교수님의 아버님과 작은아버님과 큰아버님처럼 교육이라는 것은 사람의 인생을 바꿔놓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창시절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의 부정적인 시선이 얼마나 학생으로 하여금 좌절을 주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저보다 공부 잘 해서 학벌이 높거나 좋다고 인생에서 저보다 무조건 성공했다고 인정할 만한 친구도 보지
못했습니다. 왜냐면 인생과 삶은 정말 성적순이 아니라는 것을 불혹이 되니, 더욱 확실히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험을 한 저는 선생님이
별로 절실히 필요로 하지 않는 우등생들에게 집중하기 보다는, 사교육 시장으로 갈 수도 없고, 선생님의 도움이 꼭 필요한 학생들을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선생님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즘 일반적인 기업들은 연봉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연봉제는 직원들을 상대평가하고, 꼭 부서마다 최하 고과자를 만듭니다. 최하위 고과를 받은 직원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 더욱더 열심히 일을 하거나,
혹은 다른 진로를 찾아서 회사를 떠나기도 합니다. 또한 부서장은 자신의 부서 평가가 타부서보다
낮게 평가 받지 않기 위해서, 부서별 이기주의가 팽배해 지고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이는 직원 개개인과 부서장과 부서 생존의 문제이고, 평가는 연봉과
연결되므로 더욱더 민감합니다.
그런데, 교육계에도
이와 같이 연봉제를 도입하여, 교사/교수를 평가 한다면, 물론 장점도 있겠지만, 교육이라는 것이 어떻게 자로 재듯이 평가가
가능할지 걱정이 됩니다. 회사는 실적이라는 숫자로 평가가 가능한 부분이 있으나, 교사/교수는 성적이라는 계수적 평가 부분이 있겠지만, 과연 반이나 과목의 전체적인 성적으로 교사/교수를 평가할 수 있는지? 또한 그러한 평가의 정확도와 신뢰도가 의심스럽습니다.
이 책에서 제가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 구절을 앞으로도 마음속에 계속적으로 되뇌어 보면서, 저의 것으로
만들어 보고자 합니다.
1. 유능한 교육자는 학생들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2. 행복한 사람은 급한 것보다 소중한 것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3. 유능하고 행복한 교육자가 되는 길은 학생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다.
저자인 조벽 교수님에게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선생님”은 스티브 데이비스 교수님이시라고
책에 쓰셨습니다. 저는 영어를 전공하고 있으며, 영어선생님으로서
가장 걱정되는 것은 학생들 앞에서 영어 스펠링을 혹시 틀리지는 않을까?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조벽 교수님께서 소개하신 스티브 데이비스 교수님은 대학원
강의에 분필 1자루만 들고 들어오셨다고 소개하셨습니다. “응용수학을
가르치는 교수님께서 학부 강의도 아닌 대학원 강의를 들어오시면서, 얼마나 많은 것을 머리에 담고 계셨으면, 분필 1자루만 갖고 강의실에 들어오셔서 완벽한 강의를 하실 수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예전에
조수미씨가 쓰신 책에서 소개되었던 쥬빈 메타라는 지휘자가 떠올랐습니다. 그 많은 오케스트라 악기들의
악보를 모두 머리에 담고, 지휘봉 하나만을 들고 연습에 들어오신다고 하셨습니다. 교사로써 얼마나 자신의 전공분야에 대해서 갈고 닦아야 하는지를 대표적으로 소개하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학생들 앞에 서기 전에 많은 훈련과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저는 외국회사와 대기업에서 15년의 회사생활을 그만두고,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제가 만약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도적으로 주어진다면, 저는
제 경험을 학생들과 많이 나누고 싶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제가 교사가 된다는 것에 대한 걱정도 많습니다. 제가 과연 십대들과 소통이 가능할까? 하는 문제입니다. 저에게는 소통의 전단계인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도 쉬운 부분이 아니라는 사실을 고백합니다. 저는 벌써 많은 고정 관념을 갖게 된 기성세대가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이 교사로써 저에게는 도전적인 부분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교육계의
현안에 대해서 많이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교육계에 대한 우려와 부정적인 시각이 모두 사실은 아니며, 그러한 부분에 휩쓸리지 않는 저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