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해가 뉘엇뉘엇 지는 저녁시간이 되어 가고, 아이들이 하나 둘씩, 집으로 들어가는데, 나와 동생들은 누군가의 부름이 아쉬워진다. 그리고...기다림을 저버리고 돌아서 들어온 집에 엄마가 바쁘게 대식구의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어느새 우리도 부르지 않고 바쁜 마음에 집으로 달려와서 저녁을 준비하고 계셨는가 보다.... 그때 .. 그 순간에 엄마를 만나는 그 반가움이 바로 이번 공지영의 소설을 만나는 나의 첫 기분이었다.

목이 메이게 기다려온 그녀의 소설...그녀의 글....

10여년전 나보다 9살 많은 아는 분이 그당시 자신은 조용필을 좋아 한다고 했다.

왜 그때 벌써 한물 가버린 그 조용필을 아직도 좋아하는지 묻는 내게 그는 이런얘길 했다. 자신이 삶을 살아가면서 작은 산을 넘으려고 할 때 마다 조용필은 노래를 냈고 그 노래는 자신의 작은 그 산과 딱 맞아 떨어져왔다고.....

10여년이 지난 지금... 나는 공지영과 함께 나이를 먹어가면서 그때 그분의 이야기가 무엇이었고 어떤것이었는지 실감하게 되어간다.

같은 서울 출신이어서 그런지 묻어나오는 색의 사이사이에 나와 같은 기억과 추억을 그려내는 그의 글에서 나는 많은 것을 회상하고 기억해 낸다.

아마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면서 그녀의 글을 기다려 온사람이 많은것 같다. 그녀의 이책은 작년에 나온것으로 되어있는데, 벌써 50쇄를 찍은것으로 볼때...

남녀차별주의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여자가 남자보다는 입밖으로 낼 수 없는 상처를 많이 받는 경우가 더 많은것 같다.. 문유정도 마찬가지였던것 같다... 누가 봐도 남부러울것 없어 보이는 가정의 (요즘은 대개 돈이 있으면 그렇다고 보는것 같다) 막내딸이었으나, 그녀는 자신에게 거져주어진 삶에 대한 의욕이 없었고 사랑이 없었다. 그런 그녀가 모니카 고모의 제안으로 윤수를 만나게 된다.

인간은 사악한 동물인지라 자신보다 불행해 보이는 사람을 보면서 자신의 행복의 위치를 파악해 나가는것 같다.

얼마전 나의 사회생활의 혼란기에서 여자 동료와 점심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그녀가 이런 얘기를 했다. 어떤 충격적이고 힘든일도 남이 당하는 것과 그것이 내 일이었을때는 완전히 다른 얘기다.

전쟁이 발생하고 싸스가 돌고 에이즈로 많은 사람이 죽어간다고 해도... 그래... 안‰映만?..하면된다...그럼...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심을 갖추었다고 치부된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내일이었을때...그럴수 있을까 ??

내 회사 남자 후배도 이 책을 읽었다고 하면서 내게 "눈물좀 빼시겠네요"했다. 그런데 나는 그에게 묻고 싶은게 있었다... "넌 그녀의 고통이 소설속에서 만났으나, 얼마나 이해 되느냐고 ? 그리고 그게 현실에서 얼마나 가능한 일일 것이라고 생각하느냐고 ?" 그러나 그런 이상한 질문을 하는 것은 껍데기를 엎고 살아가는 우리 생활에서는 어울이지 않고 또한 그런 질문을 던지는 나에게 대한 의구심에 겁이 나서 도저히 물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나는 이 지면을 통해서라도 묻고 싶다...

그래...그녀의 고통은 사실 책속에서는 세번의 자살 기도로 짤막하게 대변되어 아쉽기 까지 했다.

은수와 윤수.... 그들은 어떠한가 ?

물론 사형수들은 현재 존재하고 있으며, 그들은 모두 이야기를 갖고 있을 것이다.

난 그 후배에게 "왜 그런 소재로 소설을 썼을까"라고 얼굴을 찌푸렸으나..."뭘요..."하는 그의 대답외에는 더 들을 시간의 여유는 없었다...

윤수를 보면서 몇년간 만났던, 보육원의 아이들 생각이 많이 났다....

찾아오지 않는 부모를 가진 아이들....그리고 아이를 갖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는 나...

세상은 이렇게 요지경인것이다.....

보육원의 아이들 또한 수많은 이야기를 갖고 있었다... 후원을 한다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가끔 편지를 받곤했으나, 난 참 그 편지가 싫었다...

왜냐면... 평소에 나를 만나면, 이모라고 부르라고 분명히 해 두었는데... 꼭 그편지에서는 "후원자님께"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상투적인 아이들의 글은 ...만약 내가 그 아이들의 성격을 몰랐다면... 참 착하네..하고 끝났을 것이다...그러나 내가 아는 그 녀석들은... 많이 귀찮아 했을것이라 생각된다...

은수가 눈을 감았을때, 나는 그 기다리던 눈물을 보고야 말았다.....

책읽기를 마친 시각은 새벽 1시...그러나... 덥을수가 없어서 ... 몇번을 윤수의 블루노트를 더 읽었다...

인간이 생각을 할 수 없는 존재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

기억을 잃는게 때로는 삶을 살아가는 힘이되는 구나... 하는 여러가지의 망상을 하고 있다....

2006. 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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