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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콜릿의 달콤함을 모릅니다 ㅣ 마음이 자라는 나무 11
타라 설리번 지음, 이보미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17년 5월
평점 :
"나는 초콜릿의 달콤함을 모릅니다."
카카오 농장에서 노동 착취를 당하는 아이들의 외침이다.
이 책은 아프리카에서 재배되고 있는 카카오 농장 아이들의 노동 착취 모습을 고발한 청소년 소설이다.
수천 명의 아이들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다른 아이들을 위해서 초코릿을 생산하는 노예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소설이다.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카카오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양이 아프리카에서 재배되고 있고, 카카오의 낮은 공급단가로 인해서 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공정한 임금과 정상적인 노동 조건이 제공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카카오 농장의 노동착취 문제는 농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초콜릿 판매회사를 포함한 총체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책 표지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카카오 수확을 위해서 일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표정이 참으로 무겁고 안타깝게 느껴진다.
이 책을 펼치자마자 카카오 농장의 불편한 진실들이 적나라하게 보여졌다.
십수명의 아이들이 있는 농장에서 아이들은 정상적인 노동이 아닌 나쁜 어른에 의한 불법적인 노동을 강요당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누군가에 의해서 자신도 모르게 농장으로 팔려와서 노예처럼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제대로 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제대로 된 잠자리도 없고, 제대로된 음식을 공급받지도 못하고, 제대로 된 안전장치도 없는 상황에서 카카오 농장일을 하는 아이들에게 제대로 주어지는 것은 단 하나 그 날의 목표 노동량과 가혹한 노동뿐이다.
그 목표량을 채우려는 아이들의 몸부림이 참으로 안타깝고, 어른의 한 명으로서 매우 미안할 정도였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아마두, 세이두, 하디자이다.
아마두는 동생 세이두와 함께 카카오 농장에서 계속 일을 하던 남자아이였고, 하디자는 갑자기 카카오 농장에 나타난 여자아이이다.
하디자가 카카오 농장에 갑자기 나타난 이유는 책 후반부에서 밝혀진다.
농장일에 전혀 익숙하지 않은 하디자는 카카오 농장 탈출을 계속 시도하지만, 매번 실패한다.
그리고, 그 실패의 후유증은 나쁜 농장주인의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이어져 참혹하게 느껴졌다.
하디자의 탈출 시도 때문에 같이 있었다는 이유로 아마두도 매번 폭력을 당하기도 했다.
아다두도 탈출을 원하지만 동생 세이두 때문에 탈출을 시도하지 못한다.
여기까지는 카카오 농장의 참혹한 모습을 보여주는 소설이었는데, 주인공들이 카카오 농장을 탈출하는 내용부터는 속도감과 긴장감을 주는 영화같은 소설로 변신하다.
어느날 세이두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여 상처가 썩으면서 세이두의 팔은 농장주인에 의해서 절단된다.
세이두의 사고로 인해서 아마두는 카카오 농장 탈출을 결심하고, 아미자와 함께 탈출을 시도하여 가까스로 탈출을 하게 된다.
트럭 짐칸에 타고 이동을 하게 되고, 어딘가에 도착한 세 아이들은 여러 난관을 거쳐서 결국에는 아미자의 엄마를 만나게 된다.
아미자 엄마를 만나면서 세이두는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제대로 된 음식을 먹게 되고, 제대로 된 잠자리를 얻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아주 짧은 순간이었고, 아미자 엄마를 포함하여 세 아이들은 다시 위기를 만나고,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다른 국가로의 이동을 추진한다.
위기를 벗어난 아마두와 세이두는 아미자 엄마의 소개로 공정한 노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카카오 농장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남는 시간에 일하고 공정한 임금을 받게 된다.
하디자 엄마는 카카오 농장의 불공정 노동과 어린이 노동 착취를 고발하는 기사를 신문에 실어서 대중에게 알리고자 한 사람이었고, 이러한 시도는 초콜릿 제조회사와 기득권층에게 많은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이로 인해서 신변에 위험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디자가 카카오 농장으로 납치되어 가게 된 것도 하디자 엄마의 활동 때문이었다.
하디자 엄마는 다시 용기를 내어서 세 아이들이 카카오 농장에서 경험안 내용을 토대로 신문에 카카오 농장의 모습을 고발한다.
아마두, 세이두, 하디자가 카카오 농장을 탈출하고, 아미자 엄마를 만나고, 다시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과정은 영화같았고 매우 스팩터클하게 느껴졌다.
탈출을 통해서 정상적인 삶으로 가는 과정에서 보여준 여러 아슬아슬한 장면들이 상당한 긴장감과 책을 읽는 몰입감을 주었다.
책 마지막 부분에 '숫자의 의미'라는 소제목으로 이야기의 마무리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세이두에게 의수가 생기는데는 17주가 걸렸고, 세이두가 의수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데는 4주 반이 걸렸고, 세이두가 글을 쓰게 되는데는 3개월이 걸렸고, 먹을 게 충분해 음식을 숨기지 않는데 익숙해지는데는 7개월이 걸렸고, 매주 금요일이면 주급을 받는 것을 54주째 이어가고 있고, 74주가 되면 그 동안 모은 돈을 가지고 고향집에 다녀올 예정이다.
아마두는 공정한 노동을 하게 되면서 매일 카카오 숲에서 일하고 숙소로 돌아올 때 자루에 열매가 몇 개나 들어 있는지 알지 못하게 되었고, 앞으로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세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공정 무역과 공정 거래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우리가 자주 먹는 초콜릿 속에 엄청난 불공정함과 참혹함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아이들에게도 정의와 공정에 대한 중요성을 알려주는 좋은 소설이다.
카카오를 비롯하여 공정하지 못한 것들은 세상에 엄청나게 많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불공정함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인간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적 측면, 경제적 측면, 정치적 측면 모두에서 공정함을 유지하고 지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초콜릿 속에 담겨진 달콤함 속에 누군가의 고통과 가난이 있다는 점이 참 슬프다.
이 책은 공정 무역을 아이들이 이해하고 지켜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책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아마두, 세이두, 하디자가 겪었던 카카오 농장에서의 고통스러운 모습들과 치열했던 탈출의 장면들이 머리에 그려졌다.
그래도, 모든 일들이 정상적인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을 보여주면서 이야기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가 되어서 마음이 덜 불편했다.
부디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가 공정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다시 한번 가져본다.
※ 나는 초콜릿의 달콤함을 모릅니다 독서후기 포스트는 푸른숲주니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