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에 간 소녀 라임 청소년 문학 28
소피 킨셀라 지음, 이혜인 옮김 / 라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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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 보이는 스타벅스라는 밝고 럭셔리한 분위기에 비해서 책 표지에서는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느껴지는 책이다.

그 소녀는 스타벅스에 왜 갔을까?

스타벅스에서 무슨 사고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런 호기심이 생기는 책이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공포의 대상도 아니고, 사고 발생 장소도 아니다.

오히려 스타벅스는 해결의 장소이고, 해피엔딩의 장소이다.

 

이 책은 학교폭력 후유증으로 학교를 휴학한 열다섯 살 소녀인 오드리의 일상을 다루면서 상처의 회복을 다룬 성장소설이다.

 

오드리는 학교폭력 후유증으로 사회불안 장애, 범불안 장애, 우울병 에피소드 등의 증상을 보이며 학교를 휴학하고, 병원에서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소녀이다.

오드리에게는 게임으로 인생 승리를 희망하는 게임 중독자인 오빠 프랭크가 있고, 회계사로 일하는 아빠, 직장맘으로 생활하다가 오드리를 보살피기 위해서 일을 그만 둔 엄마, 그리고 네 살짜리 꼬마 동생 필릭스가 있다.

오드리와 그 가족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오드리가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변화해나가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오드리는 선생님의 권유로 카메라를 가지고 가족 다큐멘터리를 찍기 시작했다.

오드리의 다큐멘터리 제목은 '유쾌하고 정다운 우리 집'이다.

다큐멘터리의 등장인물은 오드리의 가족과 프랭크 오빠의 친구인 라이너스이다.

라이너스는 오드리의 첫사랑의 대상이 되면서 오드리가 스타벅스를 세상 속으로 다시 들어가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오드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사람이다.

오드리는 가족, 심리치료 선생님, 심리치료를 함께 받는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모두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라이너스 오빠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라이너스 오빠에게 연애 감정을 느끼고, 라이너스 오빠와 스타벅스를 다녀온 이후로 오드리는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한다.

오드리는 스스로가 자기 몫을 해내고, 세상 밖으로 자신을 내보이고, 친구를 사귀고, 자기 생각을 말하기 시작한다.

라이너스 오빠와 오드리가 스타벅스에서 하는 낯선 사람에게 말걸기 게임은 재미있고, 매우 교육적이다.

세상에 조금씩 적응하기에는 매우 적합한 게임이다.

물론, 그 게임의 대상이 되는 낯선 사람은 조금 당황할 수는 있지만...

 

오드리가 가진 세상과의 단절을 상징하는 것은 오드리가 쓰고 있는 선글라스이다.

오드리는 항상 선글라스를 끼고 사람들을 만났다.

 

이 책에서는 도마뱀의 뇌가 여러 번 나온다.

도마뱀 뇌는 편도체라고 불리는 곳으로 사람의 뇌에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던 부분이라고 한다.

도마뱀 뇌는 차분하게 근거를 기다리지 않고,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본능대로만 움직이게 하는 부분으로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얼어붙거나 하는 세 가지 명령만을 내리는 곳이라고 한다.

 

세상에 적응해 나가는 오드리는 자신의 도마뱀 뇌에 대한 생각에도 변화를 준다.

"도마뱀 뇌에 맞서 싸우기보다 꾹 참고 견디며 달래야 한다는 것. 도마뱀 뇌가 떠드는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다가, 그러든지 말든지 하고 무시해 버려야 한다. 네 살짜리 어린아이를 다룰 때 처럼. 그래서 나는 내 도마뱀 뇌를 필릭스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완전히 마구잡이에 말도 안 통하는 도마뱀 뇌에게 내 인생을 맡길 수는 없다.(p.227)"

 

오드리를 심리치료하는 선생님은 오드리에게 "과거에 머무르지 말고 현재를 살아라"라며 오드리의 변화와 개선을 차분히 기다리면서 오드리가 세상 속으로 다시 들어갈 수 있도록 가이드해주는 좋은 선생님이다.

 

오드리가 학교 폭력 가해자와 상봉하기 전에 오드리와 프랭크 오빠가 펼치는 이메일 해킹과 부모 명의로 이메일을 보내는 내용을 보면서 책 앞부분에서 다루어진 프랭크 오빠의 수준 높은 게임 실력이 마치 복선처럼 느껴지면서 약간의 해프닝 사건으로 보였다.

프랭크 오빠의 게임 중독으로 인한 가정내 여러 사건 사고들은 이 책에서 게임 중독 학생의 문제점도 보여주고 있었다.

 

오드리가 세상 속으로 다시 들어오는 것은 차근차근 천천히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찌만, 소설의 후반부에서는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다.

오드리는 라이너스 오빠와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다시 세상과 단절하고 자신을 도마뱀 뇌에 굴복시키려 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행히도 소설의 마지막은 해피엔딩이다.

 

"엄마 말씀이 맞는 것 같아요. 들쭉날쭉한 그래프 얘기요. 우린 저마다 들쭉날쭉한 그래프를 그리며 살아요. 오빠도, 엄마도, 심지어 필릭스도요. 내가 한가지 깨달은 건 인생은 그렇게 올라가다 미끄러져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는 거란 사실이에요. 그리고, 조금 미끄러졌다고 해도 괜찮아요. 계속 나아가는 게 더 중요하니까. 그거면 돼요. 계속 올라가는 거.(p.296)"

 

오드리는 분명히 달라졌다.

그리고, 선글라스도 벗게 되었다.

맨 눈으로 세상을 보고 이제 약도 먹지 않게 되었다.

 

오드리가 촬영하던 카메라의 전원을 끄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학교폭력을 어떻게 당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이야기는 보이지 않았다.

학교생활에서 피해를 받은 오드리가 가정에서 병원에서 나아지는 모습이 잘 표현된 책이었다.

문제를 혼자서는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문제 해결에 필요하다.

오드리 주변에는 사라 선생님, 엄마, 프랭크 오빠, 꼬마동생 필릭스 그리고 남자친구인 라이너스 오빠가 있었고, 이 들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하지만, 결국 문제 해결은 오드리 스스로가 해내었다고 생각한다.

스타벅스에 가는 도전을 하고, 스타벅스에서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게임을 하고, 도마뱀 뇌에 대한 생각을 바꾸면서 스스로가 나아지도록 분명 노력을 했다.

 

세상 어디에나 문제가 있고, 어려움이 있다.

쉬운 것은 결코 없다.

문제와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들쭉날쭉한 그래프 인생을 앞으로 전진시키면서 삶을 조금씩 나아지게 하는 것이다.

 

학교폭력과 게임중독을 배경으로 청소년의 성장을 느끼게 해주는 교훈적인 소설이다.

인생은 분명 들쭉날쭉한 그래프이다.

들쭉날쭉한 그래프 인생과 도마뱀 뇌 그리고 오드리가 쓰고 있다 벗은 선글라스가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청소년 성장소설이다.

 

스타벅스에 간 소녀는 라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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