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디자인하라 - 평생 돈이 마르지 않는 현명한 금융소비자의 전략
조철호 지음 / 지식노마드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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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카드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가 쓴 재테크에 대한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현명한 금융소비자란 라이프사이클 전체에 걸쳐 자신의 삶과 꿈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재무 계획과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회사의 이익을 앞세우는 금융회사와 금융상품을 비판적 태도로 평가하여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소비자라고 말한다.

나는 현명한 금융소비자인가 자문해보았을 때 아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명한 금융소비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금융지식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현명한 금융소비자가 되기 위한 가이드 북이다.

금융회사에서 실무를 해 본 경력이 묻어나는 저자의 설명이 매우 설득력이 있었고, 분석적이고 학술적이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평생 돈이 마르지 않는 현명한 금융소비자의 전략'을 말한다.

책 초반부에 나오는 롤로코스터와 바이킹을 비유하여 준비의 필요성을 설명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트터와 바이킹을 타면서 공포 속에 짜릿함을 느끼는 이유는 전제조건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그것이 안전하다는 믿음이라고 말한다.

믿음이 전제되어 있을 때 사람은 불안과 공포의 감정을 능동적으로 즐기며 신선한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재테크 준비의 필요성을 잘 설명해주는 표현이라 생각되었다.

 

'직장은 창업자금을 모으는 곳이다. 실업은 빨리 오거나 늦게 오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직장 생활과 창업에 대한 고민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말이다.

 

'소설 상도에서 부자가 되는 세 단게는 돈을 모으는 집전, 돈을 지키는 수전, 돈을 쓰는 용전으로 구분한다. 이중에서 무엇이 가장 쉬울까?'

내가 책을 읽는 동안 옆에 있는 아내에게 물어보았다.

당연히 용전이라고 답한다.

하지만, 정답은 그것이 아니다.

'용전이 제일 쉽고 수전이 제일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부자가 될 수 없다. 진정한 부자들은 집전이 제일 쉽고, 수전이 다음으로 어렵고, 용전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부자에게 가장 쉬운 것은 집전이라고 한다.

 

화폐의 시간가치와 복리에 대해서 마치 재무관리 교과서를 보는 것 처럼 수리적으로 깔끔하게 설명을 해준다.

다른 재테크 책에 비해서 숫자를 사용한 설명과 표가 많이 나오는 것은 이 책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이다.

 

복리계산식을 활용하여 현재 한 그릇에 5,000원인 짜장면이 물가상승률을 연 5%로 가정했을 때 5년 후에는 얼마가 될까?

5,000원×(1+0.5)^5≒6,380원

 


 

이 책에서도 통장쪼개기를 강조한다.

급여통장, 예비자금통장, 월지출통장, 연지출통장, 투자통장으로 구분하라고 조언한다.

통장쪼개기는 여러 책에서 보아온 내용이라서 새롭지는 않았다.

최근에 읽었던 재테크책에서 보았던 월지출과 연지출 내용을 다시 보게 되면서 이것이 정말 꼭 필요한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급여통장은 급여만이 입금되게 하고 입금된 급여는 다음날 바로 예비자금통장으로 이체하라는 것은 내게 새로운 제안이었다.

 

투자는 수익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현재 30세로 노후 준비를 위한 저축을 시작하려 할 때 65세에서 95세까지 월 30년간 현재 물가 수준으로 매월 150만원을 쓸 수 있도록 준비하려면 20년간 얼마씩 저축해야하는지를 투자수익률을 대비하여 보여주는 그 차이가 확연히 느껴진다.

투자수익률이 2%일 때는 383만원, 투자 수익률이 10%일 때는 48만원이다.

어마어마한 차이이다.

 


 

'투자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엉덩이로 하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엉덩이는 투자 시장이 출렁거릴 때 안절부절하며 엉덩이를 들썩이지 않고 처음의 계획대로 진득하게 투자를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환경을 이해하고, 실패 확률을 줄이고,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투자에 필요한 엉덩이를 공부 그리고 끈기라고 이해했다.

 

'적금보다는 예금이 성공하기 쉽다. 정기적금은 정기예금에 비해 만기유지율이 크게 떨어진다.'

정기예금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저자는 예금풍차를 제안한다.

 


 

매월 100만원씩 1년짜리 정기예금을 가입하여 1년후 만기가 되면 만기된 원금과 이자에 100만원을 더 보터 다시 1년짜리 정기예금을 가입하라는 것이다.

은행에 다니는 수고가 너무 많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새롭고 괜찮은 저축 방법이었다.

 

투자에 있어서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으로 나누어 투자 전술을 설명해준다.

나에게 인상적인 전술은 중위험 전술이었다.

'투자 기간을 늘리면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정액분할투자 효과를 활용하라, 이익 실현에 대한 명확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너무 장기로 하면 위험할 수 있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적은 시장의 대표 상품에 투자하라.'

 

이 책을 읽으면서 어린이 변액 보험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노후 연금과 보험에 대한 내용도 참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다.

 

이 책은 나에게 재무설계사에 대한 전문성과 신뢰성을 느끼게 해 주었다.

사실 내가 지금까지 만난 재무설계사는 그냥 보험 상품 판매원 수준이었다.

이 책의 저자에게 재무설계를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자의 재무 설계 분석과 제안은 매우 신뢰감을 주었다. 

그다지 과소비를 하지 않는 나에게는 큰 변화를 줄 만한 것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재테크와 투자 그리고 자산관리에 대한 감각과 지혜를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저자의 요약력, 설명력, 분석력, 제안력이 참 탁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드시 다시 정독하며 읽어보아야 할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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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풀어쓴 채근담 - 세상을 읽는 천년의 기록
홍자성 지음, 전재동 엮음 / 북허브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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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첫번째로 읽은 책이다.

채근담은 동양의 잠언, 동양의 탈무드라고 한다.

잠언은 솔로몬 왕이 기록한 지혜의 책인데, 동양에서는 채근담이 지혜의 책이라 할 수 있다.

채근담의 원뜻은 '사람은 누구든지 나물뿌리를 씹으며 살아도 만족할 줄 안다면 안 될 일이 없을 것이다'라고 한다.

환경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채근담은 중국 명나라 말기의 홍자성이 인생의 희로애락 삶 속에서 나타나는 많은 교훈사례를 어록으로 엮은 인생 처세서라고 한다.

 

이 책의 편역자는 채근담을 시 형식으로 기술하였다.

4행 3연의 시로 채근담의 소중한 말씀들을 표현하였다.

원문을 해석하며 서술하는 형식보다 시 형식은 읽기에 편하고 채근담 속에 담겨진 삶의 철학을 쉽게 느끼게 해주었다.

편저자가 쓴 시만 읽어보아도 채근담의 깊은 의미가 충분하게 느껴지며, 삶을되돌아보고 참다운 삶을 생각하게 하였다.

편저자는 한양대학교 교목겸 교수로서 이 책은 채근담을 기독교 시각으로 쓴 책이라고 한다.

이 책에 수록된 시는 전집에 225편, 후집에 134편, 그리고 설날, 한가윗날, 봄, 여름, 겨울, 가을 6편으로 총 365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일 한 편씩 읽으면서 참다운 삶을 살도록 노력하라는 편저자의 깊은 뜻이 담겨진 구성이다.

하루에 한 편씩 채근담의 소중한 글을 읽고 하루를 보낸다면 채근담의 원뜻처럼 환경을 탓하지 않고 만족하며 사는 행복한 삶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저자가 쓴 시가 쓰여져 있고, 그 시의 바탕이 되는 채근담 원문이 한자로 쓰여져 있고, 원문 중 일부 한자에 대해서 주해를 달아놓았다.

채근담을 참 편하게 읽을 수 있게 하는 친절한 구성이다.

 

 

 

40대가 되니 가장 힘든 것은 아무래도 사람과의 관계이고 직장 생활이다.

이 책의 시를 한 편 한 편 읽으면서 사람과의 관계와 직장 생활에 대한 처세 방법과 철학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다.

 

[전집 02] 

살다보면 별별 사람 다 만난다 / 참 사람은 순진하고 진실하며 / 남 속이는 데 밝은 이 보다는 / 순박한 이가 더 진실한 사람이다

 

[전집 04] 

권세나 이권 다툼에 가까이 않는 이가 / 정말 깨끗하다 할 것이다 / 그러나 가까이 하더라도 물들지 않으면 / 더 깨끗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인생도 사업도 정도를 가야 하는데 / 세상은 혼탁하여 그럴 수가 없으니 / 함께 있어도 휩쓸리지 않으면 / 그는 대단한 인물인 것이다

 

[전집 10]

실패의 쓴잔 뒤에 성공한 이가 많다 / 그러니 마음대로 안 된다고 해서 / 속히 포기하지 마라 / 실패를 거울 삼아 다시 일어나야 한다

 

[전집 16]

일한 대가를 받을 때는 / 분수를 넘는 욕심을 내지 말고 / 학문과 수양에는 / 늘 앞장서고 분수 이상 하여라

 

[전집 17]

사람을 만날 때 너그러우면 / 남도 나를 따르고 도울 것이다 / 남을 돕는 것이 곧 바로 / 나를 돕는 길 임을 알아야 한다

 

[전집 23]

책망은 너무 엄하게 하지 말고 / 그가 감당할 수 있도록 하여라 / 잘못은 너그럽게 꾸짖고 / 그로 하여금 실행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전집 29]

걱정도 부지런함도 알맞아야지 / 어느 것이든 지나치면 차질이 생긴다 / 담박함이 얼마나 좋으냐 / 그러나 지나치면 일을 이룰 수 없다

 

[전집 36]

보통 사람한테 엄하기는 쉽지만 / 그를 미워하지 않기란 정말 어렵다 / 소인들 앞에서 어른 노릇하기는 쉬워도 / 올바른 자세를 갖추기란 정말 어렵다

 

[전집 56]

학문을 가르치면서 몸소 실천 못 하면 / 말로만 떠드는 것 밖에 안 되고 / 사업을 일으켜도 덕이 없으면 / 눈앞에 피었다 지는 꽃일 뿐이다

 

[전집 122]

음침한 선비에게는 / 마음 터놓고 말하지 마라 / 발끈 성 내기 잘 하고 / 저 잘난 체하는 사람을 경계하라

 

[전편 204]

자신에게 주어진 여건에 만족하여 /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경우가 많다 / 진정한 인생의 승리자라 할 수 있다

 

[전편 208]

못된 말이든 좋은 말이든 / 듣고 바로 냄비처럼 끓지 마라 / 진득하게 되새겨 보아라 / 그리고 사람의 중심을 읽어라

 

[후집 02]

노자의 무위자연의 도를 생각하자 /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것이 / 큰일을 저지르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 자신의 본 마음은 보존하니까 말이다

 

[후집 86]

제 눈에 안경이다 / 인격과 수양의 경지에 따라 / 달리 보이지만 실상은 같은 것이다 / 초연한 눈으로 보자는 것이다

 

[후집 110]

어디에 살든 마음이 문제다 / 마음이 한가하고 깨끗하면 / 속세에 살아도 물들지 않는다 / 모든 것은 마음 먹기 달렸다

 

추천사에서 편저자가 기독교 시각으로 채근담을 해석했다고 하는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기독교적인 시각은 전혀 느껴지 못했다.

오히려 불교, 노자, 사기 등의 동양 고전 사상을 바탕으로 채근담을 해석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약된 시로 쓰여져 있다보니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많이 알고 있고 많이 들었던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분이었다.

사람으로서 제대로 산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채근담을 해설식으로 기술한 책은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다.

이 책을 읽은 후 채근담 해설서를 다시 읽는다면 채근담을 더욱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자세라는 것은 그 방법을 읽고 보고 느끼고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천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새해를 맞이하여 올바른 그리고 제대로 된 삶을 살 것을 마음 깊이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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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읽는 지식 키워드 DNA
데이비드 E. 던컨 지음, 김소정 옮김 / 황금부엉이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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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과학저널리스트가 쓴 분자생물학, 특히 DNA 연구자들에 관한 책이다.

저자가 7명의 DNA 과학자들을 만나서 인터뷰한 내용과 저자가 알고 있는 과학자들에 대한 내용을 잘 정리한 책이다.

비전공자가 쓴 분자생물학 전공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이고, 어려운 자연과학 내용을 가볍게 접근할 수 있도록 종교, 역사, 문화적인 내용과 연관하여 기술한 점이 좋았다.

내가 고등학생 시절에 대학에 가서 미생물학을 전공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그래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분자생물학에 대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비전공자가 분자생물학과 DNA에 대해서 가벼운 잡지를 읽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분자생물학이라는 첨단 과학을 마냥 쉽고 가볍게만 기술한 것은 아니고 나름 DNA 기술에 대해서 지식과 정보가 제공되고 있는 책이다.

어떤 부분에서는 유전학에 대해서 상당히 자세한 내용이 기술되어 있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DNA 과학자는 7명이다.

더글러스 멜튼, 신시아 케년, 프랜시스 콜린스, 크레이그 벤터, 제임스 왓슨, 시드니 브레너, 풀 버그.

내가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하여 노벨상을 받은 제임스 왓슨 뿐이다.

 


 

저자는 각 연구자들에게 별명을 붙여주었다.

더글러스 멜튼에게는 프로메테우스, 이브 신시아 케년에게는 이브, 프랜시스 콜린스에게는 바울, 크레이그 벤터에게는 파우스트, 제임스 왓슨에게는 제우스, 시드니 브레너에게는 퍽, 폴 버그에게는 모세라는 별명이 붙어있다.

별명에 사용된 이름들이 성경에 나오는 이름들인 것처럼 이 책의 내용은 성경에 대한 내용을 상당히 담고 있다.

이것은 아마도 생명의 기원을 연구하고, 생명을 복제하려는 과학자들의 연구활동이 마치 성경에 대한 도전이라는 의미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글러스 멜튼 박사가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것은 열네 살, 열여덟 살이 된 자신의 아이들이 제 1형 당뇨병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원래 전공이었던 발생생물학 연구를 중단하고 아이들을 위한 치료법 개발을 위해서 응용생물학을 연구하고 있다.

아빠가 자식들을 위해서 연구분야를 바꾼다는 것은 직업을 바꾸는 것과 같은 것인데 이런 멜튼 박사의 능력이 부럽기도 하였다.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주었는데, 불은 우리에게 삶을 개선하는 수단이 되었지만 반대로 파괴를 불러일으키는 재앙이 되는 이중성을 가지고 있는데, 줄기세포와 같은 유전학 연구도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과학이 가지고 있는 양면성을 불에 비유하여 설명한 점이 참 설득력이 있었다.

멜튼 박사는 불에 버금가는 유전학 선물을 자신의 아이들에게 주어 당뇨병을 치료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연구를 하고 있다.

멜튼 박사의 연구가 꼭 성공하여 당뇨병 치료의 길이 열리기를 책을 읽으면서 기원했다.

 

신시아 케년 박사는 여성 과학자이다.

그녀는 생명체의 수명을 아이팟의 소리 조절 스위치처럼 유전자를 활성화시키거나 억제시키는 간단한 조작만으로 쉽게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생명 연장을 위한 DNA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모든 사람의 꿈 중의 하나는 장수일 것인데, 신시아 케년 박사가 그 해결책을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

신시아 케년 박사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서 예쁜꼬마선충의 수명을 6배를 늘어나게 했다.

이 기술이 인간에게 적용된다면 인간은 앞으로 400년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녀가 예쁜꼬마선충에게 적용한 기술의 가장 큰 특징은 젊은 상태로 수명이 연장된다는 것이다.

정말 꿈 같은 연구 결과였고 사람에게 적용된다면 정말 인류 역사상 가장 어마어마한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것도 물론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인데 이 책에서 그러한 이중성을 언급하고 있다.

 

프랜시스 콜린스 박사는 게놈학을 열었다고 한다.

그의 뛰어난 조직력과 다른 사람을 감화시키는 능력, 자신이 구축한 유전학 분야에 도전하는 사람에게 맞서 싸우는 열정은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맹렬히 투쟁했던 기독교의 바울과 닮았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가장 잘 알려진 DNA 이중나선 구조의 발견자인 제임스 왓슨 박사는 과학자이면서 무신론자라고 한다.

그는 영혼도, 정신도, 위대한 창조자도, 천사도 없다고 주장한다고 한다.

제임스 왓슨 박사가 노벨상을 받은 나이가 32세였다.

18세에 시카고대학을 졸업하였고 동물학자에서 유전학자로 변신하였다고 한다.

분명 천재성이 있는 과학자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에 걸맞게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과 과학관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레이그 벤터 박사, 시드니 브레너 박사, 폴 버그 박사의 삶과 연구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이 책의 재미난 특징 중의 하나는 어마어마하게 긴 들어가는 말과 나오는 말이다.

들어가는 말이 무려 45페이지에 달하고, 나오는 말도 12페이지에 달한다.

과학저널리스인 저자답게 인터뷰 내용을 자신의 언어로 책의 시작을 열고 닫으려는 것으로 느껴졌다.

45페이지에 달하는 긴 머리말이 책에 대한 부담감을 조금 준 것은 사실이지만, 과학자들의 내용을 본격적으로 다룬 내용을 읽으면서는 이 책의 매력에 빠질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자자의 중립적인 과학관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유전공학 과학자가 책을 썼다면 과학의 우수성만을 이야기할 것이고, 종교인이 책을 썼다면 유전공학을 바라보는 관점에서는 비윤리성만을 이야기할 것인데 이 책은 매우 중립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쉽다고 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이 일부 있기도 했지만, 평소에 잘 접해보지 못했던 DNA와 유전학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었고, 유전공학 분야 최고의 과학자들의 삶과 연구에 있어서의 노력과 고뇌를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었다.

책을 덮으면서 고등학교때 내가 미생물학을 전공할 수 있는 학과에 진학했다면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과학의 길을 간다면 읽어보도록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고, 다른 과학분야에서도 이와 같은 과학저널리스트의 중립적이면서도 분석적인 책이 있다면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해 준 책이다.

 

이 책은 원래 2005년에 쓰여져서 2006년에 번역이 된 책이다.

8년이 지난 지금의 유전학은 더욱 발전해 있을 것이고, 이 책에 언급된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도 더욱 빛나고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이책이 다시 쓰여진다면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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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사용 설명서 - 대한민국의 모든 금융사를 내 편으로 만드는 법
최성우 지음 / 다연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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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은 '은행 사용설명서' 이지만 증권 사용 설명서, 보험 사용 설명서가 함께 기술된 금융 회사 종합 사용 설명서이다.

'금융회사 사용 설명서'가 더 적합한 제목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예전에 읽었던 '4개의 통장'과 '금융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을 다시 읽는 기분이 들었지만, 최근에 저술된 책 답게 지금의 현실에 매우 최적화된 책이었다.

저자는 재무설계전문가로서 경영학 석사 학위에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자격이 있고, 1,000회 이상의 강의 실적이 있는 재테크 전문가이다.

저자의 홈페이지는 www.dongbanza.com 이다.

홈페이지에서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니 화려하다.

화려한 경력만큼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재테크 방법은 매우 친절하고 유익했다.

 

각 파트별로 구분된 은행, 증권, 보험 사용 설명서의 목차를 읽어보니 나에게 지금 바로 필요한 부분도 있었고, 나의 경제 생활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부분도 일부 있었다.

나에게는 은행 사용 설명서보다는 증권과 보험 사용설명서 부분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명품펀드 낚는 법, 똑똑한 펀드관리법, 채권형 펀드, 국내채권 사용 설명서, 개미들을 위한 가치주의 투자법이 눈에 띄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고, 투자에 대해서 아직도 걸음마 수준인 나에게 많은 지식을 안겨 주었다.



보험은 정말 꼭 필요하지만 보험설계사는 정말 믿을 수 없는 참으로 애매한 금융상품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해주는 내용이 나에게 매우 유익했다.

보험의 필요성과 가입 방법에 대해서 좋은 지식들을 얻을 수 있었다.

내가 보험 상품을 계약하고 유지하면서 느꼈던 내용들을 일부 확인할 수도 있었다. 



'은행이 좋은 케이스를 얘기할 때, 나쁜 케이스를 정확히 설명해달라고 해야 합니다. 보험설계사가 다 보장된다고 얘기할 때, 보장 못 받는 것은 무엇인지 명확히 말해달라고 요구해야 합니다. 좀 더 확실히 하고 싶다면 양해를 구하고 녹취를 해도 됩니다. 그러면 상대는 책임지지 못할 말을 삼갈 것이고, 모르는 사항은 모른다고 할 것입니다.(p.17)'

장점만을 강조하며 컨설팅이 아닌 세일즈를 하는 금융 회사 판매자에게 똑똑한 소비자로서 정확한 상담과 계약을 해야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너무 까다로운 소비자가 될 수도 있지만, 내 돈이 장기간 지출되는 금융상품에는 정말 꼼꼼한 상담과 계약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말이다.

 

'99% 원금 보장 상품이라며 고객을 설득하는 금융회사. 하지만 로또 5등 당첨 확률이 2%인 상황에서 원금 보장이 안되는 1%의 피해자가 바로 내가 될 수 있다.(p.20)'

주위에서 가끔씩 보아온 로또 5등 당첨자의 당첨 확률이 2%라는 사실에 1%의 위험률이 얼마나 높은 수준이라는 것을 느꼈다.

 

은행 설명서를 읽으면서 인상적인 내용이 몇 가지 있었다.

'지출을 월 지출과 연 지출로 구분하고, 연 지출만을 위한 저수지 통장(CMA계좌)을 만든다. 월 지출은 급여 통장에서 사용한다. 연 지출은 자동차 관련 비용, 각종 세금, 명절비, 휴가비, 의료비, 경조사비, 고가품 구입비이고, 저수지 통장의 규모는 급여의 1.5∼2배로 한다. 상여금이나 소득공제환급금 등을 이용하여 저수지 통장을 채운다.(p.28)'

정기적인 지출이 아닌 특별 지출은 별도의 통장을 만들어서 관리하고, 별도의 통장에는 통상적인 급여가 아닌 수입을 입금하여 관리하라는 것이다.

특별한 지출은 특별한 수입으로 충당하여 수입과 지출을 이원화하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저축액을 늘리고 일정하게 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금리 시대에서는 원금을 늘리는 것이 가장 확실한 재테크이다.(p.31)'

금융회사를 이용해서 일확천금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이고 원칙적인 재테크 방법을 제안해주는 저자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적금은 예금의 반이다. 목돈이 있으면 당연히 적금이 아닌 예금으로 굴려야 한다.(p.35)'

저자의 친절한 설명은 ACTION, SECRET TIP, LEVEL UP으로 반복, 요약, 심화 학습을 가능하게 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알게 해준다.

읽을수록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에 흥미와 유익함이 가중된다. 

그리고, 금융 소비자의 입장에 충실하게 기술되어 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받으려면 연봉의 최소 1/4 이상을 카드로 사용해야 한다. 연봉의 25% 이상 사용액부터 소득공제가 시작된다. 그래서 카드 사용이 애초에 많지 않은 사람은 굳이 체크카드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p.84)'

여기저기서 소득공제를 위해 체크카드를 사용해야한다고 난리인데, 저자의 설명은 참 깔끔하고 명쾌하다. 
저자는 소득공제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꼼꼼한 통장관리와 함께 현명한 카드 사용을 하라고 조언한다.

 

일반과세와 비과세에 대해서도 표를 이용하여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동네 신협과 새마을금고의 건전성을 알아보는 방법도 제시해주었다.(p.121)

 * 새마을 금고 : www.kfcc.co.kr → 금고소재 → 경영공시 → 해당 지역 새마을금고 검색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는가?, 고정 이하 여신비율이 8% 미만인가? 자기자본비율이 8% 이상인가?'

새마을금고에 관심이 있었는데, 내가 관심있는 새마을금고의 경영 상황과 안정성을 확인해볼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신뢰가 높아지는 것은 솔직한 저자의 의견이다.

'신협이나 새마을금고를 이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1인당 3천만원 비과세 한도까지만 이용하는 것입니다.(p.120)'

'환전금액이 크지 않다면 수수료에 너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편한 대로 하세요.(p.134)'

'첫 월급은 취직 턱, 부모님 선물 등으로 소진하고 재테크는 두번째 월급부터 시작해도 됩니다. 인생의 여유를 가지세요.(p.149)'

친한 선배가 알려주는 것처럼 솔직 담백한 내용이 신뢰감을 높여 준다.

펀드, 채권 등에 대한 투자 내용은 나에게 참 유익했다.

몇 번 반복해서 다시 읽어본 후 투자에 대한 나만의 기준을 수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험 설명서에서 종신보험, 의료실비보험, 암보험, 운전자보험, 치과보험에 대한 내용도 매우 유익했다.

저자가 추천하는 좋은 보험 설계사는 자산 상품뿐만 아니라 타사 상품의 장단점도 설명해주는 설계사, 경력이 오래된 설계사, 보험 외의 부분도 케어가 가능한 재무설계 자격증이 있는 설계사, 보험사고 발생 시 신속하고 깔끔하게 처리해주는 설계사, 믿을 수 있는 지인이 추천해주는 설계사라고 한다.

 

은퇴 이후의 생활비는 임대소득, 이자소득도 아닌 연금소득으로 준비하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골치 아픈 임대소득과 이자소득보다는 연금소득을 통한 노후가 가장 속편하다는 의견이다.

공감이 가는 말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대안이기도 하다.

 

이 책에 수록된 2012년도 금융회사 민원 발생 평가 결과는 금융 회사를 고르는데 유용한 자료였다.

 



이 책을 읽었단고 나의 재테크 패턴과 스킬에 큰 변화가 바로 오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부족한 점, 내가 몰랐던 점, 내가 궁금해했던 점들을 어느 정도 배우고 확인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이 책은 금융 회사를 상대할 때 똑똑한 금융 소비자가 되기 위한 가이드북으로서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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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푸른 사다리
공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수도원이라는 조용하고 무거운 공간에서 시작하여 수도사와 한 여인의 애틋한 사랑 스토리를 거치면서 이 책에서 전개된 모든 스토리의 깊은 저변에 한국 전쟁의 아픔이 녹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공지영 작가의 필력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 소설이다.

공지영 작가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데 이 책을 통해서 공지영 작가의 소설에 대한 애정이 더욱 공고히 다져지는 느낌이다. 

돌이켜보면 내가 대학 시절 야학교사를 하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공지영 작가의 '더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는 소설이었다.

그 소설을 읽고서 야학 교사를 했었고, 그 뒤로 공지영 작가의 여러 소설을 읽으며 재미도 느끼고 의심심장한 메세지에 깊은 공감을 느끼기도 했었다.

 

이 소설의 주요 주인공은 요한 수사, 미카엘 수사, 안젤로 수사, 소희, 토마스 신부, 아빠스 신부이다.

요한 수사가 '나'라는 관점에서 스토리를 전개한다.

스토리의 중심에는 항상 요한 수사가 있다.

 

요한 수사, 미카엘 수사, 안젤로 수사는 수도원에서 삼총사 같은 관계이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각각 다른 색깔을 가지고 있다.

요한 수사는 공부 잘 하는 반장 같은 이미지, 미카엘 수사는 신앙도 중요하지만 현실 사회 참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운동권 이미지, 안젤로 수사는 낙천적이고 마음씨 착한 미소년 이미지로 느껴졌다.

 

신부가 되기 위해 수도 생활을 하고 있는 요한 수사에게 소희라는 여인을 사랑하게 되는 위기가 찾아온다.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보면서 이 소설이 나는 수도사의 잘못된 사랑 이야기로 느껴지기도 하였다.

요한 수사와 소희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책을 읽는데 재미를 주기도 하였지만, 두 사람의 사랑이 너무나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것과 소희의 불분명한 태도, 요한 수사의 지나친 집착이 조금 거슬리게 느껴졌다.

소희의 행동은 수도자의 길을 걷는 요한 수사에게 사랑의 불장난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고, 소희의 태도에 화가 나기도 하였다.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보고서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두 사람의 사랑이 아름답다고 느껴지지 않은 것은 요한 수사의 신분과 소희의 애매한 태도 때문이었던 것 같다.

'왜 사랑하는지 이유를 댈 수 있다면 이미 그건 사랑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아주 먼 훗날 한 여자를 사랑했고 그녀와 결혼하기 위해 수도원을 떠났던 내 동료는 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A4 용지를 건네던 그녀의 손을 본 순간 사랑에 빠져버렸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건 A4 용지 때문도 그녀의 손 때문도 아니었으리라라. 대답하자면 그건 그냥 사랑 때문이었으리라.(p.82)'라며 요한 수사는 자신의 사랑을 이야기하지만 나로서는 요한 수사의 소희에 대한 사랑을 이해할 수는 없었다.

'사랑에 빠진 인간은 어리석다. 그는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그는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을 듣는다.(p.122)'

요한 수사의 서툴러 보이는 사랑은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이 책을 읽고서 운전을 하는데 차에서 조하문 가수의 '이 밤을 다시 한번'이 나오는데, 마치 요한 수사가 부르는 노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카엘 수사의 사회 참여적인 생각과 활동을 보면서 공지영 작가가 항상 강조해 온 사회 참여 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가난한 자들을 돌보라 역설하면서 가난한 자들이 왜 가난하게 되었는지 도무지 살펴보려고 하지 않는 교회, 낙태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왜 젊은 엄마들이 배 속에 든 자신의 아이를 죽일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조금도 알고 싶어하지 않는 교회, 수백 명의 인명을 살상하려는 강대국의 무기 판매에 아무 경고도 하지 못하는 교회, 이혼은 죄라고 하면서 이혼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만큼 불행하게 사는지 보이는데도 모른 척 하는 교회.(p.68)'

'부자가 재산을 자랑할 때 약탈과 착취가 묵인되고, 군 지휘관이 승전보를 알릴 때 대량 학살이 묵인되고, 고관대작이 권력을 뽐낼 때 폭력이 묵인되어 있는 것이 분명함에도 이것들이 그들 눈에 보이지 않는다면 자신도 그 부류 속에 있음을 의심하라하고 톨스토이가 말했던가...(p.68)'

'한 조각의 빵이 없어서 우는 사람이 있고 100조각의 빵이 지루해서 우는 사람이 있어. 둘 다 지옥 속에 사는 거지. 어쩌면 빵이 없는 형벌은 빵 한 조각이 주어짐으로써 단순하게 벗어날 수 있지만, 100조각의 빵이 지루해서 우는 사람을 구원할 길은 참으로 없어.(p.119)'

미카엘 수사의 말, 생각 그리고 행동이 나에게는 가장 큰 메세지를 주는 듯 하였고, 미카엘 수사의 모습에서 성직자로서 사회 문제를 직시하여 종교와 사회를 함께 보듬어 안아 참 신앙 생활을 하려는 듯한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미카엘 수사의 생각은 안타깝게도 이 소설에서는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였다.

미카엘 수사와 안젤로 수사의 사고와 그 결말은 너무나 허무했다.

어쩌면 이 책에서 나는 요한 수사보다는 미카엘 수사에게 더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야기는 토마스 신부 중심으로 옮겨지면서 조선의 일제 강점기 해방을 거쳐서 한국전쟁시기로 이동한다.

토마스 신부는 조선인들을 하느님의 사람들이라 말하며 조선의 신앙을 극찬한다..

'선교사들에 의해 포교를 당하기도 전에, 깨어난 지식인들에 의해 천주교를 배우고자 중국에 사신을 파견했던 지구상의 유일한 나라 조선, 전교를 당한 것이 아니라 선교사를 초청했던 나라 조선, 이 나라의 신앙은 평신도에게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요. 저는 바로 그 평신도들의 위대함을 보았다고나 할까요.(p.216)'

 

토마스 신부 일행은 북한 공산당에 의해서 북한 자강도에 있는 옥사덕 수용소에서 모진 시절을 보냈다.

참으로 끔찍하고 혹독한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은 처절한 시절이었다.

 

스토리 맨 마지막에 펼쳐지는 흥남부두에서의 피난민 수송선의 이야기는 한 편의 전쟁 영화를 보는 듯 하였고, 인간의 인간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고, 위기 속에서 고통을 이겨내는 인간의 초인적인 능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조만간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되었다.

수도원과 역사라는 배경에서 신에 대한 사랑, 이성에 대한 사랑, 인간에 대한 사랑이 느껴지는 영화가 만들어질 것 같은 상상을 하였다. 

 

이 소설의 제목 '높고 푸른 사다리'는 인간에 대한 사랑을 말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흥남부두에서 피난민에게 펼쳐진 사다리가 바로 그 사다리이다.

그리고, 미카엘 수사가 세상에 펼치고자 했던 사다리이다.

 

처음에 어느 한 수도사의 일탈적인 사랑이야기인 줄로 느꼈던 이야기가 이 소설의 전부가 아니었다.

요한 수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여러 이야기들이 큰 의미를 담고 있는 소설이었다.

그리고, 지금 혼란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인들에게 많은 점을 시사하는 소설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게 인상적이었던 글귀를 덧붙인다.

 

'세상에 두 부류의 사람이 있대. 어느 날 밤 문득 그 사람의 손을 꼭 붙들고 도망치고 싶어 한 사람과 그런 생각 같은 거 해보지 않은 사람. 손을 꼭 붙들고 말이야.(p.134)'

 

'비판이 견디기 힘든 이유는 그 비판 속에 비판자의 비난이 교모하게 숨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비판에 대하여 화를 내는 것은 그 비판이 나의 행위가 아니라 행위하는 나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기 때문이다. 만일 그 비판이라는 것이 비난을 내포하지 않고 오로지 사랑과 염려만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인류는 얼마나 많은 회기해난 사람을 만들어냈을까?(p.68)'

 

'빛을 아름답다고 보는 것은 바로 밤이다.(p.143)' 

 

'이 세상에 참나무라는 것은 없다. 참나무란 참나무 속에 속하는 여러 나무들의 공통 명칭이다. 굴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졸참나무, 상수리나무가 다 참나무이다. 참나무는 20년은 되어야 비로소 열매를 맺기 시작한다. 우리 조상들은 이렇게 약하고 느린 나무에게 세상에서 가장 좋은 참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렇게 20년을 잘 참아내면 참나무는 수백 년을 살기도 한다. 풍성한 그늘과 열매를 주고 퇴비가 되는 잎을 주고, 숯을 만들게 한다.(p.313∼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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