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풀어쓴 채근담 - 세상을 읽는 천년의 기록
홍자성 지음, 전재동 엮음 / 북허브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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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첫번째로 읽은 책이다.

채근담은 동양의 잠언, 동양의 탈무드라고 한다.

잠언은 솔로몬 왕이 기록한 지혜의 책인데, 동양에서는 채근담이 지혜의 책이라 할 수 있다.

채근담의 원뜻은 '사람은 누구든지 나물뿌리를 씹으며 살아도 만족할 줄 안다면 안 될 일이 없을 것이다'라고 한다.

환경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로 다가온다.

채근담은 중국 명나라 말기의 홍자성이 인생의 희로애락 삶 속에서 나타나는 많은 교훈사례를 어록으로 엮은 인생 처세서라고 한다.

 

이 책의 편역자는 채근담을 시 형식으로 기술하였다.

4행 3연의 시로 채근담의 소중한 말씀들을 표현하였다.

원문을 해석하며 서술하는 형식보다 시 형식은 읽기에 편하고 채근담 속에 담겨진 삶의 철학을 쉽게 느끼게 해주었다.

편저자가 쓴 시만 읽어보아도 채근담의 깊은 의미가 충분하게 느껴지며, 삶을되돌아보고 참다운 삶을 생각하게 하였다.

편저자는 한양대학교 교목겸 교수로서 이 책은 채근담을 기독교 시각으로 쓴 책이라고 한다.

이 책에 수록된 시는 전집에 225편, 후집에 134편, 그리고 설날, 한가윗날, 봄, 여름, 겨울, 가을 6편으로 총 365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일 한 편씩 읽으면서 참다운 삶을 살도록 노력하라는 편저자의 깊은 뜻이 담겨진 구성이다.

하루에 한 편씩 채근담의 소중한 글을 읽고 하루를 보낸다면 채근담의 원뜻처럼 환경을 탓하지 않고 만족하며 사는 행복한 삶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저자가 쓴 시가 쓰여져 있고, 그 시의 바탕이 되는 채근담 원문이 한자로 쓰여져 있고, 원문 중 일부 한자에 대해서 주해를 달아놓았다.

채근담을 참 편하게 읽을 수 있게 하는 친절한 구성이다.

 

 

 

40대가 되니 가장 힘든 것은 아무래도 사람과의 관계이고 직장 생활이다.

이 책의 시를 한 편 한 편 읽으면서 사람과의 관계와 직장 생활에 대한 처세 방법과 철학이 가장 가슴에 와 닿았다.

 

[전집 02] 

살다보면 별별 사람 다 만난다 / 참 사람은 순진하고 진실하며 / 남 속이는 데 밝은 이 보다는 / 순박한 이가 더 진실한 사람이다

 

[전집 04] 

권세나 이권 다툼에 가까이 않는 이가 / 정말 깨끗하다 할 것이다 / 그러나 가까이 하더라도 물들지 않으면 / 더 깨끗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인생도 사업도 정도를 가야 하는데 / 세상은 혼탁하여 그럴 수가 없으니 / 함께 있어도 휩쓸리지 않으면 / 그는 대단한 인물인 것이다

 

[전집 10]

실패의 쓴잔 뒤에 성공한 이가 많다 / 그러니 마음대로 안 된다고 해서 / 속히 포기하지 마라 / 실패를 거울 삼아 다시 일어나야 한다

 

[전집 16]

일한 대가를 받을 때는 / 분수를 넘는 욕심을 내지 말고 / 학문과 수양에는 / 늘 앞장서고 분수 이상 하여라

 

[전집 17]

사람을 만날 때 너그러우면 / 남도 나를 따르고 도울 것이다 / 남을 돕는 것이 곧 바로 / 나를 돕는 길 임을 알아야 한다

 

[전집 23]

책망은 너무 엄하게 하지 말고 / 그가 감당할 수 있도록 하여라 / 잘못은 너그럽게 꾸짖고 / 그로 하여금 실행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전집 29]

걱정도 부지런함도 알맞아야지 / 어느 것이든 지나치면 차질이 생긴다 / 담박함이 얼마나 좋으냐 / 그러나 지나치면 일을 이룰 수 없다

 

[전집 36]

보통 사람한테 엄하기는 쉽지만 / 그를 미워하지 않기란 정말 어렵다 / 소인들 앞에서 어른 노릇하기는 쉬워도 / 올바른 자세를 갖추기란 정말 어렵다

 

[전집 56]

학문을 가르치면서 몸소 실천 못 하면 / 말로만 떠드는 것 밖에 안 되고 / 사업을 일으켜도 덕이 없으면 / 눈앞에 피었다 지는 꽃일 뿐이다

 

[전집 122]

음침한 선비에게는 / 마음 터놓고 말하지 마라 / 발끈 성 내기 잘 하고 / 저 잘난 체하는 사람을 경계하라

 

[전편 204]

자신에게 주어진 여건에 만족하여 /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은 /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경우가 많다 / 진정한 인생의 승리자라 할 수 있다

 

[전편 208]

못된 말이든 좋은 말이든 / 듣고 바로 냄비처럼 끓지 마라 / 진득하게 되새겨 보아라 / 그리고 사람의 중심을 읽어라

 

[후집 02]

노자의 무위자연의 도를 생각하자 /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것이 / 큰일을 저지르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 자신의 본 마음은 보존하니까 말이다

 

[후집 86]

제 눈에 안경이다 / 인격과 수양의 경지에 따라 / 달리 보이지만 실상은 같은 것이다 / 초연한 눈으로 보자는 것이다

 

[후집 110]

어디에 살든 마음이 문제다 / 마음이 한가하고 깨끗하면 / 속세에 살아도 물들지 않는다 / 모든 것은 마음 먹기 달렸다

 

추천사에서 편저자가 기독교 시각으로 채근담을 해석했다고 하는데,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기독교적인 시각은 전혀 느껴지 못했다.

오히려 불교, 노자, 사기 등의 동양 고전 사상을 바탕으로 채근담을 해석하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약된 시로 쓰여져 있다보니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많이 알고 있고 많이 들었던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분이었다.

사람으로서 제대로 산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채근담을 해설식으로 기술한 책은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다.

이 책을 읽은 후 채근담 해설서를 다시 읽는다면 채근담을 더욱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자세라는 것은 그 방법을 읽고 보고 느끼고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천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새해를 맞이하여 올바른 그리고 제대로 된 삶을 살 것을 마음 깊이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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