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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빠는 딸들의 첫사랑이었다 - 딸에게 물려주는 아빠의 아이디어 노트
이경모 지음 / 이야기나무 / 2013년 10월
평점 :
참 재미있게 그리고 인상깊게 읽은 책이다.
책 제목 '모든 아빠는 딸들의 첫사랑이었다'라는 것을 보고서 딸바보 아빠와 딸 사이의 심리학에 대한 책인줄 알았다.
부제목인 '딸에게 물려주는 아빠의 아이디어 노트'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었다.
아빠는 딸의 첫사랑이라는 말이 참 끌리는 제목이어서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부제목이 제목으로 더 어울리는 책이었고, 만약에 다시 제목을 정한다면 '아빠가 딸에게 전해주는 삶의 지혜'라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딸 둘을 키운 아빠가 딸들에게 의미있는 삶을 살도록 인생의 지혜를 알려주는 이야기의 책이다.
먼저 세상을 살아본 선배 그리고 아빠로서 딸들에게 삶의 지혜를 전해주는 것이다.
마치 딸들에게 말하듯이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는 자신에게 독백을 하듯이 기술되었다.
저자는 광고회사에서 25년 넘게 일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다.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프레젠테이션 전문가인 저자의 전문성이 충분히 담겨진 책이었다.

그다지 두껍지도 않고, 글도 그리 길지도 많지도 않고, 거기에 그림과 사진이 어우러져 있어서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비교적 적다고 할 수 있는 책의 양에 비해서 담겨져 있는 의미와 교훈은 매우 심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저자가 짧고 강하게 임팩트있는 메세지를 전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는 딸들에게 인생에 대한 조언을 해주고 있지만, 내가 읽어보니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조언에는 아들과 딸 모두에게 유익한 내용들로 가득차 있었다.
어른인 나도 읽으면서 참 좋은 내용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나도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우게 되었다.
나보다 십 년 정도 나이가 많은 저자의 좋은 글들을 읽으면서 나는 지금부터 십 년 후에 이 책에 나온 내용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많이 전달되고 반영되어 아이들이 참되고 의미있게 살 수 있는 성인이 되어 있도록 지금부터 이 책에 나온 지혜대로 살도록 잘 이끌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장에서는 누구의 인생도 카피하지 말라고 말한다.
'콜럼버스보다 신밧드처럼 떠나라'
남들이 만들어 놓은 지도위에서 놀지 말고 스스로 나침반을 들고 인생의 지도를 만들라고 말한다.
오직 신대륙 발견이라는 목표에 매달린 콜럼버스처럼 인생을 여행하지 말고, 새로운 것을 보기 위하여 떠나는 꿈과 모험이 있는 신밧드처럼 인생을 여행하라고 말하는 내용에 공감이 간다.
이 책에서도 'No.1' 아니라 'Only one' 이 될 것을 조언한다.
'남보다 뛰어남'이 아니라 '남과 다름'을 목표로 살아야 한다는 의미로 느껴졌다.
이제는 '남과 다름'이 경쟁력인 시대가 되었다.
어떻게 다르게 살아가면서 only one 으로 될지가 인생에서 해결해야 할 큰 과제이다.
5개의 장에 걸쳐서 총 50개의 삶의 지혜를 딸들에게 전달해주고 있다.
되든 안되든 일단 저질러 보고, 스펙이라는 프레임에 자신을 가두지 말고, 비교는 남과 하지 말고 자기 자신과 하고, 사는 대로 생각하지 말고 생각대로 살고, 편견을 가지고 너답게 살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사회인이 된 그리고 되어가는 자녀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인생의 최고 지혜들이 모여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전달해주고 싶은 내용이 참 많았다.
실제로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내용들은 마치 저자가 딸들에게 말해주는 것처럼 나도 내 아이들에게 말해주었다.

2장에서는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라고 말한다.
'항상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달라지지 않아. 내가 달라지기 전에, 내가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기 전에 세상은 절대로 변하지 않아'
내가 달라져야 세상이 달라진다는 의미를 잘 전달해주는 말이다.
사회인이 되면 아무래도 자신의 한계를 느끼며 자신이 생각한 이상적인 세계와 맞지 않음에 절망할 수도 있다.
이럴 때 내가 먼저 달라져서 세상을 다르게 바라본다면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는 생각과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틀에서 벗어나서 생각하고, 무조건 열심히 하지 말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즐기라고 말한다.
'생각은 빠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크기가 훨씬 더 중요하다.'
스피드의 압박에 짓눌려 사는 현대인에게 진지하게 그리고 깊이있게 생각할 것을 가르쳐주는 말이다.
'멍 때리고 비워야 생각을 채울 수 있다.'
뉴턴은 멍 때리다가 만유인력을 발견했고, 아르키메데스도 멍 때리다가 부력의 원리를 발견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과학자들이 멍 때리다가 발견했다고 하는 것은 약간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생각의 휴식 속에서 창의적인 발견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내용이었다.
남친이 필요할 때 여친이 있는 남자를 공략해보라는 의미는 재미있으면서도 깊은 뜻이 담겨져 있었다.
여친이 있는 남자를 남친으로 만드는데는 경쟁자가 지금의 여친인 여자 1명이지만, 여친이 없는 남자를 남친으로 만드는데는 모든 여자가 다 경쟁상대라고 말한다.
조금 논리성이 약해보이긴 하지만 얼핏 생각하기에 맞는 말이었고, 이 말은 단순히 연애뿐 만 아니라 사회 생활에서의 전략적 사고에도 비유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정면 승부가 오히려 승률을 높인다는 의미로 느껴지기도 했다.
어니 젤린스키는 사람들이 하는 걱정을 분류하였다.
40%는 절대 현실적으로 일어나지 않을 것에 관한 것, 30%는 이미 일어난, 지나간 것에 관한 것, 22%는 아주 사소한 것들, 4%는 어쩔 수 없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라고 한다.
여러 책에 자주 언급되는 내용인데, 사람들이 얼마나 쓸데없는 걱적을 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분류 결과이다.
'사람에게 저지른 모든 불의에 분노하라. 인간보다 다른 가치가 앞서는 사회, 그에 대한 분노가 생각과 행동을 이끌어 낸다.(체게바라)'
저자는 대학 시절 운동권이었고, 지금도 사회 운동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면서 살고 있었다.
'아이디어는 짜내는 것이 아니라 꺼내는 것. 기록하고 노트하고 메모하는 사람이 남다른 아이디어를 만들 가능성이 아주 높다.'
아이디어 발상법을 잘 정리한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는 생각을 요약해서 잘 표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덧셈보다는 뺄셈이 더 중요하다는 말을 하는데 저자는 이것을 정말 잘 실천하고 있었다.
3장에서는 일상에서 느끼고 발견할 것을 조언한다.
배/칼/고추/소나무 중 관계없는 것을 찾는 퀴즈의 정답이 참 재미있다.
사람들마다 다른 생각의 다양성을 잘 보여주는 퀴즈이다.
우리 가족들도 모두 다른 정답을 제시하였다.
'상상력과 창의성은 당연한 것에 대한 관찰력, 진지함과 성실함, 그리고 몰입에서 나온다.'
상상력과 창의성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이고, 우리가 그것을 꺼내면 된다는 의미로 느껴졌다.
'하늘 아래 이제까지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것은 없다. 창의력은 여러 가지를 서로 연결하는 능력이다. 애플은 기술과 인문학의 접목의 결정체이다.(스티브 잡스)'
어렵게 느껴진 창의력이라는 용어가 참 쉽게 다가온다.
두개의 동그라미를 보았을 때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한 퀴즈도 생각의 다양성을 알려준다.
그리고, 보는 방식을 바꾸면 보이는 것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생각을 시각화하면 상상력이 살아난다'라고 말하며 드로잉을 배워볼 것을 조언한다.
얼마전에 건설사 자문단 일을 하면서 생각을 시각화하는 작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적이 있었다.
드로잉 배우기를 내 미래 계획에 접수시켰다.

4장에서는 다른 생각을 존중하고 배려하라고 말한다.
단풍잎 1장이 그려진 그림을 본 후 느끼는 생각은 사람의 입장에 따라 다르다.
캐나다 사람은 캐나다 국기, 청소부는 지겨운 쓰레기, 벌레에게는 맛있는 음식, 사진작가는 촬영하기 좋은 피사체, 아남과 이브는 몸을 가릴 속옷으로 생각할 수 있다.
서로 생각과 관점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것을 조언한다.
다른 것과 틀린 것은 다른 것이다.
'지혜는 들음으로써 생기고 후회는 말 많음으로써 생긴다.'
말을 삼가해야 한다는 말은 여러 책에서 강조하고 있다.
말이 후회를 만든다는 것을 확실히 기억하기로 했다.
'토론과 협상은 말이 아니라 귀로 하는 것'
'뺄셈은 덧셈보다 강하다'

5장에서는 오래오래 함함하게 살아가라고 말한다.
'함함하게'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소담하고 탐스럽게' 이다.
'일 잘하는 사람보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어라.'
'마음씨 바르고 고운 사람이 결국 대접받는다.'
'외국에서는 상대방이 비즈니스 파트너로 적절한지를 판단할 때 레스토랑에서 웨이터를 대하는 태도를 본다. 사람의 됨됨이는 사람을 대할 때 보인다.'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 인정받지 못하고 손해보는 사회처럼 보이지만 결국에는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 인정받고 성공한다는 의미를 말해주는 것 같다.

이 책에는 참 좋은 말들이 많이 기술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내일을 바꾸고 싶다면 오늘을 바꾸라'면서 '오늘을 즐기라'는 Carpe Diem을 강조한 부분이 있었다.
또한 저자는 오늘을 즐기는 것이 미래를 만들어 가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에 오늘 매 순간을 즐길 것을 조언한다.
회사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그냥 그저 그런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나에게도 참 의미있는 말이었다.

딸에게는 아빠가 첫사랑이고, 아빠에게 딸은 짝사랑이라고 한다.
재미난 표현이지만 참 의미심장한 그리고 현실을 잘 나타낸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내 딸도 그런 관계이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서 조금씩 변해갈 것이다.
이 책 전체에서 저자의 아빠로서의 딸에 대한 극진한 사랑이 느껴진다.
나도 지금 그런 아빠의 삶을 살고 있다.
딸은 나에게 공주이고 세상의 전부이니까.
저자가 딸의 남친을 보았을 때 참 묘한 느낌이 들면서 기분이 더러웠다고 한다.
아마 나도 그럴 것 같다.
내가 키우는 아들과 딸에게 좋은 아빠로서 그리고 좋은 인생 선배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행복하고 가치있게 살아가는데 이 책의 내용을 함께 하고 싶다.
다시 읽어보고 싶고 추천해주고 싶은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