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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 아저씨의 책 읽는 밥상 ㅣ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인문학동화 6
김선희 지음, 박해남 그림, 곽은우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10월
평점 :
조금은 특이하고 읽으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구성의 책이다.
소설 같은 이야기에 역사 인물이 등장하여 스토리와 교훈을 함께 전달해주고 있다.
주니어 김영사에서 나온 인문학 동화 시리즈 중 6번째이다.
이 책에서는 일상 생활에서 있을 것 같은 소설같은 이야기에 다산 정약용 선생이 등장하여 한 어린이의 인성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는 스토리를 통해서 어린이에게 교훈을 준다.
어른도 함께 읽을만 한 책이다.
함께 읽은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도 재미있게 읽었고, 근검에 대해서 배우게 되었다고 하였다.
책 후반부에는 부록으로 정약용 선생의 삶과 사상에 대한 내용이 기술되고, 독후 활동지도 있다.
제목이 '정약용 아저씨의 책 읽는 밥상'인데, 다산 선생이 독서를 중요시 했다는 의미를 표현하고 있는 제목이라 생각된다.
소설같은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다산 정약용 선생과 연관된 교훈을 준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걸까? →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정의 화목이다.
다산 아저씨를 만나다. → 속여도 되는 딱 한가지, 입을 속여라.
거울을 들여다보다. → 얼굴빛은 마음이 하는 일을 닮아 간다.
처음 가 본 놀이터. → 좋은 관계가 되려면 남을 나처럼 아껴라.
다산 아저씨와 책 읽기. → 현명한 사람은 독서로 이로움을 얻는다.
스스로 계획을 세우다. → 책 내용은 실생활에 이용해야 의미가 있다.
창덕궁에 가다. → 바로 여기서,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
폐지 할머니를 돕다. → 남에게 베푸는 건 곧 자신에게 베푸는 것이다.
처음으로 찾아온 행복. → 모든 일을 조심하고 한 번 더 생각하자.
내가 읽어본 느낌으로는 이야기가 80% 수준이고, 아이들에게 교훈을 주는 다산 선생의 말씀이 20% 수준이라 생각된다.
이야기 속에 양념처럼 살짝 교훈을 더해준 구성이 좋아서 아이들에게 지루하지 않은 책으로 느껴질 것 같다.
실제로 있을 것 같은 현실감이 진하게 느껴지는 이야기가 몰입감을 준다.
준서와 그 가족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토리이다.
자식 교육에 올인하는 엄마, 자식 교육 뒷바라지에 힘겨워하는 아빠, 엄마에 의해서 관리되며 사교육에 흠뻑 젖어있는 아이인 준서.
준서 가족처럼 사는 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가족상이라는 생각을 하는데는 어색함이 없었다.
힘들게 얻은 준서에 대한 준서 엄마의 자식 사랑은 정말 극진하다.
준서 엄마는 하루 24시간을 준서를 위해서 살고, 준서 아빠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낮에는 사업을 하고 저녁에는 대리운전을 한다.
준서는 일요일에만 학원과 과외를 세개를 하고, 일상 생활의 거의 모든 것을 엄마를 통해서 해결하는 준서는 공부는 잘 하지만 매우 이기적인 아이이다.
준서 부모의 삶에는 자신들의 삶은 거의 없었고 오직 준서의 삶만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준서 부모가 이렇게 사는 것은 옳은 삶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마음을 바꾸고, 여름 방학에 준서를 다산 아저씨에게 맡기고 한 달간 해외로 여행을 떠난다.
엄마가 없는 준서는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다는 것을 스스로가 느낀다.
그리고, 준서는 다산 아저씨와의 한달 간의 생활을 통해서 마음과 행동을 바꾸게 되고, 준서 부모는 여행을 하면서 올바른 삶에 대한 해답을 찾아서 돌아온다는 것이 주요 스토리이다.
입을 속인다는 것을 다산 아저씨는 이렇게 말한다.
'언제나 맛있고 좋은 음식만 먹을 순 없어. 맛이 없거나 형편없는 음식을 먹을 때도 있지. 그럴 때는 입믈 속이는 거야. 내가 지금 맛있는 고기를 먹고 있어. 고기가 씹을수록 맛있구나.'
아마도 입을 속인다는 것은 행복감을 느끼도록 자기 최면을 건다는 의미라 생각된다.
다산 아저씨는 준서에게 '근' 과 '검' 을 강조한다.
'근이란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내일까지 기다리지 말고, 검이란 아끼라는 뜻이다.'
'얼굴빛은 마음이 하는 일을 닮아 간다.'
'사람은 생긴대로 노는 게 아니다. 노는 대로 생기는 거다. 나이가 들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
친구는 공부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준서에게는 친구가 없었다.
하지만, 준서는 친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엄마의 관리에서 멀어지고 다산 아저씨로부터 삶의 지혜를 배우면서 준서가 서서히 변화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다 관계로 엮여 있어. 좋은 관계가 되려면 남을 나처럼 아끼면 된단다.'
다산 아저씨는 준서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살다 보면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힘든 문제를 만나게 된단다. 독서를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은 그런 문제를 해결하는 도움이 되지.'
독서는 눈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한글자라도 그 뜻을 이해하고 한 권을 읽더라도 제대로 읽어서 다 읽고 났을 때는 책 내용을 확실히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산 아저씨는 속독보다는 정독을 강조하였다.
'공자가 말하길 남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아주지 못함을 걱정해야 한다.'
'여유당' 이라는 말은 도덕경에 나오는 말인데, '여함이여 겨울 냇물을 건너듯이, 유함이여 너의 이웃을 두려워하듯이' 란 의미이고,
세상을 겨울 냇물 건너듯 조심조심 살아가라는 뜻이라고 한다.
여는 머뭇거리다는 뜻이고, 유는 조심조심한다는 뜻이다.
준서는 해외 여행에서 돌아온 엄마와 아빠와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한달에 두번씩 일요일에는 온 가족이 봉사활동을 다니고, 엄마는 사진 동호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준서도 친구들을 사귀며 전과는 다른 학교생활을 하게 된다.
가족들과 양평 정약용 생가로 여행을 간 준서는 다산 선생의 동상을 보고서 자신이 만난 다산 아저씨가 다산 정약용 선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책 후반부에 실린 정약용 선생의 생애와 사상, 다산 선생에게서 배울 점은 역사 학습서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해주었다.
자세한 독후 활동지도 수록되어 있어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은 후 독후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역사를 토대로 한 인성 교양서를 이렇게도 구성할 수 있다는 새로운 컨셉을 알게 해주었고, 참되게 살기 위해서 필요한 다산 정약용 선생의 지혜들을 다시 한번 깨우치게 해 준 유익하고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