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로 플러스 - 배짱 두둑한 리더가 성공한다
박상복 지음 / 글로세움 / 2013년 12월
평점 :
이 책은 현대자동차에 근무하는 저자가 현대자동차 협력사인 9개의 중소기업 CEO의 창업과 사업에 대한 경영 이야기를 정리한 책이다.
9개의 기업은 이 책에서는 중소기업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연간 매출 규모는 500억원대에서 1조원대의 기업들로 중견기업이라고 불리울만 한 자동차 부품 전문 기업들이다.
자동차는 한대가 2∼3만개 이상의 부품으로 만들어지며, 현대기아자동차의 협력업체는 6천여개 정도가 된다고 한다.
저자는 9년 동안 현대자동차 품질평가팀에서 부품 협력사를 진단하고 평가하는 업무를 진행하면서 1,000명 이상의 창업주와 전문 경영인을 만나 그들의 열정과 노력, 기업가 정신을 배울 수 있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 저자가 선택한 9개의 기업의 성공 스토리를 담은 책이 이 책이다.

저자가 말하는 성공한 중소기업 기업가들의 성공요인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둘째, 학력, 배경, 집안, 지식 등 스펙이라는 객관적인 잣대보다 경험을 중시한다.
셋째, 일에 대한 집중과 몰입도가 높다.
넷째, 성공이라는 열매를 따고서도 초심을 잃지 않는다.
다섯째, 직원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나아가 국가 발전을 위한다는 소명의식이 있다.
기업의 성공 요인으로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 빠짐없이 나열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중에서도 초심을 잃지 않는다는 것과 직원을 가족처럼 생각하다는 것이 가장 공감이 되었다.
긍정적인 마인드, 실무 경험 중시, 일에 대한 집중과 몰입은 기업가 자신을 위한 성공 요건들이라고 말할 수 있고, 초심을 잃지 않고 직원을 가족처럼 생각한다는 것은 기업과 직원 모두를 위한 성공 요건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나는 직원과의 동반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이 가장 이상적인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저자의 기업가와 인터뷰 내용, 기업에 대한 분석 내용, 기업의 창업과 경영 일화, 저자의 경영학적 해석이 기술되어 있다.
첫번째로 소개되는 세원그룹 김문기 회장의 '화장실 경영론'은 매우 인상적이다.
'화장실이 깨끗하면 회사가 바로 선다.(p.23)'
화장실을 호텔 화장실보다 깨끗하고 고급스럽게 하고, 전신거울을 설치하여 직원들이 자신의 전신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자기관리에 좀 더 신경을 쓰도록 한다는 것이다.
작은 부분에 신경을 쓰는 디테일한 경영 철학에 공감이 가고, 이렇게 작은 부분에 많은 신경을 쓰는 기업가라면 다른 부분에는 더욱 철저하고 확실한 경영을 펼칠 것으로 생각이 되었다.
'아무리 의도가 좋고 백 번 옳은 말이라 하더라도 '훈계와 명령'으로는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없다.(p.29)'
자주 파손되는 개인 수납장과 기계에 가족 사진을 붙이도록 하여 파손을 예방하였다고 한다.
잔소리보다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고, 직원들 스스로가 회사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하는 오우너십 경영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화이다.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피터드러커, p.25)', '사소한 문제를 계속 방치하면 큰 문제로 이어진다는 깨진 유리창 법칙(p.27)'을 인용하면서 저자는 기업가들의 경영 철학을 경영학적으로 좀 더 뒷받침해주고 있다.
'대기업은 조직의 규모가 크다. 상사는 직속부하에게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한다. 아랫사람의 아이디어를 빼앗고 불이익을 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며, 싹수 있는 직원의 꿈을 짓밟기도 한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다. 사장이 다 알기 때문이다. 대기업에 비해 아첨으로 인한 출세나 정치적인 조직구조가 덜할 수밖에 없다.(p.34)'
'임원은 외부에서 모셔오지 않는다. 월급쟁이는 돈도 좋지만 희망이 있어야 한다. 승진에 대한 희망을 주어야 한다. 간부사원을 외부에서 채용하면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의 사기를 꺾을 수도 있다.(p.41)'
'사람은 자발적으로 행동할 때 가장 강하다.(p.47)'
세원그룹 김문기 회장의 말이다.
실제로 이 말이 실천되고 있는 회사라면 최고의 회사이고, 회사원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회사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모든 기업이 이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에 대한 이해가 충만한 경영을 펼치는 세원그룹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정말 다니고 싶은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로 소개되는 기업은 연간 매출액 1조원의 아진산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기업이었다.
'사장은 절제가 생명이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이 자리에 앉으면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진다. 더구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충분히 이 일 저 일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직원들의 땀의 가치를 안다면 그들이 보든 보지 않든 간에 절제하고 인내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 사장이 된다는 건 어쩌면 제대로 절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일일지도 모른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기 때문이다.(p.55)'
사장에게 절제가 필요하다는 말은 처음 들어 보았는데, 정말 중요한 말이다.
아진산업의 서중호 사장의 절제에 대한 리더십 철학을 보면서 아진산업의 경영 상태와 직원의 만족도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아도 최고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장에게는 절제가 생명이라는 말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아진산업에서는 별도의 사업계획을 보고받지 않는다고 한다.
정말 특이한 경영 방식이다.
'누군가의 지시와 명령으로 부과 받은 목표를 위해 일할 때는 적당히 무책임할 수 있다. 별도의 사업계획을 보고받지 않는 것은 오너십을 가지고 경영하라는 무언의 압력이다. 물론 오너로서 꼭 챙겨야 할 일들을 보고받지만 그것 역시 최소화한다.(p.57)'
아진산업은 오우너십을 강조하며 신뢰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가의 회사이다.
'사장이 끌고 직원들이 졸졸 따라가면 딱 사장의 수준만큼만 결과가 나온다. 직원들이 모두 오너와 같은 마음을 가질 때 회사는 사장의 수준을 뛰어넘는 성과를 낼 수 있다.(p.58)'
서중호 사장은 계열사 사장단에게 회사 운영의 전권을 부여하며 무한 신뢰경영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정말 이상적인 기업이고 최고의 경영 철학이다.
세번째로 소개되는 월드솔루션에서는 '직원은 동업자다'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여기 모인 우리는 모두 동업자다. 동업자임을 명심하라. 나는 돈을 투자했고, 여러분은 두뇌와 노동을 제공한다. 부족한 걸 서로 제공하고 힘을 합해 일하니 이것이 바로 동업자다. 항상 동업자로서 행동해 달라.(p.100)'
네번째로 소개된 호원의 양진석 사장의 영업 철학은 '내 마음에 들면, 당신 마음에도 꼭 들 것이다.(p.129)'이고 그는 이 원칙을 바탕으로 품질(Q), 가격(C), 납기(D)를 경쟁력의 핵심요소로 생각하여 QCD를 개발하고 연구하였다고 한다.
다섯번째로 소개된 신기인터모빌의 고 김인찬 회장의 경영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지금 당장 하지 않으면 10년이 지나도 못한다. 미루고 핑계를 대다 보면 행동하지 않게 된다. 그러니 무모하다 싶어도 일단 행동하라. 실패하면 실패하는 대로 배우고 성공하면 성공하는 습관을 만들면 된다.(p.164)'
미루지 말고 즉시 실천하라는 말이다.
신기인터모빌에는 일일명예 대표이사 제도라는 독특한 제도가 있었다.
역지사지의 마음을 느끼도록 하는 제도로써 명예대표이사 제도란 회사의 주인은 모든 직원이므로 모두 사장이 될 마음가짐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서 만든 제도라고 한다.(p.181)
일일 대표이사가 된 직원은 사장의 월급 중 일급을 똑같이 지급하고, 사장의 차를 타게 하고, 사장의 사무실을 사용하게 하고, 임원회의 주재, 각종 보고서 투자안건 결재, 협력사 방문, 고객사 방문을 한다고 한다.
흥미로운 제도이다.
여섯번째에서는 대풍공업 최광오 사장이 소개되었고, 일곱번째로는 위너콤 정순백 사장이 소개되었다.
위너콤 정순백 사장은 두 개의 중소기업에서 근무를 한 후 창업을 하였다.
그 두 곳은 직원을 일하는 기계와 소모품으로 생각하고, 직원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기업이었다고 한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을 경영하면서 독특한 임금체계를 운영하고 있었다.
전체 매출액의 6.5%를 임금으로 산정하고 팀장과 팀원이 자체적으로 임금을 결정하는 임금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경영자의 결단에 의해 인센티브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매출이 증가하면 임금이 즉각 상승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중소기업에서는 운영하기 매우 어려운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운영하는 위너콤은 대단한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위너콤은 독서와 봉사를 통해 임금을 올릴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연봉 협상때 독서량과 사회봉사 실적을 점검하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정순백 사장은 일 년에 150여 권의 책을 읽는 독서가라고 한다.
정말 독특한 시스템이었다.
직원들에게 계절과일을 선물하기도 하고, 무비데이도 운영하여 영화표를 나눠주기도 한다고 한다.
여덟번째로 소개된 기업은 동진이공이고, 아홉번째로 소개된 기업은 명진테크이다.
성공한 중소기업의 성공 요인은 신뢰 경영, 직원과의 동반 성장, 사장의 솔선 수범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리더십 책에서 항상 강조되는 요소들이다.
이 책을 읽어보니 우리나라에 내가 모르는 좋은 중소기업, 중견기업이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좋은 중소기업이 되기 위한 전제조건은 이 책에서 언급된 기업처럼 건전한 경영 철학을 가진 기업가가 경영하는 기업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도 10여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중소기업을 다녀보기도 하고, 내가 다니는 회사와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을 보아왔는데, 이 책에서 언급된 기업과 같은 건전하고 이상적인 경영 철학을 펼치는 회사는 많지 않았다.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직원들을 동업자로 생각하지 않고 단순한 기업의 소모성 기계나 부품으로 생각하고, 사장은 창업 초기의 초심을 잃고 자신의 욕심만을 채우려 하고, 회사가 잘 되면 회사 덕분이고 잘못되면 직원 책임으로 돌리고, 임직원으로 친족들을 고용하여 일반 직원들의 사기를 꺾는 경우가 많았다.
이 책을 보면서 정말 좋은 기업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온 경영 이야기가 책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실천되고 있는 이야기일 것이라 믿고 싶고 믿는다.
이 책은 실제 성공한 중소기업의 창업과 경영을 통해서 어떤 경영학 서적 보다도 유익한 내용을 많이 얻을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에 언급된 기업가들을 통해서 창업과 경영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요즘 강소기업의 중요성을 말하면서 강한 중소기업이 우리나라의 미래라는 말을 많이 한다.
우리나라에 이 책에 언급된 기업과 같은 좋은 강소기업이 더 많이 등장하고 육성되어 우리나라 근로자들이 오너십을 갖고 진심을 다하여 일하면서 직장 생활에 만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