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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랑길을 걸어요 : 삼척 - 동굴에서 고려의 마지막 울림을 듣다 ㅣ 내인생의책 인문학 놀이터 9
이동미 지음, 백명식 그림 / 내인생의책 / 2014년 1월
평점 :
해파랑길은 부산부터 강원 고성까지 동해안을 따라 걷는 길을 말한다.
얼마전에 해파랑길 부산 편을 읽어보았는데, 이번에는 삼척 편을 읽어보았다.
삼척은 여행을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이라서 많은 기대감을 갖고 읽게 되었다.
올해에는 꼭 삼척에 여행을 갈 계획을 가지고 있어서 여행 준비서로서 읽은 목적도 있다.
걷는 것이 요즘 왜 인기일까?
이 책에서는 걷는 것이 좋다는 것은 예전부터 이야기되어 왔다는 것을 알려준다.
예전부터 경치를 구경하며 천천히 걷는 것을 유람이라 하였고, 옛사람들은 산천을 유람하는 것은 좋은 책을 읽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정약용 선생과 허준 선생도 걷기의 즐거움을 말하며 걷기를 권했다고 한다.
특히, 허준 선생은 동의보감에 '약보다 식보, 식보보다 행보가 낫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독만권서(讀萬券書) 행만리로(行萬里路) 교만인우(交萬人友),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를 여행하고, 만 명의 친구를 사귄다.' 라는 말로 앎이란 책에도 있고, 여행에도 있고, 사람과의 만남 속에도 있다는 말이라고 한다.(p.9)

책 표지를 보니 삼척에 동굴이 많은가 보다.
지금 나는 삼척에 대해서는 삼척항과 해양레일바이크가 있다는 정도 밖에는 아직 아는 것이 없다.
책 겉표지를 펼치면 해파랑길 28번 코스에서 34번 코스의 여행 지도가 나온다.
삼척 주변을 여행할 때 매우 유익한 지도이다.
책 겉표지를 이렇게 활용하는 것도 참 실용적이고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삼척에 여행갈 때 아주 유용할 것 같다.

이 책은 해파랑길 중 삼척을 중심으로 31코스와 32코스를 다루고 있다.
31코스는 고려의 마지막 왕인 공양왕릉 입구에서 시작된다.

해송 숲을 통과하는 레일바이크에 대한 설명이 나왔다.
궁촌 해수욕장에서 시작하여 추천천, 해송길, 억새 군락지, 황영조 기념관, 초곡 터널, 용화 해수욕장을 운행하는 5.4km의 코스로 이루어져있다고 한다.
맹방 해변 내용을 보니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맹방 명사십리라 하여 깨끗한 모래가 있는 백사장이 십리나 된다는 명사십리 이름이 붙어있다고 한다.
수심은 1∼1.5 미터이고, 백사장 길이가 800 미터라고 한다.
상맹방 해변에서 마을 쪽으로 나오면 5천여 평의 맹방 유채꽃밭이 펼쳐진다고 한다.
봄에는 벚꽃과 유채꽃이 꽃피는 멋진 길이라고 한다.

동굴신비관, 동굴탐험관, 태양광 홍보관, 삼척시립박물관이 소개되었다.
박물관 여행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삼척 여행에 필요한 박물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모두 가보고 싶은 박물관들이었다.
특히, 내부가 동물을 탐험하는 기분이 들도록 건물 전체가 동굴처럼 만들어진 동굴탐험관이 가장 재밌을 것 같았다.

해파랑길 코스를 걷다보면 만나게 되는 여행지, 유적지, 관광지에 대해서 잘 설명되어 있다.
너무 자세하지도 너무 간단하지도 않게 적당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여행 가이드북으로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진짜 여행은 여행지에서 느끼는 것이니까.
삼척항을 따라 걸으면 오징어 말리는 모습을 실컷 볼 수 있다고 한다.
기대되는 풍경이다.
삼척항을 지나서 새천년해안도로를 지나서 작은 후진 해수욕장에 도착한다.
작은 후진 해수욕장 사진을 보니 아담하면서 바위가 많은 해수욕장이 좀 색다르게 느껴졌다.
그리고, 여름이면 50여만 명이 모인다는 삼척 해수욕장이 나온다.
삼척 해수욕장이 예전에는 큰 후진 해수욕장으로 불리었다고 한다.
신라 장군 이사부는 독도는 우리땅 노래 때문에 익숙한 인물이다.
이사부 장군을 기리기 위해 만든 이사부 사자 공원이 있다.
이사부 장군은 배에 나무로 만든 사자를 잔뜩 싣고 우산국(울릉도)에 가서 항복하지 않으면 맹수를 풀어 죽이겠다고 위협하여 항복을 받아냈다고 한다.
촛대 바위가 있는 추암 해변도 사진을 보니 꼭 가보고 싶었다.

삼척에는 동굴이 참 많다는 것을 이 책을 보고서 알았다.
무려 82 개의 동굴이 삼척에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여행 가이드북으로서의 기능 뿐만 아니라 자연 학습서로서의 기능도 하고 있다.
동굴의 생성 과정에 대해서 설명이 기술되어 있어서 동굴에 대한 지식을 넓힐 수도 있다.
종유석은 천장에서 아래쪽으로 자라는 것이고, 석순은 바닥에서 위쪽으로 자라는 것이다.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 하나의 기둥이 되면 석주라고 부른다.
삼척의 동굴 중 환선굴은 동양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동굴이라고 한다.
전체 길이는 8km 이상으로 알려져 있고, 1.6km만 관광객에게 개방이 되어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석회 동굴 외에 동굴의 종류에는 용암 동굴, 석고 동굴, 소금 동굴, 해식 동굴, 얼음 동굴, 사암 동굴이 있다고 친절히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은 동굴에 사는 동물도 그림과 함께 알려주어 자연 학습서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는 멀티 기능의 여행 책이다.
삼척의 유명한 음식과 신나는 축제에 대해서도 소개가 되어 있다.
4월에 맹방 유채꽃 축제가 열리는데 4월에 삼척으로 여행을 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내용은 해파랑길 여행과 자연 학습 내용을 지나서 이에 역사 이야기로 옮겨졌다.
수로 부인과 관련된 헌화가와 해가 이야기가 나온다.
조선을 세운 태조 이성계와 관련된 이야기도 나온다.
이성계 고조 할아버지 이안사는 아버지의 묏자리를 찾다가 승려로부터 '이곳에 묘를 쓰면 5대손 안에 나라를 세우는 인물이 나겠어. 단, 개토제 때 소 백마리를 제물로 바치고 금으로 만든 관을 써야 하겠구나' 라는 말을 들었는데, 소 백만리와 금관을 구할 형편이 되질 않아서 흰 소 한 마리와 황금빛을 띤 귀릿짚으로 관을 만들어 아버지의 묘를 모셨다고 한다.
그 뒤에 태어난 이성계가 조선 왕조를 세웠다고 한다.
새로운 국가와 왕의 탄생에 당위성과 신비감을 주기 위한 옛 이야기로 느껴지기는 하지만, 소 백마리를 준비하는데 백우(白牛)로 백우(百牛)를 대산하여 숫자 백을 흰 백으로 바꾸었다는 것은 기발한 방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마지막 후반부에는 고려말과 조선 개국에 대한 역사 이야기가 기술되어 있다.
이성계 장군이 위화도에서 회군을하며 요동 정벌을 할 수 없다고 말한 사불가론이 나온다.
'하나,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치는 것은 옳지 않다.
둘, 농사일로 바쁜 여름철에는 군사를 끌어모을 수 없다.
셋, 명과 싸우는 사이에 왜구가 쳐들어올 것이다.
넷, 장마철이라 활의 아교가 녹아 무기로 쓰기 힘들고, 병사도 병들기 쉽다.'
위화도회군 후 이성계는 개경을 함락시카고 우왕과 최영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45세의 나이로 왕위에 오른 고려의 마지막 왕인 공양왕은 공손하게 왕위를 내주었다고 하여 공양왕이라는 왕호를 얻었다고 한다.
이성계는 공양왕으로부터 선양받는 형식으로 왕위에 올라 조선을 개국하게 되었다.

이 책은 해파랑길 걷기, 삼척 여행, 동굴 학습, 옛 이야기, 역사 이야기가 잘 혼합된 멀티형 여행 역사 가이드북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삼척 여행을 계획할 때 참 유용한 책이고, 삼척을 여행하면서 함께 읽는다면 삼척 여행의 재미를 배가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