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5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5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김난도 교수와 트렌드 코리아의 명성은 여러 번 들은 적이 있었다.

과거에 도서관에서 트렌드 코리아 책 표지를 보면서 이런 책도 있구나 하고 그냥 스치듯 지나간 적이 몇 번 있었다.

도서관에 있는 책들은 좀 오래된 책들이기 때문에 아마도 지나간 트렌드에 대한 책을 볼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하여 그 책들을 펼쳐서 읽지 않고 그냥 스쳐 지나갔었다.

현재 마케팅에 관심이 많고, 지금 회사에서 수행하고 있는 업무 특성상 최근의 여러 트렌드에 대해서 공부를 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지금에서야 '트렌드 코리아' 책을 제대로 읽게 되었다.

이번에 읽은 '트렌드 코리아 2015'는 내게 정말 많은 지식을 안겨주었다.

왜 이 책이 계속 출간되고 있고, 명성이 자자한지를 이제서야 제대로 느꼈다.

앞으로 '트렌드 코리아'는 지난 한 해의 마케팅 동향을 정리하고, 다음 해의 마케팅 전망을 공부하는 차원에서 매년 연말마다 읽어야 할 책이라고 마음 속에 깊이 새겨놓았다.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영업과 마케팅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한국 소비자의 성향, 문화 트렌드, 소비 트렌드, 마케팅 트렌드를 파악하고 미래 소비 트렌드와 마케팅 트렌드를 예측하고 전망하기 위한 필독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흥미롭고 유익하게 읽은 책이었다.

트렌드와 마케팅에 대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게 해 준 책이다.

 

영업과 마케팅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주옥같은 지식들이 많이 담겨져 있었다.

그리고,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신조어들과 최근에 출시된 다양한 신제품과 서비스, 마케팅 전략들이 풍부하게 담겨져 있어서 회사 업무를 개선하는데 많은 자극과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최근의 마케팅 동향을 가장 잘 정리하고 기술한 책이라 생각한다.

이 책에 나온 내용 전부를 내 머리에 담고 싶을 정도로 내게는 정말 유익한 내용들이었다.


'불경기의 소비자는 무조건 지출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구매의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항목은 단호하게 지출을 끊고, 만족을 주는 소비에는 비싸도 지출을 몰아준다. 중요한 것은 낮은 가격이 아니라 "이 제품은 나에게 가격만큼의 가치를 주는가?"에 대한 납득이다.(p.6)'

불황이다, 경기침체다, 소비위축이다, 저성장시대이다라는 남발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를 알려주는 문장이었다.

지출 구조조정에 들어간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할 전략은 저가격이 아니라 적정한 가치에 대한 납득이다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이 책에서는 2015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로 'COUNT SHEEP'을 제목으로 각 철자에 10가지 트렌드 전망을 내놓았다.

C : Can't make up my mind 햄릿증후군 - 소비자의 선택 장애, 메이비 세대, 병적으로 결정을 미룬다. → 큐레이션서비스, 개인컨설팅

O : Orchestra of all the sense 감각의 향연 - 향기, 로케팅 소비, 푸드 SNS

U : Ultimate 'omni-channel' wars 옴니채널 전쟁 - 통합적 구매채널, 오프라인매장의 모바일 솔루션, 빅데이터와 공생

N : Now, show me the evidence 증거중독 - 시각화, 수치화, 트렌드를 만드는 주체가 제공하는 자에서 선택하는 자로 이행

T : Tail wagging the dog 꼬리, 몸통을 흔들다 - 덤 때문에 구매가 발생하고, 매출이 올라가고, 시장이 형성되는 덤의 경제

S : Showing off the everyday, in a classy way 일상을 자랑질하다 - 찍지 않으면 본 것이 아니고 올리지 않으면 경험한 것이 아니다

H : Hit and run 치고 빠지기 - 가볍게 즐기고 부담 없이 누려라, 소셜다이닝

E : End of luxury : just normal 럭셔리의 끝, 평범 - 명품 지고 여유 뜨다, 비싼 것 갖기에서 우아하게 살기로

E : Elegant 'urban-granny' 우리 할머니가 달라졌어요 - 씀씀이 큰 시니어 육아족, 세련된 할머니

P : Playing in hidden alleys 숨은 골목 찾기 - 젊은 예술가와 청년 상인들의 무대

 

한국의 한 소비자로서 나에게도 충분히 공감이 가는 트렌드 전망들이었다.

트렌드를 상징하는 대표 문장을 만들어 각 단어의 철자를 시작 철자로 하여 트렌드를 요약하여 설명해주는 방식에서 저자들의 분석력, 문장구성력, 예측력이 놀랍게 느껴졌고, 정말 대단한 천재적인 소비자 분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2015년에 정부는 R&D 투자를 19.8조원으로 전년 대비 1조원을 더 확대했다고 한다.(p.196)

* 햄릿증후군은 정답을 맞추고 대세를 따라야 하는 한국 사회의 문화적 특성이 반영된 결과이다.(p.207)

* 데이터 스모그 : 필요 없는 쓰레기 정보나 허위 정보들이 가상공간을 어지럽힌다.(p.210) → 정보 단식이 필요하다는 말도 있다.

* 평일 하루치 뉴욕 타임스 기사가 17세기 평균적인 영국인들이 평생 접하는 양보다 많은 정보를 싣고 있다.(p.223)

* 후각은 기억과 가장 밀접한 감각기관이다. 후각은 기억이다. 싱가포르항공은 향수를 서비스와 마케팅에 활용해 향기를 트레이드마크화 했다.(p.228)

* 로케팅 소비 : 생필품은 값싼 것을 찾으면서도 특정용품에는 고급 소비를 집중하는 현상(p.240)

* 쇼루밍족(Showrooming) : 매장에서 제품을 확인하고 온라인 등의 경로를 통해 최저가로 구매(p.249)

   역쇼로밍족(Reverse-Showrooming)  : 온라인에서 제품 정보를 꼼꼼하게 파악한 후 오프라인을 통해 제품 구매

   모루밍족(Mobile-Showrooming) :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체험하고 모바일을 통해 즉시 제품 구매

* ICT(Internet Communication Technology)

* IoT(Internet of Things)

* 시장이 성숙해지고 기술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대부분의 제품군에서 품질상 뚜렷하게 구분되는 차별적 요인을 찾기 어려워졌다. 점차 시장이 동질화될수록 소비자의 구매가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카테고리를 선택하는 형태로 변화하는 것이다. 갈수록 제품 간 차별화가 어려워지면서 본품보다는 서비스와 덤의 판촉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p.301)

* 불황일수록 가격을 낮추지 말고 편익을 증진시키는 전략이 더 승산이 크다.(p.303)

* 꼬리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익중심형 사고에서 고객가치중심적 사고로 갈아타야 한다.(p.305)

* 저성장의 끝이 보이지 않는 2015년, 한 방에 시장을 평정할 수 있는 대박상품에 집착하기보다 작은 주인공부터 다시 키워야 할 시점이다.(p.306)

* 소셜다이닝 : SNS를 통해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 식사를 즐기며 인간관계를 맺는 활동(p.336)

* 경제체제는 농업경제, 공업경제, 서비스경제, 경험경제 순으로 진화한다.(p.408)

 

책 초반 상당부분에서 2014년 10대 트렌드 상품을 선정하여 설명하고, 2014년 트렌드의 전망에 대한 평가와 결과를 보여주는 내용도 정말 유익하고 흥미로웠다.

이 책에서 뽑은 2014년 10대 트렌드 상품은 다음과 같다.

꽃보다 시리즈, 명량, 빙수 전문점, 스냅백, 에어쿠션 화장품, 의리, 컬래버레이션 가요, 타요버스, 탄산수, 해외직구.

2014년을 돌아보았을 때 2014년 10대 트렌드 상품 중에서 나에게도 많은 관심을 끈 상품들이 있었고, 내가 보기에도 2014년에 초인기를 누렸던 상품들이 잘 선별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 '세대 공감형 콘텐츠의 필요성이다.(p.32)' → 꽃보다 시리즈의 인기요인.

* '한국 소비사회는 물건 소유형 사회에서 체험과 경험형 사회로 진전하고 있다.(p.38)' → 빙수의 인기요인.

* '절제미를 강조하는 미니멀의 유행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화려하고 자유로운 가치가 휩쓸고 간 자리에는 그것과 반대되는 가치가 움트기 마련이다.(p.41) → 스냅백의 인기요인.

* '소비자의 작은 행동을 찬찬히 관찰하면서 그 속에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숨은 니즈를 찾으면 된다.(p.44)' → 에어큐션 화장품의 인기요인.

* '소비자 스스로 놀게하라.(p.47)' → 의리의 인기요인.

* '혼자 모든 것을 잘하려고 하지 마라. 바야흐로 협력의 시대, 컬래버노믹스의 시대가 도래했다.(p.50)'→ 컬래버레인셔 가요의 인기요인

* '과거 소수로 취급했던 니치 소비자의 요구를 혁신 소비자의 목소리로 여기고 경청해 기회를 찾아야 한다. 바야흐로 스몰마켓의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p.56)' → 탄산수의 인기요인

 

이 책을 읽으면서 이름만 들어봤던 여러 신조어들, 들어본 적이 없던 새로운 신조어들의 의미를 많이 알게 되었다.

* 스웨그(swag) : 남을 모방하지 않는 자기만의 멋을 뻐기다. 자기모순이 있을지언정 스스로 만족하면 되는 멋, 본능적인 자유로움, 기성의 것과의 선 긋기

* 디스(diss) : 상대방을 공격하는 힙합의 하위문화 중 하나

* 아트버스터 : 블록버스터의 위력을 가진 예술영화

* 덕후 북 : 매우 편향적인 취향의 책

* 키덜트 산업 : 장난감, 로봇, 피규어, 게임 등 40대 중년 남성들을 타겟으로 한 비즈니스

* 레토르 마케팅 : 복고적 요소를 강조

* 헤리티지 마케팅 : 오랜 역사와 자부심을 강조

 

새롭고 신선한 마케팅 전략들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 2014년 3월 재개관한 갤러리아 명품관 웨스트 : 매장 간 구분을 없애, 브랜드를 보고 상품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과 콘셉트를 보고 상품을 고르도록 함(p.67) → 편집매장화한 것임. 하나의 매장에 하나의 브랜드가 들어가는 원 브랜드 스토어에서 편집샵으로 전환한 것임.

*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무심코 과자를 먹듯 가볍게 보고 지나가는 웹툰과 웹소설은 스웨그 트렌드의 현상인 가벼움이 이끄는 라이프스타일을 잘 대변해주었다.(p.69)

* 어반비즈서울(p.83) : 도심 양봉 비즈니스 기업, 애그리테인먼트 문화 기업

* 효종원(p.84) : 연세대 졸업생이 만든 영농법인

* 피쉬앤피쉬, 피쉬앤케이크(p.85) : 공대 졸업생이 만든 수산물 브랜드
* 푸드플라이(p.85) : 딜로이크컨설팅 컨설턴트 출신이 만든 온라인 배달 비즈니스 기업
* 실외기를 없앤 휴대형 냉방기 & 집 전체를 커버할 수 있는 초대형 공기청정기(p.92) → 소비자의 니즈를 현미경으로 들여다고보 찾은 비즈니스

* 2013년 12월 24일에 아마존은 소비자가 결제는 커녕 구매를 결정하기도 전에 상품을 미리 발송하는 시스템에 대한 특허출원을 최종 승인받았다.(p.99)

* 초니치 마켓에서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보다 고객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p.101)

* 하이브리드 패치워크(p.116) : 나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감추는 똑똑한 하이브리드 패치워크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p.126)

   병렬형 하이브리드 패치워크 : 단순히 함께 배치 - 카페+베이커리(카페베네 청담점), 남성패션+카페(시리즈), 주유소+패스트푸드, 자동차매장+카페(현대차 여의도지점)

   결합형 하이브리드 패치워크 : 하나의 제품·서비스로 결합 - 가전업계+아티스트(LG 프리미엄 주방)

   교배형 하이브리드 패치워크 : 기존에 없던 신제품 탄생 - 청담러닝+삼성전자(브라질 교육용 디지털 교재)

* 협업은 막대한 투자 없이 참신한 발상만으로도 전에 없던 진귀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매력적인 대안이다.(p.124)

* 크라우드 소싱에 입각한 혁신, 즉 오픈 이노베이션의 시대가 왔다. 아이디어 LG는 아이디어가 제품화에 성공할 경우 완성품 매출액의 4%를 아이디어 제공자에게 지급한다.(p.129)

* 100만 명의 아이디어 회원을 확보한 미국의 퀄키는 회원들로부터 매주 4,000여 개의 신제품 아이디어를 받는다.(p.132)

* 우버(p.134) :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예약할 수 있는 서비스

* 에어비앤비(p.134) : 주택 소유주가 집을 비울 경우 숙소가 필요한 사람에게 집을 빌려주는 서비스

* 위즈돔(p.135) : 사람을 빌릴 수 있는 장을 만든 서비스. 누구나 사람책이 될 수 있고, 누구나 사람책과 이어질 수 있다.

* 카카오의 엘러아이디(p.136) : 소상공인과 소비자를 이어주는 서비스

* 클라이브(p.149) : 홀로그램 전문 공연장 (미래창조과학부, KT, YG엔터테인먼트 합작품)

* 마케팅의 근시안적 사고를 경계하라.(테오도르 레빗 전 하버드대 교수, p.152) : 모든 현상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늘 하던대로 근시안적으로 마케팅을 펼치면 결국 그 기업이나 조직은 오래 가지 못한다. 

* 럭키백(p.155) : 지불한 금액 이상의 상품을 랜덤으로 받는 복불복 형식의 행운의 게임

*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p.156) : 잡지를 받아 보듯이 선물상자를 정기 구독하는 서비스

2015년을 맞이하여 직장 생활을 하면서 틈틈히 다시 읽어보아야 할 책이다.

그리고, 2015년 연말이 되면 또 출간될 '트렌드코리아 2016' 책도 꼭 읽어봐야겠다.

 

※ 트렌드 코리아 2015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미래의창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왕경 - 우리는 통일을 이룬 적이 있었다
손정미 지음 / 샘터사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삼국시대에 고구려, 백제, 신라로 갈라져 있던 한반도를 통일한 국가는 신라이다.

'왕경'은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의 옛이름이다.

삼국시대 통일의 대업을 이룬 국가의 존재감은 여행중에 다녀온 그 국가의 수도에 있는 국립박물관을 통해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국립경주박물관과 국립공주박물관의 규모에서 흥한 국가와 망한 국가의 차이가 여실히 느껴졌다.

살아남은 국가의 박물관은 위대하게 만들어져 있었고, 살아남지 못한 국가의 박물관은 소박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세상은 그런 것이다.

 

'왕경'은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다.

이 소설을 쓰기 위해서 저자는 경주, 중국 요동, 중국 시안, 실크로드 곳곳을 다녀왔다고 한다.

삼국시대 역사 자료에서 얻은 지식과 현장 체험의 느낌 그리고 저자의 생각을 소설로 형상화한 책이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김유신, 원효대사, 계백장군, 관창 등이 주인공인 삼국시대에 대한 책들을 읽었었겠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조선시대에 관련되 소설책과 역사책들을 읽었을 뿐 삼국시대에 대한 책은 소설 왕경이 처음이다.  

 

소설 왕경의 주인공은 세 명이다.

고구려 귀족 출신으로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무모하게 신라에 침략했다가 포로가 된 진수, 신라 진골 출신으로 풍월주가 되는 김유, 백제의 장군의 딸로 왕경에 와 장사를 하는 정이다.

 

진수는 듀물(활을 잘 쏘는 자)로 알려진 아버지만큼 활을 잘 쏘는 청년이었다.

진수의 아버지는 고구려 다섯 부에서 남부를 다스리는 남부살이였고, 진수 아버지는 진수가 신수두 대제의 사냥대회에서 최고인 선배가 되기를 원했고, 진수도 선배가 되기를 원했다.
수두는 신을 모시는 제단으로 수두를 믿는 부족들은 적이 쳐들어오면 함께 막아냈고 그중 가장 공이 많은 부족을 신수두라 불렀다고 한다.

진수는 늠름한 외모에 용맹함을 겸비한 멋진 청년이었다.

신수두 대제 사냥대회에서 진수의 라이벌인 제우가 사고로 사망하게 되었는데, 그 사고의 그 배후로 진수 아버지가 지목되게 되었다.

진수 아버지는 계림과의 전투에 나갔가다가 사망하게 되고 진수는 복수하기 위해 계림으로 갔다가 계림의 군에 잡혀 포로가 되어 왕경으로 오게 되었다.

진수의 아버지를 쓰러드린 계림의 장수는 김유였다.

그래서 진수는 김유에게 강한 복수심을 느끼고 있다.

 

김유는 계림에서 유명한 화랑으로서 어머니인 영명부인의 힘과 지원을 등에 업고 풍월주(화랑 중 가장 최고인 으뜸 화랑)이 되고자 하며, 계림의 삼국통일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자 하는 야심이 큰 청년이다.

계림에서 풍월주는 고구려의 선배와 같은 것이다.

김유는 계획대로 풍월주가 되었고, 영명부인의 가게에서 일하는 정과 진수가 각각 백제와 고구려 출신이며 자신에게 적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이들을 제거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슴깊이 품고 있다.

 

정은 아름다운 미모로 여러 남성의 마음을 흔들리게 하는 여성이다.

정의 아버지는 백제의 장군 윤충이었다.

정은 왕경으로 잠입하는 숙부를 따라나섰다가 왕경에 주저앉게 되었고, 김유의 어머니인 영명부인이 운영하는 가게를 도맡아 일을 하였다.

정은 외모도 출중하였지만, 생활력도 강하고, 자신만의 철학도 있는 강한 여성이었다.

정의 외모는 진수와 김유의 마음에도 사랑의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정의 이름은 정(井), 우물 정(井)이다.

'우물 정은 끝없이 샘솟는 물이다. 생명의 근원이지. 살고 있는 마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갈 수 있지만 마을의 우물은 옮길 수가 없다고 했다. 우물 속 물은 길어도 길어도 다 없어지지 않지? 우물은 물을 길어내지 않아도 넘치지 않는다. 우물은 잃는 것도 얻는 것도 없다는 말이란다. 그 덕이 항상하다는 것이지.(p.204)'

정의 아버지는 정에게 이름을 지어진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책에서 정은 이름의 의미대로 살아가는 강한 여성이다.

정은 자신이 가보고 싶었던 중국 장안을 거쳐 서역까지도 마침내 다녀온다.

 

이 책은 세 사람의 삼각 관계를 바탕으로 삼국 시대에 역사에 투영하여 역사와 로맨스를 동시에 보여주는 소설이다.

아버지의 죽음을 복수하고자 하는 진수는 김유를 살해하고자 하고, 김유는 풍월주가 된 후 숙위로 뽑혀서 장안에 다녀오게 되고, 진수와 정도 김유와 함께 장안에 다녀오면서 여러 사건들이 일어나게 된다.

313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에는 삼국통일 직전부터 삼국통일까지의 여러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역사와 재미를 함께 주는 소설이며, 읽다보니 진수, 김유, 정 그리고 그 외 인물들이 펼치는 흥미로운 스토리에 빠져들게 되었다.

 

역사 소설답게 역사에 대한 여러 지식도 전달해준다.

백제는 고구려에서 갈래가 나온 나라로 고구려를 세운 추모대왕의 왕비인 소서노 여왕이 두 아들 온조와 비류를 데리고 내려와 백제를 세웠다고 말해준다.

단군이 조선의 도읍으로 정한 곳이 아리티(하얼빈)이라는 내용도 나온다.

 

진수는 평양에 비해 왕경을 자잘하게 느끼고, 계림은 고구려를 모방한 국가라 생각한다.

'평양이 달리는 호쾌한 장군이라면 왕경은 오래된 비단옷을 입은 계집이었다.(p.83)'

'계림의 풍월주란 고구려의 선배와 다를 바 없었다. 삼국 중 가장 후진 소국이었던 계림이 고구려의 선배를 보고 만든 게 틀림없다(p.108)'

고구려가 삼국을 통일했으면 지금 한국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 책에는 선덕대왕, 김춘추, 김유신, 의자왕, 연개소문, 당태종 이세민에 대한 내용이 실려 있어서 이 책을 읽음으로써 삼국시대 인물들에 대한 지식을 넓힐 수 있었다.

의자왕은 이 책에서는 의자대왕이라고 칭하고 있는데, 의자왕은 오랜 태자 시기를 거쳐 왕위에 올라 해동증자(증자는 효와 우애가 깊었던 공자의 제자)란 말을 들을 정도로 칭송을 받았고, 윤충 장군으로 하여금 계림의 대야성을 공격하게 하여 승리로 이끌어 자신감이 넘쳤던 왕이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의자왕은 향락에 빠져 나라를 제대로 다스리지 않은 무능력한 왕인데, 이 책에서는 의자왕이 그러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었고, 몰락한 왕은 장점보다는 단점이 부각되며 몰락 당시의 모습이 과장되어 후세에 전해짐을 느끼게 해준다.

 

이 책에서 살면서 가슴에 새겨둘 말들을 발견하였다.

'현명하고 용맹한 군주라도 제대로 보필하는 신하가 없으면 운이 따라주지 않는다.(p.120)'
'日中昃 月盈則食(일중즉측 월영즉식), 해는 중천에 있으면 기울고 달은 차면 먹힌다.(p.256)' 

혼자서만 잘나서 사는 세상이 아닌 더불어 함께 사는 것이 인생이고,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말들이었다.

 

계림은 당나라와 함께 삼국을 통일한다.

외세의 힘을 빌려 통일을 완성했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석연치 않은 일이라 생각한다.

고구려와 백제가 삼국통일을 했다면 우리 영토와 우리 역사가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하지만, 계림이 삼국을 통일하는 데는 그만한 역사적 배경과 계림이 가진 힘과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이 책을 다 읽은 후 이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그건 아마도 진수, 김유, 정이 어떤 배우에 의해서 어떻게 표현될 것인가 하는 기대감과 삼국통일의 과업이 어떻게 표현될 지에 대한 상상때문인 것 같다.

아름다운 청년들인 진수, 김유, 정의 모습이 궁금한 것은 이 책을 읽으면 당연히 느껴지는 감정이라 생각한다.

소설 왕경은 삼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삼국 대표 청년들의 뜨거운 삶의 모습들을 궁금하게 하는 역사 소설이다.

 

※ 왕경 독서 후기 포스트는 샘터 물방울 서평단 5기로 활동하면서 샘터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재미있는 법률여행 5 - 민사소송법 편 재미있는 법률여행 시리즈 5
한기찬 지음 / 김영사 / 201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법은 우리 생활에 매우 가까이에 있다.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들 대부분도 보이지 않는 법의 테두리에 살고 있을 뿐 법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다.

개인적으로는 부동산 거래를 할 때 법의 존재감을 가장 많이 느끼고, 직장 생활에서는 거래에 따른 채권과 채무 관계에서 법의 필요성을 느끼곤 한다.

그 중에서도 민사소송법에 대한 지식의 필요성을 많이 느껴왔다.

언젠가 어떤 집단과의 거래에 있어서 부당한 경우를 느끼고 약간의 손실을 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소액소송을 추진할까 고민하다가 회사의 협력 법무사 회사에 상담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법무사 측의 답변은 소액소송도 많은 시간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손실액 대비 소송 진행 효율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조언을 듣고 소액소송 진행을 포기한 적이 있었다.

소액소송 때문에 법원에 다니며 발품 파는 것보다 손실을 잊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설명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경험상 소액소송을 한 번 진행해볼 것을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경험이 있어서인지 '재미있는 법률 여행' 시리즈 중에서 민사소송법 편이 눈에 가장 띄었고, 관심을 가지고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변호사이고, 이 책은 50만부 이상이 판매된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민사소송법은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분쟁을 소송이라는 절차와 법정이라는 공간에서 합리적으로 처리하고 해결하고자 그 기준, 방법, 절차 등을 정해놓은 기술적이고 실용적인 법률이라고 한다.

저자는 민사소송법을 분쟁 해결의 규칙(게임의 규칙)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소송과 재판으로 나누어서 설명을 해주고 있다.

법률 서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쉽게 설명되어 있어서 법학 교과서로 말한다면 중고등학교 교과서 수준으로 느껴졌다.

어렵게 느껴지는 법률을 저자는 친절하고 재미있게 설명해주어서 민사소송법을 쉽게 이해하며 지식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물론, 민사소송법에 나오는 용어들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이 책에서도 종종 그런 어려운 용어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저자의 재밌는 사례 제시와 그에 대한 쉬운 해석으로 법적인 마인드를 형성하기에는 참 좋은 책이었다.

 

이 책의 구성의 특징은 저자가 제시하는 재밌는 사례, 사례에 대한 퀴즈, 퀴즈의 정답과 그에 대한 해설로 구성이 되어 있다.

한 장 한 장 넘겨가면서 퀴즈를 풀어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내가 이미 십 수년의 사회 생활을 해서인지 퀴즈를 보면서 그동안의 경험과 느낌으로 선택한 답들이 상당량이 맞았었다.

하지만, 내가 맞춘 것은 지식이 아니라 감(感)으로 맞춘 것이기 때문에 이 책에서 주는 해설을 통해 법률적인 지식으로 배울 수 있었다.

 

저자가 제시하는 사례들은 실생활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현실감 있는 사례들이었다.

사례만으로도 책을 읽는데 재미가 있었다.

사람과 사람들이 어울리고 부딪히며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을 사례들이 잘 보여주고 있었다.

이런 여러 사례들을 재밌게 구성한 저자의 필력이 탁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에는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부럽다는 느낌을 받곤 한다.

저자도 글을 참 잘 쓰시는 분이었다.

나도 이렇게 글을 잘 쓰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을 통해서 민사소송에 대한 지식을 많이 얻게 되었다.

소송물가액이 2,000만원 이하인 민사사건을 소액사건이라고 한다. 소액사건은 간소한 절차, 저렴한 비용, 신속한 재판절차가 특징이다.

우리나라 민사소송법은 소송을 본인이 수행하지 않고 제3자에게 위임할 경우 그 대리인은 반드시 변호사여야 한다는 변호사강제주의를 채택하지 않고, 본인소송주의를 채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소송을 본인이 직접 하지 않고 대리인을 시켜서 하려면 그 대리인은 반드시 변호사여야 한다고 한다.(변호사 대리의 원칙)

권리자가 채무자의 재산을 강제 집행의 자격을 얻어 강제 집행을 신청할 때까지 임시로 압류하는 것이 가압류이고,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하거나 재산 가치를 약화시킬 우려가 있어서 그 처분행위를 금지시키는 것이 가처분이다.

 

채무자가 채무를 다 갚았는데 채권자가 이를 부인하거나 이행을 독촉할 때는 채권자를 상대로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하면 된다.

소송이 재산권의 청구일 때 제1심이 승소 판결 시에 승소 당사자에게 강제 집행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데 이를 가집행 선고라고 한다. 가집행 선고가 붙여진 판결을 확정과 상관없이 즉 패소 당사자의 상소와 관계없이 강제집행 할 수 있다.

변호사 비용도 패소자가 물어내야 할 소송 비용에 포함되지만, 그 범위는 법원이 변호사보수의소송비용산입에관한규칙에 의해 정한다.

 

이 외에도 살아가면서 필요한 법률적인 지식을 많이 얻을 수 있는 좋은 민사소송법 가이드 책이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타인과의 갈등 또는 분쟁 등의 법률적인 문제에 부딪혔을 때 참고할 만한 좋은 책이다.

이 책을 통해서 민사소송법에 대해 살짝 맛을 느낄 수 있었다.


※ 재미있는 법률 여행 5 민사소송법 편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김영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양철학 인생과 맞짱 뜨다 - 삶의 지혜를 넘어 도전의 철학으로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철학적인 고민은 우리의 삶에 언제나 그림자처럼 함께 하고 있다.

학창 시절의 진학 선택 문제, 청년기의 취업과 결혼 선택 문제, 중장년기의 인생2모작 선택 문제는 문제라고 말하기에는 뭔가 어색한 우리가 인생살이를 하면서 당연히 거쳐가야하는 과정들이기지만 그 과정들 속에서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는 우리에게는 커다란 문제이고 고민이다.

이런 선택에 대한 문제의 해답을 철학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동양인인 우리 한국인에게 중국의 동양철학은 마치 우리 삶의 그림자처럼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

우리가 살면서 만나는 여러 문제와 고민에 대해서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존재가 바로 중국 고전에 담긴 동양철학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중국고전을 읽고서 삶의 해법을 찾고자 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나도 그래서 그동안 장자, 도덕경, 채근담, 삼국지, 명심보감, 사기 등을 해석한 책들을 읽었었고, 그 책들 속에서 많은 교훈과 감동을 받았었다.

 

동양철학에 담긴 도전과 모험 정신을 일깨워주는 '동양철학 인생가 맞짱뜨다'라는 책을 읽었다.

'동양철학 인생과 맞짱뜨다' 는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 신정근 교수께서 쓴 책이다.

부제목은 '삶의 지혜를 넘어 도전의 철학으로'이다.

맞짱, 도전이라는 단어 속에서 현실 타협적이지 않은 현실 불응적인 모험과 창조의 메세지를 느끼게 해주는 제목과 부제목이다. 


일반적으로 서양 문명을 도전과 모험을 하는 독립적인 개인형이라 칭송하고, 동양 문명은 체제에 적응하고 순응하는 노예형이라고 비하하는 것에 저자는 강력하게 반기를 들었다. 
한 문명이 1,000년을 넘어 2,000년 이상 지속되려면 그 문명은 우연과 행운의 힘이 아닌 생성, 소멸, 변화, 개선, 혁명의 특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동양 문명에도 모험과 도전 이야기 그리고 부정과 비판의 철학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하였다.
그래서, 이 책 전반에서는 동양 문명과 서양 문명이 거론되어 상호 비교되면서 각각이 지닌 의미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네이버캐스트 '철학의 숲 - 동양철학 읽기'에서 40회 연재된 글을 수정하고 보완하여 발간한 책이라고 한다.

 

7개의 주제로 나누어서 동양 문명 속에 담긴 모험, 도전, 독립, 창조, 선언, 기획, 꿈을 보여주고 있다.

파괴의 문, 모험의 문, 도전의 문, 독립의 문, 창조의 문, 선언의 문, 기획과 꿈의 문이다.

 

"너는 너고 나는 나다. 네가 아무리 내 옆에서 옷을 훌러덩 벗고 알몸 쇼를 벌이더라도 네가 나를 어떻게 더럽힐 수 있겠는가?(류하혜, p.19)"

더러운 군주가 하찮은 관직을 제의해도 거절하는 법이 없었던 류하혜의 오만하고 방자한 말이지만, 그 말 속에는 나름대로의 기개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맹자는 류하혜와 같이 살지 않고 소체의 욕망을 누르고 대체의 길을 걸었다고 한다.

저자는 돈키호테가 현실을 모른체 이상만을 좇으며 풍차를 향해 돌진한 점은 맹자가 대체를 향해 돌진한 것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류하혜의 말에서 불의와 타협하는 인생에도 변명은 있고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맹자처럼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대체를 향해 돌진하는 사람이 역시 성인다운 삶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 지금도 자기 나름대로의 이유를 대면서 불의와 부정과 타협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많은 것인데, 아무리 물질적인 이득에 취해 만족한들 그것이 참다운 삶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기우'는 기인우천 또는 기인지우의 줄임말로 기우의 사전적 의미는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한다.

기우를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기나라 사람의 걱정이라고 한다.

기우는 기나라 사람이 자신의 머리 위에 있는 파란색을 띤 하늘이 와르르 무너지지 않을까라고 걱정하는 것을 뜻한다고 하는데, 기나라 사람들은 하늘을 신적인 존재가 아니라 물질로서 인식하면서 하늘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걱정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저자는 기나라 사람의 걱정은 쓸데없는 일이 아니라 이성의 시대가 개막됨을 알리는 신호라고 말한다.

무엇이든 해석하기 나름이고, 전후관계를 잘 따져서 해석을 하여야 올바른 해석과 판단을 할 수 있음을 알게 해주는 내용이다.

 

익숙한 이름이 나오기도 하고, 익숙한 소설 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옛사람들의 철학과 말씀은 그렇게 쉽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한글과 한자가 서로 혼재되어 기술되는 중국철학이야기를 쉽게 이해하고 체득한다는 것은 역시나 어렵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렇게 오랜 시간을 걸쳐서 쌓여진 동양철학을 적응하고 순응하는 노예 근성의 동양문명의 산물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7개의 주제에는 각각 저자가 중국철학을 통해서 전하고자 하는 5개의 메세지가 포함되어 있다.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하여 총 37개의 메세지 속에서 중국철학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나를 위해 살자!'

양주는 '몸의 털을 한 올을 뽑아서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양주의 표현이 지나치게 비이성적으로 해석되지만, 양주는 털 한 올과 생명의 가치에는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으며, 무시무시한 위압을 느끼면서도 그것에 굴복하지 않고 털을 뽑지 않겠다고 당당하게 말한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지금 우리 대부분의 사람들은 양주와 같은 위압 상황에 놓인다면 구석에 앉아서 슬그머니 털을 뽑아 기어들가는 목소리로 "여기요!"라고 할 것이라고 말한다.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양주의 말은 치졸한 이기주의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양주의 생명에 대한 중시가 담겨져 있었던 것이다.

 

'깨뜨려야 세울 수 있다.'

'남과 나를 차별하지 마라!'

'나는 나를 추천한다.'

'쥐꼬리 월급에 허리를 굽히지 않겠다!'

'누리려면 먼저 움직여라!'

'네 마음의 등불을 켜라'

'억압적 관계의 그물을 찢어라!'

'제 생각이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러 중국 선인들의 말씀과 삶을 간접 경험할 수 있었고, 그와 비교되는 서양 문명 속의 사람과 문화를 함께 경험할 수 있었다.

각 장의 소제목에서 저자는 도전하고 모험하라는 메세지와 함께 우리 동양인들이 얼마나 도전적이고 모험적이었는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관심이 가는 몇 개의 장을 주의 깊게 읽었지만, 동양철학이 말하는 메세지는 이것이다 라고 간결하게 정리하기는 쉽지 않다.

그것이 바로 동양철학의 매력이고, 철학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여러 번 읽을 수록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이해하고 배울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익숙하지 않은 중국 인물들, 어려운 한자어들, 오래된 옛 중국 이야기들이 한번에 쉽게 다가오지는 않았다.

세상이 복잡할수록 그 복잡함에 휩쓸리지 말고 자아를 찾고 주체적으로 살아야 함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느낀다. 

이 책은 나에게 그동안 고정관념처럼 생각되었던 서양문명이 동양문명보다 우월하다는 잘못된 생각을 다시 한 번 깨뜨려준 책이다.

천천히 한 장 한 장 음미하면서 다시 그리고 반복해서 읽어봐야 할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남정호 지음 / 김영사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에 가족들과 함께 충북 음성에 여행을 가서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삶을 보고 느끼고 왔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1944년 충북 음성의 평범한 집에서 태어나 열정적인 공부와 공무원 생활을 한 후 UN 사무총장이라는 위대한 직책에 오르신 분이었다.

현재 현직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계신 분을 기념하는 기념관, 생가, 공원을 방문하며 그 분의 삶과 업적 그리고 철학을 느끼는 여행은 매우 특별한 의미를 주는 여행이었다.

그 분의 평범하면서도 특별했던 학창시절, 순수한 마음을 보여주는 결혼과 신혼생활, 승승장구하던 외교관 생활에 닥친 시련과 극복,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세계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모습은 나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고, 존경심이 마음속에서 자연스럽게 샘솟았다.

음성 여행을 통해서 더욱 가깝게 느껴진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이 책을 처음 보았을 때 책 제목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이제는 일하는 리더가 훌륭한 리더인 시대이다.

지시하는 리더가 아닌 솔선수범하는 리더가 진정한 리더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라는 표현은 반기문 사무총장이 이 시대에 맞는 진정한 리더임을 보여주는 문구라 생각되었다.

 

저자는 반기문 사무총장을 이렇게 표현하면서 이 책을 시작하였다.

'그는 분쟁과 살육, 빈곤과 차별이 만연하고 도덕과 가치가 사라지는 세상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과 숙명을 명확히 알고 있다. 그는 인류를 대신해 한층 나은 미래를 고민한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달려가고, 행돈한다. 반기문은 잠들지 못한다. 지금도 지구 위 어딘가에 그의  한마디, 그의 한걸음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유엔 사무국 윤여철 의전장은 추천의 글에서 반기문 총장은 '아무도 고마운 줄 모르는 자리에 있는, 사심이 없는, 지치지 않는, 겁없는 사람'이면서 '인정이 많은, 에너지가 넘치는, 새로운 구상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반기문 사무총장의 UN 사무총장으로서의 삶에 집중한 책이다.

집에 있는 반기문 총장의 전기문은 출생, 공부, 외교관 생활에 집중하며 UN 사무총장이 되기까지의 삶을 기술한 책인데, 이 책은 UN 사무총장이 된 이후의 UN 사무총장으로서의 활동을 기술한 책이어서 전기문과는 다른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었다. 

 

반기문 총장의 근면과 성실을 보여주는 것 중의 하나는 새벽 4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이다.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으로 살고 있었다.

UN에서의 일정은 아침 8시에 시작한다고 한다.

반기문 기념관에서 UN이 아침 8시에 업무를 시작하게 된 것은 반기문 사무총장이 취임한 이후라는 전시글을 본 것이 생각이 난다.

반기문 총장은 하루 최소 10여 건의 일정을 소화하고, 일정이 많은 날은 20건이 넘는다고 한다.

대단한 체력과 열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기문 총장의 부지런함 외에도 청렴한 자세, 검소한 생활, 직원에 대한 배려심 등이 기술되었다.

 

"한국에서는 기름장어로 통했지만, 뉴욕에선 테플론 외교관이란 새로운 별명을 얻었다. 나는 여러분의 어떠한 공격도 잘 피해나갈 자신이 있다.(p.39)' 

반기문 총장은 외교부장관 시절 한국 기자들이 꼬투리를 잡으려 해도 여간해서 안 잡힌다는 의미로 기름장어란 별명이 있었고, 레이건 미국 전 대통령이 기자들의 어떤 질문에도 웃으면서 대응을 잘해 테플론 대통령이라 불린 것을 반기문 총장이 원용한 것이다.

반기문 총장에게 재밌고 유머스러운 성격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동양인으로서 UN 사무총장을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세계의 대통령으로 불리우는 UN 사무총장 자리는 위대하고 명예로운 자리로만 생각되는데, 반기문 사무총장은 취임 직후부터 서구언론의 견제를 받았다고 한다.

 

미얀마,  수단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의 조용한 외교 스타일이 성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기술되어 있다.

 

유엔 사무총장은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미주 등 4개 지역에서 돌아가며 맡아야 하고, 강대국이거나 분쟁 당사국인 경우는 후보를 낼 수 없고, 5년 임기에 한 번 연임하는 것이 관례라고 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 외교부 장관을 하던 중 유엔 사무총장 후보로 입후보하게 되었고, 입후보 배경부터 선거 운동 과정이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당시 민주당 내 386세력의 반대를 무릅쓰고 반기문 외교부장관을 UN 사무총장 후보로 낙점했다고 한다.

5개월간의 선거 운동을 한 후 반기문 후보는 1차 예비 투표에서 15표 중 찬성 12표를 얻어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 때 UN 사무총장 선거 후보들의 국적은 인도, 태국, 스리랑카였다.

총 네 번의 투표를 통해서 2006년 10월 반기문 장관은 UN 사무총장으로 선출이 되었다.

 

반기문 총장의 부드러운 성품, 인간적인 흡인력, 조용한 카리스마에 대한 설명과 칭찬이 기술되어 있고, 반기문 사무총장의 UN 최측근 사람들인 UN 부총장과 비서실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반기문 총장은 UN 내부 개혁을 적극적으로 실시했는데, 조달 및 회계 업무 관련 자료 공개, 철저한 책임 소재 규명, 고위직 재산 등록을 실시하였다고 한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실시한 UN 직원 8시 출근제도는 실시 2년 뒤인 2009년에 9시로 다시 예전으로 환원시켰다고 한다.

 

이 책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의 분쟁지역 방문, 남극 방문, 빈곤지역 방문 내용을 보면서 UN 사무총장으로서의 활동뿐 만 아니라 UN의 활동 내용과 세계 각국의 주요 정세에 대해서도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반기문 사무총장을 절대적인 극찬 모드로 쓴 책이다.

저자는 반기문 사무총장의 리더십은 근검절약, 근면성실, 솔선수범, 청렴결백의 전형적인 아시아적 가치에 토대를 두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4년간 뉴욕 특파원을 하면서 반기문 사무총장의 활약을 가장 가까이에서 밀착 취재했다고 한다.

UN 사무총장으로서의 반기문 사무총장의 삶이 가장 잘 표현된 책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 사람으로서 UN 사무총장이라는 위대한 직책을 맡았다는 것은 정말 자랑스러운 일인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서 위대한 직책을 맡은 한국인, 반기문 사무총장이 세계 각 국가와 국민들에게 어떤 색깔의 빛을 보여주고 있는 지를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겸손은 결코 헌신이나 통솔력의 부족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겸손은 요란한 팡파르를 울리지 않고 과업을 완수하는 조용한 결단력이다.(반기문)'
'나는 무방비 상태에 있는 이들의 보호자,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겠다.(반기문)'

'세계 인구 70억 명이 우리를 보고 있습니다. 그들은 해결책을 원하고 있습니다. 리더십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행동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반기문)'

※ 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독서 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김영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