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값 마음이 자라는 나무 18
정연철 지음 / 푸른숲주니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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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세상에 '꼴값'이다.

자주 사용하는 단어이기는 하다.

꼴값의 사전적이 의미를 찾아 보았다.

얼굴값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고, 격에 맞지 아니하는 아니꼬운 행동을 말한다.

누가 꼴값을 하는 것이기에 제목이 꼴값일까? 


주인공은 중3 남학생인 창대이다.

책 표지에서 헤어드라이기를 타고서 머리에 힘을 주고 있는 아이가 창대이다.

주인공과 함께 여러 명의 조연이 등장한다.

창대의 누나 고미, 창대의 여자친구 장미, 창대의 남자친구 관중.

그리고,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등장한다.


고미는 고릴라+현미로 창대는 뚱뚱한 누나를 고미라고 부른다.

창대의 장래 희망은 미용사이다.

책 표지의 그림 그대로이다.

창대는 학교는 대충 다니고, 미용실에서 알바를 하면서 헤어디자이너를 꿈꾼다.

창대가 알바를 하는 미용실은 장미 엄마의 미용실이다.

엄마가 미용사인 장미의 꿈은 여군이다.

창대의 아빠가 창대에게 바라는 것은 군인이 되는 것이다.

창대와 장미는 서로 바뀌었으면 좋았을 엇갈린 인생이고, 태어난 집이 잘못된 것 같다.


창대는 학교에서 학력 부진아이다.

하지만, 창대 아빠는 그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창대가 인문고에 진학하여 장차 직업군인이 되기를 바란다.

창대는 아빠의 희망과는 반대로 움직인다.

미용사에 대한 꿈이 강해도 아주 강한 아이이다.

군인과 미용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극과극이다.


창대의 파란만잔한 학교 생활과 가정 생활이 이 책에서 그려진다.

미용사가 되고 싶은 창대의 길은 결코 순탄하지가 않다.

학습부진아가 학교를 다니는 것은 만만치가 않다.


근데, 왜 제목이 꼴값이지?

창대가 꼴값을 하는 것일까?


헤어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온 몸을 바치는 창대의 모습이 안스럽기도 하고 대단해보이기도 한다.

어른들이 그려 놓은 길을 가지 않으려는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깊은 동질감과 공감을 느낄 것 같다.

아마도 창대를 통해서 대리 만족과 쾌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 책에서 창대는 자유인이고 반항아이다. 

창대의 모습을 보면서 이 책의 지은이가 현직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라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창대의 멘토는 장미의 엄마이다.

장미의 엄마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미용사 자격증을 최단기간에 취득하고 헤어디자이너의 길을 걸어왔다.

한때는 유명 연예인의 머리도 만지던 소위 잘 나가던 미용사였다고 한다.

지금은 동네 미장원을 운영하며 창대에게 힘을 실어주고 창대의 꿈을 이루기 위한 발판을 제공해주고 있다.

창대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 있는 것이 참 다행이었다.

힘을 주는 사람이 학교와 가정안에 있지 않고 밖에 있다는 점은 안타까운 모습이기도 하다.


창대는 아빠를 기복씨, 선생님을 개복씨라고 부른다.

미국식이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버릇이 없다고 해야할까?


기복씨는 가업으로 승계받은 가발공장 사업을 하다가 망한다.

인생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것 같은 기복씨는 아들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사관학교에 진학하기를 바라고, 사관학교가 아니라면 일반대학에 진학해 ROTC가 되길 바라고, ROTC가 안된다면 부사관이 되길 바란다.

기복씨가 바라는 창대의 직업은 안정이다.

기복씨에게 헤어디자이너는 말도 안되는 진로이다.

창대는 진로 선택에서 아빠와 아주 심한 갈등을 겪는다.


이 책에는 세 명의 진로 선택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등장한다.

헤어디자이너가 되려는 창대, 조연배우가 되려는 고미, 여군이 되려는 장미...


진정한 성공과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 독자에게 던지는 화두이다.

학창생활을 보내며 진로선택에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던지는 화두이다.


아버지에게 헤어디자이너가 되겠다고 선언한 창대는 아버지와 심하게 다툰다. 

다투었다기 보다는 아버지에게 일방적으로 혼나고 맞는다.

창대는 가출을 하고, 장미와 관중과 함께 대구로 간다.

대구에서 열리는 미용박람회에 가기 위해서 대루고 갔으니 착한 가출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어쩌면 세 명의 청소년이 함께 떠나는 진로 여행이라고 해야겠다.


창대가 잠시 가출을 한 후 집에 큰 일이 벌어지고, 가족들이 모두 한 곳으로 모이게 된다.


창대 아빠의 어렸을 적 꿈은 이발사였다고 한다.

고단한 인생을 산 창대 아빠의 모습에서 어쩔 수 없이 원치 않는 길을 살아가는 많은 어른들의 모습이 보였다.

창대 아빠의 인생 길에는 이발소 개업, 이발소 영업 정지, 가발 공장 승계, 가발 공장 부도, 뇌출혈, 마비, 실직이 있었다.


책 마지막에는 해피엔딩의 미래 모습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미래에 그 모습이 그대로 그려질 것 같았다.

아빠는 전문주부가 되고, 엄마는 병원 간호과장이 되고, 고미는 유명 조연배우가 되고, 창대는 유명 헤어디자이너가 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이 최선이다.

그게 인생이고 그게 행복이다.


꿈의 소중함을 보여주는 책이고, 꿈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책이다.

아이들에게는 하고 싶은 일을 하려는 꿈이 필요하고, 어른들은 그 아이들에게 장벽이 되어서는 안된다.

모든 꿈은 소중하고 가치가 있기 때문에 함부로 무시하고 자신의 생각대로 남의 인생을 바꾸려 해서도 안된다.


학교에서 수업과 입시 지도에 전념하고 있을 것 같은 현직 국어 선생님이 이 책에서 주려는 메세지는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지금의 학교와 가정에서 이루지 못하는 이상 세계를 이 책에서 보여주려 한 것은 아닐까?

그래도 지금은 창대와 같은 아이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시대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명문대 진학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도전하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주변에서 보고 느끼고 있다. 


꼴값?

이 책에서 왜 제목을 꼴값이라고 했을까?

지금의 상식과 기준에 어긋나는 행동은 꼴값이라고 해야할까?

명문대 진학이 최고인 사회에서 기술을 배워 자신의 길을 가려는 것이 꼴값일까?


세상에 정답은 없다.

애써 정답을 정하고, 순위를 매기려는 사람이 있을 뿐 사실 인생에 정답도 순위도 없다.

결국 같은 곳으로 가고 있는 인생에서 정답과 순위에 집착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참 쉽지가 않다.

창대처럼 살고 싶지만, 그것이 결코 쉽지 않다.

이 책에서도 창대의 험난한 여정을 통해서 그것을 보여준다.


진로 선택으로 고민이 많은 청소년들과 진로 선택에 관심이 있는 어른들이 재미있게 읽으면서 살짝 뭔가를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청소년과 부모가 함께 읽고서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에 대해서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으며 생각을 공유한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 꼴값 독서후기 포스트는 푸른숲주니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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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 라임 청소년 문학 31
세이노 아쓰코 지음, 김윤수 옮김 / 라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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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학가의 소설이다.

일본스러운 느낌도 있지만, 한국스러운 느낌도 충분히 느껴지는 청소년 소설이다.

학교에 오지 않는다는 제목이 좀 암울하다.

밝은 세상을 표현하는 제목이면 좋은데, 학교에 오지 않는다는 표현이 암울하게 느껴진다.

학교에 꼭 가야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학교에 가야 한다는 의무감이 내 뇌리를 지배하기에 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라는 제목은 내게 뭔가 부정적인 느낌을 강하게 준다. 


주인공의 이름은 후미카이다.

세상에는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써야 하는 이야기가 있고, 쓰기 싫은 이야기가 있다.

쓰고 싶은 이야기와 써야 하는 이야기는 다르게 쓰여지기 마련이다.

이것이 이상과 현실의 괴리일지도 모른다.

이상과 현실의 다툼에서 매번 이기는 것은 현실이고, 정의와 거짓 중에서도 거짓이 이길 확률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긍정적인 성격의 주인공이 친구로 있으면, 나는 그 친구를 빛나게 해주는 역할만 맡게 될 것 같아서 싫다. 이 세상은 싸울 용기가 있는 사람에게 전부 맡기고 싶다. 모든 사람이 좋아한다는 것은 어쩌면 모든 사람이 무서워하다는 뜻일지도 모른다.(p.9)"


책을 읽으며 독후감을 써야하는 후미카는 고민한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고민인 것 같다.


"나도 주인공처럼 최선을 다해 세상과 부딪히며 살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얼마나 용기가 없는 아이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여러 가지면에서 부끄러웠다. 사람들이 왜 이 책의 주인공을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p.10)"


결국 후미카는 독후감에 자신의 마음과는 다른 거짓을 쓴다.


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는 오바야시이다.

오바야시는 출입금지된 학교 옥상에 올라갔다가 혼난 후 학교에 오지 않는다.

국어는 잘하지만 반성문은 쓰지 못하는 아이가 오바야시이다.

어쩌면 오바야시는 반성문을 쓰는 것을 거부하는 것일 수도 있다.

오바야시는 혼자서만 반성문을 쓰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궁금한데 책에서는 그것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지는 않는다. 


마음 속 진심과 현실 속 거짓말 사이의 갈등이 이 책 전반에서 느껴진다.

일본 중학교에서 일어나는 학생들의 모습을 그려낸 책이다.


오바야시의 같은 반 학생들이 편지를 써서 오바야시의 집으로 찾아간다.

오바야시는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왜 학교에는 오지 않을까?

책을 읽는 내내 그것이 궁금했다. 


후미카외 다른 친구들은 진심을 담은 짧은 편지를 쓴다.

하지만, 후미카는 편지에 진심을 담지 못하고 편지를 제대로 쓰지 못한다.


"언젠가 제대로 된 편지를 쓸께"


제대로 된 편지를 쓰려는 여중생 후미카의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후미카만이 진심의 편지에 접근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미카는 고민도 많고 생각도 많은 아이이다.


"안 맞아"

오바야시가 학교에 오지 않는 이유이다.

뭐가 자신과 안 맞는 것일까?


오바야시가 없는 학교에서 후미카는 오바야시의 자리에 앉아 주변을 바라보고 생각한다.

오바야시의 생각을 읽으려는 후미카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후미카가 오바야시에게 제대로 된 편지를 쓰기 위한 모습처럼 보였다.


"어차피 생각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어.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남의 일에 상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게 더 배려하는 거잖아! (p.113)"


이 책에서 보여지는 중학교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저자의 메세지는 무엇일까?

생각은 서로 다르다...

남의 일에 상관하지 않는다...

상관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배려하는 것이다...


학교에 다니는 것이 당연한 사회에서 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의 속 마음은 무엇일까?

안 맞는다.

안 맞으면 거부해도 되는 것인가?


오바야시가 후미카에게 준 나무판자는 작은 해결책이 된다.

후미카가 오바야시 의자에 앉으며 느낀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것이 바로 그 나무판자이다.

오바야시의 의자에 앉아있던 후미카에게 이제 편지에 쓸 내용이 생기기 시작했다.

작은 것이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


이 책에서 결론은 없다.

어떤 강렬한 메세지를 주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여운이 느껴지고 온갖 상상이 몰려온다.

그 다음 이야기는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증폭되었다.


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

제대로 된 편지를 쓰려는 아이.

남의 의자에 앉아서 그 사람이 바라본 세상을 보려는 아이.

관심과 호기심이 많은 아이.

진심으로 소통하려는 아이.


타인에 대한 생각과 배려가 역지사지를 생각하게 해 준다.

술술 읽히는 가벼운 소설이지만, 살짝 무거운 듯한 속이 있는 이야기이다.

재밌게 읽었다.

읽는 내내 주인공들과 중학교의 모습이 연상되었다.

책을 읽고 나면서 떠오른 키워드는 진심과 소통이다.

진심이 없는 소통은 제대로 된 소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주려는 메세지는 과연 무엇일까 궁금하고, 이 책을 읽은 중학생들의 느낌이 무엇일지 궁금하다. 

중학생에게 읽도록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고, 어른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 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 독서후기 포스트는 라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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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놀기 - 스노우캣 드로잉북
스노우캣(권윤주)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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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캣은 혼자놀기를 최초로 유행시키고, 귀차니즘일나 신조어를 만든 이라고 한다. 
책 표지에 저자는 스노우캣(SNOWCAT)으로 나오는데, 책 속 출간정보를 보니 저자는 권윤주 작가이다. 

저자를 권윤주 화가라고 칭해야 할 수도 있겠다.

스노우캣은 어린 시절에 스머프를 좋아하고, 스머프 그리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TV 스머프 프로그램을 비디오로 녹화를 하고, 다시 재생을 하여 일시정지를 한 다음 트레이싱지를 TV 화면에 대고 따라 그리기를 했다고 한다.

혼자서 그림을 그리면서 놀이를 하는 것이다.

드로잉북은 컬러링북과는 다른 그림 놀이이다.


책은 Part.1 과 Part.2로 구분되어 있다.
Part.1은 트레이싱지를 대고 따라 그리는 것이다. 

트레이싱지를 대고 연필로 스노우캣을 따라 그린다.
연필을 손에 잡고 아무 생각없이 선을 따라서 그리다보면 트레이싱 아래에 있던 그림이 노란 트레이싱지에 나타난다. 
그림만 그리는 것은 아니다.
왼쪽에 있는 스토리를 읽으면서 그림을 그리고, 그리다보면 그 짧은 스토리의 긴 뜻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스토리를 생각하고 안하고는 본인의 선택이고, 그림 따라 그리기가 이 책이 보여주는 혼자놀기의 진수이다.


'열심히 일했으니까'

열심히 일했으니가 '자, 빨리' 쉬러 가야한다.

여행을 가야한다.

그늘에 편안히 누워서 제공되는 음료수를 즐기는 모습이 여행을 떠올리게 한다.

선을 따라 그림을 그리다 보니 여행 가고 싶어지고, 열심히 일하고 싶어진다.

열심히 일해야 떠날 수 있으니까...

트레이싱지가 노란색이라서 더 매력있는 것 같다.

투명보다는 컬러가 더 좋은 것 같다.


 


뒷면의 그림 선을 따라 그리면 그림이 완성된다.

 

 

 

누구나 간편하게 그릴 수 있다.

왼쪽의 스토리를 읽으면서 그림을 따라 그리다보면 무념무상에서 시작한 그림 따라 그리기가 어느새 유념유상으로 바뀐다.


 


책 왼쪽 페이지에는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감이 가는 단어와 스토리가 있다.

 

'감당'

'내게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그건 내가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야'


커다란 공을 떠받치고 있는 스노잉캣을 그리면서 내게 오는 고통은 모두 내가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오는 것이라는 긍정의 메세지를 느끼게 해 준다.

원래 책에 있던 그림과 내가 선을 따라 그린 그림이 거의 유사하다.

당연한 결과이지만 흐뭇하다.

그림을 그리면서 혼자놀기의 맛에 빠지는 것 같다. 

 

 

 

새해 들어서 아이에게 배우던 피아노 치기...

피아노를 치는 스노잉캣을 따라 그린다.

내가 치는 피아노가 연상된다.

그림을 그리면서 피아노 연습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ART.2는 응용편이다.

 

PART.2는 응용편이다.

 

PART.2는 응용편이다.

 

 

 

 

트레이싱지가 없다.

따라 그리기가 아니라 보고 그리기이다. PART.1보다 고차원적이다.

 


 

드로잉북은 컬러링북과는 다른 재미가 있다.

흑백과 컬러의 차이라고 해야 할까?

드로잉북은 심플함 속에 명상의 느낌을 준다.

스토리가 있어서 나름 교훈도 살짝 주고, 조언도 살짝 준다.

일상, 교훈, 조언이 있으니 사색을 하며 그림을 그리는 느낌도 든다.

혼자놀기에 딱 좋은 것 같다.


스노우캣 드로잉북을 보며 스노우캣을 따라 그리다가 무념무상으로 시작했다가 유념유상으로 변하는 내 자신을 내가 보면서 웃음을 짓는다.


"감 떨어지길 바라고 있지만 말고 뭐라도 해라" 이에 대한 대답은?
"난 기다리는 것을 하고 있다."
ㅋㅋㅋ
이 책에서 본 스토리 중 가장 웃음이 나는 문답이다. 
기다리는 것도 뭐라도 하는 것은 하는 것이다.


이 책은 말 그대로 그림그리기 놀이이다.
그림그리기도 중요하지만, 본질은 놀이이다.
그것도 혼자서 하는 놀이이다.

짧은 스토리, 손쉬운 그림 따라 그리기, 그림을 그릴 때 교차하는 무념무상과 유념유상이 이 책이 주는 매력이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내 아이에게 스노우캣은 흥미를 끄는 대상이다.

함께 책을 보던 아이가 "이 그림은 내가 그릴거에요."라면서 손대지 말라고 한다.

아이에게도 충분히 재미를 주는 그림놀이이다.

아이와 함께 보기에도 좋은 그림놀이 책이다.

할 일 없을 때 스마트폰으로 자신과 별 상관없는 뉴스와 콘텐츠를 들여다보는 것보다 드로잉북으로 혼자서 그림을 그리며 무념무상과 유념유상을 경험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고 유익한 시간이 될 것 같다.
그림 따라 그리기를 하다보면 살짝 마음이 힐링이 되는 기분도 든다. 
일반인에게 어려울 수 있는 예술을 일상과 놀이로 이끌어주는 흥미로운 책이다.
트레이싱지를 사다가 다른 책의 그림을 따라 그려보는 것도 재밌는 혼자놀기가 될 것 같다.


혼자...

싫지만 인정하고 때로는 수용해야 하는 단어이다.

혼자 놀기가 멀리 있지 않음을 알려준 책이다.


저자의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가보니 연필로 흑백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색연필 또는 컬러네임펜을 사용해서 컬러풀하게 그릴 수도 있다. 

왜 난 그 생각을 못했을까?

다음에는 흑색으로 따라그리기를 한 후 컬러풀하게 창의적인 그리기를 해야겠다.


www.snowcat.co.kr

 

※ 그림놀기 독서후기 포스트는 책과콩나무카페 그리고 21세기북스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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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이 전부다 - 인생이 만든 광고, 광고로 배운 인생 아우름 29
권덕형 지음 / 샘터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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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목은 '인생이 만든 광고, 광고로 배운 인생'이다.

21년차 광고인이 자신의 광고 인생 20년을 정리한 책이다.

샘터에서 출간하고 있는 아우름 시리즈의 스물 아홉번째 책으로 아우름 시리즈는 '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은 한가지는 무엇입니까?' 라는 것을 테마로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인문교양 책 시리즈이다. 

이 책은 아우름 시리즈에서 지향하는 바를 아주 충실히 담고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이 책의 프롤로그 여섯 페이지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큰 것과 작은 것, 무시해도 좋은 것들이라는 편견, 발견의 의미, 작은 것의 가치, 통찰과 지혜, 관찰과 발견의 힘이 압축되어 기술되어 있다.

마치 한 권의 책을 압축한 듯하고, 한 권의 책을 읽은 느낌을 줄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21년차 광고인이 말하는 광고와 인생은 무엇일까?

프롤로그에 깊은 공감을 하고 본문 속으로 들어갔다.


 

광고인이 말하는 광고와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편안하게 읽을 수 있도록 펼쳐진다.

한 편의 광고가 제시되고 그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이야기 속에는 광고인으로 직장인으로 저자가 살아온 저자의 경험과 철학이 담겨져 있다. 

광고에 대한 내용은 조금이고,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다.

광고 속의 이야기도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고, 저자의 인생 이야기도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광고와 인생을 결합하여 해석한 세상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저자가 말해주는 색다른 발견과 해석,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발견과 해석이 돋보이는 책이다.

책에 언급된 광고 중에서 내가 아는 광고가 거의 없다는 점이 조금은 아쉽기도 하고 공감도를 낮추기도 했지만, 광고속에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음이 새롭게 느껴진다. 


책을 읽다보니 세상을 폭넓게 바라보는 관점, 높은 곳보다 낮은 곳을 보는 관점, 특별함보다는 평범함을 바라보는 관점, 혼자 독식하기 보다는 함께 공유하는 관점이 느껴진다.


광고인이 쓴 인생에 대한 책인데, 인문학적인 내용이 충분히 많이 담겨져 있는 책으로서 인문학 교양서적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듯 싶다. 

책 중간중간에 자주 언급되는 광고회사에 대한 이야기는 광고업계가 얼마나 치열하고 경쟁적인지를 간접으로 느끼게 해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치열하지 않은 직장이 없겠지만, 광고업계는 그 치열함이 충분히 상위권이라고 할 수준이었다.


주말 낮에 스타벅스에 앉아서 책을 읽은 후 다시 서평을 쓰기 위해서 책을 살펴보니 그 느낌이 아까 책을 읽었을 때와는 남다르다.

광고를 보고, 책 제목을 다시 보면서 내용을 상기해보니 광고 속에 깊은 의미가 담겨져 있음이 다시 느껴진다. 

이 책을 읽고나니 앞으로 광고를 볼 때 좀 더 신중하게 보면서 광고가 보여주는 메세지 이면의 모습을 발견하려 노력할 것 같다.


생존을 위해 성취를 위해 몸을 지불하며 살아가는 인생 (나이키 광고, 2002)

나를 알아주는 존재를 만난다는 행운 (EPURON 광고, 2007)

멈추지 않는 인생, 꿈을 향한 계속된 걸음 (조니워커 광고, 2010)

오래가는 전구, 광고 속에 보여주는 비대칭 인생 (Silvania 광고, 2001)

버스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사람들, 생에 대한 집착을 상징하는 접착제 광고 (Pidilite industries 광고, 2002)

당신의 탄원서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힘이 세다. 종이가 총알을 막을 수 있다. (엠네스티 광고, 2007)

아버지와 딸이 펼치는 두 알리의 권투 경기, 불가능은 없다. (아디다스 광고, 2004)

식사 자리에서 이방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며 펼쳐지는 도미노 자리 양보, 함께하는 즐거움 (코카콜라 광고, 2009)

꺼지지 않는 스위치, 끊임없는 일이 최고를 만들 수도 있겠지만, 일에는 휴식이 필요하다. (Dentsu 광고, 1996)

봉숙이네, 재준이네... 소박한 이름의 간판 속에 담겨진 행복과 감동  (SK 광고, 2009) 


수 년전 광고부터 십수 년 전 광고까지 여러 편의 광고가 다루어지고 있다.

광고 그대로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도 있고, 광고에서 전달하는 메세지에 반대해서 저자만의 해석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 이야기 속에 저자의 인생이 담겨있다.

충분히 공감가는 광고와 저자의 인생이야기이다. 


이 책은 광고인이 무엇인가 광고업계는 어떤 곳인가를 보여준다.

광고라는 일에는 새로움, 창의성, 다양성, 과도한 일, 잦은 이별이 공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후반부인 3장에서는 광고인이 전해주는 조언들이 정리되어 있다.

제목 짓기 노하우와 실전어드바이스라는 제목으로 저자가 주는 따끔하면서 예리한 조언들이 함께 하고 있다. 

취업전선에서 그리고 직장에서 사업현장에서 가정에서 나를 표현하고 나를 타인에게 각인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조언들이다.


자신의 직업에 충실하면서 자신의 직업 생활을 한 권으로 멋지고 알차게 펼쳐낸 저자의 삶이 부럽게 느껴진다.

회사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나도 내가 경험한 직장생활을 이 책의 저자처럼 한 권으로 펼쳐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내가 하는 일을 과연 나는 얼마나 좋아하고 즐기면서 그 일 속에서 발견과 해석을 주도적이고 긍정적으로 해보았는지를 반성하기도 했다.


책 뒷 표지에 광고 만드는 일의 매력에 대해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광고는 발견의 예술입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발견을 담아야 제 역할을 하지요. 광고만이 아니라 사람살이가 다 발견입니다. 서로를 발견하는 것, 발견하기 위해 사랑하는 것"

발견이 전부다라고 말하는 저자의 발견에 대한 예찬과 철학이 느껴진다.


광고에 관심이 있거나 광고업계에 취업을 원하는 취업준비생들이 읽는다면 광고인과 광고업계에 대한 이해를 높이면서 광고 속에 담겨진 인생의 참의미를 되돌아보는데 도움이 될 책으로 생각된다.

광고를 보는 것이 전부인 나에게도 많은 공감을 준 책인데 광고업계에 많은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내가 느낀 공감보다 훨씬 더 큰 공감을 줄 책이라 생각한다.


※ 발견이 전부다 독서후기 포스트는 샘터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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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어떻게 보이세요? -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의 빛을 따라서 아우름 30
엄정순 지음 / 샘터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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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미술을 전공하고 맹아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친 서양화가의 코끼리 만지기 프로젝트에 대한 책이다. 

코끼리 만지기 프로젝트는 시각장애 아이들이 코끼리를 만져보고 이미지로 만드는 프로젝트이다.


'본다라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이 독자에게 던지는 화두는 본다라는 것의 의미이다.

서양화가이면서 미술교육자인 저자와 시각장애인이 함께 느끼는 본다라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기술한 책이다.

 

저자는 맹아학교의 미술 담당 자원봉사자를 하면서 시각장애인의 보는 시야의 범위가 넓음을 느꼈다고 한다.

시각장애인에게는 암흑만이 있는 것이 아니고, 시각장애인에게도 미술이 있고, 미술 전시 갤러리도 있었다.

그들은 시각장애로 보지 못하는 것을 느낌과 상상으로 보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 몇 편의 영화 이야기가 나온다.

시각장애인에게 미술을 지도하는 저자에게 힘과 자극을 준 영화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화 '잠수종과 나비'에서는 전신마비가 된 어느 직장인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한쪽 눈꺼풀만을 사용해 의사소통을 하여 자서전을 쓰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한다.

장애를 극복하고 도전하고 성취해내는 사람의 이야기들이 저자의 시각장애인 미술 교육에 많은 힘을 주었다. 

영화 뿐만 아니라 장애를 극복한 사람들의 위대한 도전도 저자에게 자극과 힘을 주었다.

이런 내용은 책을 읽는 내 생각 속에 있는 장애에 대한 편견과 불가능성을 제거하는 효과를 주기도 했다.


"시력은 잃었지만, 시각화하는 능력을 잃은 것은 아니다. (미국 맹인사진작가 앨리스 윙윌)"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그들은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여러 시각장애아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의 이야기는 슬프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하다.


시각장애인에게 '미술교육'이라는 의미는 무엇일까?

과연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에게 미술 교육이 가능한 것일까?

이 책에서 그것에 대해 가능성을 인정하고, 효과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술은 시각 장애인에게 단순한 과목을 넘어서 우리의 몸이 가진 다름과 그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교육적 도구이다.(p.90)'


시각장애인 학생이 미대에 진학했던 케이스도 소개가 되어 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당당히 미대에 합격할 수 있음에 나도 그 용기와 도전에 박수를 보냈다.


이 책에서 등장하는 주요 키워드 중의 하나는 '코끼리'이다.

"방안의 코끼리" 이야기도 등장하고,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 이야기도 등장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었던 내용 중의 하나는 방 안의 코끼리 이야기이다.

방 안의 코끼리는 명백한 사실이고 그것을 모두 알고 있으나 굳이 입으로 꺼내서 문제삼고 싶지 않은 주제를 말한다고 한다.

세상에는 방 안의 코끼리 같은 문제들이 참 많다.

그것은 직장에도 사회에도 교육현장에도 많은 것 같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는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시각장애인에게 코끼리 만지기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우리나라에서 코끼리를 직접 만지게 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저자는 코끼리가 있는 것에 제안하고 섭외하여 여러 맹학교 학생들에게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장소는 광주의 우치동물원이었고, 맹학교 학생들이 직접 방문하여 코끼리 만지기를 한다.

그리고, 그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점토로 코끼리를 만들기도 한다.

시각장애아들이 느낀 코끼리의 표현을 통해서 시각장애아들에 대한 감정을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저자의 시각장애인 미술 교육에 대한 집념과 그 실천 과정을 담은 책이다.

불가능과 편견에 대한 도전이 담겨져 있고, 소외될 수 있는 계층에 대한 평등과 배려가 담겨진 책이라 생각되었다.

다름을 인정하고, 차이가 아닌 다름에 집중한 책이다. 


저자의 코끼리 만지기 프로젝트는 EBS에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미술 교육은 시각장애아들을 위한 특별한 교육이 될 수도 있고,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할 보통의 교육일 수도 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교육의 평등과 균형이 생각났다.


"빵과 장미가 동시에 있어야 사람다운 삶을 산다.(p.91)"


"미술에서 좋은 재료는 몰입하게 해준다."


동물 세계에서 장애는 죽음을 의미하지만, 인간 세계에서는 배려와 관심을 통해서 생존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저자는 시각장애인에게 미술교육을 하면서 미술이 무엇인지,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였고, 시각 중심으로 살아온 감각과 인식에서 벗어나 전반적인 감각을 고르게 갖는 것을 경험했다고 한다. 

가르치면서 배우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을 말하는 것 같다.

함께 하면서 서로 나누게 되는 공유의 의미가 떠올랐다.


다른 세계, 다른 시선, 다른 도전이 존재하는 가운데 우리가 외면하고 몰랐던 혼자만의 세계가 교육을 통해서 긍정적 변화를 가질 수 있음을 이 책에서 느낄 수 있었다.


책 뒷 표지에 있는 저자의 말씀이 이 책을 요약해주는 것 같다.

보는 것에도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는 "나와 다름을 보는 것이 재미있다고 느낄 때 더 많은 세상을 볼 수 있습니다. 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내가 본 것들이 결국 나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제목이 던지 제목 "세상이 어떻게 보이세요?"의 답은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을 인정하고, 균형과 평등의 관점에서 모든 감각으로 세상을 보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나도 세상을 보는 관점을 예전과는 바꾸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교육, 특히 장애아 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라 생각한다.

'다름'과 '공유'라는 키워드가 다시 한번 내게 강하게 남게 해 준 책이다.


※ 세상이 어떻게 보이세요 독서후기 포스트는 샘터에서 도설르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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