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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값 ㅣ 마음이 자라는 나무 18
정연철 지음 / 푸른숲주니어 / 2018년 2월
평점 :
제목이 세상에 '꼴값'이다.
자주 사용하는 단어이기는 하다.
꼴값의 사전적이 의미를 찾아 보았다.
얼굴값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고, 격에 맞지 아니하는 아니꼬운 행동을 말한다.
누가 꼴값을 하는 것이기에 제목이 꼴값일까?
주인공은 중3 남학생인 창대이다.
책 표지에서 헤어드라이기를 타고서 머리에 힘을 주고 있는 아이가 창대이다.
주인공과 함께 여러 명의 조연이 등장한다.
창대의 누나 고미, 창대의 여자친구 장미, 창대의 남자친구 관중.
그리고, 부모님과 선생님들이 등장한다.
고미는 고릴라+현미로 창대는 뚱뚱한 누나를 고미라고 부른다.
창대의 장래 희망은 미용사이다.
책 표지의 그림 그대로이다.
창대는 학교는 대충 다니고, 미용실에서 알바를 하면서 헤어디자이너를 꿈꾼다.
창대가 알바를 하는 미용실은 장미 엄마의 미용실이다.
엄마가 미용사인 장미의 꿈은 여군이다.
창대의 아빠가 창대에게 바라는 것은 군인이 되는 것이다.
창대와 장미는 서로 바뀌었으면 좋았을 엇갈린 인생이고, 태어난 집이 잘못된 것 같다.
창대는 학교에서 학력 부진아이다.
하지만, 창대 아빠는 그것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창대가 인문고에 진학하여 장차 직업군인이 되기를 바란다.
창대는 아빠의 희망과는 반대로 움직인다.
미용사에 대한 꿈이 강해도 아주 강한 아이이다.
군인과 미용사는 아무리 생각해도 극과극이다.
창대의 파란만잔한 학교 생활과 가정 생활이 이 책에서 그려진다.
미용사가 되고 싶은 창대의 길은 결코 순탄하지가 않다.
학습부진아가 학교를 다니는 것은 만만치가 않다.
근데, 왜 제목이 꼴값이지?
창대가 꼴값을 하는 것일까?
헤어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온 몸을 바치는 창대의 모습이 안스럽기도 하고 대단해보이기도 한다.
어른들이 그려 놓은 길을 가지 않으려는 청소년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깊은 동질감과 공감을 느낄 것 같다.
아마도 창대를 통해서 대리 만족과 쾌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어쩌면 이 책에서 창대는 자유인이고 반항아이다.
창대의 모습을 보면서 이 책의 지은이가 현직 고등학교 국어 선생님이라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창대의 멘토는 장미의 엄마이다.
장미의 엄마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고, 미용사 자격증을 최단기간에 취득하고 헤어디자이너의 길을 걸어왔다.
한때는 유명 연예인의 머리도 만지던 소위 잘 나가던 미용사였다고 한다.
지금은 동네 미장원을 운영하며 창대에게 힘을 실어주고 창대의 꿈을 이루기 위한 발판을 제공해주고 있다.
창대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 있는 것이 참 다행이었다.
힘을 주는 사람이 학교와 가정안에 있지 않고 밖에 있다는 점은 안타까운 모습이기도 하다.
창대는 아빠를 기복씨, 선생님을 개복씨라고 부른다.
미국식이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버릇이 없다고 해야할까?
기복씨는 가업으로 승계받은 가발공장 사업을 하다가 망한다.
인생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것 같은 기복씨는 아들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사관학교에 진학하기를 바라고, 사관학교가 아니라면 일반대학에 진학해 ROTC가 되길 바라고, ROTC가 안된다면 부사관이 되길 바란다.
기복씨가 바라는 창대의 직업은 안정이다.
기복씨에게 헤어디자이너는 말도 안되는 진로이다.
창대는 진로 선택에서 아빠와 아주 심한 갈등을 겪는다.
이 책에는 세 명의 진로 선택에 대한 고민과 노력이 등장한다.
헤어디자이너가 되려는 창대, 조연배우가 되려는 고미, 여군이 되려는 장미...
진정한 성공과 아름다움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 독자에게 던지는 화두이다.
학창생활을 보내며 진로선택에 고민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던지는 화두이다.
아버지에게 헤어디자이너가 되겠다고 선언한 창대는 아버지와 심하게 다툰다.
다투었다기 보다는 아버지에게 일방적으로 혼나고 맞는다.
창대는 가출을 하고, 장미와 관중과 함께 대구로 간다.
대구에서 열리는 미용박람회에 가기 위해서 대루고 갔으니 착한 가출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어쩌면 세 명의 청소년이 함께 떠나는 진로 여행이라고 해야겠다.
창대가 잠시 가출을 한 후 집에 큰 일이 벌어지고, 가족들이 모두 한 곳으로 모이게 된다.
창대 아빠의 어렸을 적 꿈은 이발사였다고 한다.
고단한 인생을 산 창대 아빠의 모습에서 어쩔 수 없이 원치 않는 길을 살아가는 많은 어른들의 모습이 보였다.
창대 아빠의 인생 길에는 이발소 개업, 이발소 영업 정지, 가발 공장 승계, 가발 공장 부도, 뇌출혈, 마비, 실직이 있었다.
책 마지막에는 해피엔딩의 미래 모습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미래에 그 모습이 그대로 그려질 것 같았다.
아빠는 전문주부가 되고, 엄마는 병원 간호과장이 되고, 고미는 유명 조연배우가 되고, 창대는 유명 헤어디자이너가 된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이 최선이다.
그게 인생이고 그게 행복이다.
꿈의 소중함을 보여주는 책이고, 꿈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책이다.
아이들에게는 하고 싶은 일을 하려는 꿈이 필요하고, 어른들은 그 아이들에게 장벽이 되어서는 안된다.
모든 꿈은 소중하고 가치가 있기 때문에 함부로 무시하고 자신의 생각대로 남의 인생을 바꾸려 해서도 안된다.
학교에서 수업과 입시 지도에 전념하고 있을 것 같은 현직 국어 선생님이 이 책에서 주려는 메세지는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다.
지금의 학교와 가정에서 이루지 못하는 이상 세계를 이 책에서 보여주려 한 것은 아닐까?
그래도 지금은 창대와 같은 아이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시대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명문대 진학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도전하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주변에서 보고 느끼고 있다.
꼴값?
이 책에서 왜 제목을 꼴값이라고 했을까?
지금의 상식과 기준에 어긋나는 행동은 꼴값이라고 해야할까?
명문대 진학이 최고인 사회에서 기술을 배워 자신의 길을 가려는 것이 꼴값일까?
세상에 정답은 없다.
애써 정답을 정하고, 순위를 매기려는 사람이 있을 뿐 사실 인생에 정답도 순위도 없다.
결국 같은 곳으로 가고 있는 인생에서 정답과 순위에 집착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참 쉽지가 않다.
창대처럼 살고 싶지만, 그것이 결코 쉽지 않다.
이 책에서도 창대의 험난한 여정을 통해서 그것을 보여준다.
진로 선택으로 고민이 많은 청소년들과 진로 선택에 관심이 있는 어른들이 재미있게 읽으면서 살짝 뭔가를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청소년과 부모가 함께 읽고서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에 대해서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으며 생각을 공유한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 꼴값 독서후기 포스트는 푸른숲주니어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