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 라임 청소년 문학 31
세이노 아쓰코 지음, 김윤수 옮김 / 라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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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학가의 소설이다.

일본스러운 느낌도 있지만, 한국스러운 느낌도 충분히 느껴지는 청소년 소설이다.

학교에 오지 않는다는 제목이 좀 암울하다.

밝은 세상을 표현하는 제목이면 좋은데, 학교에 오지 않는다는 표현이 암울하게 느껴진다.

학교에 꼭 가야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학교에 가야 한다는 의무감이 내 뇌리를 지배하기에 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라는 제목은 내게 뭔가 부정적인 느낌을 강하게 준다. 


주인공의 이름은 후미카이다.

세상에는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써야 하는 이야기가 있고, 쓰기 싫은 이야기가 있다.

쓰고 싶은 이야기와 써야 하는 이야기는 다르게 쓰여지기 마련이다.

이것이 이상과 현실의 괴리일지도 모른다.

이상과 현실의 다툼에서 매번 이기는 것은 현실이고, 정의와 거짓 중에서도 거짓이 이길 확률이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긍정적인 성격의 주인공이 친구로 있으면, 나는 그 친구를 빛나게 해주는 역할만 맡게 될 것 같아서 싫다. 이 세상은 싸울 용기가 있는 사람에게 전부 맡기고 싶다. 모든 사람이 좋아한다는 것은 어쩌면 모든 사람이 무서워하다는 뜻일지도 모른다.(p.9)"


책을 읽으며 독후감을 써야하는 후미카는 고민한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고민인 것 같다.


"나도 주인공처럼 최선을 다해 세상과 부딪히며 살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내가 얼마나 용기가 없는 아이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여러 가지면에서 부끄러웠다. 사람들이 왜 이 책의 주인공을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p.10)"


결국 후미카는 독후감에 자신의 마음과는 다른 거짓을 쓴다.


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는 오바야시이다.

오바야시는 출입금지된 학교 옥상에 올라갔다가 혼난 후 학교에 오지 않는다.

국어는 잘하지만 반성문은 쓰지 못하는 아이가 오바야시이다.

어쩌면 오바야시는 반성문을 쓰는 것을 거부하는 것일 수도 있다.

오바야시는 혼자서만 반성문을 쓰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궁금한데 책에서는 그것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지는 않는다. 


마음 속 진심과 현실 속 거짓말 사이의 갈등이 이 책 전반에서 느껴진다.

일본 중학교에서 일어나는 학생들의 모습을 그려낸 책이다.


오바야시의 같은 반 학생들이 편지를 써서 오바야시의 집으로 찾아간다.

오바야시는 학교에 가지 않고 집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왜 학교에는 오지 않을까?

책을 읽는 내내 그것이 궁금했다. 


후미카외 다른 친구들은 진심을 담은 짧은 편지를 쓴다.

하지만, 후미카는 편지에 진심을 담지 못하고 편지를 제대로 쓰지 못한다.


"언젠가 제대로 된 편지를 쓸께"


제대로 된 편지를 쓰려는 여중생 후미카의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후미카만이 진심의 편지에 접근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미카는 고민도 많고 생각도 많은 아이이다.


"안 맞아"

오바야시가 학교에 오지 않는 이유이다.

뭐가 자신과 안 맞는 것일까?


오바야시가 없는 학교에서 후미카는 오바야시의 자리에 앉아 주변을 바라보고 생각한다.

오바야시의 생각을 읽으려는 후미카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후미카가 오바야시에게 제대로 된 편지를 쓰기 위한 모습처럼 보였다.


"어차피 생각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어.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남의 일에 상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게 더 배려하는 거잖아! (p.113)"


이 책에서 보여지는 중학교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저자의 메세지는 무엇일까?

생각은 서로 다르다...

남의 일에 상관하지 않는다...

상관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배려하는 것이다...


학교에 다니는 것이 당연한 사회에서 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의 속 마음은 무엇일까?

안 맞는다.

안 맞으면 거부해도 되는 것인가?


오바야시가 후미카에게 준 나무판자는 작은 해결책이 된다.

후미카가 오바야시 의자에 앉으며 느낀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것이 바로 그 나무판자이다.

오바야시의 의자에 앉아있던 후미카에게 이제 편지에 쓸 내용이 생기기 시작했다.

작은 것이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도 있다.


이 책에서 결론은 없다.

어떤 강렬한 메세지를 주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여운이 느껴지고 온갖 상상이 몰려온다.

그 다음 이야기는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증폭되었다.


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

제대로 된 편지를 쓰려는 아이.

남의 의자에 앉아서 그 사람이 바라본 세상을 보려는 아이.

관심과 호기심이 많은 아이.

진심으로 소통하려는 아이.


타인에 대한 생각과 배려가 역지사지를 생각하게 해 준다.

술술 읽히는 가벼운 소설이지만, 살짝 무거운 듯한 속이 있는 이야기이다.

재밌게 읽었다.

읽는 내내 주인공들과 중학교의 모습이 연상되었다.

책을 읽고 나면서 떠오른 키워드는 진심과 소통이다.

진심이 없는 소통은 제대로 된 소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주려는 메세지는 과연 무엇일까 궁금하고, 이 책을 읽은 중학생들의 느낌이 무엇일지 궁금하다. 

중학생에게 읽도록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고, 어른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 학교에 오지 않는 아이 독서후기 포스트는 라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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