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청진기가 사라진 이후 : 환자 중심의 미래 의료 보고서 - 환자 중심의 미래 의료 보고서
에릭 토폴 지음, 김성훈 옮김, 이은 감수 / 청년의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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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환자를 모든 것의 중심에 두는 일이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혁신과 발전으로 나가는 길이고, 전 세계적으로 보건의료의 임상, 상품, 정책을 개혁할 수 있는 길이다."
- 알렉스 고스키Alex Gorsky, 존슨 앤 존슨 CEO

-알라딘 eBook <청진기가 사라진 이후 : 환자 중심의 미래 의료 보고서> (에릭 토폴 지음, 김성훈 옮김, 이은 감수) 중에서

최고의 진료를 받는 것은 아마존에서 무언가를 주문하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를 수밖에 없다. 그저 책 한 권을 사는 것이 아니라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자신의 건강에 관한 이야기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 둘을 잇는 공통의 맥락은 정보와 개인화individualization의 힘이다. 우리는 개개인이 각자의 의학 자료와 그것을 처리할 계산 능력을 자신의 세상이라는 맥락 속에서 소유하는 시대를 열고 있다. 뛰어난 접근, 분석, 전송이 가능한 한 개인의 포괄적 의료 정보가 만들어질 것이다

-알라딘 eBook <청진기가 사라진 이후 : 환자 중심의 미래 의료 보고서> (에릭 토폴 지음, 김성훈 옮김, 이은 감수) 중에서

사실 의사가 지식을 제일 많이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의사가 내 몸을 제일 잘 안다는 의미는 아니다. 새로운 모델에서는 정보가 더 이상 하향식으로 흐르지 않는다. 물론 자료와 정보가 그 자체로 지식은 아니다. 그리고 지식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의사는 계속해서 지식의 공급자로 남아 있게 될 것이다. 더군다나 의사와 환자 사이의 관계에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바로 친밀감이다. 이것이 있어야만 환자는 자신의 비밀과 두려움을 의사들 앞에서 솔직히 드러낼 수 있고, 자신감을 높여 주고 치유를 북돋아 주는 의사의 솜씨를 경험할 수 있다. 이러한 친밀감은 양보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결코 잃어버려서도 안 될 부분이다.

-알라딘 eBook <청진기가 사라진 이후 : 환자 중심의 미래 의료 보고서> (에릭 토폴 지음, 김성훈 옮김, 이은 감수) 중에서

환자가 ‘환자patient’로 남아 있는 한 마찬가지로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36 환자를 의미하는 영단어 "patient"는 "고통 받는 사람one who suffers"이라는 뜻으로 원래 "고통 받다"라는 의미의 그리스어 동사 "pashkein"에서 유래하였다. 이 ‘patient’는 명사로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의학적 치료를 받고 있거나 받기로 등록되어 있는 사람." 이 정의는 대단히 수동적인 역할을 암시하고 있다. ‘patient’가 형용사로 쓰일 때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지연, 문제, 고통 등을 짜증을 내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받아들이거나 견딜 능력이 있는." 미국에서 의사를 보기 위해 병원에서 기다려야 하는 대기 시간이 평균 60분임을 생각하면 이 얼마나 적절한 정의인가. 그럼 환자를 ‘patient’가 아닌 무엇으로 불러야 할까 생각하려니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고객’, ‘소비자’, ‘의뢰인’ 등의 용어들이 있지만 이런 것들은 임상적 상호작용의 의미는 포착하지 못하고, 그저 사업적 관계만을 나타내고 있는 듯 보인다. 더 나은 용어를 생각해 내기가 쉽지는 않지만 무엇이 되었든 그 용어는 자신의 진료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며, 의사와 동등한 수준의 존중을 받고, 자신과 관련된 모든 자료와 의학적 정보를 빠짐없이 공유할 수 있는 개인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어야 한다.

-알라딘 eBook <청진기가 사라진 이후 : 환자 중심의 미래 의료 보고서> (에릭 토폴 지음, 김성훈 옮김, 이은 감수) 중에서

한 가지 용어가 떠올랐다. 그것은 바로 "능동적 개인 참여자individual, active participant, IAP"다.

-알라딘 eBook <청진기가 사라진 이후 : 환자 중심의 미래 의료 보고서> (에릭 토폴 지음, 김성훈 옮김, 이은 감수) 중에서

고지에 입각한 동의라는 맥락에서 보면 의사는 사실 발생할 수 있는 모든 합병증, 시술이나 수술과 관련한 자신의 모든 실적, 임상시험에 참여함으로써 따라오게 될 위험 등을 모두 잘 알고 있다. 이런 정보들을 환자가 제공받지 못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동의서 양식에서 환자가 얼마나 많은 정보를 얻든 간에, 환자는 의사의 머리와 경험 속에 들어 있는 것과 똑같은 정보를 공유할 수는 없다. 그리고 인터넷을 아무리 열심히 뒤진다고 해도 그 정보는 전체 집단에 관한 일반적 정보일 뿐, 개인에 관한 정보는 아니다. 더군다나 그런 정보는 질이 보장되지 않는다.

-알라딘 eBook <청진기가 사라진 이후 : 환자 중심의 미래 의료 보고서> (에릭 토폴 지음, 김성훈 옮김, 이은 감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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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 봄날의책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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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은 멈춘 적이 없지만 삶의 여러 부분이 보류된 채였다. 나는 다시 계획을 짜고, 여행 갈 생각을 하고, 돌아가고 있는 일들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재진입 과정은 수월하지 않았다. 나를 비롯해 사람들이 사는 방식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방식 중 하나일 뿐이며 가장 좋은 방식이 아닌 경우도 많다는 사실을, 아프고 난 후의 나는 알고 있었다. 내 의식은 고립되어 지내던 질병의 세계와 ‘건강한’ 보통 사회 사이에 멈춰 있었고, 그래서 더욱 긴장된 관계나 의견 충돌을 견디기 힘들어했다. 이제 공식적으로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나는 아픈 사람으로서 사는 삶을 계속 아주 귀중히 여겼다.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계속 회복 중인 사람으로 살 때 내가 살고 싶은 삶을 바로 지금 붙잡으려 애쓰게 된다. 여전히 암이 있는 사람처럼 사는 일은 귀하다. 계속 질문을 던지게 하기 때문이다.다시 아프게 된다면 그동안 시간을 잘 보냈다고 자신에게 말할 수 있을까?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질병이라는 기회는 위험하기도 하다. 우리는 질병에 관해 생각해봐야 하지만, 너무 많이 생각하면 질병이 더는 질병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 변해버릴 수 있다. 질병은 대단한 깨달음 같은 것이 아니다. 질병은 움직여가는 몸일 뿐이다. 내 몸이 너무 빨리 죽음을 향해 움직이고 있을 때 수술과 화학 약물이 내 몸의 이동 속도를 정상으로 되돌려놓은 것이다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질병을 겪으며 나는 주변의 세계를 천천히 집중해서 보게 되었다. 나도 세계도 영원하지 않을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질병을 겪으며 나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나 자신의 이야기를 중히 여기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아서 클라인만Arthur Kleinman의 『질병 서사The Illness Narratives』(Basic Books, 1988)는 고통을 목격하는 일이 지닌 가치를 분명하게 짚어줬다. 내가 이 책을 쓸 것인지 망설이고 있던 시기에 클라인만의 책은 아픈 사람들이 왜 자신과 건강한 사람들 양쪽 모두를 위해 자기가 겪은 일을 표현해야 하는지 보여줬다.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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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 봄날의책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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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통이 가라앉지 않는다고 하자 주치의는 스포츠의학 전문의를 소개해줬다. 정치인과 의사들은 ‘의사 쇼핑’ 같은 말을 써가며 여러 의사를 전전하는 행동을 지탄하지만, 신경을 긁는 비난이며 표현 자체도 모욕적이다.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내가세 번째 의사를 ‘쇼핑’해서 다른 의견을 구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마 죽었을 것이다. 고환암 종양은 가장 빨리 자라는 종류의 종양이고 치료 성공률은 조기 발견 여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운 좋게도 내가 만난 스포츠의학 전문의는 노련한 내과 의사였으며 근골격계 원인 이외의 요인을 볼 수 있을 만큼 판단력이 좋았다. 의사는 복부에 직접 손을 대고 검사하더니 덩어리같이 잡히는 무언가를 찾아냈다. 뭐 같냐고 묻자 그는 암일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그때쯤엔 암에 걸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무섭다기보다는 위중한 상태라고 확인받는 일이 더 무서웠다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조화란, 한밤중 다른 사람들이 잘 때 함께 자고 함께 휴식하는 것이다. 함께 쉬지 못하고 불려 나오면서 아픈 사람은 조각나 떨어져 나오며, 무엇보다 삶의 자연스러운 주기라는 온전함을 상실한다.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조화롭게 통일되어 있다는 감각 안에서만 통증은 아픈 사람이 느끼는 전부가 아니라 일부일 수 있다. 이 감각을 회복하기 위해 아픈 사람은 자신이 떨어져 나온 사람들 사이로 돌아가는 길을 찾아내야 한다.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삶은 예측할 수 없다. 무엇이 기대할 수 있는 평범한 일인지, 캐시와 나는 이제 잘 모르겠다. 삶에 거는 순진한 기대를 잃었다는 것이 질병을 겪으며 얻은 수확으로 보일 날이 언젠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상실로 느껴진다.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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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 봄날의책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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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기회이긴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질병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 기회를 붙잡으려면 질병과 함께 조금 더 머물러야 하며 질병을 통과하면서 배운 것을 나눠야 한다.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심각한 질병은 우리를 삶의 경계로 데려간다. 그곳에서 우리는 삶이 어디에서 끝나버릴 수도 있는지 본다. 경계에서 삶을 조망하면서 우리는 삶의 가치를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 혹은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해보도록 허락받는다. 여전히 살아 있긴 하지만 일상에서는 멀어져 있기에 마침내 멈춰 서서 생각해볼 수 있다. 왜 지금껏 살아온 것처럼 살아왔는가, 미래가 있을 수 있다면 어떤 미래를 원하는가. 질병은 삶 일부를 앗아가지만 기회 또한 준다. 우리는 그저 오랫동안 살아왔던 대로 계속 사는 대신 살고 싶은 삶을 선택할 수 있다.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앞으로 할 이야기는 나만의 치료법이라든지 의학의 기적과는 거리가 멀다. 병이 났고, 의사가 권한 치료법을 따랐으며, 내 몫의 힘든 일들을 해냈고, 어찌어찌 대응해서, 살아남아 이야기를 하게 되었을 뿐이다. 내 이야기는 병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를 말해주지는 않겠지만, 대응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증언’할 것이다. 내 이야기가 목격자로서 하는 증언이 된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믿는다.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그리하여 이 글은 질병에 압도되기 전의 젊은 나에게, 몇 년 더 젊을 뿐이지만 경험의 심연 건너편에 있는 나에게 쓰는 것이기도 하다. 보르헤스의 단편에는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강가에 앉아 있던 나이 든 작가에게 젊은 시절의 자신이 걸어온다. 둘은 서로를 알아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젊은이는 나이 든 작가가 거의 시력을 잃었다는 사실에 특히 충격을 받고, 노인은 별로 두려워할 일이 아니라며 위로한다. 젊은 내가 지금의 나를 만나 장차 어떤 병력을 갖게 될지 듣는다면 젊은 나는 보르헤스의 이야기 속 젊은이보다도 훨씬 더 충격을 받을 것이다. 이제 이어질 글에서 아프기 전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두려울 수밖에 없겠지만 두려움에 차서 인생을 보낸다면 바보 같은 일일 거라고, 미래의 너는 고통받고 많은 것을 잃게 되겠지만 고통과 상실은 삶과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의학의 한계를 이해하려면 먼저 질환disease과 질병illness의 차이를 인식해야 한다. 의학의 이야기는 질환 용어를 사용한다. 질환 용어는 몸을 생리학으로 환원하며, 측정할 수 있는 것들로 이루어진다. 체온, 감염 여부, 혈액 및 체액의 순환과 구성, 피부 상태 등등을 측정하고 검사한 결과가 질환 용어에 포함된다. 질환 이야기에서 이런 결과들은 지금 일어나고 있거나 곧 발생할 어떤 고장을 가리키는 데 사용된다. 질환 용어는 측정된 값을 참조하기 때문에 ‘객관적’이다.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내 몸은 살아 있다는 것을 경험하는 주체지만, 질환 이야기에서는그 몸, 측정될 수 있으며 따라서 객관화될 수 있는 대상이 된다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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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 봄날의책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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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피할 수 있는 다른 위험이 있는데, 바로 질병에 집착하게 되는 위험이다. 질병을 자신과 마주하지 않고 또 다른 이들과 마주하지 않으면서 뒷걸음질 치는 핑계로 삼는 것이다. 하지만 질병은 계속 매달리고 있을 만한 무엇이 아니다. (할 수 있다면) 그저 회복하면 된다. 그리고 회복의 가치는 새로 얻게 될 삶이 어떤 모습일지 얼마나 많이 알아가느냐에 달려 있다.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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