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은 멈춘 적이 없지만 삶의 여러 부분이 보류된 채였다. 나는 다시 계획을 짜고, 여행 갈 생각을 하고, 돌아가고 있는 일들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재진입 과정은 수월하지 않았다. 나를 비롯해 사람들이 사는 방식은 선택할 수 있는 여러 방식 중 하나일 뿐이며 가장 좋은 방식이 아닌 경우도 많다는 사실을, 아프고 난 후의 나는 알고 있었다. 내 의식은 고립되어 지내던 질병의 세계와 ‘건강한’ 보통 사회 사이에 멈춰 있었고, 그래서 더욱 긴장된 관계나 의견 충돌을 견디기 힘들어했다. 이제 공식적으로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나는 아픈 사람으로서 사는 삶을 계속 아주 귀중히 여겼다.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계속 회복 중인 사람으로 살 때 내가 살고 싶은 삶을 바로 지금 붙잡으려 애쓰게 된다. 여전히 암이 있는 사람처럼 사는 일은 귀하다. 계속 질문을 던지게 하기 때문이다.다시 아프게 된다면 그동안 시간을 잘 보냈다고 자신에게 말할 수 있을까?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질병이라는 기회는 위험하기도 하다. 우리는 질병에 관해 생각해봐야 하지만, 너무 많이 생각하면 질병이 더는 질병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 변해버릴 수 있다. 질병은 대단한 깨달음 같은 것이 아니다. 질병은 움직여가는 몸일 뿐이다. 내 몸이 너무 빨리 죽음을 향해 움직이고 있을 때 수술과 화학 약물이 내 몸의 이동 속도를 정상으로 되돌려놓은 것이다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질병을 겪으며 나는 주변의 세계를 천천히 집중해서 보게 되었다. 나도 세계도 영원하지 않을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질병을 겪으며 나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나 자신의 이야기를 중히 여기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아서 클라인만Arthur Kleinman의 『질병 서사The Illness Narratives』(Basic Books, 1988)는 고통을 목격하는 일이 지닌 가치를 분명하게 짚어줬다. 내가 이 책을 쓸 것인지 망설이고 있던 시기에 클라인만의 책은 아픈 사람들이 왜 자신과 건강한 사람들 양쪽 모두를 위해 자기가 겪은 일을 표현해야 하는지 보여줬다.
-알라딘 eBook <아픈 몸을 살다> (아서 프랭크 지음, 메이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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