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모든 교육은 세뇌다
호리에 다카후미 지음, 하진수 옮김, 박홍규 감수 / 새로운제안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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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나는 ‘인내’를 정말 싫어한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곧바로 행동으로 옮기고, 하기 싫은 일은 격렬히 하지 않는다. 현재 상황이 불만족스러운데 참는 것 따위 있을 수 없다.
다만, 한번 하자고 결정한 일에 대해서는 온 힘을 다해 끝까지 해낸다. 그 일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여기서 노력은 인내와는 전혀 다른 것이다. 내가 말하는 노력이란 어떻게 해서든 이루고 싶어서 누가 뭐라고 해도 추진하는 행위다.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것, 즉 ‘몰입하는 것’이다.
동양권에는 나처럼 ‘인내하지 않는 사람’을 경멸하는 문화가 있다. 동시에 ‘인내심이 강한 사람’을 칭송하는 문화가 있다.
아무리 불만이 있어도, 아무리 불합리한 상황에 부닥쳐도 참고 견디는 것이 미덕이라고 한다. 참고 견디면 성공이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누구나 스스럼없이 한다. 거의 암시에 가까운 부조리한 요구가 현대사회를 뒤덮고 있다.
대체 왜 그렇게 된 것일까?
바로 ‘학교’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모든 교육은 세뇌다> (호리에 다카후미 지음, 하진수 옮김, 박홍규 감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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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마이너 필링스 - 이 감정들은 사소하지 않다 앳(at) 시리즈 1
캐시 박 홍 지음, 노시내 옮김 / 마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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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이민자들의 가게를 훼손하는 무리에 대한 기사도 읽었다. 그러나 미국 주요 언론은 2021년 들어서 누가 태국계 남성 노인을 밀어 넘어뜨려 사망에 이르게 하는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그와 같은 인종주의에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2021년 3월 16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마사지숍에서 아시아 여성 여섯 명이 총격범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망자 중 네 명은 그 가게에서 일하던 한인 여성들이었다.
바로 이 불안하고 사나운 시기에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내 책을 읽고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내 책을 추천하기 시작했다. 독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마이너 필링스』는 2021년도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줌으로 북토크를 할 때면 사회자들은 기막힌 타이밍에 대해 자주 언급했다. 즉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현 상황의 맥락을 이해하고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 급증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언어를 찾으려고 애쓰던 때에 시의적절한 책이 나왔다는 것이다.

-알라딘 eBook <마이너 필링스> (캐시 박 홍 지음, 노시내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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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시험능력주의 : 한국형 능력주의는 어떻게 불평등을 강화하는가
김동춘 지음 / 창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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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경기도의 한 자율형 공립고에서는 모의고사 1등급을 받은 학생에게는 10만원, 2등급 학생에게는 5만원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학생들에게 성취동기를 부여한다는 취지였다고 한다.24 2012년 6월 26일, 충북의 한 여중에서는 시험문제를 일찍 푼 상위권 학생 한명이 자신의 문제지에 답을 커다랗게 쓰면 옆자리 학생들이 이 답을 그대로 OMR 카드에 적은 뒤 같은 방법으로 정답을 시험지에 큰 글씨로 옮겨 적는 일이 있었다. 교사들의 묵인 아래 학생들이 조직적인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성적 우수 학생과 부진 학생을 짝짓는 식으로 좌석을 재배치해서 시험을 치게 하기도 했다. 학교 측이 기초학력 미달자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부정행위를 조장한 것이다.25 학생들은 학교에서 ‘최악의 교육’을 직접 체험한다.

-알라딘 eBook <시험능력주의> (김동춘 지음) 중에서

그래서 한국의 시험공부는 고립된 개인들의 전투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어머니의 코디, 아버지의 무관심과 할아버지의 재력"이 결합된 가족 단위 총력전이다.50 특히 한국에서는 전업주부 어머니들이 학력 경쟁의 주역이다. 어머니들이 가정에서 자기 자리를 구축하기 위한 ‘인정투쟁’이 자녀 교육열로 드러났다. 필자가 한국 근대를 ‘가족 개인’의 형성사이자, 차별받던 여성들이 가족 내 전업주부로서의 지위를 확보하는 과정이자, 개인주의체제에 순응하는 과정이라 본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시험능력주의> (김동춘 지음) 중에서

시험능력주의가 지배하는 곳에서 학력·학벌이라는 정치자본을 가진 신분이 (생산)노동(자) 신분 위에 군림하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이 점에서 한국 교육사를 연구한 소런슨(Clark W. Sorensen)도 한국의 과잉교육열은 노동 천시와 맞물려 있는 현상이라고 보았다.12 노동 비하나 노동 천시는 시험능력주의의 바로 뒷면의 모습이다.


-알라딘 eBook <시험능력주의> (김동춘 지음) 중에서

학력·학벌 자격이 과거의 ‘신분’을 대신할 수 있는 보증서가 되고, ‘좋은 학교’ 졸업장이 지위를 보장한다면, 입시경쟁은 1차 선별, 즉 지위 경쟁 1라운드가 될 것이다.31 학력자격증을 발급하는 ‘일류 학교’는 현대사회에서 지위 경쟁에 나서는 선수들 간의 1단계 경합의 장이지만 이 경합은 이후의 경합에서 누적효과를 낼 결정적인 기반이 된다. 그런 사회에서 교육, 지식은 사람들이 높은 지위를 차지하여 지배자의 일원이 될 자격을 얻는 길이다. 그런데 지배는 복종이라는 동전의 다른 면이다. 그리고 지배자가 되려는 사람은 그것을 위해 필요하면 더 높은 곳의 누구에게든 복종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 학교는 교육의 장이지만, 지배(자)를 위한 가장 중요한 제도이고, 가장 중요한 국민 훈육기관이다. 일본 교육의 진짜 목적은 교육 그 자체가 아니라 복종의 습관을 기르도록 하려는 것이라는 지적도 여기서 나온다.32 그래서 그람시는 근대 학교가 이데올로기적 지배기구임과 동시에 학생들에게 일종의 사회적 순응주의를 형성하는 현장이라 말했다.33

-알라딘 eBook <시험능력주의> (김동춘 지음) 중에서

학교를 시험 준비나 평가의 장이 아니라 교육의 장으로 만들자는 수많은 교육자들의 호소와 실천, 특히 대안학교나 혁신학교의 실험들이 이 거대한 바윗덩어리에 바늘구멍을 내는 정도의 변화만 가져온 이유도 대입 시험이 학교 운영을 지배하고, ‘지위’의 이동 혹은 지위의 재생산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시험능력주의> (김동춘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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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시험능력주의 : 한국형 능력주의는 어떻게 불평등을 강화하는가
김동춘 지음 / 창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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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과잉교육의 피해를 연구한 버리스(Val Burris)는 과잉교육은 일에 대한 불만족과 정치적 소외를 가져온다는 점을 지적했다.96 자신의 능력과 맞지 않는 일을 하게 되니 당연히 일에 대해 언제나 불만족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불만 때문에 정치적으로 비판적인 생각을 갖거나 아예 극도의 정치적 소외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의 대졸 실업자들이나 입사 후 직장 불일치 때문에 곧바로 퇴사하거나 전직을 하는 한국 청년들, 성적이 좋아서 전문직 자리를 얻기는 했으나 그 길과는 전혀 맞지 않는 청년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알라딘 eBook <시험능력주의> (김동춘 지음) 중에서

학교를 시험 준비나 평가의 장이 아니라 교육의 장으로 만들자는 수많은 교육자들의 호소와 실천, 특히 대안학교나 혁신학교의 실험들이 이 거대한 바윗덩어리에 바늘구멍을 내는 정도의 변화만 가져온 이유도 대입 시험이 학교 운영을 지배하고, ‘지위’의 이동 혹은 지위의 재생산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알라딘 eBook <시험능력주의> (김동춘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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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시험능력주의 : 한국형 능력주의는 어떻게 불평등을 강화하는가
김동춘 지음 / 창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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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학벌 자격이 과거의 ‘신분’을 대신할 수 있는 보증서가 되고, ‘좋은 학교’ 졸업장이 지위를 보장한다면, 입시경쟁은 1차 선별, 즉 지위 경쟁 1라운드가 될 것이다.31 학력자격증을 발급하는 ‘일류 학교’는 현대사회에서 지위 경쟁에 나서는 선수들 간의 1단계 경합의 장이지만 이 경합은 이후의 경합에서 누적효과를 낼 결정적인 기반이 된다. 그런 사회에서 교육, 지식은 사람들이 높은 지위를 차지하여 지배자의 일원이 될 자격을 얻는 길이다. 그런데 지배는 복종이라는 동전의 다른 면이다. 그리고 지배자가 되려는 사람은 그것을 위해 필요하면 더 높은 곳의 누구에게든 복종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 학교는 교육의 장이지만, 지배(자)를 위한 가장 중요한 제도이고, 가장 중요한 국민 훈육기관이다. 일본 교육의 진짜 목적은 교육 그 자체가 아니라 복종의 습관을 기르도록 하려는 것이라는 지적도 여기서 나온다.32 그래서 그람시는 근대 학교가 이데올로기적 지배기구임과 동시에 학생들에게 일종의 사회적 순응주의를 형성하는 현장이라 말했다.33

-알라딘 eBook <시험능력주의> (김동춘 지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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