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슈나이더는 『자율성의 실천(ThePracticeofAutonomy)』이라는 책에서, 우리 문화에는 질병의 모든 단계에서 단 하나의 선택도 빠뜨리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을 비난하는 극단적인 면이 있다고 지적한다.20 우리 둘은 슈나이더의 주장에 동의한다. 우리는 진정한 자율성이란 환자가 자신의 자율성에 한계를 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환자가 자기 나름의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도 자율성의 일부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인간의 적응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 외에 다음 두 가지 인지 경향 역시 의료 결정에 영향을 준다. 첫째는 초점의 오류다. 무언가에 과도하게 집중한 탓에 다른 걸 못 보는 상태를 일컫는 용어다. 이런 상태의 환자는 삶에서 달라질 것에만 초점을 둔 나머지, 변함없이 유지되어 누릴 수 있는 수많은 것을 놓치고 만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그렇지만 대화를 거듭하다 보면 우리 모두 언젠가는 마주하게 될 복잡한 선택 상황에서 더 선명하게 사고할 수 있게 된다. 사전 의료 지시서나 리빙 윌은 우리의 바람을 표현하는 시작일 뿐, 끝이 아니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윤리학자와 변호사 들은 자율성 원칙과 선행 원칙 외에도 의료 결정에 적용할 수 있는 또 다른 원칙이 있음을 규명했다. 바로 ‘가해 금지’다. 간단히 말하면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이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명시된 "무엇보다, 해를 입히지 말라."라는 금언은 2000년 넘게 서양 의학의 기본 교리다. 이 원칙은 의사가 보기에 환자에게 도움이나 이득이 거의 없거나 오히려 해가 되는 치료를, 환자나 대리인이 자율성을 주장하면서 요청할 때 소환된다. 윤리학자와 변호사 들은 이런 상황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치료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치료에 관한 환자의 선호는 중요하다. 선호는 환자가 자신의 가치와 삶의 방식에 들어맞는 적절한 치료를 선택하는 토대가 된다. 자기가 무엇을 선호하는지 알려면, 먼저 자신의 사고방식을 돌아봐야 한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미국의학연구소에서는 "정보를 잘 아는 환자의 선호"를 "질 높은 의료의 맨 위"에 두었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정보를 잘 아는’이 뜻하는 바는 과연 무엇일까? 이는 어떤 치료나 수술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과 관련한 수치들을 안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보여지는 숫자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고 잘못된 길로 이끌 수 있다는 걸 알고 조심한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이 책을 쓰면서 우리는 변했다. 환자들이 치료에 관한 의사 결정을 할 때 우리가 의사로서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깨달았다. 날마다 병원에서 여러 치료 선택에 직면한 환자들을 대하면서 어느새 우리는 최소주의자와 최대주의자, 믿는 자와 의심하는 자, 자연주의 지향과 기술주의 지향 등 이 책에 나온 용어를 쓰고 있었다. 그리고 환자들이 결정할 수 있게 도우면서 자율성과 후회에 관해 더 많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이 어휘들을 환자에게 알려 주었고, 이 단어와 개념을 습득한 환자들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자세히 말함으로써 자신의 관점과 사고방식을 더 잘 설명할 수 있었다. 또 이 책을 쓰면서 우리 자신의 선호가 어디에서 기원하여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살펴보고 규명함으로써, 우리는 자신의 건강과 관련한 선택지의 경중을 따지는 방식을 바꾸게 되었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의료 결정의 방향을 찾는 과정은 역동적으로 이루어진다. 자신의 성향과 사고방식, 원하는 자율성의 수준, 노출되어 있는 인지 함정 등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책에 담겨 있는 통찰에 힘입어 여러분이 의사의 진료실이나 병원에 들어서기 전에 자신의 건강 관리 방식을 더 잘 이해하기를, 의사에게 자기 생각을 더욱 명확히 설명할 수 있기를, 병원을 나선 뒤에도 의사 결정 과정을 계속해 나가기를 바란다. 그렇게만 된다면 적합한 근거를 바탕으로 최선의 치료를 선택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알라딘 eBook <치료하는 마음> (제롬 그루프먼.패멀라 하츠밴드 지음, 박상곤 옮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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