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역사 - 부자의 탄생과 몰락에서 배우는 투자 전략
최종훈 지음 / 피톤치드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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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탄생과 몰락에서 배우는 투자 전략

 

피톤치드에서 출판한 최종훈 대표님의 <부자의 역사>는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역사상 최고의 부자를 추적해 그들의 탄생과 몰락을 소개한다.

매년 포브스지에서 선정하는 최고의 부자 순위와 함께 역사상 최고의 부자 순위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저자는 하마르티아와 페리페테이아라는 두 개의 키워드로 세기적 부자 15인의 삶을 내밀하게 조망한다. (책표지 중)

 

아리스토텔레스 시학은 하마르티아를 소개한다. 그는 위대한 인물이 갖는 선천적 결함, 격정적인 성격에서 비롯한 판단 착오를 하마르티아로 정의한다. 끝도 없는 오만함, 치명적인 도덕상 결점도 모두 하마르티아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부자들은 이러한 하마르티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페리페테이아’ (이야기의 반전)를 통해 다시 일어난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서 이사진에 의해 비참하게 쫓겨났지만, 이 순간 스티브 잡스는 새로운 도전을 결심하고 결국 다시 애플에 합류한다.

 

나탄 마일드 로스차일드는 영국과 프랑스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 두 나라가 전쟁을 벌여 파산 직전에 이르지만, 웰링턴 장군이 워털루 전쟁에서 나폴레옹을 무찔렀다는 뉴스를 가장 먼저 듣고 시장에 쏟아진 영국 국채를 헐값에 사들여 로스차일드 가문이 일어나도록 한다.

 

세계사적 흐름을 살펴보는 데 이들 부자의 사업 분야를 확인하는 것은 당대 사회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이다. 크로이소스를 통해 화폐 경제가 발생한 사회를 가늠할 수 있고, 메디치 가문과 로스차일드 가문을 통해 금융업이 당대 사회에 미친 영향을 알 수 있다.

록펠러, 카네기는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 석유, 철강업임을 보여준다.

현대 사회의 부자인 제프 베조스,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를 통해 인터넷 사회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저자는 다섯 가지 덕목으로 분석 차트를 만들어 부자를 분석한다.

 

독창성 : 전에 없던 개념을 생각해내는 창의적인 발상, 기존에 있던 것을 조합하는 능력

진실성 : 도덕적 덕목과 사회적 기여를 통한 종교적 헌신, 정신적 가치에 대한 믿음

성실성 : 끈기와 인내, 불요불굴의 정신, 집착력과 근면성

개방성 :새로운 변화에 대한 오픈마인드, 문제를 수용하는 솔직함, 회복탄력성 (p.20)

 

 

5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고대시대 신화적 인물 욥, 리디아의 부왕 크로이소스, 로마를 사들인 크라수스, 중세시대 영국을 세운 정복자 월리엄 1, 아프리카의 황금왕 만사 무사, 중세 경제 교황 코시모 데 메디치, 근대시대 유럽 최고의 금융 가문인 마이어 암셸 로스차일드, 석유 재벌 록펠러, 강철왕 카네기, 자동차 시대를 개척한 헨리 포드, 현대시대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이츠, 주식 투자의 교본 워렌 버핏, 스마트기기의 개척자 스티브 잡스, 네트워크의 몽상가 저커버그, 유통 재벌 제프 베조스를 소개하고 있다.

 

 

1957년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가난한 집 8남매 중 장녀로 태어난 장인은 길거리 넝마주이에서 재벌로 올라선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거지에 가까운 삶을 살았던 그녀가 태어난 후 10여 년이 지났을 때 중국 본토에서 문화혁명이 일어났다.

 

1980년 선전에 있는 제지회사의 말단 경리로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선전의 제지회사를 다니며 폐지 수출입에 천문학적인 돈이 흐른다는 사실을 간파한 그녀는 스물여덟 살 때 혈혈단신으로 홍콩으로 건거갔다.

 

남들보다 무조건 가격을 후하게 쳐주는 전략은 수많은 넝마주이들이 그녀를 찾도록 했고, 그녀는 아메리카 청남이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밴을 타고 미국으로 건너간다. 10여 년에 걸쳐 미국 전역에 7개의 폐지 수집, 포장, 운송회사를 설립했다. 1995년 홍콩 최고의 제지회사인 주롱제지는 세계 100대 제지회사 중 31위를 차지했고, 그녀는 폐지의 여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었다.

 

1744년 유럽 최고의 가문 로스차일드 가문을 일으키는 마이어 암셸 로스차일드가 프랑크푸르트 유대인 게토에서 태어났다. 마이어의 부모는 부자들이 쓰고 버린 골동품이나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잡동사니를 주워 파는 고물상에 불과했다. 마이어는 오펜하이머 밑에서 상업 지식과 비즈니스 감각을 길러 사업을 물색했다.

 

빌헬름 공은 마이어의 제품에 관심이 많았다. 1785년 부친 프리드리히 대왕의 사망으로 빌헬름 9세로 즉위했다. 마이어가 빌헬름 공과 거래한다는 소식은 마이어의 비즈니스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1769년에는 빌헬름 공의 어용상인으로 임명되기까지 했다. 마침내 1799년에는 신성로마제국 황제로부터 황실 어용상인지정도 받았다. 그는 평소 눈여겨보던 구틀러 슈나더라는 여인과 결혼할 수 있었고, 그녀를 통해 다섯 명의 아들을 낳으며 로스차일드가를 일으켰다. 마이어 암셸의 위대함은 아들들의 성장에서 나왔다.

 

마이어의 하마르티아는 유대인이라는 그의 신분이었다.

 

마이어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남보다 더 발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로스차일드의 투자가 가장 빛을 발휘한 순간은 영국과 프랑스 전쟁 때이다. 워털루 전투에서 영국이 이겼지만, 마이어의 아들 나탄은 가지고 있던 영국 국채를 시장에 이틀에 걸쳐 모두 매각했다. 시장에선 나탄의 행동을 보고 영국이 패전했다는 소식이 빠르게 전해졌다. 영국 국채 가격은 폭락했다. 가격이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고 판단한 나탄은 시장에 헐값에 나온 국채를 쓸어담기 시작했다. “잠시 후 승전 소식이 증권거래소에 날아들었고 국채 가격은 치솟았다.” 이 일로 나탄은 기사회생했다.

 

마이어는 유언으로 그들의 후손은 어떤 경우에도 로스차일드 상회에 참여할 수 없으며 회사의 사업이나 장부, 서류, 재고품을 검사할 권리를 갖지 못한다.”

 

로스차일드 가문은 독일계 유대인들의 최대 후원자이자 보호자였다.

 

부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눈에 띄는 것은 록펠러와 카네기의 기부에 관한 내용이다. 거부로 성장한 그들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몸집을 키워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자를 압박하여 독점적인 지위를 가졌다. 은퇴 후 기부를 통해 사회에 자신의 부를 환원하는 모습은 부자에 대한 존경을 가져오게 한다.

 

현대 미국 부자를 대표하는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은 더기빙 플레지운동을 주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운동은 10억 달러 (한화 11,300억 원)이상의 재산을 소유한 부자가 자신의 재산의 절반이 5억 달러 이상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약속을 뜻한다. 얼만 전 우리나라 배달의 민족 창업자 김봉진 의장이 이 운동에 참여한 것으로 우리에게 놀라움을 전했다. 이 운동을 시작한 게이츠와 워런 버핏은 마이크로소프트와 버크셔 헤서웨이라는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회사를 만들어 부를 이룬다.

 

게이츠의 하마르티아는 너무 잘 나가는 것이다.

 

1990년 미국 연방무역위원회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를 PC의 운영체제로 판매하는 데 독점적 지위를 이용했다면 조사에 착수했다. 이를 기점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줄소송에 시달린다.

 

게이츠의 페리페테이아는 자신의 파트너들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성공하는 데 오랜 친구이자 동료였던 앨런과 발머가 큰 힘이 되었다고 말한다. 또 한 명의 파트너는 그의 아내 멀린다이다. 멀린다를 통해 게이츠는 세상을 향한 기부와 사회 운동에 투신하게 되었다.

 

빌앤드멀린다재단은 에이즈와 같은 불치병을 퇴치하고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부자가 보여줄 수 있는 가장 모범적인 활동은 빌은 몸소 보여주고 있다.

 

그의 절친한 친구인 버핏은 언론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는데 자못 특이한 주제로 세상에 알려진다. 2011년 버핏은 자신의 작년 소득이 6,286만 달러를 벌었는데, 세금은 고작 692만 달러가 나왔다고 공화당 하원의원에게 불만 섞인 공개 질의서를 보냈다. 그는 자신과 같은 부자들이 나라를 위해 세금을 더 내야 한다며 자신 납세의 의사를 내보였다.

 

<부자의 역사>를 보며 세상을 움직였던 부자의 면면과 세상의 흐름을 알 수 있었다. 지금 전세계 최고 부자는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다.

 

베조스의 하마르티아는 이혼과 비인간적인 아마존의 작업환경이다.

 

베조스만큼 전 세계의 환호와 비난을 동시에 받는 부자는 없을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이혼 후 그의 재산은 더 늘어났다는 점이다. 베조스의 사업 영역을 보면 앞으로 우리 사회가 주목할 분야를 가늠할 수 있다.

 

부자의 역사를 잘 정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인데, 저자는 이 일은 훌륭히 해내고 제대로 정리해서 <부자의 역사>를 소개한다.

 

경제, 역사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길 추천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부자의역사 #최종훈 #피톤치드 #경제 #부자학 #투자원리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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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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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익명의 아버지들에게 바치는 신경숙의 찬란한 헌사

 

창비에서 출판한 신경숙 작가님의 <아버지에게 갔었어>13년 전 그녀가 들려준 <엄마를 부탁해>가 어머니 이야기라면 이번 책은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다.

 

감명 깊게 읽었던 부모에 관한 책을 돌이켜보니 김정현 님의 <아버지>와 신경숙 님의 <엄마를 부탁해>가 생각났다. 신경숙 작가님의 차분하고 마음속에 켜켜이 묻어둔 감정을 끄집어내는 문체는 이번에도 내 마음을 울렸다.

이번 소설도 많은 분에게 사랑받을 작품이라 생각했다.

 

저자인 신경숙 님은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이번 신작 <아버지에게 갔었어>는 그의 여덟 번째 장편소설로, 삶과 세상에 대한 무르익은 통찰과 철학, 여러겹의 아버지의 모습과 가족을 향한 연민에서 비롯된 깊은 사유를 시리고도 찬란하게 펼쳐놓는다. (책날개 중)

이번 소설은 주인공 헌이 자신의 부주의로 인해 딸이 교통사고를 당해 자신의 눈앞에서 딸의 죽음을 목격한다. 그 사건은 그의 삶을 중지하고 가족 단톡방에서 아무 말 하지 않아도 가족 모두 그녀를 이해한다.

 

엄마의 병이 위중해 서울로 치료차 입원하게 되어 고향 J시에 아버지를 돌볼 사람이 없어 헌은 자진해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내려간다.

아버지 마음에 응어리진 돌을 하나둘씩 끄집어내 헌과 공유한다. 헌은 자신이 느끼는 수면 장애를 아버지도 가지고 있고, 자신만 몰랐던 아버지에 관한 사실을 하나둘씩 확인하며 아버지의 인생을 되새긴다.

 

 

아버지는 내가 J시를 떠났을 때 눈이 붓도록 울었다.

 

아버지는 J시의 집에서 1933년 초여름에 태어났다. 처음부터 장남은 아니었다. 위로 형이 셋, 누나가 둘이 있었으니 여섯째였으나 전염병이 돌던 해에 형 셋을 잃고 장남이 되었다. 조부는 전염병이 무서워 아버지를 학교에 보내는 대신 명심보감, 소학을 익히도록 했다. 아버지가 열네 살 때 다시 전염병이 돌았고 조부의 큰아버지를 문병 다녀온 조부, 조모도 감염이 되었다. 아버지는 그 여름에 이틀 간격으로 부모를 잃었다.

 

아버지는 동네의 다른 아버지들과 달리 농부의 모습이 아니었다. 선글라스에 오토바이를 타고 하얀 얼굴로 다리 위에서 헌을 마중 나왔을 때 그녀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외면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아버지를 돌봐줄 사람이 없었기에 헌은 아버지와 함께 있기 위해 J시로 내려간다. 아버지는 밤이 되면 눈물이 흐른다. 아버지는 헌을 위해 산낙지를 사러 시장에 가자고 하지만, 헌이 기억하기에 산낙지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딸의 학사모 사진을 거설 벽에 걸어두고 싶지만 딸은 좀처럼 아버지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이 딸을 잃어버리고 아버지의 청을 들어드리고 싶어 사진관에 가서 사진을 찍어 보내려 하지만 직접 보내드리진 않는다. 아버지는 딸이 자신에 대해 쓴 글을 가슴에 안고 눈물을 흘린다.

 

언젠가 내가 아버지에게 당신에 대한 글을 쓰겠다고 하자 아버지는 내가 무엇을 했다고?했다. 아버지가 한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내가 응수하자 아버지는 한숨을 쉬듯 내뱉었다. 나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살아냈을 뿐이다,. (p.6)

 

작은방의 아버지 곁에 가만히 누워 발을 뻗어봤다. 아버지의 정강이뼈와 내 무릎이 부딪쳤다. 살집이라곤 전혀 없는 아버지의 정강이. 죄송해요, 아버지. 허무와 두려움이 밀려들어 어둠 속에서 아버지처럼 내 이마에 손등을 얹어봤다. (p.73)

 

내가 뭔 짓을 하는지도 모름서 살믄 그게 사는 것이냐. 아버지가 스스로 치매 검사를 받아봤다는 말에 나는 침울해졌다. 가족 누구에게서도 아버지가 치매 검사를 받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치매 검사를 받으러 갔을 아버지. (p.92)

 

아버지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섬망증세와 우울함 때문인지 의식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고 밤에 일어나 바깥으로 나돈다. 이런 증상에 딸은 걱정이 앞서지만 인지 능력은 이상이 없는 아버지가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사는 일이 꼭 앞으로 나아가야만 되는 것은 아니다. 돌아보고 뒤가 더 좋았으믄 거기로 돌아가도 되는 일이제. (p.92)

 

아버지는 사는 일이 꼭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돌아보고 뒤가 더 좋았으면 거기로 돌아가도 되는 일이라고 해서. 붙잡지 말고 흘러가게 놔주라고 해서. (p.92)

 

결박당한 송아지의 코청을 뚫고 나올 때 손이 떨려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눈을 떠보니 송아지의 코에서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송아지의 몸부림에 핏방울이 아버지의 얼굴에 튀었다. 아버지는 누나가 가져다놓은 양푼 속의 흰 소금을 한움큼 집어 외조부가 일러준 대로 송아지의 코에 뿌렸다. (p.99)

 

내 아버지도 어린 시절 소를 몰고 꼴을 베고 소를 몰았다고 했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소의 코뚜레를 생각하니 누군가 소를 길들이기 위해 코뚜레를 뚫었을 것이다. 헌의 아버지가 열네 살 때, 이틀 새로 부모를 여의고 외조부는 아버지를 위해 송아지를 주었다. 송아지가 자라 아버지가 몰 수 없을 정도가 되었을 때, 자신의 송아지는 자신이 코뚜레를 하겠다고 한다. 그 송아지는 집안의 큰 재산이었고 아버지는 동네 사람의 논밭에 송아지를 몰고 가 이랑을 만들고 쟁기질을 했다.

 

나중에는 총 쏘는 것도 아까웠던가벼. 또랑가의 팽나무에 쭉 둘러앉게 해놓고는 죽창으로…… 그것으로 죽을 때까지 찔렀다. 나중에는 저들은 가만있고 서로 쯔르게 해서는…… 온 마을이 비명 쇨에 피 냄새에 눈알이 터지고 배가 터지고 창시가 터지고…… (p.108)

 

전쟁이 J시에 다가왔다. 6사단 사람들이라고 불리던 인민군은 농촌인 마을 사람들도 죽이고 지나가려 했다. 난리통에도 살아남는 사람은 어떻게든 살아남았다. 헌의 아버지도 기적과도 같이 생존하게 되었고, 징집을 피하게 하려는 작은 아버지는 아버지의 검지 손가락이 잘리게 한다.

 

큰봉은 아무것도 모른 채 긴장하고 있는 아버지 오른손 검지를 작두 사이에 끼워 넣고는 빠른 속도로 작두날을 내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놀라서 비명을 지를 틈도 없었다. 눈을 가린 수건을 벗겨냈을 때 큰봉은 잘린 손가락을 짓밟아 으스러뜨리고 있었다고. (p.110)

 

아버지는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고통스러운지 어깨를 움츠리고 등을 구부렸다. 아버지는 사람이 무서웠던 적은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했다. 누가 무슨 마음을 품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고. 그것이 가장 무서웠다고. (p.116)

 

 

마음이 안 조앗다

가난한 아비를 만나 이른 나이에 집을 떠나 생면부지의 타지에서 혼자 밥 끄리머고 살게 한 것도 모질라 혼인을 앞두고서 기픈 시름에 잠꼈쓸 너를 생각하면 늘 마음이 저리고 미안햇따

내가 할 수 있는 거슨 소의 숫자를 줄이지 안는 것엇따

네가 사준 일곱 마리에서 한 마리도 줄이지 안으려고 노려햇따

경운기타고 낙천이랑 소몰이 투쟁에 나간 것도 그래서엿다 (p.184)

 

처음으로 아버지의 어린 시절을, 아버지의 소년 시절을, 아버지의 청년 시절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전염병으로 이틀 사이에 부모를 잃은 마음을, 전쟁을 겪을 때의 마음을, 얼굴 한번 보고 엄마와 결혼하던 때의 마음을, 큰오빠가 태어났을 때의 아버지 마음은 어떤 것이었나를. 짐작이 되지 않았다. (p.197)

 

 

책을 읽는 동안 나의 아버지 모습이 떠올랐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가 가장 힘들었던 시대를 지나올 때 갖은 고생으로 오늘을 만든 분들이 아버지세대이다. 과거 아버지는 책임감이라는 짐을 어깨에 지고 어떤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고 가족을 건사했다. <아버지에게 갔었어>는 이제는 할아버지가 된 아버지의 모습을 돌아보길 제안한다.

 

자녀의 동영상을 찍는 시간의 10분의 1이라도 부모의 모습을 기록하라는 조언은 금과 같다. 어색해서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기록해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 간격만큼 서로에 대해 잘못 기억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아니 서로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할 것이다.

 

<아버지에게 갔었어>는 저자의 전작 중 하나인 <엄마를 부탁해>와 묘하게 이어지는 느낌이다. 전작이 어머니에게 바치는 이야기라면 이번 책은 아버지에게 바치는 이야기이다.

 

아버지의 시간 속에 아내와 자녀가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지금이라도 아버지가 있는 분은 통화나 문자메시지를 보내드리길 추천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아버지에게갔었어 #신경숙 #창비 #소설 #장편소설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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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오판 - 왜 리더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까,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유효상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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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리더는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까

 

클라우드나인에서 출판한 유효상 교수님의 <리더의 오판>은 리더의 현명한 판단을 막는 치명적 편향 패턴을 공개한다. 이 책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앞둔 CEO, 투자자, 정치가를 위한 도서이다.

 

저자인 유효상 교수님은 동국대학교 MBA, 숙명여자대학교 MBA 주임교수, 차의과학대학교 경영대학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숭실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삼성그룹과 동양그룹 등 대기업에서 기획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실물경제에 대한 감각을 익혔고 벤쳐캐피털대표와 컨설팅 회사 대표를 지내면서 신규사업, 해외투자, 인수합병, 벤처투자 등의 업무를 진행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행동경제학을 처음으로 국내에서 학부와 대학원에 도입했으며 기업가정신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니콘 연구와 인수합병 분야 최고 전문가로 알려졌으며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과 혁신에도 높은 명성을 가지고 있다. (책날개 중)

 

저자는 유니콘 기업을 연구하고 벤처투자에 관한 업무를 하며 수많은 리더를 만나고 그들의 특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책에서 소개하는 리더의 오판은 크게 8가지의 기준으로 나타난다.

 

리더의 오판 1 : 커뮤니케이션

우리는 서로 같은 생각을 한다: 도대체 왜 바뀌지 않는 걸까?

 

리더의 오판 2 : 공정성

우리는 항상 합리적으로 판단한다: 도대체 왜 불만이 가득한가?

 

리더의 오판 3 : 인재 선발

우리는 딱 보고 인재인지 안다: 도대체 왜 인재를 못 알아볼까?

 

리더의 오판 4 : 평가와 보상

우리의 평가는 공정하다: 도대체 왜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까?

 

 

리더의 오판 5 : 과신

우리의 능력이 성공을 만든다: 도대체 왜 능력과 과신을 구별 못 할까?

 

리더의 오판 6 : 전략

우리의 성공은 직관과 통찰의 결과다: 도대체 왜 기회를 차버리고 대신 위험을 택할까?

 

리더의 오판 7 : 의사결정

우리가 정답을 찾아야 한다: 도대체 왜 의사결정에 집단지성이 필요할까?

 

리더의 오판 8 : 자기인식

인간은 이성적 존재다: 도대체 왜 우리는 무지함을 인정하지 못할까?

 

 

리더는 조직에서 성공 경험을 축적하고 구성원의 성공적인 평가를 받으며 그 자리에 올랐다. 그런데도 의사결정에서 비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이유는 스스로 인정하기 힘든 인지 편향과 과신이라는 숨은 인자가 자리 잡고 있다. 우리가 리더의 잘못된 결정을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다수의 사람을 대리해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힘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타성이 강하다. 그들은 과거의 방식에 익숙해 있고 기존의 체제를 고수하려는 현상유지 편향이 매우 강하다. 그들은 과거 성공의 경험을 통해 축적한 지식을 과신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오류일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21)

 

리더가 오판을 하는 가장 주요한 원인은 현상유지 편향이라 생각한다. 자신에게 성공의 경험을 가져다준 사고방식을 깨고 새로운 방식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리더뿐만 아니라 개인이 가지는 수많은 편향이론의 소개도 인상적이다.

 

특히,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행동경제학자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의 전망 이론에서 소개하는 손실 회피 심리는 주목할 만하다. 사람들이 이익의 크기보다 손실의 크기를 2~3배 이상 더 크게 느낀다는 것이다.

 

공정에 관한 이케아 효과는 아무리 조악한 완성품일지라도 자신이 직접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 만든 물건에는 비합리적으로 후한 평가를 주는 심리를 의미한다. 내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제품에는 나만의 애착이 형성되는 것이다. 코로나 정국으로 유행하고 있는 밀키트 역시 같은 범주로 생각할 수 있다. 준비된 재료를 구입해 자신이 요리하여 음식을 만드는 밀키트 제품은 자신이 요리했다는 만족감을 제공한다. 레토르트 제품보다 과정이 더 복잡해졌지만 내가 한 음식이라는 점이 대중에게 우호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는 사람을 평가할 때 5초 내에 그 사람이 호감인지 비호감인지 판단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말콤 글래드웰의 <블링크>에서 우리의 뇌는 판단을 결정하는데 몇 초 내에 이루어진다고 한다. 후광효과와 관련한 다트머스대학교의 연구팀은 자극이 들어왔을 때 자기공명영상으로 뇌가 얼마나 빨리 반응하는지 뇌 측두엽 편도체를 촬영했다.

 

뇌는 공포의 표정을 봤을 때 1,000분의 17초의 속도로 반응했고 행복한 표정에는 1,000분의 183초의 속도로 반응했다. 부정적인 첫인상을 판단하는 데 0.017초면 충분하다는 얘기다. (p.85)

 

이러한 성급한 판단은 틀릴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리더는 자신이 내리는 판단에 인지 편향이 개입할 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의 판단을 보조할 방법으로 시스템 리더십을 강조한다. 집단 지성의 플랫폼을 형성해 다수의 의견을 모아 시스템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실수가 적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리더는 집단지성의 설계자와 조정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오늘날 리더의 판단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위기 대응력에 따라 국민의 생명과 경제적인 피해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리더는 자기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에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된 것이다.

 

자기인식은 리더가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스스로 모르는 부분이 있고 자신의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리더의 의사결정은 완벽할 수 없다. 하지만 더 나은 의사결정은 가능하다. 행동경제학의 조언은 무엇보다 모르는 것조차 모르는상태에서 벗어나 모르는 것을 아는상태로 가기 위해 노력하라고 주문한다. 이를 통해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의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유효상 교수님은 행동경제학자의 이론을 책 곳곳에 소개하고 있다.

<리더의 오판>은 지금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책이라 생각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리더의오판 #유효상 #클라우드나인 #경제 #경제이야기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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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일 침대맡 미술관 - 누워서 보는 루브르 1일 1작품
기무라 다이지 지음, 김윤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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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보는 루브르 11작품

 

한국경제신문에서 출판한 기무라 다이지 님의 <63일 침대맡 미술관>은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오늘 시기적절한 책이다.

 

전 세계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아가는 미술관은 파리의 루브르 미술관이다. 각종 미술품을 보관하고 있는 루브르는 6,000점 이상의 수많은 회화 작품을 보관하고 있는데, 이 책은 루브르에 소재하는 회화작품 중 1400년에서 1900년까지 르네상스 미술에서 인상파 전인 낭만주의, 신고전주의 시대의 주요 회화작품을 나라별 주제별로 정리해서 서양 미술의 흐름을 잘 파악하도록 한다.

 

저자인 기무라 다이지는 최근 한국에서 번역돼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비즈니스 엘리트를 위한 서양미술사>, <하루 5, 명화를 읽는 시간>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은 무엇보다 미술 작품을 주제에 맞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는 점이다.

 

"미술은 보는 것, 느끼는 것이 아니라 읽고 이해하는 것"이라는 그의 소신이 흥미롭다.

 

나는 언제 어디서나 '그림은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서양 회화는 종교화에서 발전했고, 특히 19세기 이전에는 역사화를 정점을 한 장르의 히에라르키(조직, 계급 체계)가 존재했기 때문에 회화는 주로 종교적인 가르침이나 신화, 그리고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목적으로 그려졌다. (p.5)

 

서양 미술사를 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단순히 미술 작품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닌 유럽의 역사를 아는 일이며, 그 다양성을 접하는 일이고, 그리스도교가 서양 문명에 끼친 영향을 아는 일이며,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일이다.

이 책에서는 각 국가의 시대, 그리고 그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 중에서 루브르가 자랑하는 귀중한 보물을 선별해 보았다. (p. 12)

 

 

루브르 박물관에 대해 알아보자.

 

파리의 발상지인 시테섬에는 왕궁도 센강의 한 가운데 있었다. 프랑스의 존엄왕 필리프 2세가 마을을 방어하기 위해 1190년부터 성벽을 쌓기 시작했다. (p.24)

 

성벽과 방어를 위한 요새를 건축했는데 그것이 바로 루브르였다. 백년전쟁 후, 프랑수와 1(재위 1515~1547)가 루브르 성을 정식 왕궁으로 사용하기로 해 대대적인 재건축이 이루어졌다. 프랑수아 1세는 이탈리아 회화를 무척 마음에 들어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라파엘로 산치오, 그리고 피렌체파와 베네치아파의 그림을 수집했다.

 

프랑수아 1세의 집권을 기점으로 유럽 미술의 주도하는 나라가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바뀌게 된다.

 

루브르는 루이 14(재위 1643~1715)가 베르사유를 새로운 왕궁으로 정하게 되어 왕궁의 역할을 마치게 된다.

 

계몽주의 시대인 18세기가 되자 유럽에서는 미술품의 일반 공개를 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루브르의 미술관화가 현실이 된 것은 구체제 이후의 일이다.

 

오늘날 루브르는 수많은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 막대한 물량에 압도되기 쉽다. 관람할 경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계산하고 천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전에 찾아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그 작품을 중심으로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가이드를 신청하는 것도 좋지만, 여유 있게 감상을 원하면 음성가이드도 효과적이다. 한가지 요령은 음성가이드가 다른 미술관과 달리 일본의 게임기 형식이라 학생이나 청소년이 있으면 훨씬 조작을 잘한다는 점이다.

 

루브르의 미술 작품만 제대로 감상해도 서양 미술사의 흐름을 알 수 있다.

 


 

서양 미술사를 발전시킨 이탈리아를 알아보자.

 

저자는 르네상스의 발원지인 이탈리아 화가에서 시작한다. 이탈리아는 르네상스의 밑바탕이 되고, 르네상스를 꽃피운 나라다.

313, 밀라노칙령으로 로마제국에서 그리스도교가 공인된 후 로마제국은 동서로 분열되었고, 476년 남하해 온 게르만 민족에 의해 서로마제국이 멸망했다.

 

그리스도교는 우상숭배를 금지해 종교미술로 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 문맹인 유럽인들에게 효과적으로 성경의 가르침을 전달할 목적으로 종교화가 발전하게 되었다.

 

15세기 메디치가의 피렌체를 중심으로 다시 문예 부흥 운동이 일어난다. 르네상스 대표하는 3대 거장으로 불리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라파엘로 산치오의 작품을 이해하는 것은 흥미롭다.

 

그중 라파엘로의 양식은 이후 서양 회화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피렌체와 더불어 베네치아 회화를 대표하는 베첼리오 티치아노, 틴토레토, 파올로 베로네세의 작품은 감각적으로 호소하는 색감이 인상적이다.

 

바로크 미술을 이끈 화가는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1571~1610)이다. 카라바조의 혁신적인 예술운동은 유럽 각지로 퍼져 나갔고 추종자를 양성했다.

 

우리가 유럽 여행을 다녀오면 기념품을 사고 싶듯 18세기 영국의 귀족도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기념하기 위해 카날레토의 그림을 구입했다.

 

이탈리아의 회화는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를 3대 거점으로 예술의 중심지로 번성하다 19세기 이후 프랑스 파리가 예술의 도시가 되었다.

 

 

프랑스 회화

 

니콜라 푸생(1594~1665)은 로마에서 활동하며 프랑스 미술의 규범으로 알려졌다. 1715년 루이 14세가 서거하자 '왕의 시대'는 끝나고 '귀족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건축이나 회화, 실내장식 또한 그러한 궁정 사람들의 취향에 맞춰 발달했다. 여성적인 기호를 가진 그들을 위한 회화는 색채가 아름답고 연애 지상주의적인 동향으로 변화했는데 이것이 바로 '로코코 회화'의 특징이다.

 

1789년 프랑스혁명은 미술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로코코 회화를 대신해 자크 루이 다비드(1748~1825)를 시작으로 신고전주의가 시작되었다. 로코코 회화에서 '감성'으로 기울었던 미술이 다시 '이성'의 시대로 돌아온 것이다.

 

루브르에 전신 중인 프랑스 회화에서 인상적인 작품은 테오도르 제리코 (1791~1824), 외젠 들라크루아(1798~1863)는 색채를 중시하는 낭만파 화가의 작품이다.

 

이후 세계 미술을 주도하는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의 작품은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따로 전시하고 있다. 저자는 오르세 미술관의 인상파 화가를 소개하는 작품도 흥미로울 거로 생각한다.

 

하루 한 작품씩 63일 동안 루브르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을 이해하고 서양 미술의 흐름을 알아간다는 점에서 유럽 여행을 앞둔 사람에게 이 책은 무엇보다 흥미로울 것이다.

 

루브르에서 책에서 소개하는 작품에 담긴 의미를 알고 루브르를 방문하면 훨씬 더 많은 감동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63일미술관 #기무라다이지 #김윤경 #한국경제신물 #루브르 #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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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교토에게 - 일본유학 에피소드
김희정 지음 / 프로방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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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학 에피소드

 

프로방스에서 출판한 김희정 님의 <다시 교토에게>는 저자가 일본 교토에서 26개월 동안 유학하며 남긴 교토 여행 에세이이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 공무원으로 재직하며 여행을 주제로 블로그와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다.

 

교토는 에도막부 이전에 오랜 시간 일본의 수도였기에 많은 문화재와 전통적인 역사 도시로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오는 곳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함께 떠난 유학길이라 더 걱정되었을 것 같다. 부인은 직장에서 휴가를 낼 수 없어 아버지와 아들이 떠난 유학길이다.

 

문제는 아이가 학교에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가 관건이다. 안타깝게도 아이는 낯선 언어와 새로운 학교 친구에 초반에 적응이 쉽지 않았다. 아버지는 용기를 내어 아이와 함께 수업을 받고 통역을 해주며 아이가 학교생활에 적응하도록 도와주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이제는 일본어를 더 잘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다. 편의점에서 직원과 능숙하게 일본어를 소통하고 아버지에게 필요한 부분을 도와주는 모습을 보니 언어를 위한 유학은 확실히 어린 나이에 떠나야 더 잘 배우는 것 같다.

 

저자가 다니게 된 대학원은 도시샤 대학원이다. 우리에겐 윤동주, 정지용 시인이 다닌 학교로 잘 알려져 있고 지금도 그들의 발자취를 찾아 떠나는 한국 관광객이 있는 전통 있는 학교이다.

 

교토에서 벌어지는 생활상은 우리와는 조금 다르다. 직장에서 휴대폰을 꺼내지 않는 모습, 식당에서 손님이 주문할 때까지 다소곳하게 기다리는 모습, 특정한 요일 쓰레기를 분리해서 버리는 것처럼 우리와는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생활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 집을 구할 때는 초기에 많은 돈이 들어간다. 매달 내는 월세(야칭) 이외에도 보증금(시키킹), 사례금(레이킹) 등 가짓수도 많다. 그중에서 보증금은 우리나라와 임대계약이 끝날 때 찾는 돈으로 꽤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게 된다. (p.35)

 

유학을 준비하는 위해 외국어대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당시 서울의 호텔에서 만난 시타나카 상이 일본으로 유학을 온다는 말을 듣고 직접 교토까지 찾아와 보증인이 되어주었다.

 

교토에서 생활하는 동안 새로운 사람과 만나고 친해지게 된다. 그들과 교류하며 독도 문제와 위안부 문제와 같이 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는 웬만하면 건드리지 않고 생활하려 한다. 가끔 일본인의 생각에 자리 잡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내용을 보면 황당하기도 하고, 일본인은 정말 왜 그런지 모르겠다. 외국에 나가면 더 애국자가 된다고 저자는 평소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문제지만 일본인에게 더 객관적으로 설득하기 위해서는 독도와 역사 문제에 더 많이 공부해야 함을 느끼게 된다.

 

저자는 여행기에서 교토를 벗어나 오키나와현의 미야코지마와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데이트한다의 가모강과 언어의 정원의 신주큐코엔의 촬영지를 소개한다. 도쿄의 야경을 바라볼 수 있는 도쿄 도청 전망대, 롯본기 힐즈 전망대, 도쿄 스카이트리 전망대에서 선보이는 야경도 아름답다.

 

일본과의 관계를 생각하면 늘 가슴 한구석이 답답하다. 가까운 이웃 나라지만, 현재 한일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얼어붙어 있다. 일본 여행을 가지 못하기에 저자의 교토 여행기는 여행에 대한 대리만족을 가지게 한다.

 

무엇보다 초등학생 자녀와 26개월 동안 유학 생활을 성공리에 마치고 귀국한 저자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아이가 일본 학교에서 이루어낸 성과는 평생 지속하는 경험이 될 거로 생각한다.

 

일본유학을 생각하거나 워킹홀리데이를 생각하는 사람은 이 책을 통해 부동산을 계약하는 법과 유학에 관한 에피소드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다시교토에게 #김희정 #프로방스 #일본유학 #교토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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