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향기 강석기의 과학카페 10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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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기의 과학카페 시즌10

 

MID에서 출판한 강석기 작가님의 <과학의 향기>를 보며 몇몇 생각이 떠올랐다. 믿고 읽는 출판사 중 하나인 MID가 무슨 뜻인지 궁금했다.

 

Man In Deepsmart 의 머릿글자로 책으로 지식을 습득하는 Booksmart 와 풍부한 경험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Streetsmart 의 합성어로서, 서로 다른 분야에서 오래 종사하며 터득한 노하우와 사회를 바라보는 깊이 있는 안목을 통해 창의적이고 차별화된 기획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미라고 한다.

 

작가님과 MID 최성훈 대표와의 지난 우연한 만남과 2012<과학 한잔 하실래요?>의 출판과정과 표지 그림, 과학카페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는 재미있었다.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것은 가장 가까운 사람보다 우연한 만남에서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다시 떠올랐다.

 

출판사와 함께 성장한 출판사의 페르소나들이 생각났다.

민음사-이문열, 문학동네-김영하, 휴머니스트-남경태.

MID에서 출판한 책은 전문적인 소양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과학동아>의 과학 기자 출신인 강석기 작가님의 과학카페 다른 시리즈가 궁금해졌다.

 

 

책을 펼진 순간, 느꼈던 이 책은 마치 <과학동아>의 성인용이라는 생각이 잠시 떠올랐다. 현재 이슈가 되는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 주제별로 등장하는 과학 지식을 전달하는 모습은 모처럼 깊이 있는 과학 칼럼을 읽는 기분이었다.

 

파트1의 핫 이슈는 코로나19 백신, mRNA 의약품 시대에 관한 이야기이다.

 

내일 당장 잔여 백신접종을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는 눈에 띄는 소식이었다. 내가 백신 종류를 선택할 수는 없겠지만,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차이를 알아두고 싶었다.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은 의학사의 한 획을 긋는 의약품이다.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발전한 뒤 채 1년이 안 된 시점에서 개발에 성공한 데다 최초의 ‘RNA 백신이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를 쓰는 생백신이나 사백신 같은 기존 방식을 제치고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유형의 백신이 가장 먼저 승인을 받아 현장에 투입됐다는 건 현대과학의 위대한 성취다. (15)

 

mRNA를 병원체에 대한 백신으로 개발하는 연구는 30년 전에 이미 발견되었다. 문제는 mRNA 분자가 녹아있는 용액을 백신으로 쓸 수 없다는 점이다. mRNA가 워낙 불안정해 보관하거나 운반하면서 거의 파괴될 것이고 온전히 유지돼 주사하더라도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 비율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한 것은 RNA이중가닥을 잘 감싸서 표적에 갈 때까지 파괴되지 않고 도착해 효율적으로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만드는 약물전달시스템 개발에 매달렸고 마침내 지질나노입자를 만들어 돌파구를 열었다.

 

저자는 화이자 백신보다 모더나 백신의 기술을 높이 평가하는 점도 지질나노입자가 mRNA를 안정화시키는 효과가 더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내일 어떤 백신을 접종할지 모르겠지만, 혹은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지질나노입자로 둘러싸인 mRNA 백신을 접종해달라고 하면 생뚱맞은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잔여 백신을 접종받는 처지에서 감사하게 생각하며 예방 접종을 할 것이다. 드디어 접종하면 가족들도 만나고 영화관도 가고 도서관도 갈 수 있겠지.

 

 

파트2 녹색 화학에서는 지구에서 잘 알려진 색이지만 존재를 찾기 어려운 파란색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하늘은 파랗고 바다는 더 파랗다지만 우리가 만져볼 수 있는 것중에서 파란색은 드물다.

 

피는 빨갛고 나뭇잎은 녹색이다. 색은 색소가 존재하기에 추출해낼 수 있지만, 하늘이나 바다는 파란색을 추출할 수 없다.

 

이러다 보니 파란색 천으로 사용한 인디고가 사용되었고, 인류가 이미 6,000년 전부터 발견한 청금석이라는 광물을 갈아서 안료로 사용했다.

 

많은 화학자들은 인위적으로 파란색을 만들었고, 울트라마린블루라 이름지었다. 지난 2009년 미국 화학과 대학원생 앤드류 스미스는 인망블루라는 가장 파란 색으로 인정받는 색깔을 발견했다. 지도교수인 서브라마니안 교수는 파란색의 안료를 만들기 힘들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이에 대한 실험을 추가적으로 지속해 지금은 블루티풀이라는 인망블루를 출시했다.

 

 

파트3 심리학 신경과학에서는 코로나19에 걸리면 왜 냄새를 못 맡는지 다루고 있다. 유독 냄새를 잘 맡았던 나는 어느 날 감기를 앓았고, 이후 비염으로 인해 이제는 누구보다 냄새에 둔감하다. 시각 정보 못지않게 냄새를 통해 인지할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점과 <냄새의 심리학>을 통해 후각이 사회성에도 결정적이라는 말을 듣고 의기소침해 있었다.

 

저자는 감기, 독감, 비염, 특히 부비동염(축농증) 같은 병에 걸리면 냄새를 못 맡지만 이러한 경우는 대부분 이런저런 이유로 코가 막혀 코로 숨을 들이쉴 수 없어 냄새를 못 맡는 것이지 후각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고 말한다.

 

어두운 방 안, 살짝 열린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빛과 같은 소식이다. 후각 문제는 아니라고 하니, 언젠가 지난날 예리했던 후각을 되찾길 바란다.

 

하지만 코로나19 증상을 앓게 되면 후각상피를 이루는 여러 세포 가운데 지지세포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후각 상실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숨을 들이쉴 때 콧구멍을 통해 들어오는 공기에 실린 냄새분자는 비강의 천정에 있는 동전 넓이의 후각상피에 도달해 표면을 덮고 있는 점막에 녹아든다. 점막에는 후각뉴런(신경세포)의 섬모가 있다. 점막에 녹은 냄새분자가 섬모 표면에 있는 후각수용체에 달라붙으면 신호가 발생해 축삭을 타고 후각망울로 전달되어 1차로 정리된 뒤 대뇌의 후각피질로 보내져 우리는 어떤 냄새를 맡는다’. (100)

 

 

그런데 후각상피에는 후각뉴런 뿐 아니라 지지세포도 함께 존재한다.

흔히 알려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후각상피의 뉴런이 감염되어 뇌에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이 아니라 지지세포에서 발현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지세포 안으로 들어온 바이러스는 지지세포를 제 기능을 못 하게 만들지만, 감염된 후 2주 정도 지나 몸이 완쾌되면 지지세포도 복구된다고 한다. 그러면 점막이 다시 균형을 찾으면서 잃어버린 후각이 조금씩 돌아와 수주 뒤에는 정상으로 회복된다고 전한다.

 

 

 

이외에도 건강/의학 편의 오줌의 재발견, 환경/생태 편의 비행기를 타는게 부끄러운 사람들, 천문학/물리학에서 다루는 100억 년 뒤 태양계의 모습은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생명과학 편의 스트레스는 어떻게 검은 머리를 파뿌리로 만들까를 이야기하고, 고생물학/인류학에서는 현재 길어지고 있는 장마가 동북아시아의 문명의 성쇠에 미치는 영향을 소개한다.

 

 

 

 

부록에서 소개하는 1년 동안 부고를 전한 과학자에는 감명깊게 본 영화 <히든 피겨스>의 주인공이자 나사의 컴퓨터 역할을 한 캐서린 존슨이 102세로 타계한 소식을 전한다.

 

리처드 도킨스 같은 과학자들이 종교와 각을 세우는 것과는 달리 예술과 종교, 역사도 과학만큼 중요한 인류의 지적 자산이라고 강조한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의 타계 소식도 전하고 있다.

 

이 책은 나탈이 앤지어의 <원더풀 사이언스>의 확장 버전이라 불릴 만큼, 과학계 전반의 소식을 깊이 있게 설명하고 있다. 깊이 있는 과학 소식이 목마른 독자에게 <과학의 향기>를 추천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과학의향기 #강석기 #엠아이디미디어 #과학카페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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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인사이트 - 창업·중소기업 CEO에게 꼭 필요한 경영 노하우
김광현 외 지음 / 렛츠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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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창업·중소기업 CEO에게 꼭 필요한 경영 노하우

 

렛츠북에서 출판한 김광현, 곽영기, 김현구, 박선규 공저자의 <CEO 인사이트>는 은행 지점장들이 알려주는 지식과 현장의 경험담이다.

 

이들은 IBK은행에서 지점장으로 10년씩 이상 근무한 경력과 기타로 경영지도사, 핀테크블록체인협회, 가업 승계에 관한 기업가 정신, 기업개선 분야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입행 경력 30년을 앞둔 친구가 있어 지점장 이후의 생활이 궁금하던 차에 이들은 자신들의 경험한 자산을 중소기업인들과 창업을 앞둔 사람에게 전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이 책에서는 중소기업 경영자 또는 창업자가 알아야 할 지식과 현장

의 경험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1장에서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변화된 트렌드와 플랫폼, 마케팅 등에 대해 살펴보고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CEO가 가져야 하는 마인드에 관해 서술하였다.

 

2장은 자금 편으로, 사람에 비유하면 혈관의 피가 잘 흘러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듯이 기업의 현금흐름이 원활하도록 자금조달의 다양한 루트를 제시하고 정책자금 소개와 신청방법, 사업계획서 작성예시를 설명하고 있다.

 

3장은 해외 편이다. 어제 뉴욕 나스닥의 증시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는 세상에 살고 있는 만큼 이제 해외개척은 일부 수출기업만의 문제가 아닌 모든 기업에게 필수가 되어 가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세계로 진출하려는 중소기업에게 필요한 지식과 경험,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방법 등을 생생하게 담았다.

 

마지막 4장은 기업구조조정전략 편이다. 사람도 살다 보면 힘들고 아플 때가 있듯이 기업도 아플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컨설팅, 가업승계, MA를 활용하는 방법과 함께 워크아웃이나 기업회생절차를 밟아 살아남은 방법을 사례를 통해 소개하였다.

 

 

 

1장 급변하는 세상, CEO 생각에 달렸다

1 플랫폼으로 재편된 세상 읽기

2 매장은 파는 곳이 아니라 사는 곳이다

3 나는 자영업 CEO인가, 기업 CEO인가

4 CEO에게 사람 중심의 기업가 정신은 왜 필요한가?

5 재무관리와 CEO

6 CEO가 알아두면 유용한 TIP

 

2장 자금조달, 알아야 성공한다

1 중소기업에게 자본조달(Financing)이란?

2 은행에서 자금을 빌려보자

3 정책자금을 노크해 보자

4 자금을 조달할 곳은 은행만 있는 것이 아니다

5 투자유치를 위한 사업계획서를 써 보자

 

3장 외환과 해외시장

1 외환거래의 기본 지식

2 개인 외환거래

3 은행의 해외거래 금융지원

4 무역거래, 이것만은 꼭 조심하자

5 해외시장으로 나가야 한다

6 해외투자 쉽게 시작하기

 

4장 기업구조 조정전략

1 기업의 라이프 사이클

2 회사가 어려워지기 전에 점검이 필요하다

3 기업의 구조조정이란

4 가업승계도 구조조정이다

5 은행의 제도 및 법적으로 하는 구조조정

6 종합적인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회생시키다

 

 

 

 

IBK 중소기업은행이라는 이전의 회사명에서 알 수 있듯이 IBK는 중소기업에 대한 기업자금 대출에 특히 강점을 두고 있다. 기업의 주요 업무가 수신, 여신이라는 점에서 여신 심사와 신용 분석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들은 수많은 중소기업을 방문하고 CEO를 면담하고 나름의 경영개선책을 금융 업무와 더불어 소개한다. 우리나라를 떠받치고 있는 대들보 역할을 하는 것은 중소기업이다. 우리나라 기업체 수의 99%를 차지하고 종사하는 사람은 82%에 달한다.

 

우리나라가 세계 11위의 경제 대국을 일구는데 중소기업의 역할은 너무도 중요하다. 중소기업의 역량이 중요하지만, 특히 금융업무 외환업무, 기업구조조정에 관해 특정부서를 배치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1장에서는 CEO가 가지는 마음가짐에 따라 기업의 미래가 달렸다고 조언한다. 자신이 자영업형 CEO인지, 기업가형 CEO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자영업자와 기업가를 구분하면서 회계 처리 기준으로 자영업자는 세무회계 위주로, 기업가는 기업회계 위주로 회계를 처리하라고 조언한다.

 

대출이 필요할 경우, 자영업자는 한도를 약정하고 수시로 대출을 일으켰다 갚을 수 있는 마이너스통장대출을 약정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기업 처지에서는 마이너스 통장대출이 불리할 수 있다. 일단 약정금리가 비싸고 비용확정 측면에서 불리하다.

 

일반대출의 경우 자금이 들어오면 대출은 그대로 두고 통장 잔액을 늘어나 자금이 풍부한 기업으로 인식한다. 이럴 경우 일반대출이 유리할 수 있다.

 

결국, 은행에서 대출 심사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는 대출상환능력이다. 이자는 잘 낼 수 있는지, 원금 회수는 가능한지를 가늠해 보는 것이다. 은행으로서는 대출을 신청하는 기업의 부채비율은 동종업계와 비교해 확인하지만, 기업에서는 적정한 부채비율을 유지가 필요하다.

 

자금 융통이 어려워지면 은행에서뿐만 아니라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사업의 하나로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정책자금은 중소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하여 정부가 별도 예산을 편성하여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자금으로써 일반 금융기관의 대출에 비해 유리한 자금이다.

 

정책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에는 융자, 출연, 보험, 보증, 보조금이 있다. 자신의 기업에 해당하는 정책자금을 신청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예비창업자인 경우, ‘예비창업 패키지 지원을 받아 볼 만하다. 창업 초기(3년 이내)의 기업에 맞는 정부지원사업에는 초기창업 패키지 지원, K-Global DB-Stars, 혁신분야 창업 패키지 지원이 있다.

 

그 외 엔젤투자자,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도 자금을 지원하고 있어 자신의 기업에 해당하는 금융서비스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을 운영하고 무역거래를 시작하고 할 때 처음에는 많은 고민이 뒤따른다. 어디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등 고민을 하게 된다. 무역거래를 시작할 때 정부와 유관단체의 각종 지원제도를 잘 이용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무역거래에서는 결제방식을 잘 선택해야 하는데 국가 간 대금결제 방법은 크게 신용장(LC)방식, 전신환 송금(TT)방식, 무신용장(DA, DP)방식이 있다.

 

우리나라는 수출기업에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가장 큰 혜택은 수출하는 재화와 용역에 대해 부가가치세 영세율을 적용한다는 점이다.

부가가치세에 대해 영세율이 적용되면 매출세율이 ‘0’이 되므로 수출기업이 부담한 매입세액 전액을 환급받게 된다. 이와 더불어 수출기업에 대한 관세환급제도도 있다.

 

자신의 기업이 무역거래를 앞두고 있다면 무조건 은행과 상의하는 것이 유리하다. 은행은 무역조건, 유의점 등을 확인하며 좋은 방법을 제시하여 준다.

 

 

<CEO 인사이트>는 기업을 운영하는 분이나, 하고자 하시는 분에게 유용한 조언은 많이 포함하고 있다. 기업을 경영하는 데 필요한 경영지식이 부족하여 고민하고 있는 중소기업 경영자, 창업자들은 한번 읽어보시면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CEO인사이트 #김광연 #곽영기 #김현구 #박선규 #렛츠북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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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 살아서 꽃피지 않는 영혼은 없다
박범신 지음, 성호은 일러스트 / 시월의책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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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 에세이 <힐링>은 작가님의 느끼는 삶과 일상, 지난 작품에 관한 단상과 인생에 관한 기록이다.

 

살아서 꽃피지 않는 영혼은 없다

 

1946년생인 박범신 작가님은 영원한 청년 작가라는 별명에서 드러나듯 젊은이라는 이미지가 같이 떠오른다. 그에게 젊은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이상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마음속으로 한편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은교의 노교수가 보여주듯 여전히 지적 매력이 넘치는 남성성을 나타내며 여전히 많은 여성 팬을 거느리고 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욕망은 여전히 뜨겁고 젊은이의 욕망과 비교해도 좋으리라.

 

 

<힐링> 에세이는 작가님이 SNS에 썼던 짧은 글들은 모아 놓았다. 시의 형태를 가지기도 하고, 산문의 형태를 가지고 본인의 마음을 드러내는데 장치나 형식적인 면에 얽매이지 않고 본인의 마음 깊은 곳을 드러낸다.

 

 

그는 매년 히말라야산을 오른다. 마치 사람들이 매주 절이나 교회를 다니고 신을 통해 안정을 찾듯이,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마주보며 신을 만나는 시간이다.

 

등반에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더 높은 곳만을 목표로 삼는 등정주의등반이 있고, 최소한의 장비와 내 존재에 의지하여 나의 고유한 길로 가는 데 가치를 두는 등로주의등반이 있으며, 존재의 본원을 생각하며 나의 본원 속으로 천천히 걷는 존재등반도 있다.

나는 존재등반파이다.

 

[ 걸어서 별까지 가고 싶다 중 ]

 

 

그는 말한다.

젊은이의 욕망은 봄에 가깝고

나이 든 나의 욕망은 요즘 가을의 갈망에 닿아 있다.

걸어서 별까지 가고 싶다.

 

 

 

살아서 꽃피지 않는 영혼은 없다

젊음은 별이지 제 스스로 빛을 내니까

젊은 당신이 바로 봄이야!”

 

젊은이를 향해 소리치는 작가님의 진심이 잘 전달된다. 젊은이랑 가슴 속에 열망을 품고 사는 사람일 터이다. 나 역시 이제는 젊은 시절을 추억하는 시간이 익숙하지만, 힐링을 읽는 동안 마음속 켜켜이 숨겨진 젊음이 자신을 찾아달라고 외치는 듯하다.

 

 

누가 내게 시간의 지도를 그려주겠는가.

내 인생, 시간의 지도를 그릴 사람은 나뿐이다.”

[ 걸어서 별까지 가고 싶다 중 ]

 

시간의 끝에 대해 한번 생각해본다. 어느 날 몸의 이상한 부위를 감지하고 불편함을 느끼고 미루고 미루어 병원에 방문하여 예상치 못한 질병을 마주하고 나는 지난 시간에 대해 돌아본다.

 

내 인생, 시간의 지도를 그릴 사람은 나뿐이다.

 

국가권력에 의해 저질러지는 폭력이 젤 가혹하다. 민주주의 체제라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다. 참된 민주주의 완성은 여전히 많은 시행착오의 과정을 남기고 있다. 떼 지어 빚어내는 정치와 자본권력의 잉여 욕망이 문제다.”

 

[ 나는 여전히 희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중 ]

 

한국전쟁 시절은 기억나지 않겠지만, 지난했던 군부 독재 시절을 겪어내며 주변의 많은 나무가 쓰러지는 것을 보았을 테다. 비바람에 쓰러지는 나무와 어린나무를 곁에 두고 쓰러지는 늙어 버린 나무도 보았을 테다.

 

그런데도 숲은 영원하다. 역사라는 숲은 이렇게 쓰러지는 나무의 양분을 기반으로 생장하고 회귀했다. 그것이 역사라는 희망이고, 우리가 찾아가고 있는 미래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란 말은 당연히

아픔을 이겨내니까 청춘이다!’로 바꿔야 한다.

 

[ 이겨내니까 청춘이다 중 ]

 

한때 우리 사회를 강타한 김난도 교수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수많은 격려와 위로가 되는 말이었다. 시간이 지나 다른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지만, 여전히 아픔을 이겨내는 원동력은 젊음이다.

 

그때의 자신감과 패기를 돌이켜보면, ‘어떻게 그럴 수 있었나하는 신기한 느낌마저 든다. 청춘이 가지는 힘들 중에서 하나는 아픔은 이겨내는 것이다. 아픔마저 청춘의 일부처럼 여겨진다.

 

젊은 당신은 여전히 전등과 같이 빛난다는 작가의 말은 여전히 유의미하다.

 

 

함께 놀 때도 사람 사이에 섬이 있다.

문장과 놀면 섬이 없다.

 

[ 해답은 나부끼는 바람 속에 있다 중 ]

 

 

정현종 시인은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라는 말로 인간관계를 정의했다. 순간의 모든 것을 공유하는 것처럼 느끼는 노는 순간마저 사람 사이에는 섬이 있다라고 느낀다.

 

하지만 문장과 놀면 섬이 없다. 독서도 산책이다. 독서를 좋아하고 그 속에서 다양한 인간군상을 만나고 그들의 심리를 돌아보기에 그 속에 존재하는 섬이 없는 듯 느낀다.

 

독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느끼는 것처럼 책 속의 인물, 시대와 장소에 내가 참여하듯 느낀다. 온전히 내가 그 속에 빠져드는 것이다.

 

작가는 문장을 창조하며 자신만의 놀이터를 만든다. 그러다 잘못 쓴 파지들이 생기면 태워버린다. 꿈속에 보았던 시체를 태우듯 기억과 기록을 없앤다.

 

작가님에게 <은교>는 많은 아쉬움을 가지는 걸로 느껴진다.

 

 

은교-롤리타라고? 아니야. 그거, 불멸의 꿈에 대해 쓴 거야. 시간을 넘어서는 일, 죽음을 넘어서는 일. 감히 죽음과 맞장 뜨며 삶의 유한성을 넘어서고자 고단하게 꿈꾸는 일. 말하자면 은교이적요는 죽음과 한바탕 피어린 정사를 나눈 자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어. 불온한 사랑에 초점을 맞춘 영화 은교를 보고, 원작소설에 대해 함부로 예단해 말하지 마, 제발. 치열한 존재론적 탐구를 다룬 작품이라고 여겨줘. 영화 광고에 담긴 한 줄짜리 문장들에게 속지 마.

 

[ 문학은 오욕칠정의 기록이다 중 ]



 

저자가 머무르는 국사봉 7부 능선에 있다는 와초재의 전경이 궁금하다. 가을은 어디에서든 근원으로 가는 길을 만난다고 한다. 가을 산이 내보이는 빛깔의 변화는 인생이 가지는 빛깔의 변화와 같은 것이다.

 

사랑도 가을 사랑이 깊다고 한다. 이제는 가득했던 색이 바랜 나뭇잎을 떠나보내고 나를 온전히 내보이고 받아들이는 사랑을 할 것이다.

가을 사랑이 깊은 이유는 다름아닌 온전한 사랑에 근접하기 때문이다.

 

박범신 작가님의 에세이 힐링은 젊음을 돌아보고 지난 일을 회상하며 인생을 생각하게 하는 속 깊은 산문집이다. 작가님의 생각을 많은 부분 오롯이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박범신에세이힐링 #힐링 #박범신 #문학 #에세이 #시월의책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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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바이러스 쇼크 - 인류 재앙의 실체, 알아야 살아남는다
최강석 지음 / (주)에듀넷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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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대한민국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가?

 

에듀넷에서 출판한 최강석 교수님의 <NEW 바이러스 쇼크>는 팬데믹 시대를 맞이해서 바이러스에 관한 깊이 있는 교양서이다.

 

저자인 최강석 교수님은 동물전염병 국제전문가이자 수의바이러스 학자이고 현재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연구직 공무원으로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다양한 동물바이러스 연구를, 프랑스 국제농업개발협력센터 등에서 아프리카 바이러스 감염병 연구를, 한국국제협력단 수의전문가로서 몽골 정부의 구제역 방역 기술지원 활동을 수행하는 등 세계동물보건기구 동물 전염병 전문가로서 아시아 지역에서의 동물 전염병의 국제적 확산과 방지를 위하여 다양한 국제협력지원활동을 해왔다.

 

현재 질병관리청 인수공통감염 전문위원회 위원 및 농림축산검역본부 조류 인플루엔자 백신전문가 위원 등 활동을 하고 있다.

 

[ NEW 바이러스 쇼크 책날재 중 ]

 

 

 

팬데믹을 맞이하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전문가 중 한 분인 저자는 인류와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쟁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된 사례에서 다양한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해 설명한다. 기존에 보고되었던 메르스, 사스 바이러스 사례를 돌아보고 감염병의 역사를 되집어본다.

 

 

바이러스의 정체,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바이러스는 유전체(게놈)와 단백질 껍질구조를 가진 아주 단순한 나노 물질이다. 이것은 바이러스의 구조에 관한 정의이다. 사실 바이러스는 대중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모양을 가지고 있다.

 

피터 다스작 박사는 지구에 존재하는 육상 척추동물에서만 약 167만 종의 바이러스가 존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 자리 잡고 있는, 하늘의 별처럼 엄청난 종류를 가진 사실상 지구의 지배자로 불리는 것이 바이러스다.

 

 

그럼 바이러스가 없어지면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

 

바이러스가 사라져버리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겠지만, 미지의 바이러스 99.9%는 지금껏 그래왔듯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인간에게 위협을 주는 바이러스의 존재가 드러나 바이러스가 인간에 해로운 존재로 여겨지지만, 바이러스를 물리치기 위해 동종 바이러스로 이이제이 전략을 구사하는 백신 바이러스도 존재한다.

 

 

 

인류와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쟁

 

 

과학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을 찾기 위해 과거에 중동 지역에서 연구를 위해 채혈에서 보관 중이던 낙타 혈청을 꺼내어 조사하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사우디아라비아 반도에 있는 낙타뿐만 아니라 북부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낙타에게서도 메르스 항체가 광범위하게 나타났다.

 

가장 그럴듯한 가능성은 2012년에 어떤 환경적 변화로 사람에게 감염이 가능한 바이러스고 갑작스러운 변신을 겪었다고 추정하는 것이다.

 

사람 바이러스로의 변신은 원래 그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자연 숙주 동물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자연 숙주와 사람 간 바이러스를 연결하는 중간 전파 매개체 동물 몸속에서 일어난다. 배우가 있다는 말이다.

 

저자와 많은 전문가가 예상했듯이 어떤 박쥐 종이 메르스 바이러스 기원 동물일 것으로 추정했다. 박쥐에 대한 의심은 메르스 감염자가 확인된 이후 역학조사 과정에서 사실로 드러났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최초로 나타난 것은 2002년 사스 코로나바이러스 때이다. 전문가들은 사스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 동물이 동굴 박쥐라는 사실을 밝히는 데 10년이 걸렸다.

 

 

이후 2012년 중동에서 출현한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도 박쥐가 기원 동물로 알려졌다.

 

 

야생 바이러스가 사람의 신종 바이러스로 자리매김하는 데에는 중간 매개 동물의 역할이 필연적이다. 역대 신종 바이러스의 중간 매개 동물은 2019년 코로나19에서는 천산갑이 유력하게 거론되었고, 2012년 메르스에는 낙타, 2009년 신종플루에는 돼지, 2002년 사스에는 사향고양이, 1998년 니파바이러스에는 돼지, 1994년 호주 핸드라 바이러스에는 경주마였다.

 

이 외에도 중간 매개 동물은 많이 있을 것이고, 앞으로도 신종 바이러스 출현에 중간 매개 동물이 등장할 확률이 높다.

 

 

이런 감염병의 대유행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발생했고, 앞으로 감염병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인구 증가와 더불어 세계화가 지속하는 가운데, 우리는 지속해서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열대우림과 그 안에 살던 야생동물이 서식지를 잃고 바이러스 역시 생존할 곳을 잃어버리고 있다.

 

바이러스는 새로운 숙주를 찾아 끊임없는 기회를 엿보고, 마침내 자신의 세계로 침범하는 인간에게 적응하기 시작한다. 인류는 바이러스를 발견하고 확인하고 그에 대한 백신을 만들지만, 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새로운 바이러스는 수시로 출몰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출현 과정에 대한 미스터리는 2021년 로버트 베이어 교수팀의 박쥐 서식에 변화에 관한 연구 결과를 통해 드러났다.

 

이 연구팀은 세계 여러 지역의 기온, 강수량, 대기 이산화탄소량 등 과거 기록을 바탕으로 100년 전의 세계 초목 지도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지도에 박쥐 종의 독특한 식습관 데이터를 다시 추가하여 분석한 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정 지역에서 서식 박쥐 종의 증가가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폭발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중국 윈난성과 베트남, 라오스 북부 지역이었다. 지난 100년간 다른 지역으로부터 40여 종의 박쥐들이 이 지역으로 유입되었다고 한다. 박쥐 40종이 가진 바이러스를 상상하면 이들 박쥐가 가진 바이러스는 수백, 수천 종이 될 수도 있다.

 

 

 

팬데믹의 종말을 위하여

 

 

먼저 우리를 지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다.

감염병이 유행할 때 개인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은 개인위생이다.

아울러 일반 대중들도 바이러스에 대한 기초 소양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이다.

 

팬데믹을 종말을 위해서는 집단면역을 위한 예방 효과가 좋은 백신을 접종받아 면역 장벽을 만드는 것이다.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 세상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이상적인 백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승인되고 있는 백신은 걸린 사람이 아프지 않게, 다른 사람이 그 사람과 접촉하더라도 걸리지 않게 하는 것이다.

 

전염병이 우리의 일상을 바꿔버린 지 1년이 넘었다. 이제는 백신 접종이 원활하게 진행돼 이전 일상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린다.

 

<NEW 바이러스 쇼크>는 기존의 <바이러스 쇼크>의 개정판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창궐하여 필요성이 인식되었다.

 

바이러스에 관해 모르고 살아도 될 때가 다가와 현재의 코로나19 시기가 얼른 지나버린 기억으로 남길 바란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NEW바이러스쇼크 #최강석 #에듀넷 #과학 #바이러스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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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보물창고 백제왕도 공주 - 웅진백제 발굴 이야기 공주가 좋다 1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 엮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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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보물창고 웅진 백제 발굴 이야기

 

 

시간의 강은 역상의 나이테를 땅에다 새겨왔다.

동서를 막론하고 세계 역사의 실상을 밝히는 데 발굴이 큰 역할을 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오디세이>의 진실을 밝히겠다던 하인리히 슐리만은 발굴을 통해 트로이 전쟁의 실제 역사로 복원했다. (...)

일제강점기의 식민사학자들에 의해 왜곡되고 축소된 우리 역사의 실체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발굴이 큰 역할을 했다. 한국 고대사의 사료는 삼국사기삼국유사정도에 불과한데, 너무 간략한 내용이고, 또 지금 눈으로 보기엔 뭔가 황당하고 미심쩍은 부분이 많아 몇몇 대목에서는 사료로서의 가치에 의심 어린 시선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발굴을 통해 삼국사기삼국유사, 또 중국 역사서에서 단편적으로 언급되었던 모습들이 실제 존재했던 역사적 사실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았다.

[ 백제왕도 공주 서문 중 ]

 

공주에 관한 기억은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 우리의 수학여행은 공주의 무령왕릉을 견학하는 일정이 있었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공주는 이상하게 잘 안가는 지역이었다. 서울, 경기, 강원, 전라지역까지 나는 여행을 좋아해 많은 지역을 가보았지만, 정작 백제의 수도였던 공주는 제대로 여행하지 못해 늘 마음 속에 가고 싶은 곳으로 자리하고 있다.

 

공주를 마음에 담았던 첫 기억은 성인이 되고, 최인호 님의 <잃어버린 왕국>을 읽고 백제에 관한 관심이 생긴이후였다.

 

 

백제 문주왕의 웅진 천도는 공주를 역사의 전면에 기록하게 한 사건이지만, 공주로 내려오게 된 애초의 사연은 암울하다. 북진 정책을 폈던 호방한 개로왕이 강성한 대국이었던 고구려 장수왕의 침입에 전사하고 한성마저 함락당한 상태에서 왕외 된 문주왕이 47510월에 어쩔 수 없이 내려온 곳이 바로 공주였기 때문이다. (115)

 

공주가 역사에 전면적으로 나타난 것은 일종의 백제 임시정부 시절이다. 475년에서 538년까지 64년 동안 웅진 백제 시절 백제의 왕권은 늘 불안한 시절이었다. 문주왕, 삼근왕, 동성왕이 모두 3년의 재위 기간을 넘기지 못하고 암살당했다. 새롭게 왕권을 다진 무령왕 시절을 지나 성왕 재위 기간동안 웅진 백제는 사비 백제로 천도를 단행한다.

 

 

책에서 주로 다루는 발굴과 관련해 주목할 부분은 무령왕릉 발굴과 관련한다. 고고학 유적을 발굴한다는 것은 대단히 힘들고, 예측하기 어려운 확률을 놓고 장기간 경주를 벌이는 것이다. 박찬호 선수가 소개한 무령왕릉을 발굴하는 연구팀을 이끄는 박사님도 오랜 기간 한 작업에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만 해도 고고학계는 한반도에는 구석기시대가 없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일제강점기에 생겨난 식민사관이 영향을 미친 탓이다. (17)

 

일제강점기 시절 식민사관에서 비롯된 역사는 한반도에 구석기 역사 유적이 없고 일본이 인도네시아 자바에서 문명을 전달받아 한반도에 전해주었다는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주장이 퍼져있던 시기였다. 그들의 목적은 한반도의 유적보다 일본의 유적이 앞서야 한다는 믿었기에 유적 발굴을 조작하기에 이른다.

 

공주 석장리에서 발견된 뗀석기는 그간 한반도에서 지워져 있던 구석기시대 역사를 되찾을 가능성을 그 석기를 보며 찾아낸 것이다.

 

 

이것이 진짜 뗀석기라면 우리나라 역사가 수만 년 전부터 시작됐다는 확실한 증거가 되겠군.” 1964년 늦은 봄, 손보기 교수는 거칠게 날을 세운 돌조각을 살펴보며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미국인 앨버트 모어와 그의 아내 샘플 부부에게서 건네받은 돌조각이었다. (15)

 

장선리 유적발굴은 청동기 시대 마한 사람의 생활을 추측하게 했다.

 

수촌리 유적발굴은 무령왕릉 발견 이후 최대의 성과라고 고고학계는 평가한다. 그도 그럴 것이 무덤을 하나하나 열 때마다 이전까지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백제 최고 지배층의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화려한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41)

 

이런 감동적인 발굴 작업도 소개하지만, 가장 안타까운 장면은 역시 송산리 고분군 발굴과 관련한 가루베 지온의 도굴이다.

 

그는 당시 공주고등보통학교에 재직하던 일본어 교사였다. 그는 공주와 그 인근인 대전, 논산 등지에서 19년간 거주하며 개인적으로 백제의 유구와 유물을 다양하게 조사 연구했다. (131)

 

가루베 지온은 조선총독부박물관이 시행한 송산리 고분군의 정식 조사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가 택한 방법은 몰래 배수구를 파내고 6호분에 먼저 들어가 안쪽에 들어가 유물을 전부 챙겨갔을 뿐만 아니라 청소까지 해서 증거 인멸을 한 것이다. 그는 자신이 일본에 돌아간 뒤 출판한 책에 자신의 행적을 기록하고 있다.

 

공주는 과거 웅진이라는 이름을 잘 알려져 있다. 아주 먼 옛날, 금강의 물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연미산에 암곰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나무를 하러 온 나무꾼을 해치지 않고 암곰은 그를 잡아와 남편으로 삼고 동굴에 가둔 채 함께 살았다. 그렇게 몇 해를 보내면서 둘 사이에 자식이 생겼고, 연달아 둘째까지 태어났다. 어느 날 암곰이 사냥을 나갈 때 입구를 막아두었던 돌을 제대로 닫지 않자 나무꾼은 강을 건너 도망가고 이를 확인한 암곰은 애타게 남편을 불렀지만, 남편은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큰 슬픔에 빠진 곰은 두 아이를 안고 무심히 흐르는 금강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 암곰을 기리기 위해 고마나루에서 제사를 지내고, 이를 유래로 웅진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백제왕도 공주>의 마지막 장면은 백제의 의자왕이 백제멸망 직전, 공산성에 머물렀던 시기이다.

 

660710, 계백이 이끄는 주력 백제군이 황산벌에서 패하면서 수도 사비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지게 된다. 이에 의자왕은 전력을 재정비하고자 웅진 공산성으로 피신했으나 예식진에 의해 묶여 소정방에게 끌려오고, 이에 부소산성에서 항전하던 둘째 왕자도 성문을 열고 항복한다.

 

예식진은 당시 반격을 준비하던 왕이 웅진의 수비 대장으로 임명한 장군이다. 백제멸망 후, 그는 당으로 건너가 입신에 성공한다.

 

공산성은 성 안에 왕궁이 있었기 때문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포함될 수 있었다.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에도 산성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왕궁이 들어섰던 공산성처럼 매력적인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83)

 

웅진 백제 발굴 이야기의 절정은 무령왕릉의 발굴 당시 현장 이야기와 삼국 유사에 등장하는 한 줄에 적힌 대통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는 극적인 한편의 드라마를 따라가는 현장이다.

 

 

<백제왕도 공주>는 공주시와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가 저술하고 메디치에서 출판했다.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은은 충청남도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수집·조사·발굴하는 연구기관으로 2004년에 만들어졌다. 충남과 옛 호서 지역의 정체성을 찾는 연구서 충청남도지25, 백제문화사대계, 내포문화총서등 충남의 정체성을 밝힌 연구서를 비롯해 청소년을 위한 지역문화 소개 책자 등 다양한 종류의 연구 및 출간 사업을 진행했으며, 문화재 발굴과 정비 복원,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의 역사 대중화 작업도 꾸준히 해왔다.

[ 백제왕도 공주 책날개 중 ]

 

공주의 찬란한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역사문화 교양 시리즈, 공주가 좋다는 <백제왕도 공주>를 시작으로 공주에 새겨진 조선 역사 이야기를 다루는 호서의 중심 <충청감영 공주>2권으로 20213, 4권이 출간될 예정이다.

 

조선 제 16대 임금 인조는 16242이괄의 난을 피해 공주 공산성에 와서 6일 동안을 머물며 여러 자취를 남겼다. 이에 관한 기록과 개화기 우금티(우금치)전투와 관련한 박제순의 일화를 다루는 2권 역시 기대된다.

 

코로나 19 정국이 안정되면, 가족여행으로 공주를 꼭 한번 다녀오고 싶다. 공주의 역사는 한반도의 역사가 쌓이고 쌓인 지역이다. 과거의 유적을 발굴하는 발굴단의 노고와 역사를 전달하려는 역사문화연구원의 노고에 감사를 전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백제왕도공주 #공주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 #메디치미디어 #역사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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