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보물창고 백제왕도 공주 - 웅진백제 발굴 이야기 공주가 좋다 1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 엮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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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보물창고 웅진 백제 발굴 이야기

 

 

시간의 강은 역상의 나이테를 땅에다 새겨왔다.

동서를 막론하고 세계 역사의 실상을 밝히는 데 발굴이 큰 역할을 했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드><오디세이>의 진실을 밝히겠다던 하인리히 슐리만은 발굴을 통해 트로이 전쟁의 실제 역사로 복원했다. (...)

일제강점기의 식민사학자들에 의해 왜곡되고 축소된 우리 역사의 실체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발굴이 큰 역할을 했다. 한국 고대사의 사료는 삼국사기삼국유사정도에 불과한데, 너무 간략한 내용이고, 또 지금 눈으로 보기엔 뭔가 황당하고 미심쩍은 부분이 많아 몇몇 대목에서는 사료로서의 가치에 의심 어린 시선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발굴을 통해 삼국사기삼국유사, 또 중국 역사서에서 단편적으로 언급되었던 모습들이 실제 존재했던 역사적 사실로 밝혀지는 경우가 많았다.

[ 백제왕도 공주 서문 중 ]

 

공주에 관한 기억은 초등학교 시절로 돌아간다. 우리의 수학여행은 공주의 무령왕릉을 견학하는 일정이 있었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공주는 이상하게 잘 안가는 지역이었다. 서울, 경기, 강원, 전라지역까지 나는 여행을 좋아해 많은 지역을 가보았지만, 정작 백제의 수도였던 공주는 제대로 여행하지 못해 늘 마음 속에 가고 싶은 곳으로 자리하고 있다.

 

공주를 마음에 담았던 첫 기억은 성인이 되고, 최인호 님의 <잃어버린 왕국>을 읽고 백제에 관한 관심이 생긴이후였다.

 

 

백제 문주왕의 웅진 천도는 공주를 역사의 전면에 기록하게 한 사건이지만, 공주로 내려오게 된 애초의 사연은 암울하다. 북진 정책을 폈던 호방한 개로왕이 강성한 대국이었던 고구려 장수왕의 침입에 전사하고 한성마저 함락당한 상태에서 왕외 된 문주왕이 47510월에 어쩔 수 없이 내려온 곳이 바로 공주였기 때문이다. (115)

 

공주가 역사에 전면적으로 나타난 것은 일종의 백제 임시정부 시절이다. 475년에서 538년까지 64년 동안 웅진 백제 시절 백제의 왕권은 늘 불안한 시절이었다. 문주왕, 삼근왕, 동성왕이 모두 3년의 재위 기간을 넘기지 못하고 암살당했다. 새롭게 왕권을 다진 무령왕 시절을 지나 성왕 재위 기간동안 웅진 백제는 사비 백제로 천도를 단행한다.

 

 

책에서 주로 다루는 발굴과 관련해 주목할 부분은 무령왕릉 발굴과 관련한다. 고고학 유적을 발굴한다는 것은 대단히 힘들고, 예측하기 어려운 확률을 놓고 장기간 경주를 벌이는 것이다. 박찬호 선수가 소개한 무령왕릉을 발굴하는 연구팀을 이끄는 박사님도 오랜 기간 한 작업에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만 해도 고고학계는 한반도에는 구석기시대가 없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일제강점기에 생겨난 식민사관이 영향을 미친 탓이다. (17)

 

일제강점기 시절 식민사관에서 비롯된 역사는 한반도에 구석기 역사 유적이 없고 일본이 인도네시아 자바에서 문명을 전달받아 한반도에 전해주었다는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주장이 퍼져있던 시기였다. 그들의 목적은 한반도의 유적보다 일본의 유적이 앞서야 한다는 믿었기에 유적 발굴을 조작하기에 이른다.

 

공주 석장리에서 발견된 뗀석기는 그간 한반도에서 지워져 있던 구석기시대 역사를 되찾을 가능성을 그 석기를 보며 찾아낸 것이다.

 

 

이것이 진짜 뗀석기라면 우리나라 역사가 수만 년 전부터 시작됐다는 확실한 증거가 되겠군.” 1964년 늦은 봄, 손보기 교수는 거칠게 날을 세운 돌조각을 살펴보며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미국인 앨버트 모어와 그의 아내 샘플 부부에게서 건네받은 돌조각이었다. (15)

 

장선리 유적발굴은 청동기 시대 마한 사람의 생활을 추측하게 했다.

 

수촌리 유적발굴은 무령왕릉 발견 이후 최대의 성과라고 고고학계는 평가한다. 그도 그럴 것이 무덤을 하나하나 열 때마다 이전까지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백제 최고 지배층의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화려한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41)

 

이런 감동적인 발굴 작업도 소개하지만, 가장 안타까운 장면은 역시 송산리 고분군 발굴과 관련한 가루베 지온의 도굴이다.

 

그는 당시 공주고등보통학교에 재직하던 일본어 교사였다. 그는 공주와 그 인근인 대전, 논산 등지에서 19년간 거주하며 개인적으로 백제의 유구와 유물을 다양하게 조사 연구했다. (131)

 

가루베 지온은 조선총독부박물관이 시행한 송산리 고분군의 정식 조사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가 택한 방법은 몰래 배수구를 파내고 6호분에 먼저 들어가 안쪽에 들어가 유물을 전부 챙겨갔을 뿐만 아니라 청소까지 해서 증거 인멸을 한 것이다. 그는 자신이 일본에 돌아간 뒤 출판한 책에 자신의 행적을 기록하고 있다.

 

공주는 과거 웅진이라는 이름을 잘 알려져 있다. 아주 먼 옛날, 금강의 물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연미산에 암곰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나무를 하러 온 나무꾼을 해치지 않고 암곰은 그를 잡아와 남편으로 삼고 동굴에 가둔 채 함께 살았다. 그렇게 몇 해를 보내면서 둘 사이에 자식이 생겼고, 연달아 둘째까지 태어났다. 어느 날 암곰이 사냥을 나갈 때 입구를 막아두었던 돌을 제대로 닫지 않자 나무꾼은 강을 건너 도망가고 이를 확인한 암곰은 애타게 남편을 불렀지만, 남편은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큰 슬픔에 빠진 곰은 두 아이를 안고 무심히 흐르는 금강에 몸을 던지고 말았다. 암곰을 기리기 위해 고마나루에서 제사를 지내고, 이를 유래로 웅진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한다.

 

<백제왕도 공주>의 마지막 장면은 백제의 의자왕이 백제멸망 직전, 공산성에 머물렀던 시기이다.

 

660710, 계백이 이끄는 주력 백제군이 황산벌에서 패하면서 수도 사비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지게 된다. 이에 의자왕은 전력을 재정비하고자 웅진 공산성으로 피신했으나 예식진에 의해 묶여 소정방에게 끌려오고, 이에 부소산성에서 항전하던 둘째 왕자도 성문을 열고 항복한다.

 

예식진은 당시 반격을 준비하던 왕이 웅진의 수비 대장으로 임명한 장군이다. 백제멸망 후, 그는 당으로 건너가 입신에 성공한다.

 

공산성은 성 안에 왕궁이 있었기 때문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포함될 수 있었다. 한반도는 물론 전 세계에도 산성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왕궁이 들어섰던 공산성처럼 매력적인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83)

 

웅진 백제 발굴 이야기의 절정은 무령왕릉의 발굴 당시 현장 이야기와 삼국 유사에 등장하는 한 줄에 적힌 대통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는 극적인 한편의 드라마를 따라가는 현장이다.

 

 

<백제왕도 공주>는 공주시와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원가 저술하고 메디치에서 출판했다.

 

충청남도역사문화연구은은 충청남도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수집·조사·발굴하는 연구기관으로 2004년에 만들어졌다. 충남과 옛 호서 지역의 정체성을 찾는 연구서 충청남도지25, 백제문화사대계, 내포문화총서등 충남의 정체성을 밝힌 연구서를 비롯해 청소년을 위한 지역문화 소개 책자 등 다양한 종류의 연구 및 출간 사업을 진행했으며, 문화재 발굴과 정비 복원,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의 역사 대중화 작업도 꾸준히 해왔다.

[ 백제왕도 공주 책날개 중 ]

 

공주의 찬란한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역사문화 교양 시리즈, 공주가 좋다는 <백제왕도 공주>를 시작으로 공주에 새겨진 조선 역사 이야기를 다루는 호서의 중심 <충청감영 공주>2권으로 20213, 4권이 출간될 예정이다.

 

조선 제 16대 임금 인조는 16242이괄의 난을 피해 공주 공산성에 와서 6일 동안을 머물며 여러 자취를 남겼다. 이에 관한 기록과 개화기 우금티(우금치)전투와 관련한 박제순의 일화를 다루는 2권 역시 기대된다.

 

코로나 19 정국이 안정되면, 가족여행으로 공주를 꼭 한번 다녀오고 싶다. 공주의 역사는 한반도의 역사가 쌓이고 쌓인 지역이다. 과거의 유적을 발굴하는 발굴단의 노고와 역사를 전달하려는 역사문화연구원의 노고에 감사를 전한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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