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전사, 마법사, 연인 - 어른이 되지 못한 남성들을 위한 심리 수업
로버트 무어.더글러스 질레트 지음, 이선화 옮김 / 파람북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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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어른이 되지 못한 남성들을 위한 심리 수업

 

파람북에서 출판한 로버트 무어, 더글러스 질레트 지은이 이선화 옮긴이의 <, 전사, 마법사, 연인>은 남자를 이해하기 위한 도서이다.

 

저자인 로버트 무어 교수는 미국의 정신분석학자다. 칼 융을 계승하는 정신분석학파의 대표적 학자로 시카고 신학대학의 종신교수를 지냈다.

 

더글러스 질레트는 신화학자, 미술가, 목회 상담자이다. 칼 융의 정신분석이론은 신화에도 많은 영향을 미쳐 이번 도서에도 신화에 관한 이야기가 다수 거론되고 있다.

 

19세기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감명을 받은 칼 융은 그의 이론을 지지하지만, 나중에는 프로이트의 이론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분석심리학을 완성한다.

 

융은 오랜 정신분석 경험을 통해 개인의 행동, 사고, 신념, 감정 등에는 몇 가지 공통된 유형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아키타이프archetype’, 원형이라 이름 붙였다. 다시 말해 우리는 각자의 개인적인 무의식과 함께 모든 개인 안에 공통되게 존재하는 집단적 심리 원형을 가지고 있다.

 

로버트 무어, 더글라스 질레트 두 저자는 왕, 전사, 마법사, 연인이라는 네 가지 원형이 세계 여러 나라의 남성 집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사실을 발견한다. 이 네 가지 원형은 성인 남성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라 여겨진다.

 

성인 남성 심리의 기본 구성요소로 네 가지 원형을 분류해 낸 시카고의 칼 구스타프 융 연구소는 칼 융이 부른 이중적 4double quatemio’와 융의 원형적 자기self’ 의 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중적 4위는 두 개의 피라미드가 아래위로 겹쳐져 다이아몬드 형상을 하고 있으며, 심리분석에 있어 밝음과 어둠, 위아래, 좌우의 대극과, 대극들의 제3의 지점에서의 통합, 4위성(사각, 십자), 회전(, ), 그리고 마침내는 중심 잡기로 4의 체계에 따른 방사성 배열을 특징으로 한다.

 

저자가 주목하는 문제는 이전의 강한 남성의 상실이다.

 

이는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에 대해 전통적 가족의 개념이 무너지면서 남성성의 위기가 초래했고, 과거 사회에서 이루어진 성년 의식’, 곧 소년이 성인 남자가 되는 입문 의식이 실종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입문 의식의 실종은 종교혁명과 계몽운동을 기점으로 분명하게 나타난다.

 

남성 정체성의 붕괴에 중요한 역할을 한 두 번째 요인은 가부장제라고 한다. 수천 년 동안 전 세계의 많은 지역을 지배한 사회문화 구조인 가부장제는 현재 남성성과 함께 맹렬히 와해되고 있는 구조다.

 

그럼 남성성을 대표하는 원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성숙한 남성의 에너지의 형태는 왕, 전사, 마법사, 연인이다. 이 원형들은 모두 겹치는 부분이 있으며, 이상적인 경우는 상호 보완이 되는 것이다. 훌륭한 왕은 동시에 훌륭한 전사이자 마법사이며 연인이다. 다른 세 원형도 마찬가지다.

 

소년의 에너지도 역시 상호 중복되며 서로 영향을 미친다. 신성한 아이는 오이디푸스적인 아이를 불러들이고, 둘이 함께 배려심이 깊고 영적인 것으로 발전한 씨앗을 만든다. 소년의 자아는 조숙한 아이의 지각이 필요하고, 이 세 에너지가 영웅을 만든다.

 

첫 번째 왕의 에너지는 모든 남성에게 원초적인 것이다. 왕 원형은 가장 중요하고, 다른 원형들의 바탕에 깔린 원형이며 다른 원형들을 모두 포함하여 완벽한 균형을 이룬다.

 

현대 사회가 불편하게 여기는 남성 에너지는 전사의 원형이다. 특히 여성들이 불편해하는 이유는 이 에너지의 그림자 원형의 가장 직접적인 희생자가 여성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양에서는 이 시대가 부드러운 남성의 시대이고, 급진적 여성주의자들이 전사 에너지에 대항하여 적대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마법사원형의 에너지를 만날 때는 언제 어디에서든 두 가지 모습이다. 마법사는 지혜로운 사람이며 첨단 기술을 잘 아는 사람이다. 마법사의 힘이 이끄는 사람은 입문 의식을 주재함으로써 마법사의 기능을 충족시킬 수 있다. 마법사는 역사 속에서 남성 심리로 받아들여진 보편적 원형이다. 오늘날 현대의 남성들은 일터에서 그리고 개인 삶에서 마법사 에너지를 접할 수 있다.

 

연인에너지를 이야기할 때 보통 그리스 신의 이름 에로스를 언급한다. 그것은 성욕만이 아니라 삶의 전반적인 욕구다. 연인 원형은 생동감, 살아있음, 열정 등을 뜻하는 원초적인 에너지 형태다. 인간은 삶을 지속하는 의미를 알고자 하는 인류의 갈망을 통해 지속되어 왔다.

연인 원형의 주도로 이러한 갈망을 채울 수 있었다.

 

저자는 각 원형에 해당하는 역사적, 신화적 사례를 통해 남성성을 확인하고 있다. 특정한 한 가지 원형이 개인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원형은 적절하게 드러난다.

 

남성에 대해 이해하는데, <, 전사, 마법사, 연인>은 의미 있는 지표를 제공한다.

 

별책으로 제공된 TEST “나의 심리적 원형은 무엇일까?”는 책의 내용과 관련해 개인의 심리적 기질이 어떤 원형에 영향을 많이 받는지 알려준다.

 

책을 읽는 동안 나 자신의 원형은 무엇일지 고민했고, 성숙한 남성이 되기 위한 행동 방안에 대해서도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왕전사마법사연인 #로버트무어 #더글라스질레트 #이선화 #파람북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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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17인의 리더들이 함께한 성찰과 사색의 대화
배양숙 지음 / 드림디자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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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17인의 리더들이 함게한 성찰과 사색의 대화

 

드림디자인에서 출판한 배양숙 <글로벌 인사이트> 대표님의 <질문>은 세계를 바꾼 리더들의 깨달음을 소개한다.

 

저자 배양숙 대표는 서울인문포럼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글로벌 인사이트>의 대표다. 이 책은 배양숙 대표의 두 번째 인터뷰 단행본이다. 지난 2020년 매일경제신문에 인터뷰어로 활약하며 연재했던 내용 중 일반 독자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내용만 다시 간추리고 편집해 세상에 내놓았다.

 

배양숙 대표는 20년간 비즈니스의 현장에서 기업가들의 고뇌를 가까이 지켜보았으며, 이러한 문제를 인문학으로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자비를 출연, 서울인문포럼을 운영해왔다.

[ 질문 책날개 중 ]

 

대담집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평소 궁금했던 사람의 인터뷰를 모아두었기 때문에 그들의 생각을 심도있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점이다.

 

이번 책 <질문>에 등장하는 이들의 다음과 같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의 저자 켄 블랜차드, 로봇공학자로 유명한 미국 UCLA 데니스홍 교수, 미네르바스쿨 창립자인 벤 넬슨, 그리고 포스텍 이진우 석좌교수와 유영만 한양대 교수, 여시재 이광재 원장, CEO스위트 김은미 대표, 협상 전문가 류재언 변호사, 지휘자 에릭 휘태커, 유인택 예술의 전당 사장, 가수이자 한양여대 장혜진 교수, 바이올린 김봄소리 연주자, 교육전문가 김진희, 해시드 김서준 대표, 꿈비 박영건 대표, 시각장애인을 위한 닷 성기광, 김주윤 공동대표, 박정현 치과의사로 총 17명이 등장한다.

 

그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빠르게 변화는 세상에 대한 해법과 힘들고 좌절의 시간을 보내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독서란 문자로 된 글을 읽는 행위만이 아니다. 말을 듣는 것도 일종의 독서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그건 사람을 읽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곧 사람을 읽는다는 것이며, 거꾸로 사람을 읽는 것은 독서의 일종이다. 사람을 읽는다는 것은 사물을 읽는 것이고 세상을 읽는 것이다.” (7)

 

독서에 대해 가지고 있는 나의 편견이 확장되는 순간이었다. 코로나 정국에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도 자제하고, 독서를 최우선하고 있는 나에게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사람을 읽는 것도 독서라니 독서의 범위를 확장한 순간이었다.

 

데니스 홍 교수의 너는 항상 이길 수는 없다. 하지만 항상 배울 수는 있다.”는 말에서 실패를 허용하는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천재 과학자로 유명한 그이지만, 자신의 성공도 수많은 실패의 경험을 통해 배우고 그다음 성공의 단계를 가졌다고 한다.

 

이번 대담집에서 가장 관심을 가졌던 사람은 미네르바스쿨의 벤 넬슨 총장이다.

세인트존스대학교에서는 4년 과정이 독서와 토론으로 이루어지고, 세인트존스 추천 도서 목록을 보고 앞으로 대학의 차별성에 대해 생각했다.

 

이지성 작가의 <에이트>에서 소개하는 싱귤래리티 대학교와 일론 머스크가 자녀를 자퇴시키고 직접 설립한 애드 아스트라에 이어 가장 파괴적인 혁신의 대학교로 소개하는 미네르바스쿨은 궁금증의 대상이었다.

 

벤 넬슨 총장은 자신이 대학교에 재학할 당시 느꼈던 빈부격차로 인해 차별화되는 것은 도덕적이지 않다는 신념으로 2011년 미네르바스쿨을 위한 회사를 설립했다.

 

미네르바 프로젝트로 투자받은 1,400억 원의 투자금으로 설립한 미네르바스쿨은 파괴적 혁신 자체였다. 대학건물도 없고, 도서관, 학생회관도 없다. 그는 앞으로 주요 도시에 미네르바스쿨을 설립할 계획을 하고 있다.

 

미네르바 대학에서 학위를 따기 위해서는 4년간 세계 7대 국가, 7대 도시에서 살고 그곳의 주요 기업과 협업을 통해 비판적 사고 능력을 쌓고 복잡한 시스템을 이해하며, 어떻게 소통하는지 배워야 한다.

 

특히 부산에 있는 스탠다드 그래핀이라는 훌륭한 한국 스타트업에서 일했던 학생이 있다고 하는데 주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줄 몰랐다.

 

앞으로 미네르바스쿨이 대학 교육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새로운 번역과 풍부한 해설을 덧붙여 이해하기 쉽게 한 니체 전문가 포스텍의 이진우 교수, 요즘 들어 예술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돼 지휘자 에릭 휘태커와 예술의 전당 유인택 사장의 인터뷰도 기억에 남는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광재 의원의 여시재 원장으로 한 인터뷰도 인상적이다.

 

다음은 이 책에 등장하는 17명의 인터뷰이의 목록이다.

 

 

 

매번 이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매번 배울 수는 있습니다

데니스 홍 : UCLA 교수

 

진정한 리더십은 사람들의 목표성취를 도와주는 것입니다

켄 블랜차드 : 켄 블랜차드컴퍼니 회장

 

빈부격차로 인해 대학이 차별화되는 것은 비도덕적입니다

벤 넬슨 : 미네르바스쿨 창립자

 

종교, 인종, 나이의 경계를 넘어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 수 있습니다

에릭 휘태커 : 지휘자

 

공동체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개인주의자가 필요합니다

이진우 : 포스텍 석좌교수

 

도발적이고 비정상적인 행동이 우리 삶을 바꿀 수 있습니다

유영만 : 한양대학교 교수

 

국민 모두가 문화를 향유하는 국가 공공 극장의 역할을 하겠습니다

유인택 : 예술의전당 사장

 

협상에서 가장 비싼 자본은 바로 신뢰, 속도와 비용을 줄여줍니다

류재언 : 변호사

 

마음을 내려놓고 죽을 때까지 섹시하게 사는 것이 삶의 소망입니다

김은미 : CEO스위트 대표

 

성취하고 싶은 미래가 있다면, 지금 도전할 수 있습니다

장혜진 : 가수·한양여대 교수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집중하고,

김봄소리 : 바이올린 연주자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 이름을 걸고 살아야 합니다

이광재 : 여시재 원장 넘버원이 아닌 온리원으로

 

상황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우직하게 꿈을 키워야 합니다

김진희 : 교육전문가

 

어떤 제도나 시스템도 지금이 최선은 아닙니다

김서준 : 해시드 대표

 

전 세계 아이들의 두 번째 엄마가 되려고 합니다

박영건 : 꿈비 대표

 

시각 장애인에게 좀 더 편한 세상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성기광·김주윤 : (dot) 공동대표

 

한 가지 목표로 향하는 것이 세계시민의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정현 : 치과의사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질문17인의리더들이함께한성찰과사색의대화 #배양숙 #드림디자인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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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망치 - 리더·인재·조직을 단단하게 만드는 20개의 망치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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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더·인재·조직을 단단하게 만드는 20개의 망치

 

창해에서 출판한 한국사마천학회 김영수 이사장님의 <리더의 망치>는 러더·인재·조직을 단련하기 위한 망치를 소개한다.

 

한국사마천학회 회원들이 저술한 책은 배울 점을 많이 담고 있다. 사기를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고, 단권으로 된 발췌본을 보았던 나에게는 학회에서 오랜 시간 공부하신 분들이 자신이 느낀 점을 요약한 내용을 보는 것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가 있다.

그만큼 내가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뜻일 거다.

 

이번 김영수 이사장님의 <리더의 망치>도 목차에서 등장하는 제목을 보고 놀랐다. 너무나 생소한 제목으로 한자어를 잘 몰라 이게 무슨 말인지 먼저 해석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다.

 

저자는 지난 31년 동안 사마천과 <사기>, 그리고 중국을 연구하고 22년 동안 중국 현장을 150차례 이상 탐방해온 사마천과 <사기>에 관한 최고의 전문가이다.

 

한 분야에 통달하게 되면 다른 분야에서도 응용할 수 있다. 그는 2011<사기>를 경영에 접목한 사기경영으로 강의를 하게 되었다. 경영을 이끄는 리더와 리더십에 관한 고민은 항상 그를 따라다녔다.

 

그는 사기에서 리더십에 필요한 망치를 20개 준비했다.

 

리더 개인적 차원의 자질 함양방법론인 자질론에 관한 6가지 항목, 겉으로 드러나는 리더의 객관적 자질 표현의 방법론에 관한 7가지 항목, 실적 검증과 그에 따른 격려·상벌·징계의 방법론에 관한 7가지 항목을 준비했다.

 

사마천은 사기를 완성하고자 궁형에 처하는 수모를 겪고, 130526,500자를 죽간에 한 글자씩 새겨넣었다.

 

당시 사마천의 <사기>에 기록된 세계는 리더의 판단과 선택이 나라의 국운을 결정하고 개인의 운명을 좌우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 역시 이릉의 난을 옹호한 이유로 궁형을 당했으니 그의 낭패감과 역사적 사명감은 사마천의 평생을 따라다닌 운명이었다.

 

오늘날 빠르게 변하는 세계에서 리더의 판단과 결정은 조직의 운명을 결정한다. 리더의 어려운 결정을 내리기 전에 역사 속 사례에서 벌어진 경험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책을 읽는 동안 느낀 점은 마치 <리더의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느낌이다. 이토록 모르는 한자어가 많다니 참 배울 것은 많고 읽고 깨달아야 할 것도 많다.

 

 

<리더의 망치>에서 다루는 핵심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자질론

명기(明己) : 드러내는 힘 - '명기'는 자신을 투명하게 만드는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위공(委功) : 인정하는 힘 - 진심으로 '위공'을 하면 당사자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다.

납간(納諫) : 받아들이는 힘 - 흥하는 리더는 남이 말해주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하고, 망하는 리더는 남이 무슨 말을 하지나 않을까 걱정한다.

석원(釋怨) : 푸는 힘 - '석원'은 확고한 공사구분의 자세와 정신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남과(攬過) : 끌어안는 힘 - 잘못을 끌어안으면 민심을 끌어안을 수 있다.

신범(身範) : 소리 없는 힘 - 마음에 앞서 내 몸(행동)이 표본임을 잊지 마라.

 

2. 관계론

양현(讓賢) : 양보의 힘 - 유능한 사람에게 양보하는 것은 가장 고귀한 품덕이다.

성구(誠求) : 갈구하는 힘 - 간절히 구하되 실질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할 줄 알아야 한다.

천거(薦擧) : 밀어 올리는 힘 - 사심없는 추천은 도미노 현상을 일으킨다.

적대(赤待) : 진심의 힘 - 진정으로 마음을 주되 맹목적인 심복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문병조휼(問病弔恤) : 배려의 힘 - 세심한 배려야말로 큰일을 성취할 수 있는 밑거름으로 작용한다.

예존(禮尊) : 존중의 힘 - 예를 갖추어 인재를 존중하는 것은 동서고금의 변치 않는 최선의 방법이다.

수해(樹楷) : 세우는 힘 - 진취적이고 다양한 롤 모델을 적극 발굴하여 제시하라.

 

3. 조직론

시관(試官) : 시험의 힘 - 인재의 적극성을 자극하는 합리적 시스템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과거(科擧) : 시스템의 힘 - 정기적으로 시행하되 융통성과 창의성을 가미한 인재선발 시스템을 만들어라.

고적(考績) : 공정한 평가의 힘 - 공정, 공개, 공평에 입각한 '3'의 원칙으로 성과와 실적을 평가하되 과정을 무시하지 않도록 하라.

포양(襃揚) : 칭찬의 힘 - '포양은 상하좌우 관계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장상(獎賞) : 포상의 힘 - 상은 선도(善導)와 격려(激勵)의 기능을 끝까지 견지해야 한다.

경벌(輕罰) : 가벼운 벌의 힘 - 벌은 가볍되 왜 벌을 받는지 확실하게 알고 기꺼이 받아들이게 하라.

엄징(嚴懲) : 엄중한 경고의 힘 - 징계는 벌과는 다르되 엄정해야 한다.

 

 

 

자신을 드러내는 명기의 실천 사례로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라는 점에 공감한다. 과거 성현들의 책과 역사서를 통해 성현들의 정신과 통치 철학을 몸으로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위공과 관련한 한신과 유방, 항우의 이야기는 새겨둘 만하다. 한신은 항우가 부리는 장군이 공을 세우면 그의 공을 알아주지 않고 도장의 모서리가 다 닳을 때까지 만지작거리며 차마 내주지 못한다고 한다.

 

초패왕 항우와 수 양제의 공통점은 인재를 아끼고 중시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기하고 질투하여 그들을 해친다는 점이다.

 

 

납간은 시종일관 유지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자신의 성취 뒤에 생겨난 교만은 납간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다. 정관의 치를 완성한 당 태종이 위증의 사망이후 납간에 대하는 초심을 잃어버리고 직언하는 신하들을 내치고, 심하면 그들을 내치기도 한다.

 

 

춘추시대 제나라 환공은 자신을 활로 쏘아 죽이려 한 관중을 용서하고 재상에 기용한 석원의 훌륭한 사례를 남겼는데, 환공은 이뿐만 아니라 자신을 비난했던 사람도 흔쾌히 중용했다.

 

삼국시대의 젊은 명장 마속이 제갈량의 명령을 듣지 않아 요충지 가정을 잃자 제갈량은 눈물을 흘리며 마속의 목을 베어 군령의 지엄함을 보여주었다. 바로 읍참마속의 고사이다. 자신이 아끼던 장수 마속의 목을 벤 제갈량의 단호한 결단도 중요하지만 이후 제갈량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두 계급이나 강등시켜 남과를 잘 보여준다.

 

 

서한 초기의 전성기를 문경지치라 한다. 문제와 경제가 이룩한 전성기란 뜻이다. 두 황제는 각기 근검절약, 감세, 청렴한 관리 선발, 가혹한 형벌 제도 폐지를 실천함으로써 백성의 신뢰를 얻고 나라 경제를 부흥시켰다.

 

 

리더는 쇠를 두드리는 망치다.

쇠를 두드리려면 망치가 단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단련되어 나와야 하는 존재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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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아오바 유 지음, 김지영 옮김 / 시월이일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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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우리를 설레게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16세에 소설 스바루 신인상을 최연소 수상하며 데뷔한 아오바 유의 두 번째 장편소설!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는 저자가 데뷔작 이후 3년 만에 발표한 두 번째 장편소설로, 사람은 무엇을 지침으로 삼고 살아가는지, 예전에 느꼈던 설렘과 열정은 어디로 갔는지,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에 관한 답을 찾는 이야기다. 이는 곧, 청춘이고 청춘이었고 청춘일 우리들의 공통된 난제이자, 작가 자신의 고민이기도 하다.

[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책날개 중 ]

 

 

어떤 노래를 들었을 때, 가슴이 뛰거나 마음의 동요가 일었던 적이 있었나?’ 떠올려보니 과거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를 들을 때마다 힘솟는 에너지를 느꼈다. 응원가의 응원단장이 등장할 때 자주 사용되기도 해서 나에게 그대에게는 영웅의 등장을 의미하는 것처럼 들려왔다.

 

대기업 안내 데스크에서 계약직 사원으로 일하는 가와사키 하루키는 매일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회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유뷰브에서 화제가 된 the noise of the tide 라는 그룹의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는 곡을 듣고 묘하게 마음을 뒤흔드는 느낌을 받는다.

 

어딘가로 가고 싶고,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다는 게 느껴지고, 어디까지든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편안한 생활에 굴복해 새로운 직장을 알아보거나 진취적인 목적을 가지고 생각했던 일을 미루고 있던 순간이라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를 듣고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겨 뭐든 할 수 있다는 생각과 무한한 가능성을 발견했다.

 

the noise of the tide 그룹의 리드 보컬 기리노 줏타가 20181023일 사망했다는 홈페이지의 뉴스에 그녀는 충격에 빠진다. 1년 전 자신의 생일날 행복했던 순간에 다른 장소의 줏타는 사망한 것이다.

소설은 줏타의 인생을 다양한 사람의 시선으로 따라간다. 줏타와 관계된 사람이 느슨하게 얽혀서 서로 관계를 맺으며 생을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일본의 10대와 20대가 느끼는 불안과 외로움이 소설의 곳곳에 퍼져있다. 이를 극복하는 하는 힘은 다른 이와의 연결이다.

 

 

줏타는 어린 시절 기타를 치는 아빠를 동경했다. 아빠에게 물려받은 기타를 가지고 새로운 코드를 칠 수 있게 될 때까지 계속 연습했다.

 

소중한 건 반복해야 돼. 몇 번이든, 끝없이. 잊어비리지 않도록, 꺾이지 않도록,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몇 번이든, 끝없이. (66)

 

줏타가 파도를 좋아하는 이유는 끊임없이 밀려오기 때문이다. 계속 나아가기 위해 파도에 부서져 버린 아버지를 기억하고 그곳에 도달하려 노력하는 파도의 모습을 동경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를 만든 건 수많은 갈래의 길에서 지난 시절 선택한 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선택을 앞두고 있는 사람은 어떤 심정으로 선택하는 것일까?

 

새까만 바다, 빛나는 별, 흔들리는 수면, 그리고 저 멀리 있는 수평선. 나쓰카와 줏타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그 끝에서 서로의 모습을 찾고 있다. 두 시선은 바다 너머로 평행하게 이어진다. 그러나 그 선은 언젠가, 수평선 한참 너머에서 다시 한번 얽힐 것이다. (103)

 

 

세이라는 늘 상대가 자신을 사랑하도록 꼬드겼다. 그건 일종의 훈련의 성과였다. 철 들 무렵부터 마음이 굶주려 있었던 세이라는 자기를 사랑해 줄 사람만을 가까이에 두려고 했다. 상대가 좋아하는 표정, 옷차림, 화장을 재빠르게 익히고 호의를 얻어내려고 기를 썼다. 그런데 막상 상대가 사랑을 주면 그 순간 마음이 식어버린다. 인간관계에만 집착하는 스스로가 허무하고, 열등감으로 마음에 구멍이 뚫리며 절대 행복해질 수 없는 스스로에게 절망한다.

 

줏타가 특별한 건, 그가 세이라를 받아들이면서도 사랑하려고는 하지 않기 때문이다. 줏타는 음악에 필사적이고, 그 역시 채워지지 않는 결여에 허덕이고 있다. (134)

 

줏타는 세이라의 신이었다.

 

세 번째 장의 주인공인 세이라는 결여를 느끼고 항상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다. 트위터에 좋아요를 보며 살아있음을 느끼고 안도하는 자신을 돌아보면 죽고 싶어진다. 얼구도 모르는 사람이 자신을 알아봐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싸구려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며 하루를 살아 간다.

 

저자는 10대와 20대 초반의 젊은이가 겪는 방황하는 감정을 절절히 표현한다. 아무래도 자신과 주변에서 경험하고 있는 감정이기 때문일거다. 놀랍게도 이 감수성이 뛰어난 소설의 저자인 아오바 유는 10대에 첫 장편소설을 썼고 이제 20세이다.

 

여러 주인공이 걸어가는 길을 하나둘씩 기리노 줏타와 그의 음악을 둘러싼 굴레에 얽혀 있다.

 

프롤로그 잠들지 못하는 밤_2019, 하루카

 

1장 잘 가 원더_2006, 나쓰카

2장 백설_2009, 세이라

3장 태어나다_2015, 마사히로

4blind mind_2018, 기타자와

5장 파안_2019, 히카리

 

에필로그 다시_현재, 세이라

 

목차 앞에 제시된 제목은 모두 노래 제목이라고 한다.

하루카와 나쓰카, 세이라, 마사히로, 기타자와, 히카리와 줏타와 연결고리를 생각하는 것도 흥미롭다.

 

마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었을 때의 감동이 밀려온다.

음악을 매개로 인생의 향방을 결정한 청춘의 이야기.

 

20대의 좌절과 갈등, 진로에 대한 고민은 비단 일본에서만 겪는 일은 아닐 것이다. 힘들어하는 10, 20대의 감정을 경험한다는 점에서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는 한번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한때 우리를 설레게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과거에 찍었던 사집첩을 꺼내놓고 그때의 감성으로 돌아가 당시 내가 했던 선택의 길들이 이어져서 오늘과 내일의 길 위에 내가 있다는 사실을 느낀다.

 

 

 

[ 잔잔한 파도에 빠지다 ]

 

바람이 멎은 새까만 바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이즈

예감은 아직 허상일 뿐

파도만이 반복되지

 

멀리서 울리는 천둥소리

물결치는 너의 원피스

마음을 흔들어놓네

견딜 수 없이 초조해

 

언제까지나 길 위에 서 있어

소원을 되풀이하면서

수평선 저 너머에서

다시 만나는 두 사람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잔잔한파도에빠지다 #아오바유 #김지영 #시월이일 #일본소설 #장편소설 #스바루신인상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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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 금욕과 관능의 미술사 해시태그 아트북
헤일리 에드워즈 뒤자르댕 지음, 고봉만 옮김 / 미술문화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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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은 색이 아니다.”

 

<검정 금욕과 관능의 미술사>의 저자인 헤일리 에드워즈 뒤자르댕 서양 미술사와 복식사 전문가다. 프랑스 에콜 뒤 루브르Ecole du Louvre와 런던 패션 학교London College of Fashion에서 공부했다. ‘패션과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주제로 열린 국제 학술 대회의 성과를 Fashion, Society, and the First World War로 공동 출간했고, 현재 패션의 문화와 사회사를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앙리 마티스, 프랜시스 베이컨, 블루등이 있다.

[ 검정 금욕과 관능의 미술사 책날개 중 ]

 

저자가 서양미술사와 복식사 전문가에도 프랑스에서 학교에 다녔기에 많은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를 선보인다. 고급 도화집으로 소개하는 작품은 검정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흥미롭다.

 

 

당신의 검정은 어떤 색인가. 이 말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신에겐 분명 고유의 검정이 있다. 세상에는 단 하나의 검정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금욕적인 검정이 있는가 하면 슬픔이나 두려움을 자아내는 검정, 우아하거나 병적으로 보이는 검정 등 다양한 검정이 있다. 앙리 마티스의 검정에는 이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 “검정은 본래 다른 모든 색을 집약했다가 소멸시키는 색이다.”

[ 예술에서의 검정 중 ]

 

 

검정은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색이다. 옷장을 되돌아보니 나역시 알게 모르게 검정을 선호한다. 다른 색의 옷과 조화를 이루기 쉬운 색이고, 무채색의 가장 높은 명도를 가진 색이니만큼 다른 색을 모두 흡수했을 때 검정은 모습을 드러낸다.

 

태초에 인류는 검정을 숯을 태우는 과정에서 발견했다. 오랜 세월 검정은 인류와 함께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색이 검은색과 흰색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하지만 아이작 뉴턴은 프리즘을 통과한 색이 여러 개로 분할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중세 사람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검정은 색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색의 정체가 빛이라면, 빛이 없는 검정은 색이 아니기 때문이다.

 

검정은 유럽의 왕실이 초상화에 사용되면서 이상적인 색으로 여겨졌고, 19세기에는 강렬한 귀족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검정이 사용되었다.

 

검정은 삶의 애환을 드러내고, 꿈과 신화를 표현하고, 잠재의식의 세계를 말하고, 여성의 관능성을 강조하는 그림에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검정의 가장 원초적이고 극적인 부분으로 표현될 때 일상에서 벗어나 차원이 이동하는 느낌이 든다. 영화 플레전트빌에서 검정 바탕의 화면은 감정을 가지게 되면 유채색이 된다.

 

로이스 로우리의 기억 전달자에서도 주인공의 사는 세계는 검정의 무채색이지만 감정을 경험할 때 유채색이 드러난다. 검정은 모든 감정을 흡수해버리는 듯 강렬한 색이다.

 

우리 영화에서도 홍상수, 이준익 감독은 검정의 사용을 적절하게 사용해 차원의 이동을 선보인다.

 

 

미술사에서는 검정을 가장 잘 활용한 집단은 빛의 화가들이다. 빛의 화가라고 하면 렘브란트, 요하네스 페르메이르가 떠오르지만, 검정을 가장 강렬하게 사용한 대표적인 화가는 카라바조다.

 

 

카라바조는 나르키소스에서 젊은 청년이 샘물에 몸을 숙여 매혹적인 어둠 위에 비친 자기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을 포착한다. 카라바조는 나르키소스의 자세에 에로티시즘을 부여했고, 나르키소스의 근육은 육감적이다. 검은 화면 속 자신의 모습에 빠져있는 이 장면은 절망에 휩싸여 죽게 될 인물의 불길한 운명을 암시한다. 이전에는 물 위에서 내려다보는 나르키소스의 어두운 표정에 주목했다면, 이번 검정에서는 수면 아래 드러난 나르키소스의 절망에 주목하게 되었다.

 

 

렘브란트의 <여인의 초상>에서는 해상 무역의 발달과 상업의 발달로 부유하고 강력한 국가로 거듭난 네덜란드의 부유함을 잘 드러낸다. 검정 드레스는 염료로 직물을 염색하기 쉽지 않고, 비용이 많이 드는 작업이었다. 렘브란트는 어둡고 거친 색조를 이용한 명암법으로 호평을 받았는데, 마침 검정이 대유행하는 시기였다.

 

 

낭만주의의 선구자인 제리코는 <메두사호의 뗏목>을 통해 실물보다 크게 그리면서도 빛의 대비에서 빚어지는 강렬한 효과와 생동적인 사실주의를 통해 엄청난 에너지와 강도 높은 감정을 표현한다. <메두사호>1810년에 진수된 프랑스 해군의 소형 구축함이었다. 선장의 무능함으로 난파된 메두사호는 400명이 구조되어야 하나 구명선에 올라탄 사람들은 다른 이들이 구명선에 올라올 것을 두려워하여 밧줄을 끊어버린다. 그 결과 10명만이 생존하고 제리코는 생사의 순간이 오가는 장면을 화폭에 담았다.

 

제리코가 그린 것은 인간임을 포기하고 야만적인 충동에 몸을 맡긴 인간 군상이다. 그가 포착한 것은 어두운 색조가 그림 전체를 지배하는 인간성 너머에 있는 생존 본능이다.

 

들라크루아는 제리코가 <메두사호의 뗏목> 보도록 허락해 그림을 보자마자 충격에 빠져 미친 사람처럼 집으로 달려갔다. 그는 아무것도 그를 멈출 수 없었다고 고백한다.

 

 

마네의 <제비꽃 장식을 한 베르트 모리조>는 검정의 효과를 잘 드러낸 작품이다. 모리조의 눈동자는 실제로 초록색이지만 마네는 검정의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그녀의 눈동자를 검은색으로 그려 넣었다. 마네가 검정을 승화시켰을 때 모리조는 하양을 예찬하며 화답한다.

 

마네와 모리조가 서로 예술적 영향을 주고받으며 플라토닉 러브를 추구했는지 불분명하다. 베르트 모리조는 인상파 최초의 여성 화가로 이름을 날렸으며, 이 그림의 모델로 등장한다. 그녀는 많은 예술가의 구애를 받았지만 1874년 에두아르 마네의 동생인 외제 마네와 결혼한다.

 

 

 

피카소의 <게르니카>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게르니카 학살의 참혹함을 전달하기 위해 간단한 모티프들을 사용했다. 폭격 당시 번쩍였던 섬광은 날카롭게 광선을 쏘아대는 천장의 전등으로 표현했다. 색채나 볼륨감을 배제하고 검은색과 흰색만을 이용해 죽음과 고통을 강조했다.

<게르니카>는 전쟁의 참혹함을 상징하는 작품이 되었다.

 

 

가장 놀라운 검정은 리처드 세라의 <회로>에서 선보이는 강철로 만든 컴컴한 숲이다. 리처드 세라는 1960년대부터 철이라는 재료가 인간이나 공간에 맺는 관계에 천착하면서 작품 활동을 해 왔다. 그의 작품 <회로>는 관람객들을 당혹스럽게 하는 그런 작품들 가운데 하나다.

 

작품의 제목으로 드러난 <회로>흐름이나 순환을 의미하지만, 컴컴한 색조의 강철판 모서리들은 각진 모양새가 위협적이고 정신을 어지럽힌다. 세라는 별것 아닌 것들로 우리의 가장 원초적인 공포를 깨운다.

 

 

검정은 가장 원초적이고 모순적인 감정을 반영한다.

어릴 적 홀로 어두운 방에서 느꼈던 두려움이나 사랑하는 이의 죽음, 낯선 이에게 품는 감정 같은 것 말이다.

검정은 무의 상태로 우리에게 모든 것을 말한다.

개인적인 것부터 보편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2014년 영국의 나노 연구 기업 서리 나노시스템즈 주식회사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검은 물질인 반타블랙을 개발했다. 검정이 나타내는 색의 범위는 더 확대되었다.

 

<검정 금욕과 관능의 미술사>를 읽는 동안 우리가 검정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인식의 틀이 시대에 따라 사회 문화적인 배경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내가 추구하는 검정은 무슨 색이고, 그 의미는 무엇일지 되새겨본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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