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한문 수업 - 고전으로 세상을 잇는 어느 한문번역가의 종횡무진 공부 편력기
임자헌 지음 / 책과이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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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으로 세상을 잇는 어느 한문번역가의 종횡무진 공부 편력기

 

책과이음에서 출판한 임자헌 님의 <나의 첫 한문 수업>은 한문번역가가 된 저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번역이라고 하면 으레 영어일본어와 같은 외국어 번역을 먼저 떠올리는데한문도 새로운 언어로 이해하면 한문 번역이 쉽게 와닿을 것이다.

 

한자는 우리 한글 조어의 70%를 차지하지만한자을 배우지 않은 사람에게 한문은 범접할 수 없는 영역처럼 다가온다간혹 역사를 전문으로 하는 카페 회원들이 한문을 번역하는 실력을 보곤 다들 어떻게 고전을 해석하는지 신기했는데한문이라는 언어를 익힌 분들이라고 생각하니 수긍이 갔다.

 

               Photo by Cherry Lin on Unsplash

한자를 알면 한문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한자를 외워보지만한문을 여전히 해석하기 어렵기만 하다나는 저자의 첫 한문 수업을 통해 한문을 익히기 과정이 녹록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저자는 심리학을 공부하고 미술 잡지 <월간 도예기자로 일하던 중우연히 접한 도자 예술에 마음을 빼앗긴다미술평론가가 되자는 생각에 대학원 진학 과정을 준비하던 중 전통 도자와 미술사학과의 접점을 이루는 제2외국어로 한문을 본격적으로 배우게 된다.

 

한문을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 한국고전번역원 고전번역연수원에서 공부하며 <논어>, <맹자>를 비롯해 한문을 익혀나간다.

 

한문을 위한 문법이 따로 있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 한문을 별도의 문법이 없고 많은 문형을 외우고 익혀 머릿속에 저장해 해석해야 한다고 한다특히 <논어>와 <맹자>는 그 자체로 하나의 문법책이라고 여기면 된다고 한다쉽게 말해서 <맹자>를 소리 내어 이해할 때까지 읽어 깨쳐야 한다는 것이다ㅜㅜ

 

           Photo by Marco Zuppone on Unsplash

저자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번역위원이 되어 <일성록>을 시작으로 번역가의 길로 들어섰고 <조선왕조실록현대화 사업에 참여했다고전의 번역은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날아가는 것과 같다정치 제도의 용어나 관직군사 제도행정 제도 등 몰랐던 용어가 자주 출현해 당황스러웠다.

 

더군다나 조선이 어떤 나라인가기록의 나라이지 않은가군주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기록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결과가 우리가 만나는 <조선왕조실록>, <일성록>과 같은 저작물이다.

 

<일성록>에 드러난 정조에 관한 이이기는 인상적이다암살 위험에 종종 노출되었던 정조는 깊은 잠을 이루기 어려웠고책을 자주 읽어 유학자에 버금가는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정조가 남긴 비밀 편지는 그가 붕당을 이해하고 이들을 활용한 모습이 잘 드러난다.

 

저자는 한문 번역을 자신만의 현대어를 사용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번역작업을 기획하고 있다이를 기점으로 책도 출판하고방송에도 출연하게 된다하나의 시작이 또 다른 시작으로 이어지고 있다.

 

나도 한자로 덕을 본 적이 있어 한문 수업이 남다르다낯설었던 군대 생활을 하던 중부대의 군기를 담당하던 선임의 아버지 기제사가 되었지만 아무도 지방을 쓸 수 있는 사람이 없었고 신임이었던 나는 그를 위해 지방을 써주었다큰일은 아니었지만무척 고마워하던 그의 얼굴을 지금도 가끔 떠오른다.

 

잊고 지냈던 한문을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이 다시 들었다아니 한자부터 다시 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첫 한문 수업>은 한문을 통해 바뀌는 저자의 인생을 극적이고 재미있게 서술하고 있다저자와 같은 한문 전문번역위원들 덕분에 <조선왕조실록>과 같은 기록을 한문을 몰라도 읽어볼 수 있게 되었다덕분에 한문을 새로운 언어로 인식하게 되었으며 공부하는 이유를 하나 더 알게 되었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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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에 읽는 호주 소설사
장 프랑수아 버네이 지음, 장영필 옮김 / 글로벌콘텐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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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소설의 모든 역사를 개괄하는 입문서

 

글로벌콘텐츠에서 출판한 장 프랑수아 버네이의 <한숨에 읽는 호주 소설사>는 호주 문학사를 개괄하는 도서이다.

 

장 프랑수아 버네이는 프랑스 대학에서 호주 문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호주에서 소설가이자 논픽션 작가로 활동하며 문학 분야에서 다섯 권의 저서를 출간하였다.

 

호주는 여전히 거대한 미지의 대륙으로 다가온다아내가 겨울에 호주로 여행을 가자고 해 호주 문학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문학은 한 사회를 바라보는 돋보기로 그 사회의 다층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아는 호주 소설가는 2차 대전을 그린 네빌 슈트의 <우리가 꿈꾸는 도시앨리스>를 통해 일본군 포로가 된 여주인공인 호주 도시를 개척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무엇보다 놀란 점은 가장 인상깊게 본 영화 중 한편인 <쉰들러 리스트>가 호주 작가 토마스 케닐리의 <쉰들러의 방주>를 원작으로 한다는 점이다.

 

              Photo by Caleb Russell on Unsplash

무엇보다 가장 주목하는 호주 작가는 아무래도 콜린 맥컬로이다마치 박경리 선생의 <토지>와 같이 그녀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는 언젠가 반드시 읽어야 할 목록에 있는 책으로 구입만하고 아직 제대로 보지 못했다ㅜㅜ

 

책의 저자인 버네이는 호주 문학에 대한 충실하고 시의적절한 소신으로 호주 문학을 주체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정리한 연구 결과를 이 한 권에 담았다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지만호주에서 유명한 작가로는 마일즈 프랭클린토마스 케닐리크리스토퍼 코치그리고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패트릭 화이트 등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평양 출신의 호주교포인 돈오 김이라는 실향민을 주제로 한 작품이 유명한 소설가를 알게 되었다.

 

저자는 호주 문학의 범주와 정의특징을 소개하고 주요 시대별로 문학의 특징과 당대를 주도한 소설가를 소개한다.

 

1. 1831~1874년 초창기 호주 소설 속 등장인물 묘사는 식민지 시절 대영제국 영향에 따른 영국 문화에서 나온 것이다식민지 시절 새로운 대륙의 탐험과 극복의 역사를 묘사하는 시절이었다.

 

2. 1875~1900년 호주 문학이 탄생하는 시기다책을 읽는 사람이 많아지고 금광이 발견되었으며 광활한 목가적 사회가 구축되었다호주 민족의식이 부상한 시기이다.

 

3. 1901~1950년 : 1901년 호주 연합이 이루어지고 국제 사회에 호주가 처음 주목을 받은 것은 안타깝게도 갈리폴리 해안에 상륙한 ANZAC(호주 뉴질랜드 연합군)군이었다이들은 총탄이 빗발치는 포화 속의 영웅담으로 탄생했다두 번의 세계 전쟁과 결과적으로 호주 경제 성장에 영향을 준 두 전쟁 간의 공백기이다.

 

4. 1951~1965년 이용당하고 조작된 현실시기이다전쟁 문학이 대두되었고전후 공산당의 이념이 팽배해지며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68혁명의 전초전인 인도네시아 혁명이 일어났다문학은 현실을 외면하는 전원국가에 대한 이상을 다루기 시작했고풍부한 상상력과 더불어 신선한 문학 흐름으로 새 시대를 열었다.

 

5. 1966~현재 코스모폴리탄 시대 속 마이너리티 문학이 대두되었고포스트모던 그리고 새 문학사조들이 나타났다국제적 이슈들과 직면하며 국가의 민족의식을 고취함과 동시에 국제 경쟁과 발전그리고 성장이 이루어진 시기이다.

 

              Photo by David Clode on Unsplash

호주 문학의 특징은 호주가 대륙으로 여겨지며 영국의 식민지로서 대탐험이 이루어진 곳이라는 점이다이는 탐험과 원주민에 대한 정복이 동시에 이루어졌고호주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항해가 필수적이다해안가를 중심으로 도시가 번성하지만 광활한 대륙의 다수 지역은 여전히 아웃백이 차지한다.

 

다문화특별한 자연환경과 동물천혜의 모습을 간직한 태즈매니아호주의 다양한 얼굴을 알아보는 좋은 방법으로 호주 문학을 접해보는 것은 호주를 더욱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길이다.

 

호주 문학을 탐험하는 안내서로 <한숨에 읽는 호주 소설사>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한숨에읽는호주소설사, #장프랑수아버네이, #장영필, #글로벌콘텐츠, #인문, #교양, #영미문학, #호주, #호주문학,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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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도 분명 고양이가 있을 거예요 - 25년간 부검을 하며 깨달은 죽음을 이해하고 삶을 사랑하는 법
프로일라인 토트 지음, 이덕임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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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간 부검을 하며 깨달은 죽음을 이해하고 삶을 사랑하는 법

 

디자인하우스에서 출판한 프로일라인 토트의 <천국에도 분명 고양이가 있을 거예요>는 죽음을 이해하고 삶을 사랑하는 저자의 에세이다.

 

프로일라인 토트의 본명은 유디트 브라우나이스이고부검 전문가이자 애도 상담가다. 1998년부터 지금까지 뮌헨 공과 대학교 병리과에서 4,000구가 넘는 시신을 부검했다프로일라인 토트(우리말로 죽음 여사님이라는 뜻)는 필명으로그는 이 책을 통해 부검실에서 죽은 이들과 함께 보낸 25년간의 이야기뿐 아니라 유족들의 슬픔과 절망을 위로하는 애도 상담가로서의 삶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냈던 어린 시절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천국에도 분명 고양이가 있을 거예요 책날개 중 ]

 

일전에 유퀴즈에 출연한 법의학자 분들의 인터뷰가 떠올랐다불의의 사고나 폭력이 의심되는 경우치아 상태나 고인의 혈흔을 통해 정확한 사인이나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일을 한다고 했다사람들이 부검에 대해 무섭지 않냐는 질문에 살아있는 사람이 무섭지 죽은 사람을 무섭지 않다는 대답을 해 놀라움을 전했다.

 

         Photo by Piron Guillaume on Unsplash

이 책의 저자 프로일라인 토트는 부검 어시스트로 뮌헨 공과 대학교 병원의 병리과에서 근무한다부검 어시스트는 시신을 준비하는 사람으로 부검 시 부검의의 조수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부검 전후에 시신을 관리 및 처리하고 유족들에게 장례 절차를 안내하고 상담까지 하는 병리과의 직원이다요즘은 부검 코디네이터라고 불린다.

 

토트는 부검 어시스트의 일에 몰입해 죽은 사람과 유족을 돌보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부검을 진행하며 학생들을 지도하기도 하며 부검을 끝내면 최대한의 정성을 들여 시신을 원래대로 돌려놓는다.

 

저자가 죽음에 대해 다르게 느낀 건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죽음을 경험한 이후부터다부검 어시스트로 근무하는 초기에는 하루라도 더 많이 부검을 수행해 최선을 다하고자 했으나, 10년 차가 지나가며 남아 있는 망자의 가족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그녀는 상담가를 병행하며 죽음을 맞이하는 가족에게 남아 있는 삶의 소중함을 알려주기 시작한다.

일하는 도중 터진 코로나 팬데믹은 토트의 업무강도를 강화되었다시신을 부검하는 일을 팀원과 함께 일하게 되어 동료와 협업이 중요하다하지만 부검의가 부검 어시스트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일이 줄어들었고팀으로 하던 일을 혼자 하기 시작했다.

 

저자에게 삶과 죽음에 대해 한층 더 고민하게 된 순간이다.

25년을 부검하는 동안 남아 있는 사람의 생이 길지 않다는 점에 주목한다우리가 누리는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고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추구한다.

 

그녀에게 있어선 남편과 기르는 고양이아이스크림이 행복을 주는 요소이다.

 

                    Photo by Walter Otto on Unsplash

부검 어시스트로 매년 수백 건 이상 25년 동안 4,000건 이상이라는 기록적인 부검을 실행한 그녀의 헌신에 놀랍기만 했다이 정도 수치가 일반적인지 알 수 없으나누군가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으로 행여나 당사자의 억울한 죽음이 없고 남아 있는 가족이 일말의 원한 없이 가족을 보내줄 수 있다는 점이 훌륭하게 다가왔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부검에 임하는 사람도 너무 힘들었을 거로 보인다평소 접하기 힘든 직업을 가진 그녀의 이야기는 삶의 소중함을 느끼라는 점에 방점이 찍힌다.

 

죽음과 함께 하면 삶의 소중함을 전하는 저자의 메시지가 궁금한 분에게 한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천국에도분명고양이가있을거예요, #프로일라인토트, #이덕임, #디자인하우스, #부검, #병리학, #에세이,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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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 - 자폐인이 보는 세상은 어떻게 다른가?
조제프 쇼바네크 지음, 이정은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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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인이 보는 세상은 어떻게 다른가?

 

현대지성에서 출판한 조제프 쇼바네트의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는 자폐인이 저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자폐인에 관한 관심이 늘어난 데에도 얼마 전 방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덕분이다지금까지 알게 모르게 자폐를 앓는 분이 있었지만그들에게 주목하지 않은 것이다.

 

이 책의 지은이 조제프 쇼바네트는 체코에서 이주한 부모에게 태어났다쇼바네크는 만 6세까지 말을 하지 못했고초등학교에 입학할 지적 능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학창 생활은 내가 다른 친구와 다르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시간이었다아버지 친구가 사준 과학책을 읽고 또 읽어 제대로 익히게 된 이후초등학교 과정에서 문제와 해답은 쇼바네크가 알고 있는 정답과는 거리가 있었다.

 

           Photo by Nathan Anderson on Unsplash

예를 들어 컵 속에 있는 물이 수평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그의 대답은 다른 초등학생이 대답하는 방식은 아니었다쇼바네크는 수학 과목이 자신이 다르다는 점을 가장 적게 드러내는 과목이고 시험 시간을 빨리 마치면 나머지 시험 시간은 자신이 마음대로 보낼 수 있다는 점에 좋아하는 과목이었다.

 

대학을 결정할 때 누나의 선택으로 시앙스포라는 이상한 학교에 입학했다시앙스포는 정치학 자유 학교라는 정치대학이었다멍청이나 장애인 취급을 받는 것에 익숙했지만그는 이집트 문명에 관심을 가졌고 독학으로 10개 언어를 배웠으며정치학 석사 과정과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학창 시절에도 자폐증에 관한 약을 먹지만 자신은 다른 사람과 키와 눈 색깔이 다르듯 자폐증 증상이 있는 사람으로 여긴다.

 

            Photo by Denis Degioanni on Unsplash

순간적으로 대처해야 하고빠르게 반응해야 하는 일상생활에는 여전히 미숙하지만 느긋한 관점으로 어려운 주제를 다루는 분야에서는 자시만의 강점이 있다커다란 키에 10여 개국 언어를 구사하는 지성인이지만쇼바네크는 여전히 자폐증과 함께 산다는 마음으로 자신을 규정하는 하나의 특징으로 자폐증을 인식한다.

 

책을 읽고 자폐증에 관한 사회의 편견선입견이 생각보다 굳건하게 잘못 만들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되었다쇼바네크가 바라보는 세상은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과 다른 점이 하나도 없었다그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특징 중 자폐증 증상도 하나의 증상에 불과할 뿐이다우리는 모두 고유의 특징을 가지고 자신을 구체화한다.

 

우리는 모두 다른 세계에 산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우리는모두다른세계에산다, #현대지성, #조제프쇼바네크, #외국에세이, #휴먼에세이, #정신분석학, #교양심리학,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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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문트 바우만 - 유동하는 삶을 헤쳐나간 영혼
이자벨라 바그너 지음, 김정아 옮김 / 북스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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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하는 삶을 헤쳐나간 영혼이자 현대 사회를 번역한 세계적인 사상가

 

북스힐에서 출판한 이자벨라 바그너의 <지그문트 바우만>은 그의 평전과 자서전 형식을 취하는 도서이다기본적으로 평전이지만책 중간에 바우만의 남긴 인터뷰와 그의 출판물을 왕왕 싣고 있어 그의 행적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도서이다.

 

이자벨라 바그너는 폴란드 출신의 사회학자폴란드 포즈난 음악대학교에서 음악교육학을 전공하고이후 프랑스 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첼로 연주 거장들의 사회적 생산을 연구하여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폴란드 콜레지움 시비타스대학교 사회학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CNRS의 DynamE 부연구원이자 파리 융합이주연구소바우만 연구소의 연구원이다.

지그문트 바우만 책날개 중 ]

 

           Photo by Iwona Castiello d'Antonio on Unsplash

지그문트 바우만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현대철학 사상가이며 근대를 새롭게 해석한 인물로 다른 책에서 종종 만나곤 했다폴란드 태생의 유대인이라는 그의 정체성은 현대 사회의 처절한 경험을 온몸으로 부딪치며 살아야 했다.

 

폴란드 포즈난에서 태어난 바우만의 어린 시절은 고난 속에서 행복이 있었다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았던 부모는 바우만에게 문학과 책을 사랑하며 몇 시간 동안 책에 빠져드는 경험을 선사했다.

 

닥치는 대로 고전과 문학을 섭렵한 바우만은 폭력에 노출된 자신의 신분에 차츰 깨닫게 된다부모조차 폭력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줄 수 없다는 걸 체득한 바우만은 사회가 개인에게 가하는 폭력에도 노출되었다.

 

폴란드에서 발생한 반유대주의의 광풍은 나치를 피해 폴란드를 탈출하여 소련으로 도피하게 했다소련의 사상에 심취한 바우만은 마르크스주의를 옹호했고스탈린 체제하에서 사회가 사상을 이용해 어떻게 변질할 수 있는지 경험했다.

 

청년 바우만은 징집에 동원되어 모스크바 경찰이 되었다모스크바인에 의한 내란을 두려워한 스탈린은 치안을 외국인에게 맡겼다전쟁에 참여하고자 했던 바우만은 군에 자원입대했고사관학교에 입교 후 부사관이 되었다신설된 폴란드군 보병부대의 보안대에서 장교로 근무했다.

 

유대인으로 자신에게 찾아온 입학과 승진은 기적과도 같았다처음으로 자신의 존재를 사회에서 인정받은 바우만은 유대인이라는 신분을 감추어야 했다.

소령으로 진급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지휘관이었지만바우만을 따라다니는 것은 폴란드군 장교이기에 앞서 유대인이었다반유대주의는 그의 진급을 가로막았다.

 

바우만은 군에서 대학으로 옮겨갔다바르샤바대학교에서 바우만은 석사 논문 지도교수 호흐펠트를 만난다사회주의자였던 바우만은 공산당의 모순을 발견하고 자신이 속한 세상이 모두 옳지 않다는 현실을 보기 시작했다호흐펠트의 정직한 지식 추구가 의심을 더 부채질했다.

 

마르크스주의 사상가로 활동한 바우만은 1968년 새로운 시련을 경험했다폴란드 공산당이 주도한 반유대 캠페인의 절정기에 교수직을 잃고 국적을 박탈당한 채 조국을 떠나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주목할 점은 폴란드어를 모국어로 하는 바우만에게 언어는 늘 새로운 도전이었다러시아어영어를 끊임없이 연마해 어느 정도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었지만자신의 사상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Tel-Aviv Photo by Shai Pal on Unsplash

이스라엘에서는 사생활은 안정적이었지만대외 사정은 그렇지 못했다중동 전쟁으로 이스라엘은 고립되었고자녀가 커가며 군대 문제가 걱정이었다바우만은 이스라엘을 떠나 더 큰 문명사회에 속하기를 바랐다.

 

바우만은 미국으로 가고자 했지만그의 전력은 학자의 길이 아닌 반공전문가로 활동해야 한다는 생각에 영국에 가기로 했다.

 

마침내 리즈대학교에서 정착하며 끊임없는 이주 생활은 한 바우만은 정착하게 된다.

 

우연찮은 일로 리즈대학교 사회학과 학과장이 되었지만바우만의 정체성은 이주민이자 경계인이었다교수 사회는 외국인 억양으로 말하고 자신이 알지 못하는 지식으로 무장한 바우만을 의심의 눈초리로 마뜩잖은 시선을 보냈지만해가 지날수록 존경과 신뢰와 지지를 받았다.

 

바우만이 분석한 현대 사회의 특성은 자신의 경험을 기초로 한다단단한 근대사회는 개인주의의 확대로 액체 근대 즉유동하는 근대로 변모하였다.

 

그는 자산이 경험한 전쟁 이전의 반유대주의와 전쟁 동안 벌어진 홀로코스트를 히틀러의 광기나 비합리성에서 발현한 것이 아니라근대 합리주의의 결과로 바라보았다.

 

개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회의 강력한 힘을 몸소 체득한 덕분에 끊임없이 유동하는 삶을 살아야 했다.

포스트모더니즘을 대신할만한 액체 근대는 이렇게 탄생했다많은 학자는 바우만이 분석한 사회상을 동조했고바우만은 세계적인 석학의 반열에 올랐다.

 

바우만은 자신의 정체성과 소속 사회가 부여한 정체성 곧 주된 지위’ 사이에서 끝없이 투쟁한 영역에서 가장 크게 성공했다바우만의 삶은 지위의 충돌을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다.

 

사람들은 바우만의 지위 즉 폴란드인이냐 유대인이냐공산주의자냐 사회주의자냐철학자냐 사회학자냐는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아예 의식하지 못했다.

 

바우만은 손에 넣기가 거의 불가능한하나뿐인 특별한 주된 지위를 얻었다지그문트 바우만이라는 지위를.

 

<지그문트 바우만>은 한 사람의 다채로웠던 행적을 시기별장소별로 체계적으로 정리했다바우만의 일생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이 책을 한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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