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동서대전 - 이덕무에서 쇼펜하우어까지 최고 문장가들의 핵심 전략과 글쓰기 인문학
한정주 지음 / 김영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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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으며 '글쓰기'행위는 문학적 행위 이전에 철학적, 사상적 행위라는 것을 크게 깨달았다. <글쓰기 동서대전>은 9가지 글쓰기 방식과 각 방식에 한국, 중국, 일본, 서양의 대표적 문장가를 각각 소개하며 이들의 글쓰기를 그들의 철학, 사상, 저작을 통해 해설하는 책이다. 

 

  9가지 글쓰기는 각각 저마다 지향하는 바가 분명하고 심원, 광대했기 때문에 오롯이 다 취하는 것은 쉽지 않게 느껴진다. 다시 말하면 다종다양한 글쓰기 중 하나만 정확하고 확실하게 내 것으로 만든다면 글쓰기에 자신감이 붙는 것은 당연할 터였다.

 

 

 

  9가지 글쓰기를 접하면서 대부분은 마음이 크게 동했지만 하나 기궤첨신은 크게 동한 건 아니었다. 이는 아직까지 나 자신도 그 연유를 잘 모르겠다. 이해하지 못한 것도 끌리지 않은 것도 아닌데 아직은 내 기량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런 한계선 상에서 이 책은 정말 저자 한정주 대표처럼 역사,고전,사상,인문 방면에 지대한 관심사를 가진, 그러나 지식은 부족한 독자에게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이 아닌가 싶다. 이같은 표현은 본 서평의 말미에 그 근거를 적도록 하겠다.

 

 

  앞서 말했듯 이 책의 가치는 제대로 알아보았지만 본인의 역량 부족으로 9가지 글쓰기 방식 모두를 온전히 내 것으로 받아들이진 못했다. 그렇지만 작법, 기교, 표현술 면에서 누구가 되었든지 일단 쉽기때문에 접근이 크게 어렵지 않았던 동심의 글쓰기, 그리고 차이와 다양성의 글쓰기, 자의식의 글쓰기에 대해 본인의 사색과 텍스트가 만나는 접점을 인용해 보려고 한다. (또는 인용없이 본인 소견小見를 적어보려 한다)

 

 

  참고로 본 필자가 좀 전에 '온전히 내 것으로 받아들이진 못했다'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대목이다. <글쓰기 동서대전>에서 저자는 말한다. 마지막 9번째 글쓰기, 자득의 글쓰기가 책이 소개하는 글쓰기 방식들 중에서 궁극적 경지라고 말한다. 이는 문학적 측면에서는 '독창적, 개성적 글쓰기'로서 스스로 깨달아 터득한 문장만들 작필해 남을 모방, 답습하지 않는 글쓰기이기 때문이다.

 

 

 

- 1장, 동심의 글쓰기('이탁오'에서)
대개 사람들이 글을 잘 지으려고 쌓는 견문과 지식이나 인위적인 경험과 작용이 오히려 '동심'을 가리고 해쳐서 최초의 본심, 곧 진실한 마음을 잃게 만든다고 역설한다. 천진함과 순수한 진정은 앞서도 강조했듯이, 많이 보고 듣고 배운다고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억지로 힘쓰고 노력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견문과 지식이 쌓이고, 아는 것과 깨닫는 것이 깊어지고 넓어져도 동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 33면

- 6장, 차이와 다양성의 글쓰기('니체'에서)

엄격하게 따져 문학작품(글쓰기) 역시 작가의 철학적 사유의 산물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 (중략) ~ 글을 쓸 때 바탕이 되는 철학적 사유를 기르고 미학적 사고를 키우는 데 일조할 것이다.​ 이 철학, 미학적 사고라는 것은 다름아니라 작가 의식이다. 필자가 생각할 때, 작품의 가치 평가는 작가 의식이 있는가 혹은 없는가 또는 작가 의식이 무엇인가에 따라 비평할 수 있을 따름이다.

- 414면​

사물의 근원(기원)은 한 겹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 그것은 벗기면 벗길수록 수많은 사건과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는 수천의 겹을 이루고 있다. 그러므로 문학가와 철학자는 "수천 겹의 주름 속에 숨겨진" 무수한 사건을 탐색하고 새로운 사실을 탐사하는 '세계의 탐험가'이자 수천 겹의 원인과 수천 겹의 결과를 세상 밖을 드러내는 '지식의 고고학자'이자 '도덕의 계보학자'가 되어야 한다.

- 417면​

니체가 자신의 글이 문자로 읽혀지기보다는 화살로 쏘아지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 419면

-​ 8장, 자의식의 글쓰기(본인 주관적 소견를 밝힘)

9가지 글쓰기 스타일은 소개 그 자체만으로도 심히 분량이 방대하고 텍스트가 전하는 깊이 또한 심원한데, 이 중 내 스타일을 탐색해 본다면 자의식의 글쓰기 타입이다. <글쓰기 동서대전>에서 언급하는 자전(자서전) 장르 타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건데 이같은 글쓰기 타입의 형식과 정신은 깊은 수행과 사유과 동반되어야 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동양적 자전의 시작과 같이 (예를 들어) 나는 민주화 항쟁의 결실이 일어나기 1년 전에 태어났다 식으로 개인과 사회의 관계성 속에서 자아, 자의식의 진로를 모색하는 식의 글쓰기가 특히 매력있게 다가온 탓이다.

  <글쓰기 동서대전>의 효용을 언급하며​ 왜 이 책이 종합선물세트와 같은가라는 평의 근거까지 포괄하려 한다.

  이 책의 표지나 소개글으 보면 일반 시중에 나온 식상한 글쓰기 책이라 넘겨짚거나 또는 평범한 인문학 책이라 단정할 지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팔색조같은 매력을 갖고 있다. 어떨 땐 글쓰기 참고서로, 어쩔 땐 작가,작품해설서로, 때로는 문학사史​서로, 때로는 경계를 넘어 역사까지 언급하기에 이런 다종다양한 성격의 도서를 한 데 융합한 듯 느끼기 때문이다.

  이 책 텍스트의 바탕이 된 한정주 대표의 '조선 지식인의 글쓰기 철학' 대중 공개 강좌이다. 비록 이덕무, 이탁오 등의 문장가가 생소하게 느껴질 지 모르나 이들 36人의 글쓰기 핵심의 사상, 전략, 가치는 책읽는 예비 독자의 글쓰기를 잘 어루만져 줄 것이고, 이들 글쓰기를 본보기삼아 배우고 싶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책은 이 책을 글쓰기 책으로 보든, 인문학(문학, 역사, 철학) 도서로 보든 그 보는 방향에 따라 어느 방향이 되었든 읽는 이에게 효용을 주고 유익함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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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건축 - 양용기 교수의 알기 쉽게 풀어쓴 건축 이야기
양용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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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용기 교수는 저자 소개에서 보듯 해외에서 수학하고 많은 경험을 쌓은 것 같다. 그리고 책의 목차에서 보듯 각 장(章)의 제목은 건축에 대한 아는 것이 별로 없지만서도 그의 자신만의 건축철학이 돋보인다고 생각이 든다. <철학이 있는 건축>은 10년 전에 <건축물에는 건축이 없다>는 책을 전면개정하여 100여 페이지 늘어나 출간되었다. 당시의 목차 또한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는데 조금 놀랐다. 10년 전 임에도 제목이 세월에 무색해지지 않고 세련되고 감각적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얘기했지만 책 목차의 제목도 그렇지만 책제목 또한 인상적이다. 되뇌어보며 그 의미를 다시금 음미해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책 구성 중에서는 특히나 3장, 4장에서 건축철학과 건축에 담긴 시대정신의 내용이 궁금했고, 또 6장, 7장에서는 건축공학에 내재한 감동과 건축역사가 궁금했다.

 


  한편, 책 텍스트에서도 여러 번 언급하지만 현대 건축거장 루이스 칸, 모더니즘 건축거장 르 코르뷔지에 등 서양 건축사상가들의 말과 작품들이 언급되기도 한다. 그 외에도 다양한 인물들(건축가뿐만 아니라 철학자, 미술가 등)의 건축에 대한 단상도 군데 군데 언급되어 건축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은 건축교양 입문서로 좋아보인다. 그 이유는 다양한 삽화, 도판, 사진 자료가 독자에게 다양한 시각적 의미을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험지식에 기반한 삽화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처럼 온전히 책을 흡수할 지식은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책구성, 그 안의 풍부한 컨텐츠는 교양으로서의 건축에 대한 밑바탕을 잡는데 효익이 있어 보인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건축사史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근대까지의 건축은 일정 사조에 국한된 측면이 있어보였지만 근대이후 현대를 거쳐 포스트모더니즘, 네오(新)모더니즘에 이르기까지는 복잡해 보이기도 했거니와 양용기 교수의 말처럼 건축은 심리학, 철학과의 관계성에 주목했을 때 얼마나 산개했는지를 안다면 그 지류들이 각기 존재성을 띠고 뻗어나갔는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다시 한번 더 언급하지만 건축물, 도면 등이 많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 외에도 <철학이 있는 건축>에서는 양용기 교수의 땀과 노력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수기(手記)로 한 착상도 많이 수록되었다. 교수의 친절한 강의스타일 뿐만 아니라 이러한 착상 메모에서도 교수가 이 책에 들인 정성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 메모를 온전히 이해할만한 식견은 부족했지만 교수가 독자들에게 들인 정성만큼은 깊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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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품격 - 조선의 문장가에게 배우는 치밀하고 섬세하게 일상을 쓰는 법
안대회 지음 / 휴머니스트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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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한 한문학자 안대회 교수의 책이다. <고전산문산책>에서 추려내 보완하여 최근 낸 책이다. 대체로 조선 중,후기 학자 글이라 보인다. 당시는 문장개혁, 이른바 지식인사회에서는 광풍이 불었던 시기다. 소품문이 중국서 시작한 짤막한 글형식이라는데 이러한 문장개혁으로 그 환경하에 당대 지식인의 글이 어떤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한편, 개인적으로 글을 쓰며 더 품격있는 글에 대한 고민이 쌓이는데 안교수가 고전 산문을 현대 어조로 변환해 낸 주옥같은 글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현대인이 느끼는 고민일지라도 과거 소품문과 형식은 다를지언정 관심사는 일체로 공유하고 있을 것이다. 오늘날 새롭게 재탄생한 과거 조선시대 글을 통해 현재와 당대의 치열한 고민을 함께 녹여낸 이 책에 감사를 표한다.

 

 

 

  <문장의 품격>에 등장하는 문장가가 글을 썼던 시대적 배경은 조선후기로서 조선전기의 정통 한문학인 고문이 동요하기 시작한 때였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간략히 조선후기 문단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이 때의 시대적 특징은 (권위있는 정확한 자료에 근거한 것은 아니란 점을 참고바람) 정통 한문학이 흔들리며 한편으론 불안하게 지속하던 시기였다. 이 때 정통 한문학이란 유교 특유의 복고적 기풍과 경세문학(이는 조선 후기와 비교할 때 사회변화에 대한 거창한 안목이 요구되던 시기라고도 할 수 있다)이다. 그리고 조선후기에 점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실주의적 기풍이 한 켠에서 형성되고 있었고, 정조 때 문체반정(한문의 문장체제를 순정고문으로 회복하자는 주장)의 사건이 있었고, <문장의 품격>에 등장하는 7명의 문장가 중 일군에 해당하는 중인층의 위항문학(후에 신분상승운동, 개화운동으로 발전함) 또한 형성되던 시기였다.

 

 


  책에 등장하는 문장가 7인은 허균, 이용휴,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이옥, 정약용이다. 이들 문장가에게 있어서 기존의 권위적 문풍文風은 고답적이고 답습적이었다.
(당시 사대부에게 문학과 도학은 불가분의 관계라는 게 통념에 가까웠겠으나 이또한 새롭게 등장하는 지식인 계층에게는 비판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내 지식 선에서는 허균(조선중기인물), 이옥(武官)은 잘 모르겠으나 이들은 실학파라 지칭할 수 있겠다.
  아무튼 이들의 글쓰기는 사회현실에 대한 논평, 이상주의적, 도학적, 형이상학적이기 보다는 현실적, 사실주의적 한 마디로 이용후생, 실증, 실리적, 실용주의적 학풍에 기반했다.

 


  글쓰기 스타일을 살펴보면 사변적이고, 낡은 사유, 논리에 치중하기 보다는 낯설고, 새롭고, 때로는 실험적 문장으로, 상공업의 발달에 따른 도시의 발전을 배경으로 일상적 소재, 개성적 문체로 옛 것보다는 자신을 스스로 표현하는데 적극적이기에 자유로운 방식이었다.

 

 


  <문장의 품격>은 조선후기 소품문(짧은 문장, 7인 문장가의 글쓰기에 녹아있다) 선구자적 연구로 이 시기(18C) 고전산문을 현대어로 품격있고 아름답게 변환한 안대회 교수의 책이다. 18세기 산문 문학을 우리 시대 보편적 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도 있다. 이 시기의 시대상과 지식인의 사상, 일상의 생각을 담은 책에서 고전의 향취를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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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의 통찰 - 전 세계 1% 전략가들에게만 허락된 MIT 명강의
히라이 다카시 지음, 이선희 옮김 / 다산3.0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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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저자(전략 컨설턴트) 히라이 다카시가 MIT 슬론스쿨 MBA과정에 개설된 "시스템 다이내믹스" 강의에서 얻은 것을 위주로 개인적 사례에 적용, 관련한 경영사례와 함께 적은 책이다. 짧은 수업형식의 책이다. 그리고 일종의 자기계발서라고 할 수 있겠다. <1등의 통찰>은 몇 가지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그에 따른 사례들을 소개한 글이다.


  일단 이 책의 초반부를 보면 비즈니스에 있어서 내가 어떤 안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는지 일깨운다. 유심히 떠올리면 자기에게 해당하는 게 하나 이상 있을 것이다. 저자는 9가지의 습관을 말하고 있는데 이는 통찰을 방해하는 생각습관으로써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자신의 문제가 어떤 것인지 스스로 인식했다면 과연 오늘날 단기적, 우연적, 급진적으로 변화하는 사회변화, 비즈니스 변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중요한 무기인 '통찰력'의 사고를 무장하기 위해 통찰력 사고의 단계적 과정을 설명한다.


  <1등의 통찰>에서는 앞서 말한 핵심 개념으로 '모델moedel', '다이너미즘Dynamism' 그리고 주변 개념으로 플로, 스톡, 레이어(layer) 등을 언급하는데 이를 이론부터 해설하는 책은 아니기 때문에 대충 ~ 이런 것이다 라고 언급하는 정도로 그리 어렵지 않다. 그래서 사고의 전환을 꾀하고 싶은 보통의 비즈니스맨이 읽기에 좋은 도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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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 평전 - 찬란한 고독, 한의 미학
최광진 지음 / 미술문화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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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천경자 화백은 우리나라 대표 근현대 여성작가(색채화, 동양화로 시작)입니다.
  천경자 평전을 읽으면서 책 제목 <찬란한 고독, 한의 미학>을 정말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몇년 전 천경자 화백의 작품 몇점이 걸린 전시회에 갔던 적이 있다. 그 곳에서 본 작품은 <길례언니>와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이다. (참고로 그녀의 작품엔 연작그림이 있는데 예를 들어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라는 작품도 있다. 여기서 페이지 수는 그녀 본인의 나이를 의미한다) 생명파로 개성이 뚜렷했다는 고인은 후자의 작품에서 나체의 여자를 통해 수치적이고 부끄러운 내면, 자신의 우울함, 고독, 방황의 감정을 담담히 보여주었다. 이 작품을 얘기하는 이유는 그녀의 '자전적'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마흔다섯살 때부터 고독과 우울을 느끼며 안정된 삶을 단호히 거부하고 작품창작에 몰두하며 세계 각지로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그 중에 아프리카를 방문해 그 곳에서 수용한 정경을 사실과 환상 그 중간 지점이라는 균형을 유지하며 그려내었다.

 

 


  그녀의 삶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화려한 삶 속에 가려진 슬픔과 고독이 있었다. 그녀의 삶은 삶의 완숙기에 들어서면서 부터는 작품활동과 함께 만개했지만 10대부터 40대 이전까지는 가난과 결국 가세가 기우는 불운을 겪고 가족의 죽음 등 고난과 질곡이 많았다. 그리고 노년에도 뜻하지 않은 불운이 있었다.

 


  천경자 평전 <찬란한 고독, 한의 미학>은 천경자 화백의 삶을 집중 조명했다. 찬란한 고독은 말 그대로 역설적 표현이다. 그럼에도 고독은 피할 수 없고, 이 고독이라는 것이 자양분이 되어 인생의 반을 치열한 작품창작에 몰두하게 해주었다. 이를 통해 그녀는 우울(멜랑꼴리)로부터도 일정 벗어날 수 있었다. 한의 미학. 그녀는 여성, 한국의 여성이 짊어지고 가는 한뿐만 아니라 그녀의 그것이 그대로 투영된 자신의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내었다. 평전을 쓴 한국 예술학 박사 1호 최광진 理美知연구소장에 따라 이제 그녀의 삶과 작품을 비롯해 그녀로 대표되는 한의 미학이 이제 국제적 조명을 받을 날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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