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품격 - 조선의 문장가에게 배우는 치밀하고 섬세하게 일상을 쓰는 법
안대회 지음 / 휴머니스트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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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한 한문학자 안대회 교수의 책이다. <고전산문산책>에서 추려내 보완하여 최근 낸 책이다. 대체로 조선 중,후기 학자 글이라 보인다. 당시는 문장개혁, 이른바 지식인사회에서는 광풍이 불었던 시기다. 소품문이 중국서 시작한 짤막한 글형식이라는데 이러한 문장개혁으로 그 환경하에 당대 지식인의 글이 어떤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한편, 개인적으로 글을 쓰며 더 품격있는 글에 대한 고민이 쌓이는데 안교수가 고전 산문을 현대 어조로 변환해 낸 주옥같은 글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현대인이 느끼는 고민일지라도 과거 소품문과 형식은 다를지언정 관심사는 일체로 공유하고 있을 것이다. 오늘날 새롭게 재탄생한 과거 조선시대 글을 통해 현재와 당대의 치열한 고민을 함께 녹여낸 이 책에 감사를 표한다.

 

 

 

  <문장의 품격>에 등장하는 문장가가 글을 썼던 시대적 배경은 조선후기로서 조선전기의 정통 한문학인 고문이 동요하기 시작한 때였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간략히 조선후기 문단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이 때의 시대적 특징은 (권위있는 정확한 자료에 근거한 것은 아니란 점을 참고바람) 정통 한문학이 흔들리며 한편으론 불안하게 지속하던 시기였다. 이 때 정통 한문학이란 유교 특유의 복고적 기풍과 경세문학(이는 조선 후기와 비교할 때 사회변화에 대한 거창한 안목이 요구되던 시기라고도 할 수 있다)이다. 그리고 조선후기에 점차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실주의적 기풍이 한 켠에서 형성되고 있었고, 정조 때 문체반정(한문의 문장체제를 순정고문으로 회복하자는 주장)의 사건이 있었고, <문장의 품격>에 등장하는 7명의 문장가 중 일군에 해당하는 중인층의 위항문학(후에 신분상승운동, 개화운동으로 발전함) 또한 형성되던 시기였다.

 

 


  책에 등장하는 문장가 7인은 허균, 이용휴, 박지원, 이덕무, 박제가, 이옥, 정약용이다. 이들 문장가에게 있어서 기존의 권위적 문풍文風은 고답적이고 답습적이었다.
(당시 사대부에게 문학과 도학은 불가분의 관계라는 게 통념에 가까웠겠으나 이또한 새롭게 등장하는 지식인 계층에게는 비판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내 지식 선에서는 허균(조선중기인물), 이옥(武官)은 잘 모르겠으나 이들은 실학파라 지칭할 수 있겠다.
  아무튼 이들의 글쓰기는 사회현실에 대한 논평, 이상주의적, 도학적, 형이상학적이기 보다는 현실적, 사실주의적 한 마디로 이용후생, 실증, 실리적, 실용주의적 학풍에 기반했다.

 


  글쓰기 스타일을 살펴보면 사변적이고, 낡은 사유, 논리에 치중하기 보다는 낯설고, 새롭고, 때로는 실험적 문장으로, 상공업의 발달에 따른 도시의 발전을 배경으로 일상적 소재, 개성적 문체로 옛 것보다는 자신을 스스로 표현하는데 적극적이기에 자유로운 방식이었다.

 

 


  <문장의 품격>은 조선후기 소품문(짧은 문장, 7인 문장가의 글쓰기에 녹아있다) 선구자적 연구로 이 시기(18C) 고전산문을 현대어로 품격있고 아름답게 변환한 안대회 교수의 책이다. 18세기 산문 문학을 우리 시대 보편적 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도 있다. 이 시기의 시대상과 지식인의 사상, 일상의 생각을 담은 책에서 고전의 향취를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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