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서다 - 불행한 시대 이상한 나라에 사는 우리의 자세 우리 시대의 질문 3
김중미 외 지음 / 현실문화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곁에 서다

 

이 책은?

 

이 책은 따뜻하다.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 비록 그곳이 길바닥이라 하더라도 따뜻하다. 물론 애초부터는 그렇지 않았다. 이 시대가 차가운지라 혼자 있으면 몸이 얼었다. 그런데 같이 모여 서로 언 몸을 비벼 대서 그런지 따뜻해졌다.

 

이 시대는 불행한 시대

 

이 책에서 보여주는 그런 따뜻함이 그리운 시절이다. 못내 그리워지는 시절이다.

왜 그럴까? 우리가 사는 시대가 이 책의 부제에서 말하는 불행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 시대가 어떤 모습이길래 불행한 시대라 하다고 말하는가?

 

이를 권해효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 사회가 미친 세상이라고 하며 이를 이렇게 정의한다.

<자기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이기적 욕망이 가득한 세상, 숨 막히는 경쟁과 블랙홀처럼 모든 가치가 돈으로 흡수되는 기형적인 구조 (로 이루어진 세상)>(77)

 

공유정옥의 말을 들어보자.

그녀는 행복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공유정옥에게 행복은 다른 이의 것을 빼앗지 않아도 되는 행복이고, 다른 이에게 미안하지 않아도 되는 행복이다. 함께 행복하기 위한 세상을 만드는 일은 결국 자신이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147)

 

그러니 공유정옥이 생각하는 이 시대는 그러한 행복을 추구하는 시대가 아니라, 남의 것을 빼앗고, 함께 행복하기 보다는 각자의 행복만 추구하는 시대이길래, 불행한 시대인 것이다.

 

그러한 불행한 시대를 살고 있는 이 시점에 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따뜻함은 백번 감사해도 모자랄 것 같다.

 

이 책의 내용은?

 

곁에라는 말이 이렇게 정겹게 들린 적은 없었다.

더군다나 그 곁에라는 말 곁에 서다라는 말이 붙으니 그렇게 든든하게 여겨질 수가 없었다.

 

바로 이 책의 내용이 그렇다. 든든한 것이다.

곁에 서 주는 것, 곁에 함께 있어주는 것, 그러한 행동이 혼자 있는 사람에게 그토록 힘이 될 줄이야, 그토록 마음이 든든하게 생각될 줄이야.

 

그럼 그렇게 힘든 사람의 곁에 서준 사람은 누구일까?

 

김중미(동화작가) | 가난한 마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

권해효(배우) | 세상을 바꾸는 싸움을 위한 스파링

이윤엽(판화가) | 고양이 털 같은 그림을 그리는 마음

김일란(영화감독) | 다른 시선, 다른 카메라, 다른 장면들

공유정옥(의사) |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권영국(변호사) | 법이 눈감은 거리의 법치

임보라(목사) | 성문 밖 예수가 만난 무지개 세상

윤영배(가수) | 오래된 미래를 노래하는 변방의 삶

 

곁에 서주자

 

분명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자기들이 그렇게 했음을 알아달라는 것이 아니다. 그들도 자기들이 하려고 해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냥 자기들이 했던 것처럼 누군가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 곁에 서주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이 불행한 시대를 함께 견디어 나가자고 말하는 것이다.

 

그럼 그들의 자세를 몇 가지만 살펴보도록 하자.

 

<권해효는 이러한 사회적인 발언과 행동들을 대단한 정치의식의 발로라거나 비장하고 근엄한 얼굴을 한 실천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삶 속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세상을 배우고 배운 것을 실천해 나갈 뿐이다.> (55)

 

권영국 변호사

<그는 머리로 생각하기 보다는 몸을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다.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그는 복잡하지 않게 반응한다. 참고 넘어가면 안 되는 일에는 참지 않는다. 바로 행동한다. 그에게는 대단한 일이 아니다.>(177)

 

또 생각해 볼 것들

 

이 책에는 그러한 따뜻한 마음으로 힘들고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 곁에 서 있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그러니 독자들은 그들을 보며, 자연 생각하게 된다. 과연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지를. 그래서 몸을 움직여 그들이 곁에 서고 싶어지는 마음 갖게 한다.

 

또한 이 책의 장점은 단순히 그 사람들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더 알아보기><한쪽 정보>를 만들어 놓아, 독자들을 더 깊게, 더 많이 생각하도록 해 놓았다. 생각해 볼 기회를 더 주고자 하는 것이다. 생각을 하게 하는 것, 그런 게 진짜 책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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