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에 서다
이
책은?
이 책은
따뜻하다.
따뜻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
비록
그곳이 길바닥이라 하더라도 따뜻하다.
물론
애초부터는 그렇지 않았다.
이
시대가 차가운지라 혼자 있으면 몸이 얼었다.
그런데
같이 모여 서로 언 몸을 비벼 대서 그런지 따뜻해졌다.
이 시대는
‘불행한
시대’
이 책에서 보여주는 그런 따뜻함이
그리운 시절이다.
못내
그리워지는 시절이다.
왜
그럴까?
우리가
사는 시대가 이 책의 부제에서 말하는 ‘불행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 시대가 어떤 모습이길래
‘불행한
시대’라
하다고 말하는가?
이를 권해효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 사회가
‘미친
세상’이라고
하며 이를 이렇게 정의한다.
<자기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이기적 욕망이 가득한 세상,
숨
막히는 경쟁과 블랙홀처럼 모든 가치가 돈으로 흡수되는 기형적인 구조 (로
이루어진 세상)>(77쪽)
공유정옥의 말을
들어보자.
그녀는 행복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공유정옥에게
행복은 다른 이의 것을 빼앗지 않아도 되는 행복이고,
다른
이에게 미안하지 않아도 되는 행복이다.
함께
행복하기 위한 세상을 만드는 일은 결국 자신이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147쪽)
그러니 공유정옥이 생각하는 이
시대는 그러한 행복을 추구하는 시대가 아니라,
남의
것을 빼앗고,
함께
행복하기 보다는 각자의 행복만 추구하는 시대이길래,
불행한
시대인 것이다.
그러한 불행한 시대를 살고 있는 이
시점에 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따뜻함은 백번 감사해도 모자랄 것 같다.
이 책의
내용은?
‘곁에’라는
말이 이렇게 정겹게 들린 적은 없었다.
더군다나 그
‘곁에’라는
말 곁에 ‘서다’라는
말이 붙으니 그렇게 든든하게 여겨질 수가 없었다.
바로 이 책의 내용이
그렇다.
든든한
것이다.
곁에 서 주는
것,
곁에
함께 있어주는 것,
그러한
행동이 혼자 있는 사람에게 그토록 힘이 될 줄이야,
그토록
마음이 든든하게 생각될 줄이야.
그럼 그렇게 힘든 사람의 곁에 서준
사람은 누구일까?
김중미(동화작가)
| 가난한
마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보는 세상
권해효(배우)
| 세상을
바꾸는 싸움을 위한 스파링
이윤엽(판화가)
| 고양이
털 같은 그림을 그리는 마음
김일란(영화감독)
| 다른
시선,
다른
카메라,
다른
장면들
공유정옥(의사)
|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권영국(변호사)
| 법이
눈감은 거리의 법치
임보라(목사)
| 성문
밖 예수가 만난 무지개 세상
윤영배(가수)
| 오래된
미래를 노래하는 변방의 삶
곁에 서주자
분명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자기들이 그렇게 했음을 알아달라는 것이 아니다.
그들도
자기들이 하려고 해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냥
자기들이 했던 것처럼 누군가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 곁에 서주라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이 불행한 시대를 함께
견디어 나가자고 말하는 것이다.
그럼 그들의 자세를 몇 가지만
살펴보도록 하자.
<권해효는
이러한 사회적인 발언과 행동들을 대단한 정치의식의 발로라거나 비장하고 근엄한 얼굴을 한 실천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삶 속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세상을 배우고 배운 것을 실천해 나갈 뿐이다.>
(55쪽)
권영국
변호사
<그는
머리로 생각하기 보다는 몸을 먼저 움직이는 사람이다.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그는 복잡하지 않게 반응한다.
참고
넘어가면 안 되는 일에는 참지 않는다.
바로
행동한다.
그에게는
대단한 일이 아니다.>(177쪽)
또 생각해 볼 것들
이 책에는 그러한 따뜻한 마음으로
힘들고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 곁에 서 있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그러니
독자들은 그들을 보며,
자연
생각하게 된다.
과연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지를.
그래서
몸을 움직여 그들이 곁에 서고 싶어지는 마음 갖게 한다.
또한 이 책의 장점은 단순히 그
사람들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더
알아보기>와
<한쪽
정보>를
만들어 놓아,
독자들을
더 깊게,
더
많이 생각하도록 해 놓았다.
생각해
볼 기회를 더 주고자 하는 것이다.
생각을
하게 하는 것,
그런
게 진짜 책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