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인문 여행 - 올레 26개 코스에서 마주하는 제주네 이야기
이영철 지음 / 혜지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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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인문 여행

 

이 책은?

 

이 책 제주올레 인문 여행은 올레 26개 코스에서 마주하는 제주네 이야기>이다.

 

저자는 이영철, <비양도가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에서 나고 자랐다고교 졸업 후 육지로 유학 가며 섬을 떠나 지금껏 육지 사람으로 살고 있다제주에 남은 가족들에게 크고 작은 불행이 겹치며 고향에 대한 원망이 깊어졌고오랫동안 고향과 척지고 살았다. 2018년 4~5혼자 21일 동안 제주올레를 종주하며 고향과 화해했다이후 수시로 제주를 찾아 마음 내키는 대로 올레길을 걸었고 지금은 가족사에 얽힌 오랜 상처도 많이 치유되었다직장 퇴직 후 국내외 여행을 통해 7권의 도보 여행서를 냈다.>

 

이 책의 내용은?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의 명성은 드높다많은 사람이 거기에 가서 걷고순례를 마치고무언가를 얻어온다해서 그 길을 걸었다는 경험담도 책으로 쏟아져 나온다코로나19로 인해서 그 열기가 식은 듯 하지만이 팬데믹 상황이 끝나면 산티아고를 향한 열망은 다시 타오를 게 분명하다.

 

산티아고 vs 제주올레

 

그 산티아고 순례기들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하나.

그 길은 다 걸어야만 끝이 나는가중간에 포기하게 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인데 그 사람들은 어떻게 하지하는 의문이었다.

 

물론 뭔가 있긴 할 것이다중간에 부득이 포기한 사람들은 다른 방법으로 그 길에서 벗어나게 되어 있을 것이다그러나 직선으로 되어 있는 길이니중간에 그만 두면간 만큼 시간과 걸어간 길이 허사가 되는 것은 아닐까한 마디로 오직 그곳으로만 가야하는 폐쇄형 순례길인 것이다.

 

폐쇄된 길이라 생각되는 것은 또 다른 게 있어서다길가는 중에 하늘도 땅도 보이겠지만물은 보이는 것일까중간에 바다나 호수가 끼어있지 않을까? 없다. 오직 길을 다간 다음에야 바다를 볼 수 있다. 그것도 목적지를 한참 더 간 다음이다. 

 

그런 산티아고길을 보다가이 책제주 올레길을 보니눈에 바로 보이는 좋은 점이 몇 개 있다.

 

중간에 그만 두어도 얼마든지온 길이 허사라고 생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간에 빠져나와도 얼마든지 제주의 다른 곳으로 갈 수 있고다른 곳을 볼 수 있으니공간적으로 열려 있는 길인 것이다.

 

또한 열려있는 길인데다가 하늘과 땅 그리고 바다를 한꺼번에 볼 수 있으니이건 정말 천혜의 경치가 아닐 수 없다. 그 기나긴 길을 걸으면서 눈도 좀 호사를 누려야 되지 않겠는가그런 면에서 본다면 제주올레길처럼 타고난 곳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순례길이 바로 제주 올레다.

재주올레에 얽힌 사연이 많다길에 얽힌 사연 말고길이 만들어지기까지 사연이 많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어느 한 개인이 만든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의 발자국이 겹겹이 쌓여가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났는데 비하여제주올레길은 서명숙이라는 한 개인이 만들다시피 한 길이다그래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제주올레길의 자연타고난 복도 많지!

 

이 책이 담고 있는 자연적 환경지리적 면을 살펴보자.

 

제주올레길은 모두 21개의 코스로 이루어져 있는데여기에 섬코스인 1-1 우도 올레, 10-1 가파도 올레, 18-1 추자도 올레가 추가되고알파와 선택 코스가 더해져모두 428 Km를 걷는 대장정의 길이다.

 

그길은 섬까지 포함하여 제주도를 일주, 섬을 한바퀴 돌아보도록 되어 있다.

 

그렇게 제주도를 한바퀴 돌아보면서 걷는 제주올레길은 당연히 바다가 보인다.

그게 또하나 산티아고와의 차이점이 될 것이다산티아고길은 끝에 가서야 바다에 갈 수 있지만제주올레길은 바다를 끼고 돌아가는 길이니눈이 누리는 호사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7-1 코스 엉또 폭포와 고근산

7-1 코스 하논 분화구

8코스 중문과 주상절리 

9코스 박수기정과 산방산

10- 1코스 가파도와 제주의 섬들

14- 1 코스 생명의 쑾, 곶자왈

15- A 코스 산남 신북의 차이, 곶자왈

 

 

유배지에 얽힌 사연들

 

더하여 역사적인 길이 되기도 한다.

제주도 하면 우리 역사에서  탐라국으로섬나라로 살아온 제주는 그 지리적 특성 때문에 곡절이 많았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조금만 의식한다면 아름다운 경관 뒤에 숨겨진 어두운 이면도 볼 수 있디. ‘자연이 아닌 역사를 만나는 것이다. (23)

 

본토와 머나먼 곳이라유배지로서도 각광(?)을 받은 곳이 바로 제주도다.

그래서 제주에는 유배를 당하여 온 사람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다.

 

조선시대에 제주도에 귀양을 온 사람들은 200여명에 달한다

가장 신분이 높았던 광해군이 있는가 하면 가장 나이 어린 경안군이 있는데그는 소현세자의 아들이다. (204)

 

소현세자가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어머니 강빈마저 역모를 꾀했다는 누명을 쓰고 사사되자그 아들들 또한 유배라는 운명을 벗어나지 못한다그 중 경안군은 제주도에 유배를 오게 된다그러한 역사가 서린 곳이 바로 제주이다.

 

또한 추사 김정희를 빼놓을 수 없다. (198)

추사 김정희는 이곳 제주에 유배를 와서 지내다가 해배되어 다시 한양으로 돌아간다.

그의 필체인 추사체가 완성되고 명작 <세한도>가 그려지는 등그의 위대한 성취가 이곳 제주에서 이루어졌다. (200)

 

20코스 김녕 하도

제주밭담제주 돌담광해군의 말년 (360)

 

제주 4.3 사건의 흔적들

 

광치기 해변 터진목 (28)

 

제주 4.3 사건은 73주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상반된 주장이 존재한다한쪽에서는 남로당 빨갱이들이 일으킨 국가전복 사건이라 주장하고 한쪽에서는 국가 권력이 민간인들을 불법 학살한 사건이라 주장한다전자 쪽 주장이 반세기 동안 무소불위로 득세하다가 2000년대 들어서면서 점차 후자 쪽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28)

 

이곳 성산리는 당시 서북청년단원으로 구성된 진압부대가 주둔하며 학살을 자행한 곳으로 악명이 높다. (31)

 

4.3 사건 당시 정방폭포는 산남 지역 최대 학살터로 악명이 높았다. (93)

 

10코스 화순 - 모슬포 :

섯알오름 예비 검속-  4.3 사건의 관련 지역이다. (161)

 

17코스 광령 제주 원도심:

정뜨르비행장원도심과 제주 역사, 4·3의 시작과 끝관덕정   

뭔가 하소연하거나 울분을 표하고 싶을 때 섬사람들은 이곳 관덕정으로 모여들었다. 4.3 사건 또한 비슷한 맥락이었다이 광장에서 시작되었고이 광장에서 일단락되었다. (295)

 

일본군의 최후 보루

 

또 일본이 제 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에 일본 본토를 수호하기 위해 제주도에 방어진지를 구축한 역사적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1코스 시흥 - 광치기 :

성산일출봉 일본군 갱도진지광치기해변 터진목

 

성산 일출봉 일본군 갱도 (27)

 

10코스 화순 -  모슬포 :

송악산과 알뜨르비행장 (157),

 

기타 추천하고 싶은 코스

 

3-A코스 온평 -  표선(내륙) : 김영갑갤러리두모악 미술관

 

6코스 쇠소깍 -  제주올레여행자센터 :

정방폭포의 이면진시황 불로초와 서복서귀포 이중섭거리

 

11코스 모슬포 -  무릉 :

의인 김익렬과 문형순정난주 마리아의 삶신축민란 이재수추사 김정희와 4·3 김달삼

 

다시이 책은?

 

이책은 그런 제주올레의 모든 길들에 대한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을 단순히 제주올레를 소개하는 책으로 본다면저자에게 미안한 일이다. .

여기에는 제주올레길에 해당되는 지리적 환경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그 길에 얽혀있는 역사적 사실 또한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어이 책은 지리책이요역사책인 것이다.

그래서 그런 사건을 품고 있는 제주를 총체적으로 이해하게 만드는 책이기도 하다.

 

또한 제주올레에만 한정 되는 것이 아니다.

제주올레길이 자리 잡고 있는 제주도의 관광여행에도 좋은 자료가 되는일석이조의 책이다.

 

그러니 굳이 제주올레길은 안간다 하더라도이 책 한 권이면 제주도를 한눈에 꿸 수 있으니제주도 여행시 필수 품목으로 찜해 들고가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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