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아우르는 스토리텔링
랜디 올슨 지음, 윤용아 옮김 / 북스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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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아우르는 스토리텔링

 

이 책은?

 

이 책 과학을 아우르는 스토리텔링<할리우드로 간 과학자가 들려주는 지루하지 않은 과학을 위한 스토리텔링 가이드>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는데, 부제가 이 책의 내용을 잘 말해주고 있다.

 

저자는 랜디 올슨, <영화감독·제작자 겸 과학 해설가. 할리우드에 진출하기 전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뉴햄프셔대학에서 해양생물학 교수로 재직했다. 정년 보장의 교수직을 그만두고 남캘리포니아대학교(USC) 영화과에서 석사를 받으며 영화계로 진출했다.>

 

이 책의 내용은?

 

먼저 과학과 관련하여 저자가 지적한 서사의 부족에 대해 살펴보자.

 

과학은 크게 연구와 그것을 전달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이렇게 두 가지 주요 요소로 나뉜다. 그런데 이 두 요소 모두 서사의 결핍으로 인해 피해를 받는다.

과학연구엔 딱 두 가지 결과만 존재한다. 뚜렷하거나(패턴이 보이는 경우) 그렇지 않거나(패턴이 안 보이는 경우).

뚜렷한 결과는 재밌는 스토리텔링과도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결과는 하품 나오는 지루한 스토리텔링과 같다. 누구나 재밌는 스토리텔링을 하기 원한다. 지루한 스토리텔링을 하고 싶은 사람은 아마 한 명도 없을 것이다. 학술지도, 과학자도, 연구원도, 기자도, 모두 재밌는 이야기를 하기 원한다. 하지만 좋은 이야기는 자칫하면 나쁜 것이 되기도 한다. (19)

 

그래서 저자는 결론내리기를, 문제는 서사적 결핍이라고 하는 것이다. (19)

그러면 서사가 어떤 정도로 존재해야 하는가?

지루함을 왼쪽에 놓고 오른쪽에는 혼란스러움을 두고, 그 사이 우리가 지향할 곳을 중간으로 하자. 지루한 경우는 서사가 없는 경우이고, 혼란한 경우는 서사가 과도하면 일어난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너무 많거나 서사가 없으면 자연 관심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서사가 적당히 있어야 흥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23)

 

다시 말하면, 커뮤니케이션에는 서사의 최적 수위가 존재한다. 집중할 수 있을 만큼의 이야기 짜임새는 필요하지만, 너무 복잡하면 오히려 혼란스러워 한다.(24)

 

그렇게 서사가 필요한데, 그 서사를 전하는 방법으로 스토리텔링 기법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 파트 3에 나오는 '반정립 방법'에서는 실제 사례를 연구하면서 스토리텔링 기법을 습득할 수 있다.

 

반정립

06 방법: 서사 도구 WSP 모델

07 방법: 단어, 도브잔스키 양식

08 방법: 문장, ABT 양식

09 방법: 문단, 영웅의 여정

10 결과: 서사 스펙트럼

11 결과: 4개의 사례연구

 

그중에서 효과가 확실하고 사용하기도 편리한 것은 단연 ‘ABT 양식이다.

이는 and but therefore를 사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and)’ : 동의와 긍정의 단어다.

하지만 (but)’ : 반대와 부정, 그리고 부인의 단어다.

그러므로 (therefore)’ : 결과의 단어다.

시간적 단어로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등장하여 결과나 그 효과를 암시한다. (142)

 

이 기법은 예컨대 미스터리 장르에서 이렇게 사용할 수 있다.

 

조그만 동네가 하나 있었다. 그리고 (and) 거기 행복한 가정이 하나 있었다. 하지만(but) 어느 날 아버지가 베란다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 (124)

 

그렇게 해서 누가 아버지를 죽였을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지며, 그러므로 (therefore)’가 등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에서는 사건이 일어나기까지는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만약 위의 이야기가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고 생각해보자.

 

<조그만 동네가 하나 있었다. 그리고 (and) 거기 행복한 가정이 하나 있었다. 또한(and) 그 옆집도 행복한 가정이었다. 그리고(and) 건너 마을에도 행복한 가정이 있었다.>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를 AAA (and and and) 이라고 부르는데, 그런 이야기는 누구의 흥미도 끌지 못할 것이다.

 

해서 이 방법 ‘ABT 양식이 쓸모 있는 것이다.

저자는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문도 이 방법을 쓰고 있다며 분석하고 있다.(135)

관심있는 독자는 135쪽에서 저자가 분석해 놓은 게티스버그 연설을 읽어보면, 그 연설문의 취지가 훨씬 더 이해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밖에도 저자가 제시한 방법, 배울 게 많이 보인다.

예컨대, <영웅의 여정> 같은 경우, 실전연습을 해보면 어떨까?

 

예컨대 이런 문제를 풀어보자.

 

저자의 은사가 이런 케이스를 제시했다고 한다.

그는 이야기의 작법에 대하여 설명하면서, 칠판에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선을 그린 다음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한 사람의 삶을 그린 그래프입니다. 보다시피 많은 굴곡이 있습니다.”

그러더니 선의 중간 부분을 모두 지웠다.

이제 이것을 사용해 여러분의 이야기를 창조해보시라.” (174)

 

굴곡이 있는 게 이야기다. 거기에 중간에 암흑기라도 있으면 그건 금상첨화인 것이다.

<두 번이나 헛스윙을 한 야구선수가 마지막 기회에서 그랜드 슬램을 치는 것, 이것이 바로 드라마다.> (175)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한 시간을 얘기하고자 하면 당장에도 가능하지만 10분만 얘기하자고 하면 일주일은 준비해야 합니다. (94)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건 서사의 중요요소다.

시간이 없어서 긴 편지를 보낸다. (122)

 

간략함이야말로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고,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불가능하다. (99)

 

진실은 스스로 걸을 수 없다. 진실은 사람을 통해서만 전달된다. (133)

 

다시, 이 책은?

 

저자는 과학자였다가 영화감독이 되었고, 지금은 과학자들이 대중과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다. (11)

 

그런 그가 실제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스토리텔링 기법을 전해주고 있다.

해서 이 책은 넓게 보면, 스토리텔링 책이다.

스토리텔링, 이야기를 전하는 방법이다.

과학자들이 들으면 솔깃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지만,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이 책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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