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 1
네빌 슈트 지음, 정유선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

 

이 책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은 소설이다.

원제는 A Town Like Alice이니 <앨리스 같은 도시>라고 번역할 수 있겠다.

 

저자는 네빌 슈트, <1899년 런던 일링에서 태어났고, 옥스퍼드 대학 배일리얼 칼리지에서 공학을 공부했다. 어린 시절의 열정을 쫓아 항공업계에 엔지니어로 발을 들인 뒤 비행기 개발 일을 했다. 여가 시간에 소설을 쓰기 시작한 그는 엔지니어 경력을 보호하기 위해 네빌 슈트라는 필명으로 1926년 소설 마르잔Marazan을 출간했다. 2차 세계대전 때는 영국해군 지원 예비군에 합류해 비밀 무기 개발에 힘썼다. 전쟁 뒤에는 계속 글을 썼고, 호주에 정착해 1960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살았다.>

 

이 책의 내용은?

 

대개 소설은 이렇게 진행이 된다.

착한 주인공- 즉 우리 편 -이 등장하고 그 주인공을 위기에 빠트리는 적대적 인물 - 나쁜 놈 - 이 등장해서 주인공을 넘어뜨리고 함정에 집어 던지고 하면서, 주인공을 골탕 먹이면서 한 걸음 한걸음 나가는 게 소설의 일반적인 구도인데, 어찌된 일인지 이 소설은 그런 구도를 따르지 않는다.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주인공들을 비롯하여 다 착하다. 주인공이 어려움을 겪기는 하지만, 그건 시대가 그런 것이지 나쁜 사람이 등장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이야기가 재미있게 흘러가니, 참 별일이다.

그런 소설이다.

 

그렇게 소설이 재미있고, 또한 흡인력이 있는 이유는 누가 뭐래도 여주인공인 진 패짓이 보여주는 매력 덕분일 것이다.

 

진 패짓을 그래서 먼저 소개한다.

아버지 아서 패짓, 어머니 진 패짓 사이에서 1921년에 태어났다. 오빠 도널드가 있다.

아버지 아서 패짓은 육군 대위로 말레이 반도에서 근무하다가 제대하고, 말레이 반도의 타이핑 근처 고무 농장에 직장을 얻어 근무하고 있다가,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다.

그들 가족은 말레이 반도에서 살다가 아들과 딸은 영국으로 돌아가 지냈고, 어머니 진 패짓만 말레이로 돌아가서 지내다가 남편이 죽을 당시에는 그녀 역시 영국에 머무르고 있었다.

 

이 소설의 사건은 19481월에 시작된다.

변호사인 노엘 스트래천은 한 통의 편지를 받는다. 더글라스 맥파든이 사망했다는 내용의 편지였다. 그래서 유산 상속인을 찾아 상속 절차를 마무리해 달라는 편지.

 

노엘은 그의 상속인을 찾아 나서게 된다.

길게 이야기 할 필요없이, 바로 여주인공 진 패짓이 그의 상속인이다.

당시 어머니 진(어머니와 딸 이름이 같다)1942년에 사망했고, 오빠인 도널드 또한 말레이에서 전쟁포로로 잡혀 있다가 사망해서, 당시 런던에 살고 있는 딸 진 패짓이 상속인이 된 것이다. 더글라스 맥파든은 그녀의 외삼촌이다.

 

그렇게 해서 유산을 물려받게 된 진 패짓, 그녀의 행적이 서서히 드러나게 되는데....

 

이 소설은 어떤 실화에 기초를 해서 쓰여진 것인데. 저자가 <작가의 말>에서 밝힌 실화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은 1942년에 말레이 반도를 점령하고 수마트라를 침공했고, 이때 네델란드 여성과 어린이 80명 정도가 포로가 되어 파당이란 곳으로 끌려갔다.

그런데 일본군은 이들을 한 구역에 포로로 수용한 것이 아니라, 이리 저리 몰아대는 식으로 이들을 이동시키기만 했다. 어느 한 구역에 가면 그 지역의 책임자는 이들을 떠맡기 싫어 다른 구역으로 이동시켰고, 또 그 지역으로 가면 또 그 지역의 책임자는 다른 지역으로 몰아내는 식으로, 이들은 무려 2년 반 동안 수마트라 전역을 돌아다녔다. 그런 와중에 80명에 살아남은 사람은 겨우 30여명에 불과했다. (6-7쪽)

 

이중에 살아남은 사람, 게이젤 부인의 이야기를 토대로 하여 여주인공 진 패짓의 모험을 소설로 재탄생 시킨 것이다.

 

해서 소설 속에서 진 패짓은 2차 세계대전 중에 말레이에 있다가 일본군의 포로가 되어, 위에 밝힌 포로의 한사람으로 말레이 전역을 떠돌아다니게 된다.

 

그 길은 고난의 행군이었고, 죽음과의 직면이었다.

먹지 못하고, 쉬지 못하고, 매일 매일 걸어야 하는 이상한 포로 생활에 많은 사람이 병이 들어 죽고, 영양실조로 쓰러지게 된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군가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아도 너무 지쳤기 때문에 살려고 버둥거리기도 힘들다는 듯 무기력했다. 그 무렵에는 모두 죽음에 무감각해져 있었다. 슬픔과 애도는 더 이상 그들을 괴롭히지 못했다. 죽음은 어떻게든 피하고 싸워야 하는 현실이었지만, 막상 죽음이 다가왔을 때는 흔한 죽음 중 하나일 뿐이었다. (117)

 

그런 상황에서도 살아남은 사람은 있었다. 실화에서도 살아남은 사람이 30여명이 있었고, 이 소설에서도 진 패짓은 의연하게 살아남는다. 포로 생활이 이어지는 가운데 어느덧 그가 리더의 역할을 하게 되고, 그 험난한 길을 추스르며 헤쳐 나간다.

 

그런 가운데, 저자는 그 다음 이야기를 위한 포석을 깔아두는데, 역시 일본군의 포로가 된 오스트레일리아 군인 조 하먼과의 만남이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조 하먼은 진 패짓 일행을 도와주다가 일본군에게 발각이 되어 그만 사형에 처해지게 되는데.......

 

다시, 이 책은?

 

소설은 누가 뭐래도 이야기가 중요하다.

이야기가 풍성하고 재미있어야 소설 읽는 맛이 난다.

이 소설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소설의 맛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책 나의 도시를 앨리스처럼이란 소설에서 앨리스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원제 A Town Like Alice에서 말하는 바를 참작한다면, 도시 이름이다.

 

현재 1권에서 저자가 앨리스에 대해 언급하며 힌트를 준 것은 이 정도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에 품고 있는 자기만의 장소가 있어요.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은 앨리스 스프링스 주변 지역이에요. (1, 151)

 

조 해밋의 발언이다. 즉 앨리스는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는 도시 이름인 것이다.

 

과연 앨리스라는 도시와 주인공 진 패짓은 어떻게 연결이 되는 것일까?

2권에 더, , 흥미있고, 재밌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진 패짓, 정말 주인공이다. 주인공이 되려면 이정도는 되어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