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길은 고요했다 - 쉼 없이 달려온 내가 멈추기 위해 택한 길
김남금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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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길은 고요했다

 

이 책은?

 

이 책은 저자가 산티아고 길을 걸으며 담아놓은 생각을 정리한 것이다.

저자 김남금은 25년간 군 생활을 하고, 중령으로 제대했다. 그 후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네이버 블로그 등 여러 곳에 여행기를 연재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흔히들 산티아고 순례길이라 부르는 곳이다.

이곳 순례길이 유명해져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이미 많이 알려지고, 또 다녀온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얼만 전에는 <스페인 하숙집>이라는 타이틀 아래 차승원 유해진 두 배우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순례하는 사람들을 위한 하숙집을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방송하여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순례길이다.

 

저자는 그러한 순례길을 33일간 걸으면서, 만난 경치,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과 함께 펼쳐놓았다.

 

저자의 행적을 소개하면, 인천공항에서 독일 뮌헨을 경유하여 프랑스 툴루즈 공항으로, 그후 성모 발현지인 루르드를 거쳐 프랑스의 작은 도시인 생 장 피에드 포르에서 순례을 시작했다. (13, 16)

 

생 장 피에드 포르에서 목적지인 산티아고 대성당까지는 800Km이니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 부산 간(450Km)을 왕복한 정도애 조금 못미치는 거리가 되겠다.

 

그런 거리를 걸어간다?

서울 부산을 직접 차를 몰고 다녀본 경험이 있어, 그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느낌이 온다. 해서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과 비교를 해보면서 읽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비교가 된다.

 

생 장 피에드 포르에서 론세스바에스 까지 26.3 Km를 첫날 걸었는데(19) 그런 거리라면 차로 30분이 채 안 걸린다. 차로 가면 30 분 정도 가는 길을 저자는 하루길로 걸었다. (몇 시간인지는 기록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 길을 걸었는데, 저자는 나폴레옹의 원정길이었던 피레네 산맥을 걸으며 나폴레옹 유럽 원정대의 가뿐 숨소리도 느꼈고, 파울로의 순례자도 떠올리기도 하였다.(20)

 

그렇다면 차로 달려 30분을 26.3 Km 길을 간다면, 어땠을까?

생각이야 이것저것 많이 할 수 있었겠지만, 길옆의 경치는 아무래도 여유있게 감상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전방주시의 의무가 운전자에게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같은 거리를 간다하더라도 그 느낌은 천양지차다. 해서 이런 순례가 의미가 있는 것이다.

 

또한 천천히 걸어가면, 생각이 정리되어 떠오른다.

나는 언덕 위에서 지나온 나의 삶을 뒤돌아보고 후회스럽고 부끄러웠던 과거의 나와 화해하고 스스로를 용서했다.”(42)

 

이런 아포리즘도 건지게 된다.

땅에서 눈을 들면 초록으로 생동하는 별들의 들판이 보일 것이다.

삶이 버겁다고 자꾸 뒤돌아보며 과거를 살지마라.”(135)

 

 

또하나 있다. 저자는 순례길을 걸으며 길가의 숲, 나무, , 다리, 건물, 동물들을 사진으로 찍어 남겼다. 그런 것을 차로 달리면서 찍는 것은 불가능한 일 아닌가? 물론 블랙박스에 달리는 길 앞과 뒤는 기록으로 남길 수 있겠지만, 쭉 뻗은 길은? 글쎄, 어떤 생각을 만들어낼지?

 

만나는 건 풍광과 생각만은 아니다.

 

사람도 만난다. 산티아고 길을 같은 방향으로 걷는 사람들.

그들 간에는 그 길을 걷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유대감이 생긴다.

그러한 유대감의 모습들을, 저자는 잘 기록해 놓아 독자들도 그 속으로 들어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된다.

 

올해 만 64세인 왕십리 최사장, “사나이 자존심이 있지. 끝까지 걸어야지.”(156)

철로 만든 십자가 앞에서 조용히 울고 있던 독일 여성 (190)

뜨거운 눈물이 그녀의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렸다,는 그 모습 사진으로 보기도 한다.

 

다시, 이 책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기록한 몇 권의 다른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도 이 책은 또 다른 나름의 의미를 던져준다.

그 길, 산티아고는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각각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주기에 사람들이 그 길을 걸으려하고, 또 이런 책을 읽으려하는 것이 아닐까?

 

특별히 이 책은 저자가 생각과 더불어 길가의 풍광도 아울러 건져내어 보여주고 있는데, 그런 경치가 생각의 깊이를 더하게 하고, 산티아고의 의미를 새롭게 만들어내고 있다.

 

읽고나니,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무작정 걷는다고, 순례길이 아니다.

순례하는 것은 생각하는 것이고, 보는 것이고, 느끼는 것이다. 라는 생각!

순례길처럼, 우리네 인생길도 조금 천천히, 주변도 둘러보고, 느껴보고 하면서 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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