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문학 산책
조성면 지음 / 소명출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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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문학 산책

 

이 책은?

 

일단 장르문학이라는 개념부터 짚어보았다.

저자는 장르문학의 개념을 이렇게 정의한다.

 

<장르문학은 추리소설, 무협소설, SF, 판타지, 호러, 로맨스 등의 작품을 가리키며, 고유한 장르 규칙을 따른다는 특징이 있다. 특별한 설명이 없어도 작품의 내용과 성격을 알 수 있는 대중적 작품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 이들 작품은 아주 같지도 않으면서 전혀 다르지도 않은 이야기에 권선징악, 삼각관계, 행복한 끝내기, 반전, 출생의 비밀 같은 공식을 반복한다. 그래서 장르문학을 공식문학(formula literature)으로 규정하는 학자도 있다.>(28)

 

그렇게 정의를 내려주니, 장르문학에 대한 이해를 확실히 할 수 있었다.

 

이왕에 문학이라는 주제를 읽는김에 장르문학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하고 그 상대적인 개념 순수문학, 순문학에 대한 자료도 찾아가면서 읽었다. 그러니 문학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 책이라고 할 수도 있다.

 

더하여 저자에게 중요한 것은 장르문학의 의미일 것이다.

저자는 장르문학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찾아내고 있다.

 

<장르문학은 본격 문학과 함께 문학이라는 언어예술이 지닌 동전의 양면을 이루고 있으며 동시대의 아픔과 욕망과 희구를 날카롭게 반영하고 있는 동시에 우리와 늘 함께 하는 반려문학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9)

 

이 책의 내용은?

 

저자는 장르문학의 어떤 면들을 살펴보고 있을까, 목차를 통하여 알아보자.

 

1장 장르문학의 법칙

2장 유희적 공상과 SF의 정치적 무의식

3장 판타지, 공상에서 문학으로

4장 무협소설

5장 외설문학과 연애소설

6장 마조히즘적 쾌락과 공포문학

7삼국지라는 서사의 제국

8장 추리소설의 미학과 사회학

9장 미디어와 장르문학

10장 북한의 대중문학

11장 일본의 대중소설, 그토록 경쾌하고 대중친화적인

12장 한국의 대중소설과 작가

13장 문학과 장르문학의 사이와 차이

14장 장르문학을 바라보는 다섯 개의 시선

15장 장르문학에 길을 묻다

 

장르문학을 다양한 장르로 구분하여 살펴보고 있다.

무협지로부터 베르베르의 , 장미의 이름, 연애소설 안나 카레니나까지

그러면, 그런 다양함과는 별도로 깊이는 어느 정도일까?

7장 삼국지를 다룬 부분에서, 어떠한 것들이 어느 정도인가 알아보자.

 

삼국지들의 역사 / 삼국지의 진실과 거짓 / 삼국지의 명품들/

삼국지를 뒤흔든 5대 전투/ 촉한정통론과 삼국지정치학/ 관우, 신이 되다 /

삼국지, 게임이 되다 / 일본의 삼국지/ [고우영 삼국지] /

삼국지의 이모저모

 

삼국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실제 역사로부터 만화, 게임에 이르기까지, 삼국지하면 나올 수 있는 것들은 모두 나온다. 그러니 깊이 또한 대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은 그저 덤이다.

<독화살을 맞은 관우를 당대의 명의 화타가 치료해주는 장면이 삼국지에 등장하는데, 이 때는 서기 219년의 일로 화타는 서기 208년에 이미 죽고 세상에 없었다.> (171)

 

정리하고 또 정리하기

 

그래서 나는 이 책에서 순수, 장르를 가르지 않고 문학에 관한 용어부터 시작하여 여러 작가, 여럿인 작중 인물들을 정리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맛볼 수 있었다.

 

불신의 자발적 중지 (49, 163)

 

후던잇, 와이더닛(whydunit) (230)

 

요즘 세태를 반영한 최신 용어를 만난다. : 절단신공 (切斷神功)

웹소설들이 자주 사용하는 이른바 절단신공은 결정적 대목(장면)에서 이야기를 중단하는 신문연재소설의 단절기법의 변용이다. (256)

 

탐정소설의 본질

한국 추리소설의 신기원을 연 김내성은 탐정소설의 본질적 요건(1936)이란 짧은 논문을 통하여 탐정소설의 본질은 하고 놀라는 마음과 !’하고 놀라는 마음이며, ‘으음!’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심리적 작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356)

 

미스터리

범죄의 이야기와 조사의 이야기라는 두 트랙을 통해 서사가 전개되는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372)

 

두껍게 읽기 (thick description)

역사적 사건이나 작품이 지닌 여러 겹의 의미를 심층적으로 읽어내는 것을 말한다. (35)

 

에피스테메 (82)

에피스테메 [epist?m?] : 과학적, 기술적, 전문적 지식 등의 지식 일반을 이르는 말

 

우점종 優占種 (93)

식물 군집 안에서 가장 수가 많거나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종. 전체의 성격을 결정하며 군집의 분류에도 쓴다.

 

언성 히어로 (120)

언성 (彦聖) : 뛰어나서 사리(事理)에 통달함. 또는 그런 사람.

 

외설과 청소년 문제

근대사회의 성립과 함께 출현한 청소년기의 탄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생물학적 청소년기는 모든 인간이 거쳐야 하는 과정이겠으나 문화적 청소년기는 근대 사회의 산물이다. (146)

 

, 이런 후일담도 있구나

 

만화 <라이파이>

<라이파이>캐릭터에 들어간 별이 인공기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작가인 김산호는 돌연 남산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일주일간 심한 고초를 겪는다. 그 뒤 작가는 홀연히 미국으로 떠난다. (85)

 

손창섭 (1922-2010)

 

 

잉여인간으로 유명한 소설가 손창섭은 무협소설 봉술랑(1978)을 끝으로 절필하고, 그리고 혹독한 정치적 암흑긱 거듭되던 한국의 역사적 현실에 절망, 1984년 문득 일본으로 건너가 귀화하여 우에노 마시루(上野 昌涉)가 됐다. (120)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독서의 가장 큰 장벽은 읽는다는 것 자체의 괴로움과 읽어야 하는데 무엇을 읽어야 할지 모르는 선택의 난감함 그리고 지침의 부재이다. (45)

 

여행은 현실에서 지지고 볶고 사는 우리가 꿀 수 있는 최고의 로망이다. (60)

 

고전은 읽는 것도 고전이지만, 읽지 않아도 평생 고전한다. 고전은 내용이 어렵고 진지하여 진입장벽이 높기도 하지만, 내용이 잘 알려져 있어 읽지 않고서 읽었다고 착각 - 사실은 합리화 - 하는 경우가 많다. (75)

 

사랑의 다른 이름은 결핍 (150)

 

다시 이 책은?

 

이런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제목이 장르문학이라고 해서문학의 수많은 갈래 중 어느 하나인 장르인줄 알았다.

특정인들이 좋아하는 특이한 장르에 해당하는 장르문학,

그런데 그게 아니라, 모든 장르를 다루고 있으니 문학전반을 아우르는 책이다.

해서 문학 전체를 조망할 수 있었으니 그래서 행운이라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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