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프랑스 교육처럼
이지현 지음 / 지우출판 / 2022년 11월
평점 :
교육의 목적은 공부를 잘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치 계발에 있다!
10여 년 전에 <프랑스 아이처럼>이라는 책이 출간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당시 첫째 아이를 임신 중이어서 ‘내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나?’에 대해 고민 중이었던 내게 프랑스식 육아법은 무척 신기하게 다가왔었다. 대략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해주려고 하기보다는 자율성을 키워주라는 내용이었던 거 같다. 그리고 10년 만에 <프랑스 교육처럼>이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이 책 역시 이제 10살이 된 아이를 ‘어떻게 교육을 시켜야 하나?’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기대하면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다.
이 책의 저자는 열다섯 살에 예원학교를 졸업한 뒤 현실에 떠밀리다시피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났다. 간절하게 원했던 예술 고등학교 진학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어라고는 ‘봉주루;와 ’앙팡‘이라는 단어밖에 모르던 저자는 6개월 어학연수를 마치고 파리 16구에 위치한 국립고등학교에 입학 후 버칼로레아에 합격해 파리 5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프랑스 국립 생모 국립음악원 플루트 클래스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고등학생 시절, 좌충우돌 부서지고 깨지며 맞닥뜨린 프랑스의 학습법과 선생님에 대한 경험은 그녀의 인생에 커다란 인생을 끼쳤으며 이 책에서는 그녀가 겼었던 남달랐던 프랑스식 교육법을 담았다.
우선 프랑스 교육 환경과 한국의 교육 환경은 무엇이 다를까?
졸업식과 입학식이 없다는 거? 선생님 교무실이 따로 없는 거? 가장 신기했던 부분은 교과서에 대한 생각이다. 우리는 교과서가 기본이라는 생각에 교과서를 마르고 닳도록 읽지 않나?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교과서를 대물림할 정도로 교과서가 깨끗하고, 그 이유는 교과서는 참고용 정도로만 보기 때문이라고 한다. 정해진 교과서가 없다는 것은 실제로 학생들이 공부할 내용을 한정하지 않고 강요하지 않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로서 내가 공부할 내용을 스스로 찾고, 선택할 수 있는 자세로 변화시켜 주었다고 말한다.
이러한 내용은 숫자보다 글이 많은 수학답안지에서도 잘 볼 수 있는데 수학을 좋아하는 이유에는 긴 지문을 읽을 필요가 없고 답이 명료해서라고 말하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지금 내 아들만 해도 긴 지문을 읽는 걸 귀찮아해서 수학이 좋다고 말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프랑스 교육은 문제의 정답보다 풀이과정을 중시한다는 내용, 그리고 답은 하나가 아니라는 그 전제가 수학에 더 흥미를 느끼고 생각하는 힘을 길러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철학이라는 학문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 학창시절 철학은 국영수 과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인기과목이었다. 그 누구도 철학이라는 과목에 대한 중요성을 말해주지도 않았고, 상대적으로 비중도 약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이 과목 역시 중요시되고 있었다. 주제와 관련된 철학가들의 작품과 이론을 다루며 관련 책을 읽으며 심도 있는 토론을 하는 것이다. 나 역시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과목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면서 다시 철학자들에 대해 공부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교육이 내가 어렸을 때 받던 교육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같은 반 학생들을 경쟁상대로 생각하는 것, 선생님의 일방적인 수업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5지선다형 문제의 정답을 고르는 것 등 말이다.
프랑스에서는 남들과 경쟁해 대학을 가는 시스템이 아니라고 한다. 보통은 절대평가인 바칼로레아에 합격만 하면 본인이 가고 싶은 국립 대학교의 원하는 학과에 갈 수 있다. 뭔가 어릴 때부터 경쟁에 내몰리는 우리나라 학생들과 대조적이었다.
이 책을 통해 교육의 목적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으며, 프랑스식 교육법의 좋은 부분은 아이와 함께 공부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