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한 시선 - 13개국 31개 도시 여행에서 만난 일상의 장면들
이지은 지음 / 꾸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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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한 시선_이지은

 

여행은 삶의 활력소다. 그리고 휴식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과 공간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그런 여행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도전과 혁신을 이룰 수 있다. 여행은 그 에너지 공급원이라 할 수 있겠다. 다양한 여행 도서를 만난 터라 가볍게 신청했는데 받고 나서 깜짝 놀랐다. 택배 봉투를 집어 드는데 잘못 배송된 택배인가 싶어 다시 송장을 확인했다. 분명히 맞다. 봉투를 개봉하고 또 한 번 놀랐다. 책이 앙증맞고 너무 작아서 말이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작고 가볍다고 내용도 그런 것은 아니었다. 책을 들고 이곳저곳을 이동하며 읽었다. 여행의 순간 이동도 해보고 전혀 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은 욕심도 불현듯 떠올라 한참을 메모하였다. 짧은 글이 주는 여운과 그 장소의 향기를 상상해 보며 눈을 감아 보기도 했다. 또한 한 장의 작은 사진을 펴 놓고 한참을 보다, 유튜브 재즈를 틀어 놓았다. 사진에서 마키아토(Macchiato)의 향과 부드러움이 코와 입에 스며드는 듯한 느낌에 취했다. 사적인 나의 경험적 여행은 분명 작가와는 다를 것이다. 그러나 작가의 작품을 통해 책갈피에 접혀있던 나의 감성과 추억들이 새록새록 돋아남을 나는 느꼈다. 작가의 시각과 부드러운 손길이 전해지는 듯한, 하루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다. 이것이 여행이 주는 행복감일 것이다.


 



프라하 구시가지를 서성이다가 작은 골목길 안에 숨어 있던 카페를 발견했다. 따뜻한 수프를 먹으며 잠시 현지인이 된 기분을 느꼈다. 레스토랑도 아니고 카페에서 팁을 줄 필요는 없지만, 기분 좋음에 동전 몇 개를 팁으로 두고 나왔다. -P43

(외진 카페에서 크림수프나 야채수프를 제공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액은 정하지 않고 고객이 스스로 정해 통에 넣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 차원의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한 번 꼭 시도해 보고 싶다)

 

프랑스 파리는 처음부터 좋아하던 도시는 아니었다. 어쩌다 보니, 여러 번 가게 되었고, 갈 때마다 조금씩 좋아졌다. 파리에 스며들다 보니, 길거리에서 마주하는 조그만 카페들이 참 귀여워 보였고, 다음 도시로 이동하기 전 급히 빵집에서 산 빵이 너무나도 맛있어 난 왜 진즉 프랑스에서 빵을 더 많이 사 먹지 않았나 통탄했다. -P65

(파리를 가 본 적은 없지만, 파리에 빵이 그렇게 맛있단다. 한때는 빵 귀신이었던 나는. 종류별 빵을 사서 틈틈이 맛을 보고 싶다. 그리고 빵집에 내음을 후각에 욕심껏 꽉꽉 눌러 담아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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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60세 사용설명서 - 50대까지의 인생과 60 이후의 인생은 뇌가 살아가는 목적이 다르다
구로카와 이호코 지음, 명다인 옮김 / 지상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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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세 사용설명서_구로카와 이호코

 

뇌과학 연구자. 인공지능(AI)연구자로 라디오 진행자로 활약하는 일본 여성의 책이다.

지인의 어머니가 환갑을 맞이하여 책을 선물하고 싶다는 바램으로 글쓰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오십 대 중반에서 60대의 삶을 미리 조언받고 싶다는 개인적 욕심으로 손을 들었다. 60대의 삶이라니? 지금과는 매우 다를 것 같고 마음가짐이나 태도도 다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림짐작일 뿐이다. 그래서 60세 사용설명서가 내게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손에 쥐어진 책을 열고 살짝 당황했다. 활자 크기 다른 책보다 컸기 때문이다. 다행히 옆집 사는 누님이 다정하게 말해주는 이야기 같이 어렵지 않고 쉬운 언어로 말하고 있다. 왜일까? 60세 지인 어머니의 눈높이를 맞추어야 했을까? 그런데도 결코 단어를 가볍지 않다. 지금과의 삶 보단 조금은 내려놓고 단순하게 사는 삶. 50대도 마찬가지지만 삶의 중심에는 어김없이 내가 있었다. 늙어감이 두렵고 미리 준비하고 싶다면 60세 사용설명서를 만나 보시길 권한다.


 

이 하루 전날, 엄마의 각종 바이털 수치가 한꺼번에 떨어졌다. 모든 장기의 세포가 일제히 활동을 멈추었다. 이것이야말로 이상적인 졸업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몇몇 장기가 살려고 저항하다 괴로워지는 일 없이 몸속의 세포가 동시에 일제히 활동을 정지하고, 심장은 고요히 멈췄다. 내 엄마지만 훌륭했다. -P38

 

사람이라면 응당 걷게 될 길인데 부정적으로 여기고 싫어할 필요가 있을까? 사람은 누구나 일정 기간은 보살핌을 받아야 하므로 당연히 손길이 필요한데 이건 태어났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태어난 곳으로 되돌아갈 때, 또 한 번 손길을 빌려도 이상할 게 없다. ()인생은 자고로 저세상에서 왔다가 저세상으로 돌아가기까지의 드라마다. 산에 오르면 내리막길이 있듯 마지막에는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늙음이라는 비탈길을 내려간다. 오직 그뿐이다. 우리의 뇌는 알고 있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을. -P39

 

번뜩 떠오르고 사라지는현상이 일어날 때, ‘늙음에 겁먹는 대신 뇌가 정말로 잘 만들어졌다고 감탄하고 있다. 내가 쉴 틈 없이 부지런히 움직여도 처리할 수 없는 알아차림을 뇌가 멈춰주고 있구나 하고. 뇌에 고마울 따름이다. -P55

 

뇌가 알아차린 불안과 불만을 죄다 입 밖으로 꺼내면 상대는 불쾌감을 느끼고 불안해진다. 알아차렸어도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어느 정도 말하지 않는 배려도 필요하다. 특히 자녀나 손주를 대할 때 60대가 꼭 갖추어야 할 매너다. -P108

 

실패는 뇌의 중요한 운동이라고 했다. 실패하지 않으면 직감은 작동하지 않고, 센스는 나빠지고, 배려할 줄 모르고, 그릇도 작아져 좋을 게 하나도 없다. 실패의 3조 항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과거 실패에 연연하지 않는다. 미래의 실패에 불평하지 않는다. -P148

 

처음 28년은 입력 성능이 가장 뛰어난 시기, 다음 28년은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간 그리고 56세부터 시작하는 제3블록은 출력 성능이 가장 뛰어난 시기다. -P170

 

너 잠깐 자리에 없을 때, 그 사람이 대뜸 그러더라. 여자는요, 남들에게 말 못할 사랑이 하나쯤 있어야 여자라고 할 수 있어요. 사랑하는 그 사람에게조차 말할 수 없는 사랑이어도 괜찮아요.” -P181

 

오랜 시간 따로따로 행동한 부부가 24시간 함께 지내게 되었을 때, 처음 할 일은 서로의 개인적인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다.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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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간절함조차 아플 때가 있었다 -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준 순간들에 관하여
강지영 지음 / 빅피시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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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간절함조차 아플 때가 있었다_강지영 에세이


 

유퀴즈에 나온 강지영 아나운서의 말에 먹먹함이 밀려왔다. “버텨, 그냥 버텨. 그냥 버티다 보면 반드시 기회가 올 거야. 그러니 버텨. 다른 방법이 없어어찌 보면 짧지만 가장 강렬하게 강지영 아나운서를 표현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나 또한 정말 이를 악물고 버티고 버텼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나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 나의 능력을 보여주었다. 그렇게 30년 호텔리어라는 훈장을 얻었다. 사원에서 총지배인까지 말이다.

독서 코드가 맞았을까? 딸이 보내온 책에 강지영 아나운서의 책이 있어 먼저 집어 들었다. 마음에 쏙 드는 책이다. 강지영 아나운서의 에세이에 고스란히 적혀있는 주장이 나와 그녀의 코드가 맞아떨어졌다. 결코 만만한 세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몸부림쳐 성장을 끌어낸 그녀에게 박수를 보낸다. 지금 정체되고 혼란의 시기라면 꼭 강지영 아나운서의 에세이를 추천한다.




 

버텨야 하는 시간에는 버텨야만 한다고. 그러면 기회는 꼭 찾아올 거라고. -P9

 

언제까지 결과에 일희일비할 수 없었고,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정답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때부터 내 나름의 기준을 세워가기 시작했다. () ‘상황에 따라 큰 틀에서는 자유롭게 진행하자. , 상대방이 난처하거나 불쾌할 만한 상황은 만들지 말자’, ‘질문할 때는 되도록 간결하게 하자와 같이 기본이 되는 기준들을 하나씩 세워갔다. -P49

 

타인의 의견은, 타인의 의견일 뿐이었다. ()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되 감정은 담지 않을 것, 유독 아픈 말이라고 느껴지면 이유를 살펴볼 것, 칭찬에 감사하는 마음은 갖지만 기대지 않을 것. 나를 지키기 위한 기준들을 하나씩 세워갔다. -P51

 

돌아보면 어려운 길이 가장 쉬운 길이었고, 돌아가는 길이 가장 바른 길이었다. -P70

 

나는 남에게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일하는 게 아니다. 나는 좋은 방송을 만들기 위해 일하고 있고, 그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P85

 

시도하고, 실패하고, 한 번 더하고, 달리 해보는 것으로 나아갈 수 있고, 그때 내게 다가오는 운과 기회를 알아볼 수 있다고 믿는다. -P131

 

사람들은 모르는 것 같아도 다 안다. 사소한 말과 행동을 통해, 일을 대하는 태도를 통해 마음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하려고 애쓴다. 마음을 쏟고, 열심을 다할 때 그다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P136

 

알고 있었다. 슬럼프는 마치 깊은 우물 같아서 그곳에서 나를 꺼내줄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고, 으레 해왔듯 있는 힘껏 슬퍼하고, 우울해하고, 고민하다 보면 자연스레 지나간다는 것을. -P191





#때로는간절함조차아플때가있었다 

#강지영 

#Jtbc아나운서 

#빅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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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꼰대는 되고 싶지 않습니다 - 90년대생과 수평적 조직을 만들기 위한 공감과 존중의 리더십
김성남 지음 / 갈매나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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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 확 꽂혀서 책을 집어 들었다. 대다수 젊은 사람들이 많은 조직에서 간혹 자기주장이 강한 90년대생을 바라보며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공단에 취업하자마자 곧장 이직을 준비하는 그들을 바라보며 이건 뭐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그들을 이해해 보려는 작은 노력이다. 그들의 뇌 구조와 행동을 연구하여 함께 일해야 하기에 책을 집어 들었다. 분명 세대도 다르고 그들의 DNA도 우리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90년대생을 알아보기로 했다. 적어도 그들도 처음에는 잘하고 싶고 능력을 인정받고 싶을 것이다. 적어도 그러기 위해서 최소한 갖추어야 할 것들을 이 책은 제시해 준다. 중간중간 이건 완전 상전을 대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 역시 꼰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적어도 꼰대임을 인정하고 최악의 꼰대는 면해보자는 심산이다. 앞으로 조직을 이끌어 가야 할 중추적인 세대이고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고민을 할 것이다. 시간은 흘러가고 이왕이면 서로를 이해하고 함께할 방법을 모색해보고 싶다. 진심으로.

 

중간관리자들이 실천할 수 있는 행동들

1. 열심히 듣는다.

2. 부정적인 톤에 주의한다.

3. 정보를 충분히 공유한다.

4. 표정에 신경 쓴다.

5. 실수를 인정한다.

6. 과도한 질책을 삼간다.

7. 갈등을 적절히 조율한다.

8. 팀 빌딩을 통해 긴장을 푼다. -P96

 

칭찬의 의존을 높이지 않으며 동기부여 효과를 얻는 실천 방법

1. 성취에 대해서만 칭찬한다.

2. 진심을 담아 구체적으로 칭찬한다.

3. 상대가 의미를 두는 것에 맞춘다.

4. 성장에 대한 기대를 포함한다.

5. 기여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6. 섣부른 칭찬에 주의한다.

7. 수직적인 칭찬이 되지 않도록 한다.

8.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다.

9. 평소의 신뢰를 바탕으로 칭찬한다. -P114

 

#아직꼰대는되고싶지않습니다.

#김성남

#갈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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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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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에 도서관을 경유했다. 마침 김애란 소설가의 초청 강연이 포스터. 며칠 남지 않은 기간 김애란 작가의 바깥은 여름도서가 주제였다. 다행히 도서는 도서관 대여가 가능했다.

작가초청 강연이 처음은 아니다. 그래도 최소한 작가의 주제 도서는 보아야 예의라고 생각했다. 여성작가로서 세심하고 심리적 묘사가 일품인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록 작품은 총 일곱 개의 소설로 문학잡지에 발표된 것을 책으로 묶었다고 한다. 일부 작품에서는 죽음을 통한 주인공의 내면을 파헤쳐 세밀하고 밀도 있는 표현들이 압권이다. 세상에는 아직도 내가 모르는 수많은 작가의 작품들이 있음을 새삼 절감한다. 책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 궁금증을 자아내며 재미있게 아껴보았다. 이번 강연 참여에는 별도의 질문 없이 참여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특히 대부분 연세대학생이 주가 될 듯 보여, 일반인 지역주민의 관망자가 되기로 했다. 사실 정말 기대가 된다.

 

쓸모와 필요로만 이뤄진 공간은 이제 물렸다는 듯, 못생긴 물건들과 사는 건 지쳤다는 듯, 아내는 물건에서 기능을 뺀 나머지를, 삶에서 생활을 뺀 나머지를 갖고 싶어 했다. -P16_입동

 

나는 오늘 태어났다. 그리고 곧 사라질 것이다. 우리는 모두 공평하게 하루씩 산다. 노인으로 태어나 하루 더 늙은 뒤 노인으로 죽는다. 그 하루는 어느 종 의 역사만큼 길며, 그 종의 하품만큼 짧다.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우리의 이력을 단숨에 학습한다. 전생으로 태어나 전생에서 죽는다. 우리가 우리의 고유한 단어를 발음하면, 저 멀리 심연으로부터 여러 개의 시간이 물수제비뜬 듯 퐁, , 퐁 하고 단번에 뜀박질해 다가온다. 시공이 밀려온다. 아마 당신네 말도 그럴 것이다. 그것이 오래된 말이기만 하다면, 그렇다면. -P124_침묵의 미래

 

사진을 찍을 때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걸 알려준 사람이 누구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무척 평범한 사람, 좋은 일은 금방 지나가고, 그런 날은 자주 오지 않으며, 온다 해도 지나치고 싶다. 그러니까 그런 순간과 남았을 때 잘 알아보고, 한곳에 붙박아둬야 한다는 걸 알 정도로나이 든 사람 말이다. -P150_풍경의 쓸모

 

아버지는 전보다 더 늙어 있었다. 아마 아버지의 눈에 비친 나도 그랬을 거다. 총기 흐려진 눈, 주관과 편견이 쌓인 입매, 경험에 의지하는 동시에 체험에 갇힌 인상을 보았을 거다. -P175_풍경의 쓸모

 

 

 

#바깥은여름 #김애란작가 #소설집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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