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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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에 도서관을 경유했다. 마침 김애란 소설가의 초청 강연이 포스터. 며칠 남지 않은 기간 김애란 작가의 바깥은 여름도서가 주제였다. 다행히 도서는 도서관 대여가 가능했다.

작가초청 강연이 처음은 아니다. 그래도 최소한 작가의 주제 도서는 보아야 예의라고 생각했다. 여성작가로서 세심하고 심리적 묘사가 일품인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록 작품은 총 일곱 개의 소설로 문학잡지에 발표된 것을 책으로 묶었다고 한다. 일부 작품에서는 죽음을 통한 주인공의 내면을 파헤쳐 세밀하고 밀도 있는 표현들이 압권이다. 세상에는 아직도 내가 모르는 수많은 작가의 작품들이 있음을 새삼 절감한다. 책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 궁금증을 자아내며 재미있게 아껴보았다. 이번 강연 참여에는 별도의 질문 없이 참여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특히 대부분 연세대학생이 주가 될 듯 보여, 일반인 지역주민의 관망자가 되기로 했다. 사실 정말 기대가 된다.

 

쓸모와 필요로만 이뤄진 공간은 이제 물렸다는 듯, 못생긴 물건들과 사는 건 지쳤다는 듯, 아내는 물건에서 기능을 뺀 나머지를, 삶에서 생활을 뺀 나머지를 갖고 싶어 했다. -P16_입동

 

나는 오늘 태어났다. 그리고 곧 사라질 것이다. 우리는 모두 공평하게 하루씩 산다. 노인으로 태어나 하루 더 늙은 뒤 노인으로 죽는다. 그 하루는 어느 종 의 역사만큼 길며, 그 종의 하품만큼 짧다.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우리의 이력을 단숨에 학습한다. 전생으로 태어나 전생에서 죽는다. 우리가 우리의 고유한 단어를 발음하면, 저 멀리 심연으로부터 여러 개의 시간이 물수제비뜬 듯 퐁, , 퐁 하고 단번에 뜀박질해 다가온다. 시공이 밀려온다. 아마 당신네 말도 그럴 것이다. 그것이 오래된 말이기만 하다면, 그렇다면. -P124_침묵의 미래

 

사진을 찍을 때 가만히 있어야 한다는 걸 알려준 사람이 누구인지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무척 평범한 사람, 좋은 일은 금방 지나가고, 그런 날은 자주 오지 않으며, 온다 해도 지나치고 싶다. 그러니까 그런 순간과 남았을 때 잘 알아보고, 한곳에 붙박아둬야 한다는 걸 알 정도로나이 든 사람 말이다. -P150_풍경의 쓸모

 

아버지는 전보다 더 늙어 있었다. 아마 아버지의 눈에 비친 나도 그랬을 거다. 총기 흐려진 눈, 주관과 편견이 쌓인 입매, 경험에 의지하는 동시에 체험에 갇힌 인상을 보았을 거다. -P175_풍경의 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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