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김밥처리반
손선영 지음 / 삼인서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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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첫 장부터 등장하는 특이한 이름의 3인방. 불볶, 전비, 참마. 전비와 참마에서 눈치를 못 챘는데, 불볶을 보면서 이게 뭔가? 싶었다. 이들은 같이 일을 하지만, 서로에 대한 개인정보는 함구하고 일을 처리한다. 일명 첫 사건을 처리한 후, 편의점 삼각김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기에, 삼각김밥 처리반으로 불리고 닉네임은 본인들이 좋아하는 삼각김밥의 줄임말이다. 불볶은 불닭볶음, 전비는 전주비빔, 참마는 참치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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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이 맡는 일들은 기준이 있다. "사무치도록 억울한 죽음이 눈앞에 펼쳐지고 말았는가!"






 삼각김밥 처리반인 셋은 각자가 가진 과거의 상처들이 있다. 임신한 상태에서 동거남에게 폭행을 당했던 불볶, 어머니 보험금으로 받은 돈으로 대학원 준비를 하다가 남친 어머니가 아프다는 말에 마음이 약해져 남친에게 돈을 빌려주었던 전비, 전과 22범의 남자에게 빠져 일주일간 사랑을 꿈꾸다가 죽을 고비를 넘긴 참마. 그들의 위기의 순간에는 서로가 있었다. 죽음이 코앞인 상황에 왜 그들은 그 자리에 있었을까? 참마가 남자에게 폭행을 당해 죽기 직전의 상황에 삼각김밥 공장으로 피했고, 하필 불볶이 장갑 가득 묻은 불닭볶음 양념을 남자의 얼굴에 문질러서 겨우 위기를 모면한다. 자살을 기도하는 전비가 올라간 옥상에는 하필 참마가 있었고, 그녀의 매운 한마디에 정신을 차린다. 과거의 한순간이 서로 얽혀있는 그녀들은 그렇게 열심히 일한 대가로 결국 삼각김밥 공장을 인수하게 된다. 통장에는 그 죽음을 처리해 준 대가가 쌓여있지만, 그녀들에게 그게 그렇게 와닿지 않는다. 그저 자기들이 좋아하는 삼각김밥을 먹으며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으려 애쓸 뿐이다. 물론 마음을 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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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과거 일로 2계급 강등되고 강력계에서 경제부로 좌천된 장민국 경위는 석연치 않은 상황을 목도한다. 대대장동 사건으로 떠들썩했던 고영시에 갔다가 사고를 당할 뻔한다. 누구 하나 애매하게 대답하는 와중에, 뭔가 촉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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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자신에게 건네진 3장의 수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통달 할아버지의 통장으로 천만 원이 흘러간 정황을 발견하게 된다. 하지만 할아버지를 찾아 나선 그곳은 살인사건의 현장이었다. 실종된 이통달 할아버지와 흉기에 잔인하게 살해된 할머니. 장민국은 다시금 형사의 촉이 발동하여 조사를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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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얼마 전 할머니가 삼각김밥 처리반에 연락을 해왔었다. 평생을 여자문제로 속을 썩이던 할아버지는 결국 치매에 걸린다. 13년간 병수발을 해온 할머니에게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할아버지는 고마웠다는 말을 전한다. 그러면서 건넨 그 한마디에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베개로 눌러 살해한다. 할아버지 입에서 나온 이름은 자신의 동생 이름이었던 것이다. 결국 삼각김밥 처리반은 할아버지의 시신을 산으로 옮긴다. CCTV에는 비슷한 나이의 할아버지가 산으로 가는 영상을 남겨둔다. 할머니가 시신에 남긴 살해에 관한 모습들이 사그라든 후 발견되길 바라면서 말이다. 근데, 그 할머니가 살해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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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각김밥 처리반은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자신들은 물론, 자신들과 동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까지 노출된 것일까? 요 근래 처리했던 사건들을 다시 곱씹기 시작한다. 과연 이들은 완전 범죄를 이룰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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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보다 힘든 과거를 지닌 셋이기에, 그들이 처리하는 사건 역시 그리 녹록하지 않다. 책의 이야기 속에는 가진 자들의 횡포와 그것을 감추기 위한 모략도 등장하지만, 평생을 참았던 누군가의 인생도 담겨있다. 그래서 그녀들의 활약이 밉지만은 않았다. 썩 유쾌하지 않은 삼각김밥 처리반과 더 유쾌하지 않은 형사의 만남. 제목만큼 특이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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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사생아들 : 레프 톨스토이 x 오귀스트 르누아르 ㅣ 세계문화전집 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외 지음, 홍선기 엮음 / 모티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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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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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는 평생 거울을 들여다본 사람이었고,

르누아르는 일생 창문 너머를 본 사람이었습니다.

 세 번째 만나는 세계문화전집의 주인공은 레프 톨스토이와 오귀스트 르누아르다. 톨스토이와 르누아르. 한 사람은 문학계의 거장으로, 또 한 사람은 인상주의의 거장으로 후대의 강한 인상을 남긴 예술가들이다. 누구보다 좋아했던 작가 톨스토이와 얼마 전 인상주의 관련 책을 읽으면서 부드럽고 밝은 그림으로 각인된 르누아르. 하지만 이들 두 예술가를 묶인 제목은 놀랍게도 사생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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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생아라는 단어는 사실 어감이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유복자와는 또 다른 느낌을 풍기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없는, 혹은 아버지에게 버림받아 엄마 혼자 낳은 의 이미지가 강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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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미술과 관련된 책을 여럿 읽으면서, 르누아르가 모델 출신의 여류 화가인 수잔 발라동의 아들인 모리스 위트릴로의 생부라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수잔 발라동은 모리스의 친부를 밝히지 않았고, 르누아르 역시 자신이 생부라는 사실을 부인했다고 한다.) 혹시 이 사생아가 모리스가 아닐까 싶었는데, 전혀 다른 인물의 이름이 등장했다. 잔 마르그리트 트레오. 르누아르의 연인이자 모델이었던 리즈 트레오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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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 역시 사생아가 있었다. 결혼 전 농민 여인인 아크시냐 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티모페이 예르밀로비치 바지킨. 이 두 거장의 딸과 아들이 사생아라는 제목으로 묶인 이유는 이 둘 다 두 자녀를 인정하기 않았기 때문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톨스토이는 아들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다른 아들들과는 달리 폴랴나 영지의 마구간에서 평생 일꾼으로 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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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르누아르의 사생아 역시 노르망디의 위탁가정에서 자랐는데, 다행히 르누아르는 이 딸의 존재를 기억하고 평생 딸에게 돈을 보냈다고 한다. 적어도 톨스토이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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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것은 톨스토이는 자신의 경험들(농민 여성과의 사랑, 사이의 태어난 아들)을 자신의 작품 속에 녹여 사용한 데 비해, 르누아르는 그 많은 아이들의 그림을 그리면서도 자신의 딸의 초상화는 한 점도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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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책을 읽으면서 인간적인 실망감이 컸다. 부드럽고 밝은 그림을 주로 그렸던 르누아르의 모습도, 종교적이 색채가 가득한 작품들을 여럿 썼던 톨스토이의 모습도 왠지 이중적인 모습으로 비쳤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이들의 이런 모습에 과연 나는 마냥 돌을 던질 자격이 있나에 대한 생각 또한 하게 되었다.  저자 역시 나와 같은 고민을 했던 것일까? 그가 남긴 한 줄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나는, 누군가의 삶을 함부로 재단할 만큼 정말로 완전무결한 삶을 살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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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정말로 그렇게 단순한가?

 이들을 비난할 자격은 적어도 이들에 의해 세상에 나온 아들과 딸만이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두 예술가의 삶 속에 등장했던 비밀 아닌 비밀을 알고 보니 작품을 보는 눈도 조금 달라진 것 같다. 자신의 삶을 거울로 비치듯이 작품에 투영시킨 톨스토이. 자신의 모습 보다 창밖으로 보이는 타인의 모습만을 작품 속에 그려낸 르누아르. 과연 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예술을 했을까? 그리고 그들의 마지막에 과연 사생아를 향한 미안한 마음이 가슴 한 편에 남아있지 않았을까? 물론 그 답은 이 두 예술가 만이 알겠지만...


톨스토이는 평생 거울을 들여다본 사람이었고,

르누아르는 일생 창문 너머를 본 사람이었습니다.

나는, 누군가의 삶을 함부로 재단할 만큼 정말로 완전무결한 삶을 살았는가?

​

세상은, 정말로 그렇게 단순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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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떠나는 사람 - 태원준 여행 산문집
태원준 지음 / 김영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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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보기 좋은 것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한 번 깨닫게 해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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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떠나는 사람 - 태원준 여행 산문집
태원준 지음 / 김영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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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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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태원준 여행작가의 책이다.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어머니와의 여행기였다. 다 큰 성인 남자와 어머니와의 여행기는 정말 쉽지 않은데, 500여일을 어머니와 세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했던 여행기를 세 권의 책을 냈다. 직업이 여행작가인 저자보다 더 여행에 특화된 어머니의 모습이 놀라웠고, 그럼에도 나이가 있는지라 아프셨던 이야기까지 고스란히 담겨있어서 참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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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후로 내가 좋아했던 세계여행프로그램에서 종종 그의 여행기를 볼 수 있었다. 오랜만에 태원준이라는 이름을 보니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 처럼 반가웠다. 그렇게 그간의 사정(?)을 책을 통해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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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쩌겠는가.

허탕도 실패도 낙심도 여행의 한 축인 것을.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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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번 책은 한 지역이나 대륙 등을 여행하며 경험한 것을 적은 여행기라기 보다는, 그동안의 여행 속에서 느끼고 만났던, 혹은 저자의 기억에 남았던 곳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래서 정확히 언제의 여행에 대한 내용을 알 수 없는 내용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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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어차피 여행지에서 겪은 경험들이 녹아있는 책이기에, 오히려 이대로의 감흥이 있었던 것 같다. 파워 J인 저자는 놀랍게도 본인이 보고 들은 것들을 빼곡히 담은 자료와 백만장 가량의 방대한 사진, 동영상 자료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여행 속에서 알게 된 모든 것을 다 기록으로 남겨두었단다. 한편으로는 그랬기에 여행의 잔상이 누구보다 오래 남아있을 것 같다. 당시의 사진과 기록을 보면 또 잊혔던 여행지의 냄새가 떠오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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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계획대로 되지 않는 여행 앞에서 나였으면 스트레스를 옴팡 받았을 법한데, 그마저도 여행이라는 이름 안에 들어있는 선물세트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넘어갈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 해도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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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래도 이 책을 읽을 즈음이 8.15 광복절을 앞두고 있어서여서 그런지, 요즘 모 연예인의 조상에 대한 친일파 논란으로 들끓고 있어서인지, 헤이그 특사 3분의 이야기가 기억에 오래 남았던 것 같다. 사실 학창시절에 훑듯 한줄로 언급하고 넘어갔던 헤이그 특사의 이야기를 얼마 전에 비로소 마주하게 되었다. 모든 것이 낯선 그곳에서 오로지 조선의 독립과 일제의 부당한 처분에 대한 세계의 환기를 위해 그들은 그곳으로 떠났다. 하지만 일본의 반대와 일본의 동맹국 영국에 의해 조선의 실상은 결국 만천하에 알려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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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이준 열사는 헤이그 도착 19일째 호텔 방에서 순국한다. 그 호텔 방이 지금도 보전되어 있다고 하는데, 드 용 호텔 터를 매입하여 '이준열사 기념관'으로 탈바꿈 한 네덜란드 교민 부부 덕분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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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을 떠나 헤이그로 향한 그들의 여정을 밟으며 저자 역시 깊은 감동과 울림을 경험했다고 한다. 그저 유명한 여행지, 누구나 가는 여행지를 가는 것도 좋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곳으로의 여행도 참 매력있는 것 같다.


뭐 어쩌겠는가.

허탕도 실패도 낙심도 여행의 한 축인 것을.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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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기록법 - 평범한 생각을 가장 강력한 지적 자산으로 바꾸는 힘
조윤제 지음 / 오아시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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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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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에게 학문이란 사람의 타고난 본성이자, 본분이었고, 배움을 통해서만 살마 노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에게 기록은 삶 자체였다.

명성을 얻기 위한 수단이나 자기만족의 목적 정도가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행위였다.

 오랜만에 조윤제 작가의 책을 마주했다. 그가 쓴 다산의 마지막 시리즈의 중반부부터 읽기 시작해서, 너무 좋았던지라 내 돈 내산으로 빠진 이를 채웠다. 다산의 마지막 질문을 읽으면서, 아쉬움이 가득했다. 다산 시리즈의 마지막이라고 해서였다.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다산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엮은 조윤제 작가의 책이라서 무척 기대가 되었다. 전작들에 비해 얇디얇은 책이라서 가볍게 읽을 수 있겠다 싶었는데! 한 장 한 장이 가볍게 넘어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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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이 어려워서라기보다는, 그 한 장 한 장에 담긴 다산의 글들과 그 글을 풀어주는 저자의 글이 쉽게 읽어버리기에는 아쉬움이 남아서라고 말하고 싶다.





 세기의 지성이라 할 수 있는 다산 정약용이 남긴 책이 500권이 넘는다고 한다. 박학다식했던 그가 쓴 저서의 주제 또한 참 다양하다. 한 분야도 깊게 알기 쉽지 않은데, 어떻게 그리 다양한 분야를 다 꿰뚫을 수 있었을까? 책 한두 권 쓰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닐 텐데, 500 여권이라니...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는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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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는 다양한 글들을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이 담겨있다. 글을 읽기만 하고 덮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알고 싶었던 점,  깨달은 점을 구체적으로 내 삶에 어떻게 대입할 것인가, 책에서 버려야 할 점까지 이 3가지를 바탕으로 책을 읽는 법을 바로 초서라고 하는데 바로 다산이 아들들에게 알려준 독서의 방법이라고 한다. 


 또한 다산은 자신을 드러내고 우쭐하기 위해서 글을 쓰기보다는 꼭 필요한 사람에게 책이 요긴하게 쓰이는 것(실용서)을 중점으로 둬서 글을 썼다고 한다. 마과회통의 그 예라고 볼 수 있는데, 다산 역시 어린 시절 홍역 때문에 죽을뻔한고비를 겪어냈기에, 그 마음을 담아 마과회통을 저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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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그의 글에는 백성을 생각하고, 역병과 재난, 전쟁 등으로 스러져간 백성들을 바라보며 애통과 애도의 마음을 담은 글을 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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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책 안에는 어려운 지식도 쉬운 말로 기록했던 다산의 일화가 등장하는데, 이 부분을 읽으며 오랜 전에 읽었던 서가 명강 시리즈가 떠올랐다. 서울대 교수들이 쓴 강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책 중에는 쉬운 단어로 독자들의 이해를 쉽게 만들어준 책들이 여럿 있었다. 개인적으로 진짜 실력자는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해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다산 역시 그런 책을 쓰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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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기록하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누군가가 남긴 기록은 한 시대를 증언하고 그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교훈이자 산 역사가 된다.

이것이 기록이 가지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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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서평을 쓰다 보면, 아는 척이 하고 싶어서 일부러 어려운 단어를 선택하곤 했는데, 덕분에 반성하고 간다. 이 책을 읽으며 진정한 기록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그냥 말처럼 나오는 대로, 떠오르는 대로 적는다고 기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시 한번 읽으며 곱씹고 진실한 글을 쓰도록 노력해야겠다.


다산에게 학문이란 사람의 타고난 본성이자, 본분이었고, 배움을 통해서만 살마 노릇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에게 기록은 삶 자체였다.

명성을 얻기 위한 수단이나 자기만족의 목적 정도가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행위였다.

시대를 기록하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누군가가 남긴 기록은 한 시대를 증언하고 그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교훈이자 산 역사가 된다.

이것이 기록이 가지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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