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떠나는 사람 - 태원준 여행 산문집
태원준 지음 / 김영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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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태원준 여행작가의 책이다. 그를 처음 만난 것은, 어머니와의 여행기였다. 다 큰 성인 남자와 어머니와의 여행기는 정말 쉽지 않은데, 500여일을 어머니와 세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했던 여행기를 세 권의 책을 냈다. 직업이 여행작가인 저자보다 더 여행에 특화된 어머니의 모습이 놀라웠고, 그럼에도 나이가 있는지라 아프셨던 이야기까지 고스란히 담겨있어서 참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후로 내가 좋아했던 세계여행프로그램에서 종종 그의 여행기를 볼 수 있었다. 오랜만에 태원준이라는 이름을 보니 오랜만에 만나는 지인 처럼 반가웠다. 그렇게 그간의 사정(?)을 책을 통해 만나본다.


뭐 어쩌겠는가.

허탕도 실패도 낙심도 여행의 한 축인 것을.

P.34


 사실 이번 책은 한 지역이나 대륙 등을 여행하며 경험한 것을 적은 여행기라기 보다는, 그동안의 여행 속에서 느끼고 만났던, 혹은 저자의 기억에 남았던 곳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래서 정확히 언제의 여행에 대한 내용을 알 수 없는 내용들이 많다. 



 하지만 어차피 여행지에서 겪은 경험들이 녹아있는 책이기에, 오히려 이대로의 감흥이 있었던 것 같다. 파워 J인 저자는 놀랍게도 본인이 보고 들은 것들을 빼곡히 담은 자료와 백만장 가량의 방대한 사진, 동영상 자료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여행 속에서 알게 된 모든 것을 다 기록으로 남겨두었단다. 한편으로는 그랬기에 여행의 잔상이 누구보다 오래 남아있을 것 같다. 당시의 사진과 기록을 보면 또 잊혔던 여행지의 냄새가 떠오르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계획대로 되지 않는 여행 앞에서 나였으면 스트레스를 옴팡 받았을 법한데, 그마저도 여행이라는 이름 안에 들어있는 선물세트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넘어갈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 해도 놀랍다. 





 아무래도 이 책을 읽을 즈음이 8.15 광복절을 앞두고 있어서여서 그런지, 요즘 모 연예인의 조상에 대한 친일파 논란으로 들끓고 있어서인지, 헤이그 특사 3분의 이야기가 기억에 오래 남았던 것 같다. 사실 학창시절에 훑듯 한줄로 언급하고 넘어갔던 헤이그 특사의 이야기를 얼마 전에 비로소 마주하게 되었다. 모든 것이 낯선 그곳에서 오로지 조선의 독립과 일제의 부당한 처분에 대한 세계의 환기를 위해 그들은 그곳으로 떠났다. 하지만 일본의 반대와 일본의 동맹국 영국에 의해 조선의 실상은 결국 만천하에 알려지지 못했다.


 또한 이준 열사는 헤이그 도착 19일째 호텔 방에서 순국한다. 그 호텔 방이 지금도 보전되어 있다고 하는데, 드 용 호텔 터를 매입하여 '이준열사 기념관'으로 탈바꿈 한 네덜란드 교민 부부 덕분이란다. 


 조선을 떠나 헤이그로 향한 그들의 여정을 밟으며 저자 역시 깊은 감동과 울림을 경험했다고 한다. 그저 유명한 여행지, 누구나 가는 여행지를 가는 것도 좋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곳으로의 여행도 참 매력있는 것 같다.


뭐 어쩌겠는가.

허탕도 실패도 낙심도 여행의 한 축인 것을.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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