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중의 아메리카 인사이드 - 역사를 알면 미국의 속내가 보인다 ㅣ 나의 두 번째 교과서 시즌3
김봉중 지음, EBS 제작팀 기획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미국의 대통령 중 유난히 강한 어조로 연일 세계의 경제를 휘몰아치는 트럼프의 모습을 보면서 왜 이렇게 그는 분열을 일으킬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트럼프의 모습이 단지 그의 개인적인 성향이 아니라 진짜 미국의 일면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

 미국의 시작은 알다시피 영국으로부터 종교의 자유와 여러 억압을 벗어나기 위해 떠난 사람들로부터 크다. 그런 그들은 이미 미국의 시작부터 두 의견으로 나누어졌다. 13개의 식민지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후, 그들을 하나의 나라로 만들기 위한 중앙정부를 만드는 문제부터 의견이 나누어진다. 전쟁의 승리하여 독립을 얻게 되었지만, 영국 중앙정부의 강압적인 억압에 노이로제가 걸렸던 기억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연방정부와 반연방 정부 나누어진 그들은 독립전쟁이 끝난 뒤 4년 후에 제헌 회의를 열고 헌법과 중앙정부에 대한 논의를 열기 시작한다. 결국 헌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도 각 주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놓고 첨예한 대립을 주고받는다. 결국 이런 대립의 결과로 양원제와 대통령 선거인단 제도가 마련된다.  

​



​

​ 책에 등장하는 어디를 펼쳐도 이런 첨예한 두 집단 간의 대립의 이야기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결국 이런 대립은 남북전쟁이라는 내전을 발발하게 만들기도 했다. 서부 개척의 이야기나 노예해방의 이야기에서도 두 진영 간의 문제는 계속 등장한다. 어찌 보면 미국의 문화에서 두 진영의 대립은 필수불가결한 모습이자, 미국이라는 나라를 구성하는 핵심가치처럼 보이기도 했다. 놀라운 것은 이런 대립이 미국 역사 내내 있어왔지만, 그 대립이 극단적으로 나라를 무너뜨리는 모습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그를 막기 위한 노력들이 수반되긴 했지만 말이다.

​



​

세계 대전을 겪으며 미국은 점점 세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자리에 이르게 된다. 냉전의 종식 이후 그런 자리를 더욱 커져간다. 미국에 의해 만들어진 IMF나 세계은행뿐 아니라 WTO 등에도 미국의 입김은 여전히 세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지금의 미국의 위상은 어떤 면에서는 흔들리고 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미국 내에 있던 제조업이 인건비의 과다 문제로 중국이나 인도 등의 시장으로 옮겨가게 되었고, 그러면서 각 나라의 시장들이 성장하게 되면서 미국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 현상들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

 또한 트럼프가 줄기차게 주장하는 우선주의 역시 미국의 건국 시기부터 역사를 같이하고 있는 정신이라는 사실이 꽤 흥미로웠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연설에도 그를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그가 생각한 우선주의는 유럽 강대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신에서 나온, 살아남기 위한 정신이었지만 말이다.

​

  저자는 책의 서두부터 미국은 우리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을 한다. 처음에 그 의미를 좀 불쾌하게 받아들였는데, 책을 읽다 보니 그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바로 미국사를 통해 벌어진 일들을 통해 우리의 현재 상황과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이제 세계적으로 문화강국으로 영향력을 떨치고 있는데, 우리 또한 세계에서 우리의 위상과 가치를 기억하고 다른 나라의 거울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할 것이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주사위는 던져졌다 - 모든 것을 잃을 각오가 모든 것을 얻게 한다 ㅣ 리더의 서재 1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 지음 / 프라임북스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이 문장이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남긴 문장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의 제목도 카이사르가 말한 어록인 줄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라는 이름보다 줄리어스 시저로 더 익숙한 그는 로마 제국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로마뿐 아니라 세계사에서도 큰 영향력을 남긴 인물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

 사실 이름은 익숙하지만, 그가 남긴 일화나 영향력은 복잡한 로마사와 세계사 때문에 헷갈리기도 한다. 덕분에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정리가 되었던 시간이었다.

​



 책을 읽으며 참 여러 곳에서 찔렸는데, 그중 가장 날카로운 울림은 신중함을 가장한 두려움에 대한 부분이었다. 완벽주의 경향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나는 뭔가 일을 할 때 머릿속으로 나만의 시뮬레이션을 참 여러 번 시도한다. 당연히 실행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고민은 결국 부정적인 결론으로 끝나게 되기 때문이다. 만약 카이사르였다면 어땠을까? 그는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리지 않았다. 아니 완벽한 타이밍은 없다. 신중함을 가장한 망설임은 습관이고 결국은 모든 것을 놓치게 만들 뿐이란다. 



완성된 다음에 움직이는 사람은 평생 움직이지 못한다.

완성은 움직이는 동안에만 일어난다.

 속도는 판단력이고, 이 판단력은 결단의 압축으로 만들어진단다. 여러 번의 빠른 판단이 쌓일 때 결국 일은 완성된다. 빠른 판단력은 결국 경험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 하지 말고 우선해보자. 글보다 앞서는 것은 발이라는 사실. 꽤 깊은 울림이었다.

​



 그 밖에도 적당한 타협과 안정성에 대해서도 경계한다. 익숙한 것에 안주하려는 경향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 안정성이 실행을 해치는 도구가 된다는 사실이다. 적당한 타협도 안정성과 연관되어 있다. 책을 통해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의 차이를 마주할 수 있었다. 폼페이우스가 카이사르를 이길 수 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폼페이우스는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욕심 때문이란다. 칼을 절반만 뽑은 그는 결국 카이사르를 넘어설 수 없었다.

​

 또 하나 기억에 남는 이야기 중 하나는 카이사르의 이름이 현재의 우리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7월! July가 바로 율리우스(Julius)에서 나왔다고 한다. 카이사르는 달력 개혁을 일으켰는데, 1년 365.25일의 남은 0.25일을 맞추기 위해 4년에 한번 2월을 하루 늘리는 것뿐 아니라 그동안 벌어진 날짜를 맞추기 위해 445일짜리 한 해를 만들기도 했단다. 지금의 상식에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현실을 그는 단호하게 이룩한 것이다. 

​

상식은 진리가 아니다. 상식은 다수의 게으름이 굳어진 결과다.

신성하다고 불리는 것일수록 의심해야 한다.

모두가 그렇다고 말하는 것일수록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이 책을 통해 만나본 카이사르의 본모습과 그의 삶을 나의 삶과 비교하며 조금 더 제대로 된 선택을 하는 방법을 깨닫게 되었다고 할까? 덕분에 날카로운 삶의 울림을 마주했던 시간이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밤하늘을 헤엄치는 초콜릿구라미
마치다 소노코 지음, 이정민 옮김 / 하빌리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런데 살아남은 의미도 모르겠어요.

고통스러움을 안고 계속 살아가야 하는 의미가 뭘까요.

 마치다 소노코라는 이름이 낯이 익다 생각했는데,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의 작가였다. 아쉽게도 아직 읽어보지 못한 작품이라서, 이 작품과의 연관성은 모르겠지만 바다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 걸 보면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총 5편의 작품이 등장하는데, 각 편마다 물고기가 등장한다. 하나같이 낯선 물고기들이 등장하긴 했지만, 마지막 편에는 물고기가 등장하지 않아서 뭘까? 싶었는데 바다가 등장할 줄이야!

​

​



​

​

 각 이야기는 따로 떨어져 있지만, 이야기의 연관성이 있다. 바로 등장인물들이 조금씩 겹친다. 앞 이야기에 스치듯 나오거나 조연으로 등장한 인물의 이야기가 다음 편에서 등장하거나 읽으면서 접점이 하나 둘 나오기도 한다. 5편의 이야기 모두 여성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주인공들의 나이는 저마다 다르지만, 그들이 가진 상처와 고통 그리고 그 고통들을 어떻게 삶으로 극복해나가는지가 담겨있다.

​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두 번째 작품이자, 이 작품의 표제작인 <밤하늘을 헤엄치는 초콜릿구라미>라는 제목의 작품이었다. 첫 이야기에 등장하는 삿짱(사키코)의 아들인 게이타와 친구인 하루코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편모 가정에서 자란 삿짱은 혼자 고생하는 엄마 사키코가 안쓰러웠다. 12살 밖에 안된 아이지만, 선생님의 허락을 구해 여름방학 동안 신문배달 알바를 시작했다. 그렇게 동네에 배달을 하다 만난 같은 반 이와오로 부터 하루코의 할머니 레쓰코가 치매에 걸렸다는 이야기와 함께 11년 전 과거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들먹이는 소시를 듣고 하루코의 집을 찾는다. 하지만 하루코는 할머니 이야기를 꺼내자 과민반응을 보인다.

​

 늘 할머니의 치마폭에 쌓여 아무 말도 못 하던 하루코가 언젠가부터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자 게이타는 그런 하루코의 변화가 궁금해진다. 그리고 자신의 집을 욕하는 다오카를 보고 폭발한 하루코는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면서 다오카를 때린다. 그 일 이후 다오카가 학교에 나오지 않자, 같은 반 여자아이들은 하루코를 몰아세운다. 하루코가 잘못하지 않았다는 말을 하는 게이코를 보고 여자아이들은 둘 다 한부모가정에서 자라서 서로를 이해하냐며 비아냥 되는 말을 한다. 

​

 자신의 편을 들어준 게이타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하루코. 갑작스러운 오사카행을 말하는 엄마에게 화가 난 게이타는 자전거를 끌고 그냥 무작정 집을 나온다. 하지만 고장 난 자전거의 체인을 고치다 손이 엉망이 되었고, 하필 그곳이 하루코의 집 앞이었던 것. 그렇게 둘은 다음 날 저녁같이 산책을 가기로 하고, 그곳에서 하루코는 자신의 할머니가 요양원에 있고 자신을 돌보고 싶지 않은 아빠가 자신을 이모할머니 댁에 보내려고 한다는 말을 건네는데...

​

​



​

아이들의 이야기였음에도, 다른 어떤 작품보다 이 작품이 마음에 들어온 이유는 스스로를 초콜릿구라미(입 속에서 알과 치어를 키우는 마우스브리더) 와 닮았다고 이야기하는 하루코의 이야기와 아빠 없이 크면서도 엄마의 고마움을 알고 엄마를 돕고 싶어 하는 게이타의 이야기가 주는 울림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떠난 하루코를 다시 만나게 되어 무척 반갑기도 했다.

​

 책에 마지막 이야기에 등장하는 바다가 과연 저자의 다른 작품의 제목의 그 바다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서 그런지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 낯설게 보는 인류사 ㅣ 천개의 지식 35
옥이샘 지음, 이정모 감수 / 천개의바람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내 공룡 사랑은 어른이 돼서도 계속되었다. 덕분에 우리 집에는 공룡 피규어와 공룡 서적들이 적지 않다. 그런 영향에 두 딸도 공룡을 참 좋아한다. 공룡의 멸종을 애석해하는(?) 사람 중 하나인 내게 이 책의 제목부터 궁금증을 자아냈다.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너무 신나는 제목 아닌가?

​

 이 책은 인류사의 이야기를 공룡에 대입시켜 그려낸 책이다. 소행성의 충돌로 인한 이상기후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가정하에 이 책은 공룡의 역사를 그려낸다. 오스트랄로 피테쿠스에서 호모 사피엔스가 된 것처럼 공룡의 역사에도 똑똑이 공룡이 등장한다. 덩치가 크고, 날카로운 이빨과 뿔을 지닌 공룡들에 맞서 의사소통을 하는 공룡. 두발로 걸으며 앞다리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공룡. 도구를 만드는 공룡. 그렇게 공룡들은 진화를 거듭한다.





성인들의 입장에서는 이 책 속에 그려지는 이야기가 사람에서 공룡으로 옮겨갔다는 사실을 쉽게 깨달을 수 있지만, 아이들은 책 내용 자체를 그대로 받아들이며 인류사의 단계들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겠다 싶다. 책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불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과 두 발로 걸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연스레 공룡들은 밤에도, 추운 곳에서도 생활할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서로 함께 사는 부족이 만들어진다. 우연히 씨앗의 발화와 열매를 발견한 공룡들은  더 이상 사냥을 하지 않고 농사를 짓는다. 또 농사에 필요한 노동력을 위해 온순한 야생 공룡을 가축으로 만들기도 한다. 자연스레 농사의 수확물에 따라 계급이 만들어진다. 

​

 책을 읽으며 흥미로웠던 것은 발전과 변화에는 명과 암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농사를 짓게 되면서 계급이 생겨나게 되었고, 산업이 발전하면서 더 많은 재산을 소유하고자 하는 공룡들에 의해 땅이 불타버리고 환경이 파괴된다. 

​

​



​

 산업혁명을 거쳐 현재의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공룡들의 삶에 인류사를 덧입힌 이야기는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문제점에 대해서 확실히 짚고 넘어간다. 결국 파괴된 자연을 통해 우리와 똑같은 기후 위기를 겪는 공룡들. 과연 그들은 멸종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

 어렵게 보였던 인류사를 공룡에게 대입하여 풀어내니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부분을 객관적으로 마주할 수 있었다. 만화로 구성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인류사와 현시대의 문제점들 그리고 미래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또한 아이들 스스로 기후 위기에 대해 돌아보고 스스로 다짐할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겨있어서 교훈적이기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다락방 미술관 - 그 그림엔 사연이 있다, 개정판
문하연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

 어린 시절부터 옛날 옛날에~로 시작하는 동화를 참 좋아했다. 전래동화의 대부분이 다 그렇게 시작해서 였을까? 그 시간만 되면 TV 앞을 지키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어느 분야든 스토리는 사람의 마음을 끄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각종 오디션 프로에서 상을 탄 사람 중에 스토리가 없는 사람이 과연 하나라도 있을까? 같은 노래를 불러도, 스토리가 있는 가수의 노래는 관객의 심금을 더 깊이 울린다. 그게 바로 스토리가 주는 힘이다.

​

 이 책의 등장하는 화가들도 그렇다. 그들의 작품 속에 담긴 스토리는 작품을 독자와 더 친밀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더 선명하게 기억하도록 만들어준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화가들의 작품 중에서도 스토리가 더 또렷한 작품을 찾으려고 부단히 애를 썼단다. 

​

​

​



​

​

 이 책에는 시대별로 참 다양한 예술가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 중 상당수가 여성 예술가라는 사실이다. 음악도 미술도 남성의 전유물처럼 느껴졌었는데, 이 책에서 만난 많은 여성 예술가들은 작품을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드러낸다. 덕분에  새롭게 알게 된 예술가들이 많았다. 또한 그들의 스토리가 겹쳐지니 더 깊은 울림을 주었던 것 같다.

​

 책의 시작을 장식한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에 대해 카이사르의 용기를 가진 화가라는 부제가 붙었다. 책의 처음 등장한 (수산나와 두 노인>의 스토리를 읽으며 고개가 끄덕여진다. 괴로워하고 수치심과 저항을 하는 수산나의 모습 속의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 화가는 두 노인이라는 제목과 달리 검은 머리를 한 남성을 그린다. 그 사람은 자신을 겁탈했던 타시였다. 타시는 아르테미시아의 아버지이자 화가인 오라치오 젠틸레스키와 공동 작품을 만들고 있는 화가였는데, 원근법을 가르쳐 준다는 핑계로 그녀를 겁탈한다. 하지만 결혼을 빌미로 그녀를 농락했던 그의 진실을 알게 된 아버지 오라치오는 타시를 강간죄로 고소했고, 결국 유죄가 선고되었지만 후원자들의 힘을 힘입어 금세 풀려난다.

​

 아르테미시아는 이런 식으로 자신의 복수를 작품을 통해 표현할 줄 아는 화가였다. 또한 왕실 화가로, 여성 최초로 한림원 회원이 된 아르테미시아. 하지만 그녀의 삶이 평탄하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이 씁쓸하게 다가왔다. 

​

​



​

 자신의 작품을 대놓고 추천한 루소. 그의 그림은 참 많은 비아냥을 받았다. 정식으로 미술을 공부한 적도 없었고, 40세가 넘어서야 그림을 그리게 된  루소의 그림에 주목한 사람은 바로 피카소다. 우연히 단골 골동품 가게에서 헐값에 <한 여인의 초상>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은 피카소는 루소를 위해 '루소의 밤'을 열어줄 정도였다. 또한 자신의 그림이 팔릴 때마다 루소의 그림을 계속 구매했다고 한다. 

​

 사실 루소는 그림도 잘 그렸지만 바이올린 연주자로 활약했고, 작곡도 했다고 하니 미술뿐 아니라 음악에도 상당한 재능 가진 예술가였다. 첫 아내와 두 번째 아내 그리고 8명의 아이들을 앞세운 큰 슬픔도 경험했던 그는 결국 피카소에게 큰 영향을 미친 작가로 기록된다.

​

​

 그 밖에도 책에서 유일하게 만날 수 있는 우리나라의 화가 나혜석의 삶은 참 안타까웠다. 시대를 잘못 타고났다고 말하고 싶기만 하다. 예술가로 재능을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단당하고, 그런 세상을 향해 계속 용기 있게 소리칠 수 있었던 그녀의 마지막은 서글프기만 했다. 물론 과거보다 여권이 신장되었다고 하나, 여전히 우리 사회는 여성에 대한 잣대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100년 전에 그려진 그림이라 하지만, 여전히 그 안에 담긴 깊은 감정들을 마주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고, 멀지 않은 곳에서 그녀의 그림이 만날 수 있다니 기회가 된다면 한번 찾아가 보고 싶다.

​

 책의 말미에는 해당 화가들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미술관에 대한 정보가 나온다. 주소와 교통편, 약도가 같이 기재되어 있기에 실제로 마주할 시간이 된다면 실제 그림을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