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멍 : 오래 볼수록 사랑스러운 것들 - 애착 유물 유물멍
국립중앙박물관 「유물멍 원고 공모전」 필진 지음 / 더베이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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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를 좋아하는 큰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곳은 박물관이다. 어린 시절에는 혹여나 박물관 관람객에게 방해가 될까 봐 야외인 고궁 위주로 아이를 데리고 다녔는데, 역사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지식이 생기다 보니 지방에 갔다가 올라오는 길에도 근처 유적지를 돌아본다. 이번 주말에 가족 행사로 지방에 내려갔다가 하루 여유가 생겨서 선택한 곳도 전주 국립박물관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국중박) 역시 몇 개월 전에 다녀왔는데, 1시간가량 이어지는 해설사분의 설명을 너무 재미있게 들으면서 언제 다시 박물관에 올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책이 생겨서 신이 났다. 알고 보니 이 책이 유물멍의 두 번째 책이라고 한다. 이번에도 역주행을 하게 될 것 같다.






특별히 이 책은 박물관에 기증한 작품들을 가지고 만든 책이다. 주로 담겨있는 유물들은 연적이나 자기, 기와 등이다.  한 사람이 수십 점의 유물들을 기증하기도 했는데, 그중에는 한 미술과 교수가 평생 모은 작품과 유물들을 교수 사후 아내가 기증하기도 하고, 평생을 모았던 유물들을 내어놓기도 했다. 또 익숙한 이름,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유물들도 담겨있다.


 보통의 박물관 책들의 경우는 유물의 특징이나 시대상, 어떻게 쓰였는지 등이 설명되는데 비해, 이 책은 이 유물을 바라본 큐레이터나 관람객들이 유물을 보면서 쓴 감상이나 기억들이 어우러져서 기록되어 있다. 같은 유물이라도 감상자가 어떤 감정과 경험의 기억을 토대로 바라봤는지에 따라 유물에 대한 감상이 다르다. 개중에는 초등학생이나 박물관을 방문한 방문객들이 쓴 감상평도 있고, 전문 큐레이터나 학예연구관들이 쓴 글도 있다. 또 유물을 기증한 기증자의 가족이나 제자 등이 쓴 글도 있었다. 기억에 남는 글 중 하나는 바로 아래 담겨있는 한 초등학생이 넝쿨무늬 접시를 보고 쓴 감상평이었는데, 귀여운 감상평이 그릇까지 귀엽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다. 







또 백자 각병에 대해 한 학예연구관이 쓴 글도 기억에 남는다. 이 유물은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이었는데, 오랜 시간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떠돌아다니다 이건희 회장의 소유가 된 유물이었다. 국보로 지정된 이후 2022년에 기증되었다고 한다.


백자 같은 당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옆에 있나요?

아니면 당신 옆의 희고 맑은 이를 모르고 있는 건 아닐까요?

가만히 백자를 들여다봅니다.

백자를 바라보는 우리도 눈부시게 빛납니다.

 유물들이 가진 가치와 존재를 혼자만 간직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박물관에 기증한 많은 기증자들 덕분에 이 책에 담겨있는 유물들을 많은 사람들이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그런 마음이 더해져서 유물의 가치가 더욱 깊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책을 읽는 내내 하게 되었다. 기회가 된다면 이 책에서 만난 유물들을 한번 만나보고 싶다. 그리고 나 역시 오래 들여다보면서 나만의 감상평을 나눠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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