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환의 다시 만난 한국사 나의 두 번째 교과서 시즌3
정재환 지음, EBS 제작팀 기획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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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린 시절 잘생긴 개그맨 아저씨였던 저자가 교수로 변신한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얼마 전 개그맨 서경석이 쓴 역사책을 구매했었는데(아직 책장 행이지만;;) 이번에는 전공을 하신 교수님이시니 그 깊이가 더 할 것 같아서 더 기대가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역사를 좋아했고, 큰 아이와 함께 요즘 한능검 시험을 준비하다 보니 자연스레 한국사 관련 책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사실 무턱대고 외우는 공부는 정말 시험에는 도움이 되지만, 단시간에 외우고 단시간에 까먹게 되다 보니 지양하고 싶어진다. 그런 면에서 좀 더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는 방법은 이렇게 책을 통해 역사의 지식을 깨닫는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유전자다. 프롤로그부터 마지막 장까지 한국인이 조상들을 통해 이어받은 유전자(정신)이 어떻게 이어져가는지를 기억하면서 읽으며 더 오래 여운이 남을 것 같다. 


책 안에는 구석기부터 일제강점기의 조선어학회까지의 한국사의 중요한 10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미 다른 책을 통해 만나서 다시금 복습이 되는 내용들도 있지만,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되는 내용들도 꽤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첫 장에 등장하는 전곡리 주먹도끼와 팔만대장경이었다. 1948년 하버드대 모비우스 교수는 주먹도끼의 출토지를 이은 라인을 발표한다. 당시 주먹도끼는 아프리카와 유럽에서만 발견되었는데, 이 주먹도끼 출토지를 가지고 주먹도끼 문화권은 진보적, 역동적인데 비해 찍개 문화권은 보수적이고 정체된 지역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1978년 주한미군이었던 고고학도 출신 그레그 보언에 의해 전곡리에서 주먹도끼가 다수 발견되고, 이후 중국 등에서도 주먹도끼가 발견되면서 해당 이론은 사장되었다. 


 주먹도끼를 봤을 때 그저 돌에서 우연히 떨어져 나온 조각 정도로 치부했었던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그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아슐리안 주먹도끼는 인류의 지능과 지식을 보여준다.

이 주먹도끼를 만든다는 것은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물건을 머릿속으로 

먼저 상상하고 그걸 실제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알랭 튀르크

  그저 작은 돌조각으로 보았던 주먹도끼는 당시 구석기인들이 자신의 머릿속으로 그리던 것을 실제로 표현해낸 물건이고, 그로 인해 인류는 조금씩 발전을 거듭하게 되었다. 주먹도끼는 당시 구석기인들에게 스마트폰 같은 존재였고, 맥가이버 칼 같은 존재였다는 사실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팔만대장경 역시 그랬다. 그저 역사책에 대단한 문화유적 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갔던 팔만대장경을 만들기 위해(그것도 여러 번의 전쟁을 겪은 위기 상황 속에서), 고려인들이 들인 수고와 피와 땀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나무가 틀어지지 않게 만들기 위해 30년 이상 된 곧고 옹이가 없는 나무를 선별하고, 바닷물에서 2년간 담가두었다가 꺼내 소금물에 삶은 후 1년에 걸쳐 건조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뿐만 아니라 종이를 만들고 덧대어 한자 한자 일일이 새기는 작업, 똑같은 필체를 위해 필체 교정작업은 물론이고 오탈자까지 일일이 검수하는 대작업 끝에 나온 것이 바로 팔만대장경이었다. 그 안에는 나라를 아끼고 위기를 버텨내려는 고려인들의 정신이 가득 새겨져있다.


 책 안에 담겨있는 각 시대의 문화들을 마주하고 보니, 저자가 강조한 유전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많은 외세의 침략과 전쟁을 겪으며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오히려 위기를 맞이하면 더욱 빛을 발한 한국인의 유전자에는 그동안 이 나라를 거쳐간 많은 한국인들의 유전자가 담겨있다는 사실 말이다. 그냥 한국사 교과서 안에 갇혀있던 문화재가 아닌 지금도 우리와 함께 숨 쉬는 문화재 속에 담긴 그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는 시간이었다. 


 책을 읽기 전 아이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주먹도끼를 봤는데, 이제는 주먹도끼가 좀 더 다르게 다가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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