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세를 깬 자들 - 프랑크 제국과 중세의 운명을 바꾼 형제들의 전쟁
매슈 게이브리얼.데이비드 M. 페리 지음, 최파일 옮김 / 까치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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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평소 역사를 좋아하지만, 유독 유럽사는 헷갈리는 내용들이 많은 것 같다. 이름부터 헷갈리는 긴 이름에다 아버지의 이름을 아들이 똑같이 쓰기에(물론 2,3세 구분되긴 하지만) 정신줄을 놓으면 뒤죽박죽 섞기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비슷한 시기에 읽기 시작한 세계사 책에서 다룬 유럽사에서 이미 만났던 프랑크 왕국! 그리고 프랑크 왕국이 3개로 나누어졌다는 이야기가  바로 이 책과 내용을 같이한다.


 왕좌의 게임을 본 적은 없지만, 워낙 유명한 작품이지라 듣기는 많이 들어보았다. 왕좌의 게임의 현실본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왕의 자리를 놓고 격돌하는 부자지간, 형제지간의 이야기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우선 이 책은 무척 헷갈린다. 같은 이름의 인물들이 여럿 등장하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이 이름이 누군지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긴 한다. 다행이라면 책의 초반에 등장인물들이 요약정리되어 있으니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헷갈리는 독자들을 위해 같은 이름의 다른 등장인물들에게 별도의 별명이 주어진다. 가령 그 유명한 카룰로스 대제(카룰루스 마그누스)의 아들인 루도비쿠스 1세는 경건왕, 루도비쿠스 1세의 아들인루도비쿠스 2세는 독일(동프랑크)왕, 카룰루스 2세는 대머리왕, 피피누스 2세는 이탈리아왕, 피피누스3세는 단신왕 등의 별명을 가지고 있다.  별명을 기억하면서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인물들이 파악이 되기 때문에 천천히 읽어나가는 것도 좋겠다. 


 카룰루스 대제에게 왕위를 받은 아들 경건왕(루도비쿠스 1세)는 두 명의 아내를 맞는다.  첫 아내인 이르멘가르트 하스바니아에게서 3명의 아들을 얻은 경건왕은 아내가 죽자, 두 번째 아내 유디트를 맞이한다. 바로 유디트 덕분에(?) 왕좌의 게임이 일어나게 된다. 


 

그 죄악들, 아버지가 아들과 대립하고 친구와 친구를 배신하고 형제들이 서로에게 악심을 품는 것은 인간 결점의 징후이지, 지상을 전복하려는 악마의 소행이 아니었다.

 사실 유디트와의 결혼 전부터 경건왕은 이미 이름과 달리 조카와 이복형제들을 상대로 왕좌를 놓고 전쟁을 한바탕했던 이력이 있다. 결국 이복형제들을 수도원으로 내쫓고, 반란 혐의로 조카에게 실명형을 명하기도 한다.(죽이지 않았지만, 결국 베르나르두스는 4일 후 사망한다.) 이미 자신의 왕좌를 지키기 위해 피바람이 몰아쳤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앞에서 말한 유디트왕후가 자신의 아들인 대머리왕을 왕위 계승자로 올리려는 상황이 벌어진다. 격분한 경건왕의 아들들은 새어머니 유디트에게 마녀이자 마법을 쓴 혐의와 행실이 바르지 못하다는(음란) 혐의를 씌워 수도원에 가둬두고, 아버지인 경건왕 역시 공개 참회 후 수도원에 들어가도록 조치한다. (경건왕의 참회 내용에는 베르나르두스에 눈을 멀게 한 것도 포함된다.) 하지만 1차 공공의 적인 아버지와 새어머니 유디트를 몰아낸 3명의 아들은 또 왕좌를 놓고 혈투를 벌이기 시작한다. 바로 그들이 벌인 내전이 퐁투누아전쟁이다. 


 대부분의 역사책(내가 얼마 전에 읽었던 세계사 책 포함)에서는 프랑크 왕국이 3개(동, 서, 중)로 나뉘었다. 정도로만 이 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이 책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역사적 사건들을 마주할 수 있었다. 지금의 유럽 3국의 토대가 된 프랑크 왕국의 분할은 아버지에 대한, 형제들에 대한 전쟁 속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사실에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물론 자신의 아들 대머리왕에게 왕위를 계승하려는 유디트의 욕심이 분란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만약 그렇지 않았더라도 과연 이 3형제는 퐁투누아전쟁을 겪지 않을 수 있었을까? 역시 돈과 명예 앞에서는 누구나 욕심이 생길 수밖에 없나 보다.


  유럽의 이야기라지만, 우리 역사 속 몇몇 장면이 겹쳐져 보이기도 한다. 조선 초기 왕자의 난이나 지금도 벌어지는 대기업의 상속 다툼 역시 시대만 다를 뿐 결은 같은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적어도 이 책 덕분에 프랑크 제국의 분열에 대한 부분은 확실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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