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관 갑옷을 입다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조동신 지음 / 몽실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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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최수종 주연의 고려거란전쟁이 방영되고 있다. 최수종 배우는 강감찬 장군으로 분해 연기하고 있는데, 고려거란전쟁의 원작을 읽으며 강감찬 장군이 문인 출신이라는 사실과 60이 넘어서 선봉이 되어 귀주대첩을 통해 거란을 물리쳤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소풍으로 낙성대를 갔는데, 집에서 멀지 않은 터라 아이들과 함께 종종 낙성대를 들르곤 했다. 그렇게 자주 가면서도 강감찬 장군에 대해서는 귀주대첩 외에는 몰랐다니! 근데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한 번 놀랐다. 장군하면 떠오르는 멋진 외모와 듬직한 풍채와는 달리, 어린 시절 천연두를 앓은지라 실제 강감찬의 얼굴은 곰보자국이 심했고, 키도 작았다고 한다. 거기다 그가 귀주대첩에서 상장군으로 활약했을 때 나이가 70대였다니... 지금도 70대에 현직에 있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데, 당시는 평균수명이 3~40 언저리(강감찬 당시 왕인 현종도 30대에 사망한다.)였는데 그 두 배가 넘는 나이에 문관이었던 그가 갑옷을 입고 군 전체를 통솔하는 우두머리가 되었다니 여러 번 읽어도 놀랍기만 하다.

이 책은 고려의 1차 전쟁(서희가 활약) 때부터 3차 전쟁과 그 이후 강감찬이 사망할 때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거기에 강감찬이 탐정으로 활약까지 하다니!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상상까지 가미되니 무척 흥미롭다.

이른 새벽 양주 호족인 김웅의 동생 김현이 강감찬을 찾아온다. 양주 전체의 목이 날아갈 만큼 위급한 이야기라는 말을 하며 강감찬을 만나기를 청한다. 과거 강감찬은 양주의 목사로 있었다. 타고난 강직함과 왕권 강화에 대한 생각이 있었던 터라 지방의 호족들과의 사이는 껄끄러웠다. 당연히 양주에 사는 김웅과는 사이가 좋을 리 없었다. 후사가 없이 외동딸 다휘만 있는지라, 김웅의 후임은 김현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니 김현을 마주하는 강감찬 역시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손님인지라 방으로 그를 들였는데, 갑자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김현이 불이 났다고 소리를 지르며 미친 사람처럼 날뛰었다. 급기야 강감찬을 해하려고까지 했다. 다행히 아들 무원이 아버지를 지키고 섰다. 그길로 거리로 뛰어나간 김현은 봉천에 뛰어들어 바위에 부딪쳐 사망한다. 김현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난감한 처지에 이르게 된 강감찬은 우선 김현의 주변을 둘러보다 그가 술을 마셨고, 술잔에 검은 가루가 묻어있는 것을 발견한다. 김현의 장례가 치러지고, 김웅은 주변 호족들을 초대한다. 강감찬 역시 초대를 받는다. 동생의 죽음이 뭔가 의심스러운 김웅은 강감찬과 아들 강무원을 냉대한다. 상석이 비어있었는데, 이번에 양주 목사로 부임한 김치상의 자리였다. 문제는 김치상 역시 갑자기 뱀이 있다고 소리를 지르며 뛰어나갔다는 것이다. 하필 그가 뛰어나간 곳은 말을 매어둔 마구간이었다. 미쳐 날뛰는 그는 말에 채여서 갈비뼈가 으스러져 사망하게 된다. 이 일로 그곳에 초대받았던 호족들은 걱정을 하기 시작한다. 현직 목사가 갑자기 사망한 사건의 배후로 자신들이 의심을 받을 지경에 처했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양주 목사 자리는 김치상의 동생인 김치근이 맡았고, 김치상 사망사건을 조사코자 내려온 사람은 현재 권력의 일인자인 천추태후의 애인 김치양이었다.

한편, 김현과 김치상의 죽음의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 강감찬은 무원과 박재훈을 데리고 신혈사로 향하는데, 김웅의 딸 다휘가 동행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그곳에는 대량원군(훗날의 현종)이 머물고 있었다. 점심공양시간이 되어 강감찬 일행도 대량원군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된다. 그런데 갑자기 강감찬이 국을 놓쳐 대량원군의 옷이 젖는다. 옷을 갈아입으러 나간 대량원군에게 사과를 하던 강감찬은 대량원군이 비소의 노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누군가가 대량원군을 음해하려고 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데...

여러 사건을 마주하며 대량원군을 만나게 되는 강감찬. 그 둘은 서로의 강점을 알아본다. 이런저런 권력 앞에서 노골적으로 탐욕을 드러내는 인물들의 위협 속에서 과연 이들은 자신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까?

책의 내용에 빠져들면서 앞에 일어난 사건의 범인을 잡았다 생각했는데, 막상 말미에 드러나는 진범을 마주하고 경악했다. 이런 반전이 있을 줄이야! 고려사를 아우르는 전쟁의 이야기에 추리가 더해지면서 더 흥미롭고 맛있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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